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연말 시상식
포스터 촬영을 마친 직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본촬영.
탕탕탕탕탕!
각종 요리 재료들을 썰어가는 재빠르고 정확한 칼질.
화르르륵!
불 앞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대담함.
“정신 안 차릴래! 니들은 요리를 입으로 하고 앉았어?”
간간이 터지는.
마치 진짜 셰프 같은 대사까지.
“현장 자문이랑 배우 지도 좀 부탁드린다고 해서 왔더니…….”
그야말로 완벽한 ‘셰프’의 모습 그 자체.
“제가 할 게 없는데요?”
덕분에 오늘 제작진의 요청을 받고 현장 자문을 하러 온 스타 셰프 ‘강민혁’은 머쓱한 표정이었다.
“기본기도 잘 갖췄고, 연기라 하기엔 너무 자연스러운데요.”
경력 긴 스타 셰프가 보기에도 잘 잡힌 도윤의 요리 실력. 저건 단순히 연기를 위해 특정 장면만 연습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섬세한 칼질과 손목 스냅에서 진짜 셰프들만이 알아챌 수 있는 센스가 엿보인다고 해야 할까.
민혁은 기가 찬 나머지 조연출에게 물었다.
“저 배우, 예전에 뭐 요리 배웠답니까? 아니면 어느 레스토랑에서 일했대요?”
“본인 말로는 그냥 취미라던데요.”
“취미요?”
민혁은 취미란 말에 놀랐다.
‘취미로 저런 실력이면 난 장사 접어야 할 판인데.’
민혁은 강남에서 파인다이닝을 운영하는 실력 좋은 셰프.
그런 사람이 이렇게 생각할 정도였으니.
조연출이 슬며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 배우 때문에 현장 자문이랑 지도를 요청드린 게 아닙니다.”
“그럼요?”
“저기 두 명이요.”
조연출이 가리킨 곳을 바라보자 주형진, 그리고 박유준이 보였다.
“저 둘은 아직 많이 부족해서요.”
사실 조연까지 모든 디테일을 깐깐하게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단 캐스팅한 뒤 이렇게 스타 셰프를 초빙해서 현장 자문을 맡긴 것.
그때 민혁이 물었다.
“근데 말이죠, 저기 저 최도윤 배우님 수준을 원하시는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이 일이 아주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뉘앙스.
“에이,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죠. 어떻게 저렇게 합니까. 제가 지금까지 본 배우들 중에서 저렇게 요리하는 배우는 차정수랑 최도윤, 딱 둘뿐이었어요.”
다행이다 싶었다.
아무리 영화나 드라마가 특정 씬에 딱 맞춰 준비하면 되는 장르라지만, 그렇다 해도 도윤의 실력은 너무 뛰어났으니까.
“일단 그래도 최도윤 배우님부터 부탁드릴게요.”
“네, 뭐. 근데 제가 할 게 있나 모르겠네요.”
민혁은 그러면서도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얼른 도윤에게 다가갔다.
표정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반갑습니다, 최도윤 배우님.”
“아. 강민혁 셰프님 맞으시죠? 최도윤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며 깍듯하게 악수하는 모습이 민혁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강민혁 셰프라니.’
도윤은 꽤 놀랐다.
강민혁이라면 도윤이 회귀한 시점에도 각종 매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던 스타 셰프.
물론, 현시점에서도 꽤 이름이 높고 이런저런 방송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사람이다.
“너무 그렇게 안 하셔도 되는데.”
“오늘 제가 배워야 하는 입장인데요. 당연한 거라 생각합니다.”
“가르칠 게 있어야 가르치죠. 하하.”
민혁은 그러면서 도윤에게 물었다.
“혹시 요리 배운지는 얼마나 됐어요?”
“그냥 어릴 때 어머니 따라서…… 그리고 영상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재미있어서요.”
사실은 식당에서도 일해봤고 10년 동안 혼자 지내며 이것저것 요리해 보느라 실력이 는 것이지만,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이거, 내 밑에서 요리 배우는 사람들이 들으면 놀라겠는데.”
민혁은 씩 웃더니 도마를 힐끗 바라봤다.
“일단 뭐, 안 봐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한번 보죠. 다음 씬이 리조또 조리하는 장면이죠? 재료부터 썰어봅시다.”
그러자 도윤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리조또 재료들을 도마 옆에 늘어놓더니 재빠른 칼질을 선보였다.
토마토, 버섯, 양파를 차례로 써는 모습은 누가 봐도 셰프였다.
놀라운 모습은 그뿐만이 아니다.
민혁은 재료를 써는 사이사이 주변을 철저하게 닦고 재료가 바뀔 때마다 칼도 깨끗하게 씻어내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위생도 철저하고. 이게 미리 준비해 온 거 거면…….’
물론 도윤 입장에선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지만, 현직 셰프인 민혁의 눈에는 전혀 다르게 보일 수밖에.
“좋네요.”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리조또를 맛본 민혁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엄지를 척 세웠다.
훌륭한 맛이다.
점도도 적당하고, 재료의 맛도 살아 있다.
무엇보다 풍미가 훌륭했다.
더욱 놀라운 건 플레이팅.
흘리는 거 하나 없이 리조또를 전용 보울에 잘 담아내는 모습이 참 섬세하다 싶었다.
“이만하면 뭐, 저는 와서 그냥 최 배우님과는 농담이나 하고 놀면 될 것 같은데요?”
“과찬이십니다.”
“과찬이 아니라 진짜로요. 아무튼, 영화 내내 보게 될 텐데 잘해봅시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마치 ‘역시, 선배님이십니다!’라고 외치는 듯 이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유준.
이런 와중에 싱글벙글하던 민혁은.
‘이쪽은 재능이 아예 없네.’
주형진 쪽으로 와선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죄, 죄송합니다.”
“다시 해보죠. 칼 이렇게 잡고. 아뇨. 전체를 감싸 쥐듯 쥐면 안 됩니다. 엄지를 이쪽 위에 올리고, 칼을 내리치듯 써는 게 아니라 재료를 밀어준다는 생각으로…….”
아무래도 한세월이 걸릴 것 같았다.
‘젠장! 내가 왜 한다고 해서……. 그냥 대역 쓰든가! 장수 말 들을걸.’
그나마 박유준 쪽은 좀 낫다.
이쪽도 초짜인 건 마찬가지지만, 뭐든 배워보겠다는 강한 의지라도 느껴졌으니까.
“셰프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임다! 뭐든 가르쳐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치 주방에 처음 들어온 직원처럼 보여 민혁은 그만 피식거리고 말았다.
‘그나저나…….’
약간 탐이 난다.
저, 최도윤이라는 배우 말이다.
물론 주방으로 데려오려는 건 아니다.
탁탁탁탁!
딱히 가르칠 게 안 보이는 기본기.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 듯한 센스.
여기에 뛰어난 비주얼, 민혁 역시 밤잠을 설쳐가며 챙겨 봤던 <알.있>에서의 열연.
‘이만하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준비하는 예능에 더없이 어울리는 인재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민혁은 잠시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최 배우님.”
“네, 셰프님.”
“혹시, 예능 한번 출연해 볼 생각은 없어요? 고정 말고, 그냥 파일럿 프로그램인데, 요리사랑 지인이 서로 나와서 요리로 태그매치 형식의 대결을 하는 거거든요.”
도윤은 깜짝 놀랐다.
예능이라니.
“아, 부담되면 안 해도 돼요.”
얼른 손사래를 치는 민혁
그러다 이내 진심으로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사실 최 배우 재능이랑 실력이 엄청 탐이 나서…… 솔직히, 배우가 이만한 요리 실력 갖춘 것도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그 프로그램 컨셉이 셰프와 셰프의 지인을 데리고 나가는 컨셉이라, 제 제자들을 데리고 나가기엔 좀 그렇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
도윤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니.
“촬영에 방해되는 것만 아니라면 괜찮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물론 배우는 이미지 고착화 때문에라도 예능 출연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괜히 예능에 나갔다가 웃긴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버리면 무슨 연기를 해도 그 이미지가 발목을 잡을 테니까.
하지만 고정도 아니고 단발성 출연 정도야 뭐.
오히려 이번 영화 홍보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
“역시. 그럼 편성 확정이 나는 대로 연락 줄게요. 고마워요.”
“아뇨, 제안 주셔서 저야말로 감사하죠.”
회귀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
그야말로 복이 쏟아져 들어온다고 해야 할까.
여기에 아직 도윤은 지금 쏟아진 몇몇 광고들에 대해 시기와 금액을 조율 중.
이런 가운데.
복이 하나 더 찾아왔다.
‘예능이라. 재미있겠는데.’
도윤이 촬영을 마무리하고 잠시 휴식하기 위해 휴게실로 가던 그때였다.
“형!”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달려오는 성호.
다행히 손에 들린 건 도라떼가 아니었다.
“왜 호들갑이야.”
“아마 들으면 깜짝 놀랄걸요! 방금 팀장님한테 연락 왔는데…….”
성호는 누가 들을 새라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더니.
“이번 연말 시상식 초대됐대요.”
“그게 뭐.”
연말.
아직 회귀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미처 까먹고 있던 행사.
하지만 놀라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끝까지 좀 들어보세요.”
끝까지 들었는데 별거 아니면 어떻게 갈궈볼까.
도윤이 즐거운 상상을 하던 그때.
성호가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형, 신인상 후보 선정됐대요.”
* * *
사실.
시상식에 초대된 것 자체가 엄청나게 대단한 일은 아니다.
초대는 해당 해에 드라마에 출연한 주‧조연급이라면 당연한 일.
그러나 성호가 흥분했던 건 이어서 말한 신인상 후보 선정 때문.
“무조건 형이 받죠. <알.있>에서 솔직히 형만큼 열연한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성호는 도윤의 수상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이었다.
성호처럼 호들갑은 안 떨었어도 민주 역시 마찬가지.
“입으세요. ‘아첼란데’ 거예요.”
도윤은 또 한 번 민주가 구해온 브랜드 정장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혹시 동대문에서 옷 장사하신다던 아버지가 명품 매장 운영하시냐?”
“아뇨. 그냥 제가 받아온 건데요. 시상식 가는데 대충 아무거나 입어서 되겠어요.”
“네가 우리 회사 온 게 신기하다.”
‘아첼란데’는 저번 <알.있> 제작발표회 당시 입었던 ‘마르니아’와 비슷한 수준의 브랜드.
물론 도윤의 급이 그때보다는 높아졌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척척 옷을 구해오는 걸 보면 참 신기했다.
옆에서 성호도 거들었다.
“경호원 해달라 해서 따라갔는데, 누나가 쇼부 좀 칠 줄 아는 것 같던데요.”
“제갈량처럼 냉철한 협상력이라 해줄래?”
“그렇다네요.”
‘이거까지 입어놓고 수상 못 하면 볼 만하겠는데.’
하지만 반대로 수상한다면 더욱 볼 만할 것이다.
긍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여하튼 도윤은 아첼란데 정장으로 갈아입고, 샵에서 세팅을 마친 뒤 시상식 현장으로 향했다.
“이야, 도윤이 신세 훤해졌네.”
“오빠, 잘 지냈죠?”
“형님!”
이런 가운데 xvN 시상식에서 오랜만에 다시 뭉친 <알.있> 팀원들.
해영, 선우, 태규, 옥주…….
“야호! 최 배우님!”
“최 배우. 이 감독님한테 이야기 많이 듣고 있어요. 거기서도 잘한다면서?”
작가 아름, PD 제운까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잘 지내셨죠, PD님?”
“그럼. 다 잘해준 덕이죠. 참, 아쉽던데요. STB 시상식 갔었죠? 거기 <그.품>으로 신인상 탈 줄 알았는데.”
“에이, 12부부터 합류했는데요 뭘.”
중도 합류한 배역에겐 상을 주긴 애매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도윤은 STB 시상식에서는 그냥 시상식에 참여한 것 자체에 의의를 둬야 했다.
“그래도요. 1화부터 나왔으면 무조건 도윤 씨 거였지. 음, 뭐 아니면…… 이번에 <알.있>으로 받으려고 안 받은 걸 수도 있고?”
“그럴지도요?”
“하하, 많이 뻔뻔해졌는데?”
예상지 못한 도윤의 너스레에 제운이 씩 웃었다.
이런 와중.
서태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모두가 언급하지 않았다.
마치 볼트모트처럼.
하긴, 터지는 시기가 조금만 더 빨랐다면 아마 <알.있> 팀은 시상식은커녕 종영의 기쁨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했을 만큼 큰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지나간 일.
올해 xvN에서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알.있>이었기에 배우들 모두가 각종 수상을 점치고 있었으며.
[<알.있> 올해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
[신인상, 어느 드라마에서 나올까?]
언론에서도 <알.있>의 수상 싹쓸이를 예상했다.
하지만.
‘모르지. 그놈의 사건이 터졌으니.’
그놈의 서태주가 문제였다.
다만 기대해 볼 만하긴 했다.
지상파보다는 케이블이 좀 널널한 편이기도 하고, 아무리 서태주가 문제였다고 한들 <알.있>은 그야말로 ‘신드롬’이라 불려도 무방할 인기를 끌어냈으니까.
‘그리고 말이 주연 배우지. 솔직히 최 배우가 다 했잖아?’
거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줄어든 태주의 비중.
또한 xvN 입장에서도 종영 이후 벌어진 주연 배우의 문제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를 외면하긴 힘들 테지.
그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던 그때.
아니나 다를까.
“2013년 xvN 제3회 연기대상 작품상! 수상 작품은…… 축하합니다! 백제운 연출, 전아름 각본의 <알고 있는가>!”
xvN에서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어지는 ‘작품상’은 <알고 있는가>의 차지가 되었다.
“자, 지금 <알고 있는가> 팀이 무대로 오르고 있습니다. 모두들 큰 박수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주연 배우가 큰 사건에 휘말렸고, 결국 오늘 시상식에도 오지 못했지만 그런 걸 따지기엔 <알.있>의 인기가 그만큼 대단했던 셈.
그런 이유 때문일까.
제운은 결국 대표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울먹거리고 말았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시작한 드라마였습니다. 솔직히, 저희 드라마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쥐뿔도 없는 PD 믿어준 우리 전아름 작가, 귀찮게 다시 가자고 하는 연출 믿어준 우리 촬영감독, 매번 배우들 완벽하게 변신시켜 준 분장팀들…….”
눈물을 닦으며 수상 소감을 이어가는 제운.
아름도 덩달아 울음을 터뜨린 건 당연한 일.
“솔직히…… 사건 터지고 상 못 받나 했습니다. 상을 받기 위해 드라마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고생한 스태프랑 배우들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제 탓 같아서. 근데 이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운은 잠시 훌쩍이더니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너무 길어지면 좀 그러니 이쯤 하겠습니다. 선배님.”
이제 연차가 가장 긴 옥주가 마이크를 잡고 수상소감을 이야기했으며.
“도윤아. 네 차례야.”
놀랍게도 그다음 차례는 도윤이었다.
“네가 주연 대신, 아니 주연만큼 해냈지 않았니? 넌 자격이 있어.”
마이크에 스며들까 속삭이듯 말하는 옥주.
그리고 다른 모든 배우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도윤이 아니었다면 <알.있>의 성공은 없었을 테니까.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떨결에 마이크를 받아들었다.
“안녕하십니까, 신인 배우 최도윤입니다.”
잠시 쏟아지는 박수.
‘주연 배우 서태주’ 대신이 아니라.
<알.있>의 극을 이끌어가며 올 한 해 큰 사랑을 받은 ‘강영준 대리’ 역으로 열연한 도윤.
모두가 자격이 있다는 듯 도윤을 바라보는 가운데.
“……제 연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분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앞으로도 그런 위로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윤이 수상 소감을 전했고.
“……이 영광을 저희 제작진과 배우분들에게 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범적으로 마무리한 도윤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시상대를 내려왔다.
‘기분 참 묘한데.’
어쨌건 잘된 일.
아무래도 오늘은 잠자긴 그른 것 같았다.
‘뭐, 어차피 회식도 있겠지만.’
그런데.
<알.있> 팀에게 찾아온 기쁨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베스트 커플상은…… <알고 있는가>의 주선우, 류해영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코믹 연기상, <알고 있는가>의 신태규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인기를 끌었던 ‘민진 커플’로 선우와 해영이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한 데 이어 꼰대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진 과장’ 역할로 코믹 연기상을 거머쥔 태규.
여기에.
“자. 그럼 이제 신인상 발표가 있겠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주목받는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신인상 후보로 꼽힌 도윤은.
“xvN 제3회 연기대상 신인상! 그 수상자는…… 축하드립니다! <알고 있는가> 최도윤!”
마침내.
배우 인생 최초의 상이자.
xvN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