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과천선 배우님-17화 (17/200)

17.조연의 품격(2)

배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을 이야기하자면 역시 샵(Shop)이다.

정확히 말하면 연예인들이 전문 스타일링을 받는 곳.

메이크업과 헤어 세팅 등, 굳이 비유를 하자면 장수가 전쟁터에 나서기 전에 무기를 챙기고 갑옷을 입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

“누나는 꼭 비유를 해도 무슨…….”

“왜, 아니야? 촬영장은 전쟁터야. 너 매니저가 그것도 몰라?”

“매니저죠. 삼국지에 노이로제 걸린 매니저.”

“덩치는 장비 같은 게.”

“네? 잘 못 들었는데 무슨 말…….”

“못 들었으면 됐어.”

새벽부터 잘도 떠든다.

도윤은 결국 부족한 잠을 채우길 포기하고 대본을 펼쳤다.

사실 오늘은 리딩 대신 포스터 촬영이 있는 날.

첫 리딩도 끝났고, 캐스팅도 확정되었거니와 이제는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해야 할 때니까.

하지만 도윤은 대본을 받은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손에 놓은 적이 없었다.

‘강 대리’ 역할을 곱씹고 또 곱씹었으며, 비슷한 오피스 장르의 콘텐츠를 쉬지 않고 시청했다.

보다 못한 성호가 형 이러다 쓰러진다며 말릴 정도.

“형. 그러다 대본에 구멍 뚫리겠어요.”

“사고 나서 구멍 뚫리기 싫으면 운전 똑바로 해라. 아까부터 자꾸 차선 흔들리던데.”

“이거 차가 갑자기 너무 커져서…….”

머쓱하게 변명하던 성호는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그사이 민주는 옆에서 오늘 샵에서 대여해 올 의상 목록을 체크했고, 도윤은 다시 대본 속으로 빠져들려다 문득 밖을 바라봤다.

해가 막 뜨기도 전인 어둑어둑한 새벽.

오늘은 힘든 일정이다.

샵에서 몇 시간이나 스타일링을 받고 콜타임인 9시까지는 촬영장에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포스터 촬영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기분은 좋았다.

도윤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었으니까.

‘10년이었지.’

누명을 쓰고 기다렸던 세월.

쪽팔림을 무릅쓰고 단역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그래도 연기가 하고 싶어 극단 청소라도 하겠다고 찾아갔다 쫓겨나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자신이 잡은 기회와 딸려온 일상들이 무척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때문에 다시는 잃지 않을 것이다.

꿈에만 그리던 이 삶을.

“오빠, 내리세요.”

도윤의 머릿속에 펼쳐지던 지난날의 파노라마가 멈췄다.

도윤은 몸을 일으켜 밴에서 내렸다.

새벽의 찬 공기가 도윤을 감싸고, 그런 도윤 앞엔 찬란한 불빛을 내뿜는 건물이 보였다.

‘여기구나.’

도윤이 회귀 전 <알고 있는가>를 촬영하면서 다니던 곳과 다른 샵이다.

그때보다 더 큰 규모인 걸 보니, 아마 미래가 제대로 바뀌고 있는 모양이다.

‘팀장님일까, 대표님일까.’

사실 누가 지시했든 상관없다.

내기에서 이길 자신은 충분했다.

“여기 샵 원장님, 소교(小喬) 닮았어요.”

“뭔 소리야?”

“엄청 아름답다는 뜻이죠.”

그러다 감상을 방해받은 도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이야?”

“네. 엄청 미인이요.”

도윤은 자신이 유일하게 아는 삼국지의 미인을 떠올렸다.

“그럼 초선은 누구 닮았는데?”

“여기 말고 차정수 다니는 샵 원장님이요.”

괜히 물어봤다.

“아무래도 삼국지 조만간 읽어야겠다.”

“읽는 김에 동호회도 같이 가실래요? 아니다. 오빠 가면 사람들 난리 나겠구나.”

삼국지 이야기만 나오면 무섭도록 반응하는 민주.

평소에는 그렇게 심드렁한 애가 어쩜 저럴까.

도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내가 거기 가는 게 상상이 안 된다.”

“그쵸. 오빠는 배우니까.”

“그게 아니라 내가 너처럼 삼국지 이야기를 하는 게 상상이 안 된다고.”

아무튼.

민주의 말처럼…….

무기를 갖추고, 번쩍거리는 갑옷을 챙기러 갈 시간이다.

전쟁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 * *

도윤은 소교라는 삼국지 인물을 잘 모르지만, 샵 원장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이연주라는 여자를 보니 무슨 의미인지 단박에 깨달을 수 있었다.

자로 잰 듯 깔끔하게 정돈된 숏컷과 매끈한 정장 차림, 그리고 시선이 저절로 머무르는 멋진 비율까지.

정말 어지간한 연예인들은 쌈 싸 먹을 외모다.

겉보기엔 아무리 많이 잡아도 30대 초반.

나중에 듣기로는 40대 중반이라고 했었으니까, 정말 미친 동안인 것이다.

“이연주예요. 듣던 대로 마스크 좋네.”

여기에 심지어 붙임성도 좋아 헤어를 세팅해 주는 내내 도윤에게 쉴 새 없이 말을 걸었다.

놀랍게도, 원래부터 알던 사람처럼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헤어샵 원장의 제1 덕목이 화술과 친화력이라고 하는 게 괜한 말이 아니다.

“어머, 머릿결 봐. 되게 좋다. 난 이런 머릿결이 좋더라. 만지기도 좋고, 세팅하기도 편하고.”

거기다 청산유수로 이어지는 칭찬까지.

“오늘 운 좋은 거예요. 언니는 최고들만 봐주거든요.”

“어머, 민주야. 말이 하나 빠지지 않았니? 최고랑 최고가 될 사람들이지. 내가 보기에…… 도윤 씨 비주얼은 이미 최곤데?”

“그렇다네요.”

중간에 슬쩍 끼어들었다가 다시 자연스레 빠지는 민주.

도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분, 아는 사이신가요?”

“아, 민주? 예전에 나한테 여기서 일 배웠었어. 재능 좋아서 계속 데리고 있으려고 했는데, 자기 하고 싶은 거 있다고 해서 나가더라니까?”

금시초문이다.

그런 경력은 못 들었는데.

“어디 가서 내 이름 대라고 해도 끝까지 안 대는 거 있지? 나중에 들어보니까 일 년 안 됐으니까 자기 딴에는 경력으로 안 친다나 뭐라나. 다른 애들은 여기서 한 달만 일해도 여기 출신이라고 떠들고 다니기 바쁜데.”

참, 재미있는 캐릭터다.

재능도 있어 보이고.

“그나저나 민주가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라니,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뭐, 덕분에 나도 미래의 대배우 한 명 알아뒀지. 안 그래?”

도윤은 대배우라는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팀장님이랑 대표님이 아니라 민주가 이 샵으로 데려온 거구나.’

아무튼 신인 배우가 이런 유명 샵의 원장에게 직접 세팅을 받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임은 확실히 알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메이크업 및 헤어 세팅이 거의 끝나갔고.

“나쁘지 않네요.”

여기에 민주의 심드렁한 감상평이 더해졌다.

“좋다는 뜻이지?”

“네, 뭐. 원판이 워낙 좋으니까.”

저런 말을 심드렁하게 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아무튼 도윤이 연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기지개를 켜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던 그때였다.

“……최도윤 배우.”

막 안쪽 공간에서 나오던 태주가 도윤을 보고 잠시 놀란 눈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선배님.”

“최도윤 배우도 여기 샵 다녀요? 역시, 뭘 좀 아네.”

사소한 거라 잠시 잊고 있었다.

회귀 전.

이 녀석이 이 샵, ‘엘리하우스’에 다닌다며 자랑해댔던 걸.

회귀 전에 매번 하던 말이, 자기는 최상급 연예인 아니면 못 가는 샵에 다닌다고 했는데…….

그게 여기였었지.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여기 다니는 거면 진작 이야기하지. 나 원장님이랑 아는 사이거든요.”

“그런가요?”

누구랑 아는 사이.

저것도 자주 했던 말이다.

태주가 물었다.

“그나저나, 어떤 선생님한테 받는 거예요? 예나 쌤? 아니면 희지 쌤?”

도윤이 그 말에 대답할 기회는 없었다.

마침 연주가 돌아오고 있었으니까.

“아, 오래 기다렸지? 미안.”

“아닙니다. 원장님.”

도윤의 싹싹한 대답에 웃던 연주가 태주를 발견하고 놀란 건 그때였다.

“어머. 서태주 씨 맞죠? 어쩜. 며칠 전에 희연쌤이 태주 씨 온다고 한 거 들었었는데, 오늘 처음 보네요. 희연 쌤이 잘해주죠?”

순간 흙빛으로 물드는 태주의 얼굴.

도윤은 그 모습에 속으로 피식거렸다.

‘뻔하지.’

자격지심에 젖어 허풍만 남발하는 녀석.

그때도 그 녀석은 그랬다.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이깟’ <알고 있는가> 주연 따위가 아니라 <악마의 세계> 주연도 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어쩌나.

‘이번에도 그렇게 안 될 것 같은데.’

“그, 그럼. 이따 촬영장에서 봐요.”

태주는 결국 우물거리다가 연주에게 대강 인사만 건네고 돌아가 버렸다.

연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응. 안 좋은 일 있나?”

“오늘 포스터 촬영이라서요. 아마 많이 긴장한 것 같습니다. 선배가 저한테 이번 작품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거든요.”

“그렇구나. 근데 선배 걱정도 해주고, 도윤 씨는 참 착하네?”

뭐, 착하게 보인다면 다행이다.

사실 그게 목적이기도 했고.

도윤은 씩 웃으며 다시 거울을 바라봤다.

아침에 화장실에서 확인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서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지금보다 더 멋있어질 거야.”

연주의 말은 진짜였다.

다시 1시간이 지난 뒤 마침내 세팅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난 도윤은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완벽하게 세팅된 포마드.

다소 신경질적이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연출하기 위한 쿨톤의 메이크업.

그야말로 ‘강영준 대리’ 그 자체였다.

“우리 백 PD님 주로 쓰시는 렌즈가 따로 있거든. 거기에 맞춰봤지. 아마 PD님 보면 깜짝 놀랄걸?”

“PD님을 아세요?”

“그럼. 보기 드문 양반…… 아, 이런 단어 쓰면 너무 늙어 보이나? 정정할게. 보기 드문 사람이지.”

심지어 디테일까지 고려했다니.

“어때? 나한테 첫 세팅 받아본 감상은?”

도윤의 대답은 간단했다.

“완벽합니다.”

이제 전쟁터로 향할 시간이다.

* * *

스타일링에 민주가 챙겨 온 협찬 의상까지 세팅한 도윤은 촬영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의상팀의 찬사를 받았다.

“세상에. 어느 샵에서 한 거야?”

“와 이거…… ‘몽마르뜨’ 정장인데? 민주 씨, 능력 좋은데?”

그리고 민주가 협찬해 온 의상이 배우 생활을 해본 도윤도 깜짝 놀랄 만큼 비싼 브랜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도윤은 스태프들이 감탄하는 사이 민주에게 슬쩍 물었다.

“어떻게 구한 거야?”

“그냥요. 잘.”

물론 늘 그렇듯 민주의 대답은 심드렁했다.

다음에는 뭘 물어볼 때 삼국지에 비유해 볼까.

아무튼 시작이 좋았고.

그다음도 순조로웠다.

“아우, 또 틀렸네. 죄송해요, 형. 다시 갈게요.”

“그러든가.”

“큼, 크흠. 그럼…….”

요란스럽게 목을 가다듬더니 곧바로 눈빛이 달라지는 선우.

“저, 강 대리님. 죄송하지만 뭐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도윤 역시 ‘강 대리’의 배역 속으로 몰입하며 신민재의 입사 동기 ‘석민’을 바라본다.

“영업팀 소속 아닙니까?”

“네, 그, 그렇습니다.”

“그쪽 사수 두고 왜 나한테 왔는지 궁금하네요.”

싸늘한 목소리.

‘와, 씨. 장난 없는데.’

선우는 첫 리딩 때보다 한결 더 깊어 보이는 도윤의 눈을 바라봤다.

의상 때문일까.

아니면 칼같이 세팅한 머리 때문일까.

선우는 일단 자신의 다음 대사를 이어갔다.

“저, 그게, 저희 사수님이 바빠 보이셔서…….”

“제가 가서 말할까요, 아니면 직접 가시겠습니까.”

“네?”

“그쪽 사수 두고 남의 부서 와서 뭐 물어보는 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더없이 까칠하고, 더없이 신경질적이다.

그래서 선우는 정말로 움찔해 버리고 말았다.

연극을 갓 시작한 해, 선배들에게 쉴 새 없이 갈굼 당하던 시절이 생각나서.

“죄, 죄송합니다!”

“비키세요.”

“네?”

“프린터 앞에서 헛소리한 지 1분 지났습니다. 비키세요.”

“네, 넵!”

마치 ‘강영준 대리’가 대본을 찢고 나온 그 모습.

그리고 ‘후다닥’ 자리를 떠나는 선우를 힐끗 바라보곤 다시 자신의 업무에 집중한다.

“와, 숨이 턱턱 막히네.”

마침내 신이 마무리되자 선우는 참았던 숨을 토해내며 한숨을 쉬었다.

선우는 솔직한 감상을 털어놓았다.

“형님, 진짜 대박. 갈구는 연기 완전 쫄리는데요.”

어느새 헤실헤실, 평소처럼 붙임성 좋은 얼굴로 돌아간 선우.

하지만.

“더 갈궈줄까?”

“네, 네?”

선우는 순간 변한 도윤의 눈빛에 식겁하며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도윤은 이내 표정을 바꾸곤 대본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우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지, 진짜였을까?’

“대박. 진짜 대박. 와.”

“장난 없네. 리딩 때 어떻게 참은 거야?”

그때 지켜보던 해영과 석준의 감탄이 들려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도윤과 선우가 합을 맞춰보는 장면을 지켜본 둘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

그제야 도윤은 피식거리며 선우의 어깨를 두드렸다.

“장난이야.”

“휴, 휴우. 전 제가 대사 까먹은 줄 알았어요.”

“왜, 아닌 것 같아?”

“아, 형니임!”

선우가 울상을 짓자 옆에서 해영이 깔깔 웃고 석준이 피식거렸다.

“그만 놀려. 선우 그러다 진짜 울어. 애가 보기보다 센치하거든.”

여하튼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첫 리딩 날.

태주에게 한방 가볍게 먹여주고 돌아가는 길에 셋을 마주친 뒤로 도윤은 그들의 그룹에 자연스레 스며든 것이다.

호칭도 간단히 정리됐다.

27살의 석준.

25살의 도윤.

24살의 선우.

마지막으로 이 그룹의 막내, 23살의 해영.

사실 따지고 보면 여기서 연기 경력은 도윤이 제일 짧다.

석준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연기를 시작했고.

선우는 연극판에서 2년을 구르다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으며.

해영은 19살에 데뷔해 벌써 4년째 연기를 해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젊어서일까.

아니면 통하는 게 있는 걸까.

넷은 경력과 관계없이 석준의 제안으로 오빠, 동생, 형님 소리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았고.

이렇게 포스터 촬영 날에도 짬을 내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PD 제운은 흐뭇한 표정이었다.

“사이 좋네. 역시 젊은 피끼리 뭉치는 건가?”

“촬영장 가면 늘 그런 것 같더라구요. 젊어서 그런가. 분위기 좋네요.”

“그러는 전 작가도 20대잖아.”

“저는 아홉수잖아요. 내일모레 서른인데.”

“미안. 나는 내일모레 마흔이야.”

“앗, 실수.”

제운은 낄낄대는 아름을 눈으로 흘겼다.

이제 슬슬 시간이 됐다.

제운은 최종 스탠바이에 들어가기 전 포스터 촬영 전 상황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카메라는?”

“세팅 완료했습니다.”

“라이트(조명)?”

“끝났습니다.”

“사운드.”

“확인했습니다.”

“배우들 다 왔나?”

“한 명 아직 안 왔습니다.”

“그래, 오케…… 뭐? 안 왔다고?”

제운은 시간을 확인했다.

9시 10분.

콜타임을 10분이나 넘긴 시각이다.

“누구야?”

“서태주 배우입니다.”

“이런 미친. 바로 전화해.”

“지금 오는 중이랍니다. 차가 막혀서 늦는다네요.”

“그러시겠지.”

그런데 그때 의상팀 담당 스태프가 살며시 입을 열었다.

“저, 서태주 배우요. 최도윤 배우랑 오늘 같은 샵에서 스타일링 받았다고 하던데요.”

제운의 헛웃음이 터졌다.

같은 샵에서 받았다면서 한 명은 1시간 일찍 와서 연습까지 하고, 한 명은 아직도 촬영장에 안 왔다?

제운은 어처구니가 없어 그만 웃고 말았다.

그리고 곧.

분노가 뒤섞인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새끼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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