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회의원 이성윤-163화 (163/300)

< 역으로 이용하면. - (5) >

***

성윤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비례대표 이주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화를 꾹 참는지 목소리마저 바들바들 떨고 있다.

-……왜 전화했는지 알죠? 통화 녹음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자세한 말은 못 하겠네요. 우리 한번 봐야 할 것 같지 않아요?

아직 기사가 나가지 않았다.

지라시만 흉흉하게 여의도를 돌고 있는 게 전부다.

원동현 비대위원장과 비례대표 이주혜는 그 원흉을 성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심증이 전부다.

-장소는 호텔 커피숍…….

“호텔 커피숍요?”

-왜, 왜요? 잘못된 게 있나요?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마음이 급했는지 너무 뻔하게 움직인다.

아니면 이주혜가 어설프든지.

“장소는 제가 정하죠.”

-이봐요!

“이주혜 의원…… 귀 안 먹었으니까 큰 소리 치지 마세요. 그쪽이 어떻게 비례를 달았고 얼마나 세금을 처먹는지 잘 알아요. 지금도 짜증 나니까 예의 갖출 때 입 닥치고 따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까득, 치아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지금 갑은 성윤이다.

을은 따라야 한다.

“장소는 생각해 본 후에 연락하겠습니다.”

성윤이 통화를 종료한 후 정우를 향했다.

정우가 지시를 받기 위해 수첩을 꺼내며 한발 앞서 나온다.

“이주혜의 입에서 원 의원과의 관계를 토해 내게 만들 거야. 그런데, 기자 또는 파파라치 붙을 게 분명해.”

원동현 비대위원장이 어떤 지시를 했을지 뻔하다.

-이성윤을 만나. 스스로 옷을 찢든 뭘 하든 어떻게든 스캔들을 만들어! 그게 아니어도 좋아. 만나기만 해. 그럼,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거니까. 이성윤은 더 이상 헛소리를 내뱉지 못할 거야. 왜? 자기도 걸려들었으니까.

이주혜 비례대표는 딱 거기까지만 생각한다.

자신은 다치지 않을 줄 알고 원동현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중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은 거기서 끝낼 마음이 없다.

그녀 역시 성윤과 함께 보내 버리려 한다.

이번 일을 토대로 그녀라는 폭탄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었을 테니까.

“지금껏 의원님한테 그런 방법을 쓰다가 인생 망한 사람이 몇인데, 또 그런데요?”

“그러니까.”

“알겠어요, 파파라치……. 그럼, 돈 좀 쓸게요.”

“그건 알아서 하고. 또 하나 할 일이 있어.”

“말씀하세요.”

“원동현 의원의 보좌진 중에서 연결 고리가 가장 약한 사람을 찾아. 몇 년이나 살을 맞댔던 이주혜 의원도 한순간에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의 옆에서 견딜 수 있을까? 언젠가 자신도 버림받을 것을 아는데?”

잠시 후, 정우는 원동현 의원의 보좌진 현황을 조사해 왔다.

지금 보좌관은 8년을 같이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2년을 버티지 못했다.

“보좌진들이 그만둔 이유를 알아보고 그 보좌관 스케줄 알아봐. 떠나지 않은 게 아니라 무서워서 못 떠난 것이면, 우리가 도와줘야지.”

***

그날 새벽 1시.

한 아파트 단지에 차량이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머리가 헝클어져 있고 눈은 퀭하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보좌관이다.

그가 터벅터벅, 아파트 현관으로 걸어갔다.

그때…….

“보좌관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보좌관이 몸을 틀었다.

담배를 비벼 끄는 성윤이 보인다.

“말씀 좀 나누고 싶은데요.”

“저, 저랑요?”

“네, 여기에 또 누가 있다고요.”

두 사람은 가까운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좌관이 머리를 한숨을 내뱉으며 말한다.

“의원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이나 생각했어요. 국회의원은 정말 괴물이구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수준이 아니구나……. 인간의 상상력은 현실을 이길 수 없구나. 저는 두렵습니다. 원 의원님의 곁을 떠나면…….”

성윤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까지 원동현 의원님과 함께했던 보좌진, 모두 감옥에 갔거나 서울을 떠나 시골로 내려갔죠?”

보좌관이 마른 입술을 축이기 위해 소주를 입에 털어 넣었다.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네, 알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조심하시라는 말. 이게 전부입니다. 사실, 이 의원님을 멀리서나마 응원했거든요.”

원동현 비대위원장은 상대와 거래를 하지 않는다.

공포로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 낸다.

이 보좌관 역시 마찬가지다.

두려움에 차 충성하고 있었다.

성윤이 입을 열었다.

“원동현 의원님이 은퇴를 할 때까지 보좌관님은 곁에 있을 생각인가요?”

“그래야죠.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언제 은퇴하실까요?”

“……!”

“다음? 아니면 그 다음? 제 생각에 원동현 의원님은 죽기 전까지 권력을 버리지 않을 분인 것 같은데요.”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나이는 일흔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도 쓸데없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을 보면 그 욕심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보좌관은 파르르 떨리는 손을 안정시키기 위해 술잔을 꽉 쥔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정곡을 찔려서다.

이대로라면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곁에서 끝없는 노예 생활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윤은 그의 마음을 달래 줄 생각이 없다.

“그 전에 원동현 의원님의 손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 공천을 받아 시의원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거죠. 그런데, 원동현 의원님이 공천을 줄까요?”

절대 안 준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은 개는 개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자신의 발목을 물지 않는다면서.

결국, 보좌관은 그가 죽을 때까지 꼬리를 흔들어야 하는 신세다.

그의 얼굴이 서럽게 변했다.

“왜, 왜 이러시는 겁니까! 도대체 왜! 제가 이렇게 살고 싶겠어요? 어쩔 수 없는데, 왜!”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네?”

“저는 보좌관님을 인간답게 살도록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성윤이 그의 앞으로 몸을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드님이 초등학교 6학년이죠?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상을 탈 정도로 꽤 잘한다고 들었는데, 그 대회를 일정 때문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요? 이제는 원 의원의 보좌관이 아니라 좋은 아버지가 되세요.”

“……!”

“말레이시아에 국제 학교가 잘되어 있습니다. 잠시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교육을 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보좌관이 눈을 반짝인다.

가고 싶다.

하지만 돈이 문제다.

학비만 해도 연간 3~4천만 원이 드는데…….

성윤이 그 마음을 읽었다.

“아시잖아요? 저 돈 많습니다. 학비, 생활비, 여가비, 챙겨 드리죠.”

“……!”

“몇 년 외국 생활 하시고 돌아오시면, 원동현 의원님의 국회 지배력은 사라져 있을 겁니다. 그 후에 원하신다면 시 의원이나 구 의원으로 활동하실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겠습니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옆에 있다면 그가 죽을 때까지 개처럼 지내야 한다.

하지만 성윤의 손을 잡으면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뭘 하면 되겠습니까?”

***

며칠 후.

이주혜 비례대표는 단정하게 보이지만 옆트임이 있어 속살이 살짝 보이는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입술에 붉은 립스틱을 바르던 그녀가 미간을 찌푸린다.

“미친 새끼…….”

비례대표도 국회의원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녀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중세 시대 귀족 같은 삶을 영위하며 어딜 가도 ‘존경하는 의원님…….’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때아닌 스캔들이라니.

지금은 원동현 의원이 기자들의 입을 틀어막았기에 세어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메이저로 올라가고 싶은 비주류 언론사가 언제 냄새를 맡고 지랄할지 모르니까.

그 전에 이성윤의 입을 찢어 버려야 한다.

헛소리를 내뱉지 못하도록…….

그녀의 보좌관이 옆에 섰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이 꽂아 준 보좌관으로 그녀를 감시하는 역할이다.

보좌관이 말한다.

“이 의원을 꽉 잡아야 합니다.”

그녀의 미간이 확 일그러졌다.

“알아! 알고 있다고! 벨트 풀게 만들면 입닥칠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그만 채근해!”

“이 의원에게 당한 의원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미인계가 안 통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그녀가 신경질적인 눈빛으로 보좌관을 노려봤다.

“내가 창녀야? 그딴 개소리 지껄일 거면 나가!”

“죄송합니다.”

보좌관은 고개를 숙인 후 방을 떠났다.

그녀가 한숨을 내뱉는다.

“안 통하면 술을 처먹이면 되는 거지. 병신 새끼들…….”

그녀는 다리를 외로 꼬았다.

국회의원과 연예인, 언론인 등 얼굴이 알려진 자들.

앞에서는 고고한 척 하지만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리면 쓰레기가 따로 없다.

욕정에 영혼을 판 변태다.

이성윤 역시 다르지 않을 거다.

“그런데, 왜 연락이 없어!”

오늘 2시에 만나기로 했지만 아직 약속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택시를 타세요. 그리고 장소는 메시지로 보내죠.

“미친……. 내 차가 있는데 왜 택시를 타요!”

-그럼, 만나지 말든가.

급한 사람은 그녀다.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알겠어요.”

통화를 종료하자 주소가 적힌 메시지가 전송됐다.

“가평? 미친 새끼.”

인상을 찌푸린 그녀가 사무실에서 내려왔다.

앞에 선 택시로 향한다.

“가평으로 가 주세요.”

택시는 조용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슬쩍 뒤를 바라봤다.

그 뒤를 파파라치가 쫓는다.

그녀가 가방을 열어 화장품을 꺼냈다.

볼 터치를 하는데…….

“의원님?”

익숙한 목소리에 그녀가 시선을 들었다.

운전자가 택시 운전사가 아니다.

성윤이다.

“이, 이성윤 의원?”

“이렇게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죠?”

“무…… 무슨……?”

“이렇게 만나지 않으면 뒤에 쫓아오는 파파라치에게 사진 찍히잖아요. 제가 초상권이 비싸서 함부로 사진 찍혀 주고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뭐, 뭐요?”

“아, 걱정하지 마세요. 저 파파라치들은 금방 떨어져 나갈 거니까. 용돈 두둑이 받았다고 술 먹으러 갈 겁니다.”

성윤은 모든 것을 알고 왔다.

당황한 그녀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윤의 말이 이어졌다.

“원동현 의원님은 의원님과 저를 동반 자살시키려 하고 있어요.”

“무슨…….”

“우리가 사진에 찍히면 기사가 나갈 거예요. ‘이성윤이 이주혜를 비례대표에 추천했다. 두 사람은 부적절한 관계였다. 이 사실이 걸리자 이성윤은 탈당했고 오히려 원동현 의원과 이주혜를 불륜처럼 만들어 이용하려 했다.’ 이렇게요.”

“하!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요?”

“의원님, 믿음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말이에요. 믿기 시작하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안타까워요. 의원님처럼 똑똑한 분이 어떻게 원동현 의원님의 말을 철석같이 믿는지…….”

이주혜는 고개를 저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꾹 참는다.

블랙박스에 그녀의 목소리가 녹음될 수도 있으니까.

성윤이 말을 잇는다.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 원동현 의원님과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누가 더 교활한지, 음흉한지, 잔머리를 잘 굴리는지 확인을 하는 게 아니에요.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거죠. 목숨을 걸었다는 것은 뭐든 사용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 전쟁에서 이주혜 의원님은 원동현 의원님의 도구입니다.”

이주혜의 입꼬리에 비웃음이 걸렸다.

회유를 하려면 곱게 하든가…….

“말이 기네요. 하고 싶은 말이나 해요. 내 말을 듣고 싶으면 적당한 곳에 차 세우고요.”

그때, 자동차 스피커에서 전화가 왔다는 신호음이 울렸다.

성윤이 핸들에 있는 통화 버튼을 꾹 누르며 말한다.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라 들을 때입니다.”

그러자 자동차의 스피커에서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주혜는 곧 제명할 거야.

이어서 다른 의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성윤과 부적절한 관계더라고. 그건 곧 기자들이 기사를 올릴 거니까 그때 확인하고. 이 일을 통해 이성윤을 바닥으로 밀어 넣고 싶어. 언론에서 끊임없이 불을 지필 수 있도록 장작을 구해 주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보좌관이 성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목소리가 그대로 차량 안을 채우고 있다.

이주혜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진다.

성윤이 통화를 종료하며 입을 열었다.

“선택하세요. 저를 끌고 바닥으로 가겠습니까? 그럼, 저는 의원님이 어떻게 비례대표의 번호를 받았는지 밝힐 겁니다. 의원님은 여러 조사를 받게 되겠죠. 검찰의 포토 라인에 서서 고개를 숙여야 할 겁니다.”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선택이라면서요? 다음은 뭐죠?”

“인터뷰 한번 하세요. 원동현 의원님께 성폭행을 당했다고.”

“……!”

“누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여자의 눈물이 진실이고 증거다. 사랑은 죄가 아니라 쪽팔릴 뿐이다.”

그녀는 입술을 잘끈 깨물었다.

작은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원동현 이 새끼가 나를?’

그동안 늙은 품에서 이를 악물고 웃어 줬다.

그런데, 버림을 받다니…….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눈이 내리게 만든다.

“인터뷰, 잡아 주세요. 포토 라인에 서는 것보다 쪽팔린 게 나으니까.”

“좋은 결정하셨습니다.”

***

원동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다.

자신의 계파 의원들과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땔감은 많습니다. 예전에 이성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적이 있거든요?”

“예능?”

“직접 출연한 게 아니고요. 어떤 신인 가수가 이성윤과 친하다고 전화로 연락이 됐나 그럴 거예요.”

“아, 그거 좋네. 이성윤이 연예계에 스폰서였다는 거지?”

“네, 정치인이 연예인의 스폰이 되어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충분히 통할 것 같습니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의 시선이 옆으로 향한다.

그쪽에는 보좌관들이 모여 조용히 식사하고 있었다.

“보좌진 중에서 방송국 PD와 친한 사람이 누가 있나?”

한 보좌관이 손을 들었다.

“몇 명 알고 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 PD도 알고 있나?”

“네.”

“이번 소스를 조용히 알려 줘. 성공하면 앞으로의 인생에 고속도로가 깔릴 거라고 이야기하고.”

“알겠습니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이 나서면 방송국 사장을 잡고 흔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나설 짬밥이 아니다.

이런 일은 적당히 보좌관에서 끊어야 한다.

그게 체면이다.

“신당은 난리가 날 거야.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곳이라 불을 끄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릴 테고. 이어서 박무혁의 스캔들도 터질 테니 이건 화재가 아니라 재앙이겠구만. 허허허.”

“박무혁 그 인간 거만한 게 재수 없었는데 우는 모습 좀 볼 수 있겠군요.”

모인 의원들이 낄낄거렸다.

원동현 비대위원장이 계속 말한다.

“당원들에게 말해서 3주만 조용히 지내라고 해. 그러면 국민은 우리 당이 저지른 비리를 잊어버릴 거야. 붕어의 아이큐는 3초고 국민의 기억력은 3주니까.”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지율 1위가 서용우인가?”

“네, 아무래도 서 총리가 경선에서 승리할 것 같습니다.”

“서용우에게도 전해. 대통령이 되어도 실권은 내가 갖고 있을 거라고. 계속 짖어 대면 레임덕 오는 건 금방일 거라고.”

원동현 비대위원장은 대권에 도전하기엔 나이가 많다.

하지만 서용우 전 총리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당이 도와주지 않는 대통령은 허수아비일 뿐이니까.

모두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웃음이 멈추는 것은 금방이었다.

불안한 휴대폰의 진동과 보좌관의 다급한 외침.

“의, 의원님! 지금 이주혜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합니다. 내, 내용은 의원님께 성폭행을 당했다고…….”

원동현 비대위원장은 현실이 이해되지 않는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온몸으로 분노를 쏟아 냈다.

“뭐라는 거야!”

선동으로 흥한자, 선동으로 망하는 법이다.

< 역으로 이용하면. - (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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