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회의원 이성윤-141화 (141/300)

< 대통령의 끝은 왜... (4) >

“꼭두각시······.”

박무혁 의원은 얼음이 든 술잔을 흔들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고개를 틀어 성윤을 본다.

“상대는 대통령이야······ 비를 피하기 위해 잠시 처마 밑에 숨을 수는 있겠지.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말을 듣는 척할 거야. 하지만 오래갈 수는 없어. 우산을 받쳐 줄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으니까.”

성윤이 준비한 사진을 건네면 한상국 대통령은 당황할 거다.

그리고 당장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고개 숙이는 척할 게 분명하다.

납작 엎드린 채 먹구름이 지나길 기다리며······.

성윤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의원님이 움직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네.”

대통령을 견제하는 것, 성윤은 아직 할 수 없다.

하지만 박무혁 의원은 계속해서 대통령을 짓밟고 개목걸이를 단단히 묶어 두는 것이 가능하다.

그는 한 번 약점 잡은 사람을 끝까지 묶어 둘 힘이 있다.

박무혁 의원이 술잔을 입에 댄 후 조용한 눈빛으로 성윤을 바라본다.

“두 가지 질문이 있어.”

“말씀하십시오.”

“하나, 대통령을 손에 넣어서 하고 싶은 일이 뭐지?”

“대한당의 지지율을 올릴 수 없다면 민국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썩어도 대통령이다.

뒷일을 생각하지 않은 채 이를 악물고 덤벼들기 시작하면 민국당도 버티기 힘들 거다.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선봉에 대통령이 선다?”

“네.”

박무혁 의원이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재밌겠네, 그럼 다음 질문. 자네가 얻는 게 뭐지? 지금까지는 자네가 얻는 게 없잖아? 당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그런 상투적인 답변은 듣고 싶지 않아.”

성윤은 아직 어리다.

이번 대선에서 날고뛴다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총선은 멀었다.

성윤이 대선에 나갈 날은 아직 보이지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기억은 희미해진다.

게다가 성윤이 살아갈 바닥은 국회다.

4년마다 존재했던 의원들이 대폭 물갈이된다.

지금 국회에 있는 사람 중 성윤의 시대까지 몇이나 살아남아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성윤이 무엇을 위해 이 파워 게임에 끼어들었는지 궁금했다.

물론 예상되는 것은 몇 있었다.

앞으로의 이력에 도움될 청와대의 괜찮은 자리 또는 장관.

아니면 당내 지분을 늘리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의 후원.

박무혁 의원은 성윤이 무엇을 원하든 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성윤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 밖이었다.

“저는 의원님께서 대한당 경선에 나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박무혁 의원이 묘한 눈빛으로 성윤을 바라본다.

“경선에 나가지 마라?”

“대한당 후보는 서용우 총리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 말과 다른데? 대한당의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때는 한상국 대통령이 딸을 이혼녀로 만드는 최악의 수를 둘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러니까 경선에 나가지 마라?”

“네.”

박무혁 의원이 술과 얼음이 든 컵을 흔든다.

찰랑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의원, 지금의 말을 종합해 보면······ 자네는 서 총리의 손을 잡았다는 건가? 내가 경선에 나가지 않으면 서 총리가 후보가 될 수 있으니까? 아쉽군, 난 자네가 나를 도와줬으면 했는데······.”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분노는 물론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건조한 눈빛으로 성윤을 바라본다.

하지만 잠시다.

단 한 번도 흔들림 없던 박무혁 의원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탈당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의원!”

“그리고 새로운 당을 창당해 주셨으면 합니다!”

“창당?”

“의원님도 지금 상태로 대선에 나가면 패배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단지 대통령 후보로 남으실 생각입니까?”

“그래서 탈당을 하고 창당을 하는 건가!”

“국내 경제를 보면 각 그룹은 3세 경영으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게 뻔히 보입니다. 그런데, 대한당과 민국당은 싸우고만 있습니다. 국민이 배를 곯아도! 경제의 기둥이 무너져도!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

기 위해 싸우기만 합니다. 남녀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등 국민을 분열시키는 데에 이용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변혁의 바람이 필요합니다. 그 바람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지금 의원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 것.

성윤의 계획에는 아직 몇 년 더 있어야 했다.

그 전까지 무소속 의원들을 손에 넣고 더 많은 사람과 손잡으려 했었다.

하지만 계획이란 언제나 변하는 법이다.

지금은 꿈속과 다른 현실이다.

박무혁 의원이 대선 출마를 꿈꾸고 서용우 전 총리가 대한당 후보에 근접하다.

활개를 치고 있어야 할 의원들이 침몰하는 등 모든 역사가 송두리째 바뀌었다.

계획도 변경되는 법이다.

성윤의 첫 계획은 박무혁 의원이나 서용우 전 총리,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의 승리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했으니까.

최대한 두 사람 다 다치지 않는 선에서 판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최악의 수를 뒀고 성윤의 눈에 대선의 승리가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나마 난세에 어울리는 박무혁 의원의 손을 잡으려 하는 거다,

성윤이 말을 이었다.

“새로운 변화는 의원님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도와준다면 민국당의 지지율도 곤두박질 칠 겁니다. 정치가 숫자 놀음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당을 만들면 의원님의 대선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적기입니다.”

박무혁 의원은 성윤의 시선을 피했다.

그도 재벌이라는 프레임이 국민에게 외면받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한당이 국민에게 외면받는 것도 안다.

하지만 창당은 위험한 일이다.

정계의 역사를 보면 무수히 많은 탈당이 있었고 창당이 있었다.

하지만 곧 죽어도 대한당과 민국당이었다.

당을 벗어나 새로운 깃발을 세웠던 인물 중 살아남은 이는 거의 없다.

배신자라는 꼬리표도 붙을 수 있다.

게다가 박무혁 의원에게는 적이 많다.

당장 자신의 형인 박영훈.

성종 그룹의 윤 회장.

모두가 호시탐탐 박무혁 의원의 목에 송곳니를 꽂을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다.

박무혁 의원은 얼음 잔을 흔들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위험한 일······.’

자칫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위험한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대선은 넘볼 수 없다.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내가 좋아하지 않는 말이야. 난 승리가 확정된 것을 좋아하지. 하지만 더 좋아하는 게 있어.”

성윤은 박무혁 의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말을 이었다. “재밌겠군.”

* * *

-서울 중앙 법원 영장 전담 윤슬혜 판사는 한상국 대통령의 사위 엄대필 씨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전국이 들썩였다.

어딜 가나 엄대필의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이혼한 사위가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30억 원 대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

그 대가로 주가 조작 등 불법적인 일에 관여했다는 소식······.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엄대필은 국민 쌍놈으로 불리고 있었다.

반대로 한상국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하는 중이다.

레임덕이 극에 달하며 초등학생에게도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딸을 지키려 한 아버지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며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었다.

평소 대통령의 비난으로 가득했던 포털 사이트도 난리였다.

-국민 딸 바보.

-다시 봤네.

-역시 가정을 아껴야지.

-그런데, 진짜 몰랐을까?

└사실상 이혼이었잖아. 기사 안 읽음?

└또 또 민국당이 알바 풀었죠.

하지만 한상국 대통령은 기뻐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차가운 얼굴로 비서실장을 노려본다.

“아직도 조사 중인가?”

한상국 대통령은 한동일보 정석태 회장의 집 근처 CCTV를 전부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그 집에 드나든 사람을 찾아 자신과 적대하는 모든 세력을 박살 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비서실장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몇 개월 치를 찾아보는 중입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꼬리를 끊고 도망가기 전에 어서 찾아!”

“네, 재촉하겠습니다.”

그때, 비서실장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비서실장이 몸을 돌려 휴대폰을 귀에 댄다.

-박무혁입니다. 대통령님을 뵙고 싶은데 언제가 좋을까요?

“잠시만······.”

비서실장이 다시 한상국 대통령을 향했다.

“대통령님, 지금 박무혁 의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박무혁? 무혁이?”

“네, 찾아뵙고 싶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지금껏 냉랭했던 한상국 대통령의 표정이 확 펴졌다.

반가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라고 해.”

한상국 대통령은 지금 정치 후계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오른팔이었던 서용우 전 총리는 배신했고 엄대필은 구속된 상태였으니까.

그래서 계파 중에 새 사람을 뽑아 후계로 만들려 했지만 눈치 빠른 의원들은 한발 물러섰다.

언론의 사기에 속은 국민은 ‘한상국 멋져!’를 외쳤지만 의원들은 한상국 대통령이 거짓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그리고 위기는 한 번만 오는 게 아니다.

이번은 간신히 벗어났지만 다음에 올 위기도 극복할 것이란 보장은 없었다.

박무혁 의원과 통화를 종료한 비서실장이 몸을 돌렸다.

한상국 대통령의 표정은 다시 얼음장 같았다.

박무혁 의원이 만나자는 말을 했을 때 기뻐하던 표정은 이미 사라졌다.

정말 변덕이 죽 끓는 것 같은 노인이다.

“한 시간 내로 찾아오겠다고 합니다.” “박무혁이가 계파가 있나?”

“아직 없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모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할 겁니다.”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그랬지?”

“네.”

“그럼, 그놈이 나를 찾아오는 이유가 뭘까?”

찌르는 듯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비서실장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갸웃거렸다.

대선의 꿈을 가진 사람이 찾아오는 이유는 단 하나다.

대통령이 쓸모가 있어서다.

그런데······.

‘박무혁에게 대통령님이 필요한 일이 있을까?’

박무혁에게 돈은 충분히 많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나서지 않아서 그렇지 가진 파워가 상당하다.

‘대선에서 필요한 것은 재벌 이미지를 없애는 것 외에는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대통령에게 얻어 낼 것은 없었다.

‘그런데, 왜 찾아온다는 거지?’

한상국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모르겠나?”

“죄송합니다.”

“놈은 정치인이 아니야. 뼛속부터 장사꾼이야. 분명 뭔가 거래를 하려 들 텐데······ 그게 뭔지 모르겠어. 그걸 알면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상국 대통령과 비서실장은 오랜 시간 고민했다.

하지만 박무혁 의원이 찾아왔을 때까지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 어쩐 일인가?”

박무혁 의원의 입에서 건조한 음성이 흘렀다.

“따님께서 이혼을 하셨더라고요.”

한상국 대통령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박무혁 의원의 눈빛과 행동에 호의는 보이지 않았다.

정치 후계로 삼으려 했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도발이다.

“자네 집안 역시 평탄하지는 않으니 가족 이야기는 그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빙빙 돌리지 않겠습니다. 저도 시간이 없어서요.”

박무혁 의원이 품에서 사진을 꺼내 테이블에 내려 뒀다.

엄대필과 한지희가 팔짱을 끼고 집에서 나오는 사진이다.

한상국 대통령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게 뭔가!”

“한 달 전인가? 같은 집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혼했는데 아직 사랑하나 봅니다.”

“지금 뭐하는 거야!”

대통령의 호통이 내리쳤다.

하지만 박무혁 의원은 표정의 변화 없이 또 다른 사진을 던져 둔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속 보세요.”

이번엔 엄대필이 청와대 인물에게 잡혀 룸살롱에서 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한상국 대통령이 사진을 손에 든다.

박무혁 의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통령님은 비리를 몰랐다고 하셨는데 청와대 직원들이 엄대필 변호사를 발견했네요. 청와대 직원들이 일을 아주 잘하나 봅니다. 이혼한 사위도 챙겨 주고.”

한상국 대통령의 눈동자는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

이 사진이 세상에 알려지면 한상국 대통령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딸을 거짓 이혼시키면서까지 권력을 지키려 한 쓰레기가 될 것이다. 한상국 대통령의 볼살이 가늘게 떨린다.

“박무혁······ 지금 뭐 하자는 거지?”

“협박입니다.”

한상국 대통령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협박? 지금 나를 상대로?”

박무혁 의원이 빙긋이 웃는다.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박무혁!”

한상국 대통령이 큰 손으로 테이블을 쾅쾅쾅, 내리쳤다.

그의 눈빛에선 불꽃이 일렁이는 것 같았다.

입을 씹으며 말한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지금 죄송하다 말하면 이 일은 묻어 두겠다.”

박무혁 의원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협박은 계속하겠습니다.”

“이놈!”

“이게 순리입니다. 민심은 더 이상 대통령님의 것이 아닙니다. 그만 내려놓으세요. 그러시지 않으면······.”

박무혁 의원은 테이블에 놓인 사진 중 대통령의 딸 한지희와 엄대필이 팔짱 낀 사진을 손가락으로 쿡 찍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가진 재산, 대통령님보다 많을 겁니다. 사람을 모으면 대통령님만큼 모을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약한 사람은 아닙니다. 밟는다고 밟힐 성격도 아니고요.”

싸움을 하면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상국 대통령의 온몸이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회의원 한 명에게 치욕을 당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주도권은 박무혁 의원이 잡고 있다.

레임덕의 대통령이 딸을 팔아먹었다는 소문이 돌면 걷잡을 수 없다.

어쩌면 엄대필이 지은 죄까지 대통령이 지시한 것처럼 꾸며져 몽땅 뒤집어 쓸 수도 있다.

지금은 참아야 한다.

정치를 하며 이런 위기를 한두 번 겪어 본 게 아니다.

잠시 참으면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성윤이 예측한 범위였다.

그가 입을 연다.

“원하는 게 뭔가?”

박무혁 의원이 손가락으로 집고 있던 한지희와 엄대필의 사진을 앞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딸을 이혼시키려 하면서까지 대통령의 자리를 지키려 한 아버지.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게 국민에게 알려지면 안 되겠죠. 국민은 충격을 받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언론에 나간 거짓말처럼 좋은 아버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정치는 제가 하겠습니다.”

* * *

그날 밤.

성윤은 다시 박무혁 의원과 만났다.

며칠 전 만났던 그 바였다.

박무혁 의원이 맥주를 마시며 입을 열었다.

“자네 말대로 한상국 대통령이 우리와 손잡기로 했어.”

“고생하셨습니다.”

“한상국 대통령은 내 꼭두각시가 되었고······. 그럼, 나는 자네의 꼭두각시인가?”

“네? 아닙니다. 꼭두각시라뇨, 제가 어떻게······.”

당황한 표정의 성윤을 보며 박무혁 의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네 뱃속에는 능구렁이가 백 마리는 있는 것 같아.”

“진짜 아닙니다.”

“뭐, 그건 상관없으니까 됐고. 이제 동업을 하기로 했으니 서로의 재산을 까 봐야 하지 않겠나?” 이제 본격적으로 창당을 계획해야 한다.

박무혁 의원이 깃발을 세우지만 그 지분의 상당 부분을 성윤이 담당할 거다.

지금껏 남몰래 몇 명의 국회의원을 손에 쥐고 있었는지 서로 확인해야 한다.

“확실하게 날 따라올 사람은 약 스무 명.”

탈당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런데, 스무 명이나 되는 의원이 박무혁 의원만 보고 탈당하고 새로운 당에 들어온다고 한다.

분명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박무혁 의원이 성윤의 표정을 보며 슬쩍 웃는다.

“놀라지 않네?”

어... 그럴 수밖에 없다. 성윤이 가진 숫자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비록 협박으로 이뤄진 사이였지만......

< 대통령의 끝은 왜...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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