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회의원 이성윤-182화 (182/300)

< 뜬 구름 잡기. - (3) >

“안녕하세요?”

정혜성의 인사에 성윤도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아, 안녕하세요.”

두 사람의 사이의 공기가 어색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며칠을 봤지만 제대로 된 대화가 없었다.

그녀가 커피를 가져온 적도 있지만 성윤이 언제나 물러났으니까.

그런데, 정우가 슬쩍 눈치를 보더니 빠르게 입을 연다.

“끝날 시간인데, 시장하지 않으세요? 같이 식사하실래요?”

“네?”

정우가 씩 웃으며 자신의 배를 문질렀다.

“배고프잖아요.”

잠시 생각에 빠졌던 정혜성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아버지 유세를 도와주시니까 제가 살게요.”

정우는 몸을 돌려 주변을 살핀다.

“맛있는 곳이……. 스테이크 어때요? 저기 늦게까지 한다고 들었는데요.”

평소 순댓국을 좋아하는 놈이 어울리지 않게 스테이크라니.

뭐, 그래도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레스토랑 앞에 도착하자 정우가 갑자기 휴대폰을 귀에 댄다.

울리지도 않았는데…….

“뭐? 지금? 터졌다고? 아씨, 밥 먹어야 하는데……. 알았어. 지금 갈게.”

누가 봐도 티 나는 어색한 연기가 잠시 이어졌다.

그리고 성윤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큐피드는 빠지겠습니다. 화이팅!”

“야.”

정우는 성윤의 표정을 신경 쓰지 않고 정혜성에게 몸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먼저 가 봐야 할 것 같네요. 두 분이서 맛있게 드십시오.”

정혜성이 뭐라 입을 열기도 전에 정우는 다급히 자리를 피한다.

그 와중에 성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둘만 남았다.

어색한 공기 속에서 성윤이 낮게 한숨을 내뱉었다.

“식사하실까요?”

여기까지 와서 굶기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간단히 먹고 헤어져야겠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가볍게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는데 성윤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들어왔다.

정우다.

보지 않아도 예상된다.

쓸데없는 말을 지껄일 게 분명하다.

그리고 예상은 벗어나지 않았다.

-정우 : 어색한 분위기는 가벼운 웃음으로 풀어야죠. 개그에 재능이 없는 의원님을 위해 하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세요. ‘여긴 안심이 맛있습니다. 안심하고 안심스테이크 드십시오.’ 그럼, 정혜성 씨가 한눈에 반할 거예요. 하하하하.

‘미친놈.’

애초에 정혜성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성윤이 메뉴판을 손에 집으며 입을 열었다.

“토마토 파스타 좋아하시죠?”

정혜성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토마토 파스타 정말 좋아하는데요.”

“아.”

꿈과 현실의 혼동…….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를 했다.

“그럴 것 같아서요.”

성윤은 대충 얼버무리며 토마토 파스타와 고르곤졸라 피자를 주문했다.

모두 그녀가 좋아하던 거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하려는데 정우에게 또 메시지가 왔다.

-정우 : 서먹하죠? 이럴 때 한마디 하세요. ‘3월의 대학생이 강한 이유는? 개강해서.’ 의원님의 위트에 분위기가 확 살아날 겁니다. 크하하하하.

정우가 왜 여자 친구를 못 사귀는지 알겠다.

얼굴이 무섭게 생겨서가 아니다.

눈치 없고 분위기 파악 못하고…… 썰렁해서다.

성윤은 휴대폰을 무음으로 만들었다.

가만히 놔두면 계속 연락이 올 것만 같다.

식사를 하며 성윤이 물었다.

“몸이 약하신 것 같은데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체력이 약하긴 해요. 감기도 잘 걸리고 툭하면 몸살도 나니까요. 그런데, 특별히 아프고 그런 건 아니에요. 원래 약한 사람이 병원도 잘 가고 그러잖아요.”

“아픈 곳은 없어요?”

“네. 건강해요.”

성윤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봤다.

‘어릴 때부터 아팠다고 기억하는데, 아니라고?’

생각해 보면, 그녀의 몸이 약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성윤과 결혼한 것은 30대 중후반.

‘그러고 보니까, 어릴 때부터라면…… 범위가 크잖아?’

30대 중후반에서 보면 20대도 어리다.

성윤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그녀가 어떤 병을 앓고 있었는지, 언제부터였는지 찾기 위해…….

하지만 아무리 쥐어짜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녀에 대한 일은 가위로 뚝 잘라 낸 것 같다.

정혜성이 포크를 내려 두며 말한다.

“이런 말씀 드리면 이상하게 들리실 것 같은데요. 의원님을 보면 낯설지 않아요. 제가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오랫동안 알아 온 사람처럼 느껴져요.”

그녀는 성윤의 복잡한 생각을 모르고 활짝 웃는다.

그 미소를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그녀가 끓여 준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졌다.

아침 식사는 거르지 말라며 새벽같이 일어나 밥상을 차렸었는데…….

그 기억이 문제다.

머릿속에만 맴돌던 말이 뜬금없이 튀어나왔다.

“건강검진 한번 받아 보세요.”

“네? 저 건강해요. 그리고 아직 어린데 건강검진이라뇨?”

건강검진…….

이번에도 말실수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현실과 꿈이 혼동된다.

하지만, 이미 내뱉어진 말이다.

주워 담을 수 없다면 밀어붙여야 한다.

“어릴수록 해야죠. 건강은 미리 챙기는 게 좋아요.”

그녀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요. 하지만 건강검진은 좀 무서워요. 몰랐던 병이라도 튀어나오면 어떻게 해요?”

“그러니까 해야죠! 몸이 약한데 혹시나 병이 있으면 어떻게 해요? 지금이라면 초기일 테니까, 잡을 수 있으니까…….”

성윤은 뒷말을 흐렸다.

정혜성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처음 나눈 긴 대화를 건강검진 이야기로 밀어붙이고 있으니…….

‘미친놈이지.’

성윤만 아는 미래다.

그녀는 물론이고 아무도 모른다.

‘바꿀 수 있을까?’

현실에서 그녀와의 결혼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만나면 비극적인 미래가 똑같이 다가올 것만 같다.

하지만 건강한 미래는 선물해 주고 싶다.

‘어떻게?’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의학적 지식이 없기에 막막하기만 하다.

병명을 안다면 점쟁이로 빙의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다.

계속해서 건강검진을 말할 수도 없고.

그런데, 정혜성이 가방을 챙긴다.

“식사 다 했는데, 이만 들어갈까요?”

방금 성윤이 친숙하게 느껴진다던 눈빛은 온데간데없다.

자리를 뜨고 싶어서 작은 손가방에 휴대폰과 물티슈 등 짐을 쑤셔 넣고 있다.

***

다음 날 아침.

서안시 성윤의 사무실.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까!”

정우의 우렁찬 인사로 하루가 시작됐다.

“제 코치가 먹혔죠? 여자들이 저를 만나면 재간둥이라고 하거든요. 푸하하하하!”

어제 정우는 정확히 스물네 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물론 모두 아재 개그였다.

사자로 끓인 국이 동물의 왕국이라거나 곰돌이 푸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쿵푸라거나.

“응, 땡큐,”

단 하나도 쓰지 않았지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이건 악덕 고용주로서 명령하는 거야.”

“잉? 왜요? 정혜성 씨도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직 어려서 아재 개그의 깊은 맛을 모르나?”

정우의 주변으로 장한수 실장과 정효순 주임이 몰려왔다.

“왜요? 왜? 무슨 일 있었어요?”

“정혜성이 누구야? 여자예요?”

정우가 어깨를 쭉 편다.

“그러니까 어제 뭔 일이 있었냐 하면요.”

정우가 신나게 떠들고 있을 때 성윤은 관심을 끊고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먼저 서안 시장을 검색했다.

서안시는 임인희 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성윤의 인기가 좋은 지역이라 신당을 등에 업은 그녀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중이다.

대한당과 민국당의 후보가 온갖 네거티브를 들고 그녀를 공격하지만 흠집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 경기 도지사를 확인했다.

신당의 후보는 용접공 김태남이다.

공대출 의원의 서포트가 제대로 먹히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대한당과 민국당에 밀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엎치락뒤치락 오차 범위 내에서 싸우는 중이다.

‘한 번은 도와주러 가야겠네.’

마지막으로 서울 시장을 검색했다.

오항로 후보를 공격하던 기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정이 도움을 줬구나…….’

하지만 성종 윤 회장의 영향력을 넘을 수는 없었다.

여전히 메이저 언론은 오항로 후보를 거침없이 공격하고 있었다.

주된 기사는 서민 코스프레.

그리고 네티즌들은 댓글란을 놀이터로 삼아 오항로 후보를 씹고 뜯고 맛보고 있었다.

-오항로를 뽑으면 서울 시민들은 병신 인증.

-당을 뽑는 게 아니라 공약과 정책을 봐야 하는데…… 한심.

-이런데도 오항로가 지지율 1위죠?

-그럼, 오항로 말고 누굴 뽑냐? 뽑을 사람이 있어야지. 신당의 정덕진? 정치적으로 내세울 게 없잖아?

-적어도 오항로보다는 낳지 않겠냐?

-낳지가 아니라 낫지. 한국말부터 배워라.

성윤은 지지율을 확인했다.

지금은 깜깜이 선거다.

하지만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오늘은 7%까지 좁혀졌다.

남은 시간은 6일.

짧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시간이다.

‘오차 범위까지 끌어들여야 해.’

성윤의 옆으로 정우가 섰다.

어느새 장난기 있는 얼굴은 사라지고 진지한 표정이다.

“어제 지지율을 좁힐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

“어느 카드를 쓸지 고민 중이라고 하셨는데, 뭐예요?”

하나는 안재열 대통령.

또 하나는 대정과 오항로 후보의 커넥션이다.

“안재열 대통령님은 조금 더 숨겨 둬도 괜찮을 것 같아.”

정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10% 이상 벌어졌으면 모를까, 안재열 대통령님은 대선에 쓸 카드죠. 서울 시장에서 쓰기엔 아까워요.”

“그럼, 남은 것은 커넥션인데…….”

성윤이 휴대폰을 들었다.

대정 그룹의 김용준 비서실장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그리고 짧게 메시지를 보냈다.

-시간이 되면 연락 바랍니다.

김용준 비서실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박영훈 부회장과 함께 보낸다.

함부로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성윤과 내통한다는 것을 까딱 걸렸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까.

메시지를 보낸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언제 올지 모를 전화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정우야, 한 번 더 서울에 가자. 오항로 후보, 오늘 스케줄을 찾아봐. 얼굴 한번 보게.”

“옙.”

정우는 곧장 오항로 후보의 스케줄을 알아봤고 장한수 실장은 차 키를 손에 쥔다.

그리고 정효순 주임은 집에서 가져온 쇼핑백을 정우에게 건넸다.

“뭐예요?”

“선거운동 하면 식사 거를 때가 많잖아요. 주먹밥 쌌어요.”

쇼핑백 안에는 주먹밥이 든 도시락통과 음료 그리고 과일이 보였다.

“잘 먹겠습니다.”

정우가 시원하게 말한 후 쇼핑백을 손에 들었다.

잠시 후, 성윤과 정우는 오항로 후보의 유세 현장에 도착했다.

가까운 거리, 잠시 차에 기대 유세 차량을 바라봤다.

스피커에서 요란한 음악 소리가 들리더니 유세 차량에 선 사회자가 입을 연다.

“선박이 다니는 길을 뭐라고 하죠?”

“항로! 항로!”

“항공기가 다니는 길은?”

“항로! 항로!”

“그럼, 서울특별시가 가야 할 길은!”

“오항로! 오항로!”

정우가 소름 끼친다는 표정을 지었다.

“와, 저런 아재 개그 생각도 못 했어요. 위기감이 느껴지는데요. 저도 이성윤으로 뭘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이성 친구보다 좋은 사람, 이성윤’ 어때요?”

“하지 마.”

“왜요? 별로예요?”

“진짜 하지 마.”

정우가 입을 삐쭉인다.

그때, 오항로 후보가 등장했다.

봉사자들의 환호성이 귀를 찢을 것처럼 울린다.

“와!”

오항로 후보가 두 손을 번쩍 들자 환호는 더 커진다.

“오항로! 오항로!”

오항로 후보가 마이크 앞에 입을 가까이 가져간다.

그러자 시끄러웠던 봉사자들의 소리가 거짓말처럼 뚝 그친다.

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서울시는 서울 시민을 위한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민의 손발이 되어 줄 시장! 시민과 함께 울고 웃는 시장! 단 한 사람도 억울한 일 없이, 어려운 사람도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서울시! 만들 능력이 있습니다!”

초, 중, 고 학교 회장 선거에서 볼 것 같은 연설이다.

이어서는…….

“서울시의 브랜드를 높이겠습니다! 한강을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어 관광산업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세계 최정상의 도시로 만들어……!”

그의 입에서 청사진이 그려진다.

하지만 자세한 정책은 없다.

재정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던지고 보는 허풍 공약이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외친다.

“오항로! 오항로!”

오항로 후보의 시선이 틀어졌다.

그 눈은 정확히 성윤을 노려본다.

동시에 그의 입술이 뒤틀어졌다.

‘기회.’

오항로 후보는 마이크 앞에 서기 전부터 성윤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지금은 신당 정덕진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상황.

게다가 언론의 공격으로 자신의 감성 팔이가 먹히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위태롭다.

언제 정덕진 후보에게 목덜미를 잡힐지 모른다.

그런데 신당의 성윤이 나타났다.

‘저놈을 밟으면 다시 비상할 수 있어!’

오항로 후보의 눈동자가 성윤을 떠나 주변을 살폈다.

하이에나 같은 기자들이 곳곳에 서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다.

저들이 성윤에 대해 나쁜 기사를 쓰도록 유도해야 한다.

오항로 후보가 옆에 선 사회자를 툭 쳤다.

“네?”

오항로 후보가 마이크를 끄고 사회자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기자들에게 용돈 좀 줘.”

“용돈요?”

뜬금없는 말에 사회자가 눈을 깜빡였다.

오항로 후보가 곁눈질로 성윤을 가리켰다.

“오늘 저 새끼를 밟을 거야.”

단 한마디였지만 사회자는 오항로 후보의 계략을 눈치챘다.

“알겠습니다.”

사회자가 서둘러 유세 차량에서 내려갔다.

오항로 후보의 시선은 다시 성윤에게 향했다.

‘저놈은 상대를 짓밟아야 성이 차는 공격적인 성향이야.’

공격적 성향의 정치인은 팩트를 논하는 토론 프로그램에서나 유리하다.

하지만 선거에서는 불리하다.

공격적으로 몰아치면 나대는 것으로 보이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니까.

특히 성윤처럼 나이가 어린 사람이 ‘다다다’ 쏘아 대면 건방지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성윤이 서울 시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만들면…….’

오항로 후보는 긴장된 한숨을 내뱉었다.

‘저놈이 내 예상보다 토론 능력이 뛰어나도 상관없어.’

마이크를 쥔 사람은 오항로 후보 본인이다.

변수만 없다면 주도권을 빼앗길 일이 없다.

여기까지 생각을 끝낸 오항로 후보가 다시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손가락을 들며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성윤을 지목했다.

“저기 이성윤 의원이 있습니다! 재벌이 만든 신당에 들어가 대한민국을 재벌을 위한 나라로 만들려 합니다! 제 몸집만 부풀리는 재벌의 사회에서 서민은 살 수 없습니다!”

봉사자들과 지지자들의 시선이 성윤을 향해 홱, 돌아갔다.

분노로 가득한 시선으로 성윤을 노려본다.

이어서 험악한 목소리가 내뱉어진다.

“박무혁의 개! 씨발, 꺼져!”

“돈 좀 만졌다고 올챙이 시절 기억 못 하지? 너도 서민이었어, 이 새끼야!”

“독한 새끼!”

거친 욕설 속에서 성윤이 슬쩍 미소를 그렸다.

< 뜬 구름 잡기. -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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