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장. 전담팀 비상!
알렉스는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짜증이 밀려들었다.
“빌어먹을 똥 쌀 시간은 주면서 괴롭히라고.”
한참 항문에 힘을 주고 밀어내기 공사에 여념이 없던 알렉스는 액정에 찍힌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무슨 일이야?”
― 알렉스. 미스터 고가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잘 나가던 재무부 차관에서 졸부 전담팀으로 발령을 받은 알렉스는 주몽과 관련된 일은 뭐가 되었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 방금 암살 위협이 있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암살?”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던 알렉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암살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 지금 너튜브에서 생방송 중입니다.
“지금 전 세계에 대고 글로벌 복권 당첨자가 암살 위협을 받았다고 공표했단 말이야!”
―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유언장까지 들먹이고 있습니다.
“젠장! 일단 끊어.”
알렉스는 배설 활동을 멈추고 급히 옷을 추슬렀다.
알렉스가 사무실로 달려 들어오자 짐이 자리를 비켜줬다.
“지금 뭐라고 하는 거지?”
팀의 유일한 한국어 능력자이자 홍일점 샤론이 통역에 나섰다.
“유언장 내용 일부를 지금 공개하겠다고 합니다.”
“단어 하나도 놓치지 말고 통역해. 그리고 짐!”
“네. 알렉스.”
“이거 녹화는 하고 있는 거지?”
“물론입니다.”
짐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스터 고가 목숨을 잃게 된다면, 일부 금액은 가족들에게 상속하겠다고 합니다.”
“그거야 당연한 이야기고. 다른 건? 암살 때문에 유언장을 작성했다면서.”
“재단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재단?”
알렉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특별한 뭔가가 튀어나올지 알았는데 겨우 재단을 만든다니.
“그 정도는 다들 만드는 것 아닌가?”
“재단 성격에 대해선 지금 이야기를…….”
“리벤지 파운데이션?”
샤론이 통역하기도 전에 알렉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른 말은 모두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있었기에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리벤지 파운데이션이라는 말은 굳이 통역하지 않아도 송곳처럼 귀에 꽂혔다.
“이게 무슨 소리야. 리벤지 파운데이션이라니!”
알렉스는 뭐라고 하는지 빨리 이야기해 보라며 샤론을 재촉했다.
“자신이 죽을 경우. 그 죽음과 관련된 자, 그자가 속한 조직과 나라까지 재단을 이용해 공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허!”
알렉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콧방귀를 날렸다. 하지만 샤론의 이어지는 설명에 곧바로 표정이 심각해졌다.
“공매도?”
“네. 한국을 예로 들면서 천억 달러 이상의 공매도를…….”
리벤지 파운데이션을 헛소리라고 치부하던 알렉스는 잠시 말이 없어졌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자기 죽음과 관련된 자를 찾아내거나 신고하는 사람은 재단에서 정보비를 주겠다고 합니다.”
“정보비가 아니라 현상금이겠지.”
“네. 바운티 헌터를 염두에 둔 발언 같습니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미국은 총기가 자유로운 나라고 현상금 사냥꾼들 역시 공인된 자들이다.
만약 이들이 현상금을 노리고 날뛰기 시작하면 온갖 곳에서 소음이 튀어나올 것이다.
“지금 당장, 경제분석팀 불러! 고주몽이 가진 돈이 증시를 공격하면 어떤 타격이 있을지 분석하라고 해!”
“네. 알렉스.”
“그리고 미국에서 고주몽이 죽었을 경우 미칠 수 있는 결과도 분석해! 지금 당장!”
고주몽의 자산 이동을 감시하는 경제분석팀이 호출되고 재단이 설립되고 본격적으로 리벤지 활동에 나설 경우 미국에 타격이 될 요인도 점검하기 시작했다.
비상이 걸린 것은 미국의 알렉스 팀만이 아니었다.
주몽의 암살 위협과 유언장 공개 소식에 각국 전담팀 역시 알렉스와 같은 지시를 내리며 자국 증시에 공매도 폭탄이 떨어졌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연구에 들어갔다.
“정확한 수치는 필요 없어. 대략적인 수치만이라도 가져와.”
“증시 10위권을 모두 합쳐도 6,000억 달러 정도입니다. 미스터 고가 가진 현금으로 공격을 들어온다면…….”
“피 튀기는 전쟁터가 되겠군.”
“미국이 이 정도라면 다른 나라는 아예 판을 엎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리벤지 파운데이션이 정말 저런 미친 짓을 한다면…… 월가 중심에 핵폭탄을 터트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고주몽이 미국에서 암살이라도 당했다가는…….”
“이걸 노리고 미국에서 암살을 시도하는 자들도 생길 겁니다. 극렬테러분자들이 이를 이용해 문제를 일으킨다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재단은 관련자를 찾으려 들 것이고 누가 죽였는지 정체가 밝혀질 때까지 나스닥이 됐든 뉴욕거래소가 됐든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겁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스터 고가 미국에서 죽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왓 더 빡! 어떤 미친놈이 암살 운운한 거야!”
“상속세 운운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한국에서 벌인 일 아닐까 싶습니다.”
“미친놈들. 머릿속에 똥만 가득한 놈들! 누군 병신 같아서 그냥 지켜만 보는 줄 아나. 한국 놈들은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알렉스는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당장 보고서 작성해. 백악관에 직보한다.”
* * *
“빠가야로! 고주몽이 일본에 오지 못하게 막아!”
가뜩이나 경제 상황도 엉망인데, 고주몽의 유언장이 일본에서 집행되었다간 온갖 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올 것이다.
“불가능합니다. 고주몽은 일본 시민권자입니다. 법적으로 그의 입국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쿠소!”
일본 전담팀 팀장 고노 스즈키는 화를 참지 못하고 책상을 내리쳤다.
애초부터 돈 때문에 한국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스즈키다.
더 적극적으로 반대를 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고주몽 입국 시. 신변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담 경호팀을 붙인다. 경호 등급은…… 일급이다. 아니, 수상 각하와 같은 등급으로 맞춰. 무슨 일이 있어도 고주몽이 일본에서 죽어선 안 돼!”
“하잇!”
일본 증시가 공격을 받는 건 둘째치고 보상금을 노린 야쿠자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하면 그땐 일본 전역에 재앙이 시작될 수도 있었다.
거기다 세계 각국의 범죄자들과 현상금 사냥꾼들이 일본으로 밀려 들어와 난리를 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질서가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리고 고주몽의 시민권을 회수할 방법을…… 아니. 이건 내가 수상 각하께 직접 보고하지.”
* * *
주몽의 전담관리팀이 만들어진 것은 투자금 집행과 자금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함도 있지만, 주몽이 돌발 행동을 하거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당연히 주몽의 방송 출현은 각국 전담팀에게도 소식이 들어갔고 너튜브 방송을 지켜보던 이들의 입이 쩍 벌어지게 했다.
그중에서도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대한민국이다.
주몽의 리벤지 파운데이션 발언에 긴급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됐다.
북한에서 미사일을 쏜 것도 아닌데 일개 개인의 유언장 때문에 NSC까지 열린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누구야? 누가 이런 미친 짓을 공모한 거야!”
이명환 대통령의 고성에 청와대 참모진들은 서로 눈치만 봤다.
“국정원장!”
“네. 대통령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은 알았어야지! 일국의 정보를 책임진다는 사람이 자국민의 암살 기도를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냔 말이요!”
대통령의 말이 억지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국정원장은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괜히 어설프게 변명을 늘어나봤자 욕만 더 처먹을 것이다.
“경제수석!”
“네. 대통령님.”
“고 대표가 만든다는 재단. 그거 가능한 거요?”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복수하기 위해 만드는 재단인데?”
“뭘 하든 간에, 재단을 만들 때 대놓고 복수재단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거기다 꼭 한국에 만든다는 법도 없고…….”
경제수석의 대답에 이명환은 분통 터지는 얼굴이 됐다.
“그걸 지금 대답이라고 하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그럼 증시는? 고 대표가 공매도를 때리면 그걸 막아낼 수는 있겠소?”
“…….”
경제수석은 선뜻 입을 열지 못하고 눈치를 봤다.
“말을 해요! 말을!”
“모…… 못 막습니다.”
“아니 왜! 국민연금이라도 동원을 해서.”
“고 대표가 가진 돈이 국민연금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이미 다양한 곳에 투자가 진행 중이라 급전을 동원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내야지!”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고 대표의 자금과 국민연금이 한 곳에서 부딪치게 된다면…….”
“된다면?”
“증시가 버텨내질 못합니다. 간장 종지에 항아리를 쑤셔 넣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수석의 말에 이명환은 연신 한숨을 쏟아 냈다.
“한 마디로 복수재단인가 뭔가가 발동이 걸리면 나라 살림이 거덜 난다는 말이군.”
“결론만 놓고 본다면 그렇습니다.”
이명환은 더 화낼 힘도 없다는 듯 지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버렸다.
그때 비서관 한 명이 문을 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대통령님. 경제부총리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경제부총리 함상호는 팍팍한 내부 공기를 확인하더니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다.
“왜 불렀는지는 알고 있죠?”
“네. 대통령님.”
“고 대표가…… 아니 그 재단인가 뭔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들 끝장이라고 하는데. 부총리 생각은 어떻습니까?”
함상호는 자신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미치겠군. 도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벌여서는!”
대통령은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대통령의 한탄 섞인 목소리에 함상호의 시선이 안보수석 쪽으로 향했다.
함상호와 눈이 마주친 안보수석은 ‘왜 나를 봅니까?’ 하는 표정이다.
끙끙대던 대통령이 안보수석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보수석.”
“네. 대통령님.”
“뭐 좋은 생각 없나?”
“고 대표를 일본에 가게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일본에?”
“네. 그리고 암살을 해 버린다면.”
“이것 보세요! 안보수석!”
함상호는 안태완 안보수석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십니까. 부총리.”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좋지 않습니까. 고 대표라는 불안요소를 치워버림과 동시에 일본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일거양득의 방안인데.”
“허!”
함상호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안태완을 바라봤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 도무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런 안태완의 말에 솔깃한 표정을 보이는 이들이 생겼다.
“가능하겠습니까?”
“된다면야 좋겠지만…….”
민정수석과 정무수석이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안태완을 바라봤다.
“국정원장님. 일본에서 활동하는 블랙을 동원하죠.”
안태완의 말에 국정원장이 고개를 저었다.
“어렵다는 말입니까?”
“암살이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걸 감추는 게 어렵다는 말입니다.”
국정원장의 말에 안태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왜요? 어차피 블랙은 신분 세탁이 끝난 요원들 아닙니까.”
“일본이 바보입니까. 고 대표가 입국하면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모두 동원해 보호에 나설 겁니다. 자기들 땅에서 고 대표가 죽기라도 하는 날엔 정말 곤란해질 테니까요.”
“그걸 노리자는 것 아닙니까.”
“정말 답답합니다. 안보수석은 생각 좀 하면서 말을 하세요.”
함상호가 두 사람 대화에 끼어들었다.
“부총리 말씀이 심하십니다.”
“그런 생각을 안보수석만 하겠습니까? 고 대표를 일본에 보내는 것도 일이지만, 한국에 있는 동안 다른 나라에서 암살자가 날아들지 않게 보호하는 게 먼저입니다! 아닌 말로 북에서 암살자라도 내려보내면 어쩔 겁니까. 다른 나라에 보내느니 마느니 하는 것보다 그게 더 급선무입니다.”
함상호의 말에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국정원장.”
“네. 대통령님.”
“국정원 최정예 요원들로 경호팀 꾸리세요. 고 대표에게는…… 그래도 부총리가 안면이 있으니 이와 관련해서 협조를 구해보시오.”
“네. 대통령님. 그리고 말입니다.”
“네. 말씀하세요.”
부총리는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안태완이 저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다간 언제고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안보수석을 경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함상호 입에서 안보수석 경질이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다들 부총리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고 대표 암살을 입에 담은 사람이 바로 안보수석입니다.”
“뭐요?”
대통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그 말이 사실입니까?”
“네. 고 대표와 협상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안보수석이 따라갔지 않습니까. 그때 제 앞에서 직접 언급한 말입니다.”
대통령의 고개가 사납게 안태완 쪽으로 이동했다.
“안보수석. 지금 부총리 말이 사실인가?”
안태완은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실입니다.”
“지금 그게 무슨!”
“하지만 그 말을 고 대표에게 몰래 전한 사람은 부총리입니다.”
“뭐라?”
“저는 나라를 위해 몇 가지 안건을 고민했을 뿐입니다. 부총리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면 고 대표가 저 난리를 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갑작스러운 사고나 병으로 고 대표가 사망했을 경우 사백조가 넘는 상속세가 국고에 들어왔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보십시오. 무슨 생각으로 정보를 넘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총리 때문에 국가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도래했습니다. 이건 반역행위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의 고개가 이번엔 함상호 쪽으로 이동했다.
“지금 저 말이 사실입니까?”
함상호는 여기서 곧바로 부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거짓말에 능하지 못한 그의 성격상 머뭇거림을 보였고 이는 그에게 있어 치명상이 되고 말았다.
“경질해야 할 사람은 안보수석이 아니라 부총리였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거요! 일국의 부총리라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님 그건….”
“됐소! 지금 당장 이 방에서 나가시오.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든 책임을 물을 것이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정도로 격노한 이명환 대통령은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안태완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했던 함상호는 역공에 얻어맞고 끌려나가다시피 회의실을 떠나야 했다.
* * *
이곳저곳에서 난리가 나든 말든, 주몽의 방송은 계속됐다.
“유언장 이야기는 이쯤하고 두 번째 안건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네. 그렇게 하도록 하죠.”
한상희는 그게 좋겠다는 듯 이슈 전환에 동의했다.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경제 순위는 몇 위 정도죠?”
“11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는지.”
“두 번째 안건과 관련이 있거든요.”
두 번째 안건과 관련이 있다는 말에 한상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속 말씀하시죠.”
“11위 경제 규모를 가진 대한민국에 노벨상 수상자는 몇이나 되는지 알고 계십니까?”
“노벨상 수상자 말입니까?”
“네.”
“평화…….”
“아, 평화상은 제외입니다.”
“음. 그걸 제외하면…… 없군요.”
한상희는 사실을 이야기하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벨상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까?”
“없다고는 못하겠군요.”
“설마, 리벤지 파운데이션처럼 고주몽 씨만의 특별한 상을 만들겠다는 그런 생각입니까?”
한상희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하하. 나중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아직은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군요.”
“그럼 어떤…….”
한상희가 궁금하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
“돈을 쓰는 이야기입니다.”
“호, 돈을 쓰는 이야기라. 호기심이 생기네요. 저뿐만 아니라 방송을 보고 계시는 시청자분들도 모두가 궁금해할 소재군요.”
나는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노오력에 관한 겁니다.”
“네? 노력이요?”
“노력이 아니라 노오력입니다.”
“아, 그 '노오력'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한성희는 자신도 익히 아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