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면. - (2) >
***
성윤은 박무혁 의원을 만나기 위해 차에 올랐다.
당사까지는 차로 10분 남짓의 거리.
정우가 핸들을 틀며 입을 연다.
“의원님,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요. 노조 앞에서는 장판교 장비 같은 거 하지 마세요. 거기 노조는 과격하기로 유명해요. 그 앞에서 장판교 장비를 하면…… 진짜 죽을 수도 있어요.”
정우의 눈에는 걱정으로 가득하다.
노조 앞에서 호통을 치는 성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양이다.
성윤이 고개를 저었다.
“안 해.”
“약속이에요.”
“약속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성윤은 그 말을 끝으로 더 입을 열지 않는다.
시선을 돌려 창밖만 바라본다.
머릿속은 대정 자동차 노조로 채워지고 있다.
‘꿈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어.’
성윤은 꿈에서 본 미래를 몇 번이나 되새겨 봤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물론이고 박무혁 의원이 출마했던 다음 대선도 마찬가지.
대정 자동차 노조의 파업은 없었다.
‘그럼, 미래가 바뀐 거야.’
꼬여 버린 곳만 찾으면 사건 해결은 수월해진다.
성윤은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박영훈 부회장의 비서실장 김용준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메시지를 보낸다.
-가능할 때 연락 주십시오.
곧바로 지이이잉, 전화가 걸려 왔다.
김용준 실장이다.
“네, 이성윤입니다.”
들려오는 김용준 실장의 목소리는 어둡다.
-파업 때문에 그러시죠?
“네, 혹시…… 박영훈 부회장의 지시입니까?”
-네, 맞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하던 거다.
이제 대한당이냐, 민국당이냐…….
박영훈 부회장이 손잡은 곳이 어딘지 확인해야 한다.
“어느 당과 손잡은 거죠?”
-민국당 유원희 의원입니다.
이번에도 예상했던 답이다.
하지만 짜증이 난다.
유원희 의원은 대통령을 만들려는 사람.
그런 놈의 머릿속에 국가와 국민이 없다.
오로지 자신의 이득과 권력욕만 있을 뿐이다.
‘미친 새끼.’
그런데…… 이번엔 예상하지 못한 말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의원님. 유원희 의원 말고 또 한 명이 있습니다.
“누구죠?”
-미국에서 투자자로 성공한 사람인데…… 이준대라고요. 아시나요?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
-최근에 박영훈 부회장님께 접근한 사람입니다. 대정 전자에 큰 투자도 했고요.
“어떤 대화를 했죠?”
-글쎄요. 제가 없는 곳에서 대화를 나눈 적이 많아 확실한 내용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노조 사태를 미리부터 계획한 것 같습니다. 유원희 의원은 얼굴마담이고요.
“감사합니다.”
성윤은 통화가 종료된 휴대폰을 내려 뒀다.
‘이준대?’
성윤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아…… 반성하게 되네.’
이준대는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습게 봤나 보네.’
유원희 의원이 ‘엘리트 코스’라는 말을 했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
아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생각만으로 분노하고 경계했을 뿐이다.
행동으로 보여 준 게 없다.
알량하게 재선 의원이랍시고 이준대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성윤이 다시 김용준 실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박영훈 부회장과 이준대가 여자를 불렀나요? 사무실에서 불렀다면 CCTV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휴대폰을 집어넣으며 정우에게 말했다.
“정우야, 차 세워.”
“네? 여기서요? 당사에 안 가세요?”
“당사에는 너 혼자 들어가. 난 갈 곳이 있어. 박무혁 의원님 보좌관에게 노조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얻어 오고.”
“어디 가세요?”
성윤은 대답하지 않는다.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냉랭하다.
정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럼, 들어가.”
“의원님, 퇴근은요?”
“알아서 할게.”
성윤은 차량의 문을 닫고 도로를 걷는다.
뻣뻣해진 뒷목을 꾹꾹 누르며 손을 뻗어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이준대가 묶고 있는 성종 호텔로 향했다.
성윤의 눈빛이 점차 살벌하게 빛난다.
꿈속의 미래, 성윤은 악의적인 선동에 휩쓸려 아내를 잃었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 음모에 빠져 온갖 쌍욕을 처먹으며 습한 교도소에 처박혔다.
이후 다리를 잃었고 가장 가까웠던 정우가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도 없었다.
악을 쓰며 우는 게 전부였다.
그 이유가 모두 악귀라 불렸던 독재자 이준대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켜만 보고 있었어.’
잠시 후, 성윤은 택시에서 내렸다.
고개를 들어 성종 호텔을 본다.
이준대는 이 호텔의 가장 좋은 방에서 묵고 있을 거다.
‘그 덕에 기습적으로 한 방 맞았고…….’
성윤이 주먹을 꽉 쥔다.
‘이제 내 차례야. 천천히 죽여 줄게.’
자라날 나무는 미리 베어 버려야 한다.
그래야 덜 힘들다.
성윤이 로비로 향하며 휴대폰을 귀에 댄다.
버튼을 누르자 통화 연결음이 울린다.
그리고…….
-Hello?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성윤이 영어로 말했다.
다른 외국어는 몰라도 영어는 나름 할 수 있다.
“이성윤입니다.”
상대는 이준대의 여자로 알려진 미국인 레이첼이었다.
난데없이 들려온 성윤의 목소리에 당황했나 보다.
그녀의 목소리는 사정없이 떨리고 있다.
-이, 이성윤?
“차 한잔하고 싶은데요. 로비, 커피숍으로 오세요.”
-저, 저기. 이성윤 의원님?
성윤은 더 이상의 말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준대의 여자…….’
헛웃음이 흘렀다.
그녀는 자신이 이준대의 여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꿈속의 미래에서 그녀는 이준대의 아내가 아니었다.
이준대는 성종 그룹의 배다른 막내딸과 결혼했으니까.
‘버림받은 것인가? 아니면?’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모른다.
그녀의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걸 보면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갔을 가능성도 존재하고.
어쨌든, 성윤이 본격적으로 정계에 들어왔을 때 이준대의 옆에는 그녀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성윤은 그녀가 필요하다.
이준대의 뒤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레이첼은 그의 최측근이다.
그녀는 이준대의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이준대가 꽁꽁 숨겨 놓은 비리까지도.
그 모든 것을 손에 넣을 거다.
그리고 이준대를 부숴 버릴 생각이다.
성윤은 생각을 이어 가며 로비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에 앉아 휴대폰을 손에 쥐고 달력을 검색한다.
레이첼을 만나는 것은 만나는 것이고…….
‘지금은 노조의 공격을 무마할 것을 찾아야 해.’
성윤은 이 시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계속해서 찾기 시작했다.
관심을 돌릴 특종 또는 노조가 깃발을 접고 회사로 돌아갈 계기 등등…….
‘대선이 있었을 때…… 대선 시기…….’
하지만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다.
게다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답답할 정도로 떠오르지 않는 법이다.
뉴스는 한쪽 귀로 들어와 다른 쪽 귀로 나가는 법이니까.
이것저것 확인을 하다가 날씨까지 찾아봤다.
‘광복절 연휴 맑음…….’
막바지 관광객으로 해변이 미어터질 것이란 예측이 보인다.
‘바다…….’
사진에는 물 반 사람 반이다.
‘그러고 보니 정우가 휴가를 가지 못했네……. 날씨도 좋다는데 주말에 강제로 보내 버려?’
성윤은 고개를 저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이어 갈 여유는 없다.
다른 것을 찾기 위해 스포츠 면을 보려고 하는데…….
‘광복절? 날씨가 좋아?’
뭔가 썸뜩하다.
‘뭐지?’
어떤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성윤은 다시 날씨로 돌아갔다.
순간…… 머릿속에 지랄맞은 뉴스가 기억되기 시작했다.
떠오른 기억 속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광복절에 내린 집중호우로 대정 자동차 공장이 고립됐습니다. 50여m 가량 되는 하천을 경계로 계속해서 물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야간 근무를 하던 대정 자동차 직원과 마을 주민 등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줄기가 대정 자동차 공장과 마을 일대를 덮쳐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물 폭탄을 방불케 하는 집중호우로 400mm 이상의 비가 내려 전기와 전화, 통신회선도 끊겼습니다.
-대정 자동차의 창고가 산사태로 매몰돼 경비원 강모(72)씨가 토사에 휩쓸려 숨졌고…….
기상청은 날씨가 맑다고 했다.
하지만 단 하루 동안 하늘에 구멍이 뜷린 것처럼 폭우가 쏟아졌다.
공장의 피해도 심각했지만 일대에 있는 800여 가구가 침수되었고 2천여 명이 집을 잃었다.
32명이 사망했고 실종자는 그 이상이었다.
성윤은 깊은 숨을 내뱉었다.
그 공장이 지금 파업을 하는 곳이다.
당시에는 광복절 연휴라고 많은 사람이 출근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그 덕에 인명 피해가 적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파업으로 사람이 몰려 있다.
이대로 두면 꿈에서 봤던 것보다 더 큰 재해가 일어날 거다.
그리고 비난의 총구가 신당을 향할 거다.
사람들은 노조가 공장에 있는 이유가 박무혁 의원 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반드시 막아야 해. 그리고…….’
재해를 이용해 인기를 끌어모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들을 살려 얻을 수 있는 힘을 굳이 모른 척할 필요는 없다.
“이성윤 의원님?”
영어로 된 음성에 성윤이 시선을 들었다.
어깨를 살짝 덮는 금발 머리, 굵은 펌을 한 레이첼이 보인다.
실제로 보니까 사진보다 더 예쁘다.
장한수 실장의 말처럼 소피 마르소의 리즈 시절 같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성윤입니다.”
“레이첼입니다.”
가볍게 악수한 후 성윤이 의자에 앉았다.
레이첼이 맞은편에 앉으며 묻는다.
“무슨 일이시죠?”
“이준대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요?”
“네. 그런데 어쩐 일로? 제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죠?”
경계하는 눈빛이 가득하다.
성윤이 손을 저었다.
“하나씩 하죠. 먼저 저부터 묻겠습니다. 이준대 대표에게 이야기하고 나왔습니까?”
방금 전의 통화.
성윤은 일부러 예의 없게 끊었다.
그녀가 성윤의 손바닥 위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어디까지 용납할지 선을 긋기 위해서다.
그녀가 살짝 웃는다.
“아뇨. 제 행동의 모든 것을 얘기할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앞으로 의원님과 어떤 대화를 하는지에 따라 고민하겠죠. 얘기할지, 말지.”
성윤이 슬쩍 웃으며 다리를 외로 꼬았다.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빙빙 돌리지 않고 본론을 말씀드리죠. 만약에 이준대 대표에게 여자가 있다면? 이것도 보고할 것인가요?”
그녀의 눈동자가 순간 커졌다가 작아진다.
그녀는 외국인…….
한국에서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그녀가 동요하는 눈빛을 애써 지우며 입을 연다.
“이준대 대표에게 할 수 없는 얘기겠네요? 사진 같은 증거가 있나요?”
아직은 반신반의다.
그녀는 이준대가 성윤을 적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성윤과 마주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가 갑작스레 찾아와 “이준대에게 여자가 있어요!”라는 말을 했다고 단번에 믿어 버릴 바보는 아니다.
하지만…….
“네.”
성윤이 그녀의 앞에 휴대폰을 내려 뒀다.
김용준 실장이 보내 준 CCTV에 찍힌 사진.
박영훈 부회장이 룸살롱에서 놀 위인은 아니다.
그는 이준대와 사무실에서 만나며 여자를 불렀고 그때 찍힌 사진이다.
야한 사진은 아니지만 옆에 여자가 앉아 있다.
레이첼의 동요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성윤이 그녀의 속마음을 들으며 말을 이었다.
“저와 가끔 차 한잔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 저는 이준대 대표의 옆에 있는 여자를 치워 주겠습니다. 그때는 사진 또는 동영상의 증거를 가져오죠.”
레이첼이 마른침을 삼킨다.
“이 여자가 누구죠?”
“아직은 저도 모릅니다. 비즈니스 상대인지 아니면 마음을 준 사람인지…… 확인해 보죠.”
“……제게 원하시는 게 뭐죠?”
“가끔 차 한잔. 제가 하는 질문에 진실이든 거짓이든 대답만 해 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이준대 대표의 비리를 알고 있나요? 청부업자와 연락하는 대포폰 같은 것?’이라고 질문하면…….”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대포폰이라뇨…… 그런 것 없어요.”
“네, 그렇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그게 전부?”
“네.”
레이첼은 성윤을 미친 사람 보듯 하고 있다.
하지만 성윤은 빙긋이 웃는다.
대포폰을 은행 개인 금고에 숨겨 두고 있다는 것을 이미 들었으니까.
성윤은 그녀를 통해 이준대의 모든 것을 끄집어 내려 한다.
“거래하시겠습니까, 가끔의 차 한잔?”
레이첼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그녀에게도 이준대를 향한 감시의 눈은 필요했다.
그녀가 말을 잇는다.
“영어가 수준급이시네요. 대화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연락 주세요.”
이후 이런저런 대화가 흘렀다.
이준대나 정치적인 문제는 쏙 빠진, 한국의 관광지에 대한 가벼운 내용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는 팔당에서 퇴촌으로 들어가는 경기도 광주도 괜찮아요.”
“그래요?”
“양평에서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길에 보면…….”
이준대는 정계에 들어가기 위해 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당연히 레이첼은 혼자 남는다.
할 수 있는 게 가끔 나가는 드라이브가 전부다.
“서쪽은 없어요?”
“안산에 대부도, 그쪽에 메추리 섬라고 있어요., 방파제를 지나서…….”
한참을 이야기하며 그녀의 경계를 조금은 무너뜨렸다.
그리고 성윤이 슥 입을 연다.
“이준대 대표가 미국에서는 승승장구했다고 했죠?”
“네? 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계속 실패하는 중이죠? 이번에도 실패할 거예요.”
성윤이 휴대폰을 내려 뒀다.
화면에는 ‘대정 자동차 파업’이라는 기사 제목이 보인다.
그녀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게 이준대 대표와 무슨 상관이죠?”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다시 경계를 취한다.
이준대가 한 일을 모른 척하고 있다.
성윤이 화면을 옮겼다.
이번 주말의 일기예보가 보인다.
“비가 내릴 겁니다.”
“네?”
분명 ‘맑음’이라고 적혀 있는데, 비가 내린다니…….
“비, 그것도 폭우가 내려서 수천 명의 사람이 고립되고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맑다고 하는데요?”
성윤이 휴대폰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말을 잇는다.
“비가 내리면, 그리고 사람이 고립되면 그때도 이준대 대표는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고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이 사고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지?’라고요. 이준대 대표에게 사람의 목숨은 수단이고 방법이니까.”
“…….”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녀의 귓가로 성윤의 목소리가 쑤셔 들어간다.
“레이첼, 당신 역시 이준대 대표에게는 수단이고 방법이에요. 알죠?”
“말, 말도 안 돼요.”
부정하고 싶을 거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도 작은 불안감은 존재했다.
성윤이 테이블에 놓았던 휴대폰을 가볍게 손에 쥐었다.
“말이 안 된다고요? 이번 주말, 기상청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저는 폭우가 내린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것 역시 말도 안 돼요.”
“…….”
“그러니까 지켜보세요. 말이 안 되는 게 어떻게 말이 되는지.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이준대가 사람 목숨을 어떻게 여기는지.”
< 비가 내리면. -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