083장. 인(人)의 장막(帳幕)과 씨 없는 수박의 변(變)
나 또는 또 다른 나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 뒤, 나의 목적은 단순명료해졌다.
[비명횡사 따위 절대 없다.]
정치권에 눈을 돌린 것도 이 목적의 한 방편일 뿐, 어떤 거대한 정의 또는 이상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 말인즉,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인을 찾는다기보다 내 돈에 혓바닥을 날름거릴 거수기를 모으는 것이 목표였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이러는 이유는 사회정의 때문이 아니야!’라고 떠들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모름지기 안에 들어 있는 선물보다, 포장의 화려함과 상자의 부피에 더 큰 기대감을 품기 마련이다.
정치인고용계약서? 뭐. 대충 그렇게 불러도 된다. 속을 들여다보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니까.
인터넷에 공개된 정당 가입 조건에 ‘비리를 저지르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사퇴 또는 은퇴를 하겠다’라는 내용은 새롭게 만들어질 당이 기존 정당, 정치인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포장지일 뿐이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어떤 놈들인데, 이런 조건에 당적을 바꾸거나, 나와 손을 잡겠는가. 까딱 잘못하면 인생이 개박살 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거기다 그런 자들을 끌어모아 봤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속내야 어찌 됐든 나름의 포부와 명분을 가지고 출사표를 던진 자들이 군말 없이 내 손을 들어주겠는가 말이다. 이미 기득권 지배층에 속한 그들이 거수기 따위에 만족할 리 없다.
내가 바라는 핵심은 하나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콩고물이라도 받아먹기 위해 고개를 숙일 수 있는 ‘놈(䎛)’들이 필요할 뿐이다.
재선 가능성이 불투명하거나, 당내 입지가 부실하고 좁은 자들. 정치 활동을 하는데 활동비가 달려서 헉헉대는 자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미친놈처럼 달린 것까진 좋았는데, 그 때문에 가족은 거지깽깽이가 돼버린 자들.
능력은 부족한데, 의원 배지는 계속 차고 싶은 인간들과 ‘명예로운 정치 활동을 했음’의 증명이라 할 수 있는 표창과 은퇴 축하금에 입맛을 다시는 자들까지.
내가 바라던 딱 그 정도 수준의 인간군상들이 지금 내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덕분에 창당과 동시에 의원 수 20명이 넘는 원내교섭단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뭐, 그래봤자 총선 전까지 한시적 위치일 뿐이지만 말이다.
“안녕하십니까. 고주몽입니다.”
와! 고주몽! 고주몽!
‘가식 뚝뚝 떨어지는’ 만들어진 환호.
이쪽 분야가 흥행에 민감한 판이라고 듣긴 했지만, 이렇게 바로 앞에서 경험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진심이라곤 1도 없는 서로가 서로를 위한 야합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환호는 듣는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당연히 나도 가식 섞인 얼굴로 웃음 짓고 손을 흔들어줬다.
‘상대가 어색하지 않게 구색은 맞춰줘야지.’
이래서 정치에 발을 들이려면 기본적으로 ‘두꺼운 낯짝’을 장착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은 때려죽여도 못 할 짓이 정치일 듯싶다.
여야의 쭉정이들. 판에서 밀려나 벼랑 끝에 걸린 아슬아슬한 자들. 포장지 겉면만 보고 열정을 토하겠다고 찾아온 이들까지. 이들은 나의 병사가 될 것이고 인의 장막이 되어 총알받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와중에 좋은 일도 하고 국민의 지지도 받고 그러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내가 만든 당의 이름은 ‘신(新)’당이 됐다.
이런저런 가져다 붙이기 좋은 이름은 다 배제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당이란 의미를 앞세웠다.
“여러분.”
내가 입을 열자, 환호가 잦아들었다.
“소유하되 경영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인지 다들 아시죠?”
“물론입니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치 역시 그렇게 대할 겁니다. 저는 여러분의 후원자일 뿐, 여러분의 정치 활동이나 목표에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말로야 무슨 소리를 못 하겠어. 기업도 경영만 하지 않을 뿐이지 인사권은 내가 쥐고 있는데.
정치적 간섭은 하지 않겠지만, 막대한 활동 장려금은 온전히 내 손에서 결재가 이뤄진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이걸 나만 알고 있어? 그럴 리가. 당연히 저들도 잘 알고 있다. 내 지원이 끊기는 순간,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된다는 것을.
“승리하십시오. 여러분들의 지역구는 그 승리에 발맞춰 투자와 지원이 이뤄질 겁니다.”
투자유치와 지역구 민원 해결이라는 ‘양손에 떡’을 쥐여줬는데도 선거에 떨어진다면 무능의 끝판왕이라 할 것이다.
거수기가 필요하다고 해서 바보 멍청이까지 끌어안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단 붙어야 지원이든 뭐든 해줄 수 있을 게 아닌가.
“와!”
“승리를 위하여!”
“신당의 미래가 여러분의 손에 있습니다!”
선거를 한 달 앞둔 어느 날. 신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비정상적인 구조의 정치단체가 여의도에 첫발을 내디뎠다.
* * *
“보스.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한동안 두문불출 내 눈치를 살피던 제이코가 조심스럽게 보고를 했다.
“대통령인가요. 아니면 기득권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안보수석인가요?”
“대통령 쪽에서도 연락이 왔고, 안보수석이라는 자도 따로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한 지붕 두 가족도 아니고. 웃기는 인간들이네.”
“네?”
“아닙니다. 일정 잡아 주세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들어는 봐야죠. 허수아비니 뭐니 해도 그들 손에 이 나라의 권력이 쥐어져 있는 건 사실이니까.”
예상컨대, 협박 또는 회유. 뭐 이런 말이 날아들지 않을까 싶다.
“네. 보스. 그리고…….”
제이코는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머뭇거렸다.
“그냥 이야기해요. 제이코답지 않게 왜 그럽니까.”
“크흠. 변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변명이요?”
“네.”
나는 무심한 눈빛으로 제이코를 바라봤다.
“보스…….”
“일전의 사건 때문에 마음이 답답한 모양인데. 내가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보스. 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보스 편입니다.”
“지금 그 말은 나를 위해서 그런 행동을 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가요.”
“…….”
“좋아요. 변명하고 싶다면 해야죠. 하지만 솔직하기를 바랍니다. 한 번은 실수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두 번은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다는 걸 명심하세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죠?”
“물론입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허락’을 하자, 잔뜩 굳어 있던 제이코의 얼굴이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엘리스를 보스 옆에 붙였던 것은, 보스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첫 마디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엘리스를 옆에 붙여두었다고?
“네. 인정합니다. 보스께서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렇네요.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엘리스를 옆에 두었다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여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여자들요? 아. 잠깐만.”
“네.”
여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엘리스를 붙여 두었다? 이 말은 내가 여자에 빠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한 것으로 봐야 하나?
“보스는 세상에서 몇 안 되는 현금 부자입니다.”
“…….”
“만에 하나…….”
“여자 하나 잘못 만나서 문제가 커지는 날엔, 재산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내 말에 제이코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연애사까지 관리하겠다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간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왜 엘리스입니까?”
“예쁘지 않습니까.”
“에?”
“여자들의 무기는 누가 뭐래도 미모입니다. 보스에게 접근하려면 다른 건 둘째 치더라도 일단 미모가 받쳐줘야 합니다.”
그러니까. 엘리스가 얼굴 하나 믿고 비비려 드는 여자들의 디펜스 모드였다는 뜻인가?
“계속해봐요.”
“보스 옆에 엘리스가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방어가 된다?”
“네. 거기다, 보스도 아시는 것처럼 엘리스는 어려서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남자를 꺼리는 성격입니다.”
“네. 그 이야기는 본인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평소 엘리스 성격을 미뤄볼 때 보스와의 거리도 적정선 유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흠.”
전부는 아니지만, 듣고 있다 보니 일부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다.
덕분에 어지간히 예뻐선 눈이 가지 않을 정도로 미(美)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기도 했고, 얼굴보다는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이코가 했던 행동이 인정된다는 말은 아니다.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은 제 불찰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엘리스를 옆에 두라고 말씀드린다는 것도 솔직히 쉽지는 않은 일이었습니다. 듣는 보스도 불편한 이야기지만, 이유도 모르고 보스 옆에 있어야 하는 엘리스 입장도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제이코는 뒤늦게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지금도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요? 설마, 내가 엘리스를 건드렸다고 생각하는 건…….”
“그럴 리가요. 보스가 아니라 엘리스가 문제였습니다.”
“엘리스가 문제를 일으켰다라.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는지 선뜻 감이 오질 않는데.”
제이코는 자신도 예기치 못한 부분이었다는 듯 한숨을 내 쉬었다.
“남성 혐오증을 앓고 있던 엘리스가 보스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겁니다. 이 부분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뭐야. 그 표정은. 엘리스 같은 미인이 나 같은 놈에게 관심을 갖는 게 그렇게 이해 못 할 일이야? 앙! 듣다 보니 기분 나쁘네.
제이코는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걸 문제로 보지 않고…… 제가 엉뚱한 생각을 품었다는 겁니다.”
“엉뚱한 생각이라면, 엘리스와 내가 맺어지거나 뭐 그런?”
“죄송합니다.”
“사과는 받아들이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제이코가 다시 입을 열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돈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말 그대로 가족이 된다면.”
“…….”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본래 목적에선 많이 벗어난 결론이었지만 욕심이 났습니다. 본분에서 벗어난 행동이었죠.”
제이코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제이코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엘리스를 나에게 붙였는지는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일련의 사정을 먼저 이야기해 줬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 와 어쩌겠습니까. 내가 큰 피해를 본 것도 아니고 앞서 말했다시피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서랄 것까지 있나요. 하지만, 앞으론 어떤 일이든 간에 미리 의견을 물어봐 줬으면 합니다.”
“네. 보스.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과거, 제이코과 인연을 맺고 하나, 둘 공부를 해나갈 때 제이코가 나에게 요청했던 부분이 이젠 반대 입장이 되어 내가 제이코에게 요구하는 형태가 됐다.
그만큼 내 위치를 인지했다는 말도 되지만, 어영부영 과거의 나로부터 조금씩 탈피해 가는 느낌이다.
“그에 더불어 한가지 고백을 할 것이 있습니다.”
고백? 여자에게 듣는 고백도 껄끄러운 마당에 남자 고백은 사절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하려고 고백까지 들먹입니까?”
“보스가 궁금해하셨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가 궁금해해요?”
“네. 왜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지 모르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
궁금한 것 맞다. 허우대 멀쩡하고 능력 빵빵한 변호사 양반이 왜 독신주의를 고집하는지 말이다.
“아이를 갖지 못합니다.”
“…….”
“무정자증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 알아. 무정자증. 일명 씨 없는 수박. 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이코가? 진짜 깜짝 놀랄 일이네.
“그러니까. 제이코…….”
“네. 후손을 볼 수 없는 몸이죠. 좀 전에 보스가 욕심이 났다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 그것과 이게 무슨 상관인지.”
남자 둘이 마주 보고 앉아서 씨 없는 수박의 욕심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게 묘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셧업 시킬 수도 없는 분위기다.
“엘리스가 제 조카라는 건 들으셨을 겁니다.”
“네.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5년 전, 동생 부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어려서부터 좋지 않은 일을 겪었던 아이이기도 했고 다른 가족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데리고 있게 되었습니다.”
“…….”
“다시 말해서 저는 코엔 일가의 혈통을 유지할 수 없는 신세지만, 비록 반쪽이라고 해도 엘리스는 다르지 않겠습니까.”
“네. 뭐…… 그렇겠죠.”
“그래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보스와 이어진 인연이 더 길게 오랫동안 가족 같은 관계로 남을 수 있다면 하는. 둘 사이에 아이라도 태어난다면….”
고씨 집안과 코엔 일가의 유일무이한 후계자가 태어났을 수도 있겠네. 대를 이을 수 없는 제이코 입장에선 유일한 혈족이기도 할 것이고.
씨 없는 수박의 애달픈 사연은 충분히 전달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뭐라고 해줘야 위로가 되려나. 계획이 틀어져서 슬프겠다고? 아니면 더 힘내서 노력하라고?
“큼. 뭐 어쩌겠습니까. 사람 마음이란 게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거죠. 엘리스 관련해선 충분히 이해했으니. 이쯤에서 대화를 마무리 짓죠.”
“그리고…….”
제이코는 난감한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폈다.
“뭐가 또 있습니까?”
제이코. 씨 없는 수박만으로도 충분히 깜놀했어. 그러니까 이쯤에서 마무리 지어주면 안 될까?
“엘리스 말입니다.”
“네.”
“보스 지시대로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잘했네요.”
“그런데, 그게…… 엘리스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사표요? 로펌을 그만두었다는 이야깁니까?”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제이코가 곧바로 말을 이어 붙였다.
“네. 그리고 한국에 남았습니다.”
“에?”
이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괜한 짓 하지 말고 돌아가라고 했습니다만, 더는 회사 소속이 아니니 간섭을 하지 말라고…….”
아, 네. 그랬습니까? 그러셨군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미련 갖지 않게 끊을 땐 확실히 끊어주자.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자꾸 이런 이야기가 반복되면 서로 얼굴 보기 민망하잖아.
“굳이 그걸 내가 알아야 할 이유라도 있습니까?”
“면목이 없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왜 그게 면목이 없는 일이냐고. 엘리스가 애도 아니고 저도 다 큰 성인이잖아. 사표를 쓰고 한국에 남든, 아니면 미국에 돌아가 딴 살림을 차리든 그게 나랑 뭔 상관인데?
“애도 아니고 엘리스도 성인이지 않습니까. 자기 인생인데 알아서 잘하겠죠. 이만 일어날까요?”
“네…….”
“제이코.”
“네. 보스.”
“엘리스 이야기는 더 이상 꺼내지 맙시다.”
“…….”
“아, 내가 딱히 엘리스를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꺼려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
“그냥 성격이 안 맞아요. 미국 남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 남자와는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