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많으면. - (6) >
진기성에 대한 생각은 여기까지.
무대가 만들어지면 반갑게 만날 날이 있을 거다.
그날을 기다리면 된다.
성윤이 시선을 들어 앞을 바라봤다.
안기부 오강민이 보였다.
“...그럼, 저를 찾아온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안기부 오강민은 대답하지 않는다.
술잔만 만지작댄다.
그의 속마음이 들려왔다.
-말해도 될까?
무척 망설이고 있다.
-가능할까?
그러다가 술잔을 콱 쥔다.
결심이 섰다.
“제가 의원님을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십니까?”
“네.”
성윤이 안기부 오강민과 처음 만났던 날.
그는 성윤에게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성윤이 물었었다.
“정보의 대가는 무엇입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받으면 줘야 하는 게 세상이다.
안기부 오강민이 대답했었다.
“저도 죽기 전에 의원님 소리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때가 되면 힘 좀 써 주십시오.”
성윤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안기부 오강민을 살폈다.
그는 목적과 이득 없이 찾아올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직접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다.
어떤 꿍꿍이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내년에 있을 재보궐 선거에서 공천을 받고 싶습니다.”
공천권을 탐내고 있다.
그것도 전략 공천을......
성윤이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아직은 제 능력이 부족합니다. 공천권을 주고받을 정도의 힘은 없습니다.”
“채정학 당대표가 의원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 대표에게 추천만 해주시면......”
성윤은 물끄러미 그를 바라봤다.
안기부 오강민의 표정은 다급하다.
평소와 다르다.
김대성 의원이 그에게 다음 총선의 공천을 보장했었다.
하지만 김대성 의원은 감옥에 갔다.
그에게 남은 정치인은 이성윤이 전부다.
그런데, 성윤은 언제나 아슬아슬한 인생을 살고 있다.
언제 훅 갈지 모른다.
그 전에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다.
성윤이 사라지기 전에...... 게다가 안기부 오강민은 나이가 많았다.
예순이 훌쩍 넘었다.
시간이 늦춰질수록 불안했다.
그의 속마음을 듣던 성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성윤이 한 말은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안기부 오강민은 절을 할 기세로 허리를 굽혔다.
“감사합니다.”
물론 성윤은 그가 잘 되게 할 생각은 없었다.
***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아이를 가진 부모는 산타 할아버지를 대신해 선물을 손에 든다.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며 데이트를 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성윤과 정우는 아니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이다.
정치인에게는 크리스마스에 해야 할 필수 코스가 있다.
보육원의 어린 아이들을 만나는 거다.
선물을 주고 놀아준다.
후원금을 내고 사진을 찍는다.
가볍게 보이지만 상당히 중요했다.
정우가 핸들을 틀며 입을 연다.
“의원님,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잖아요.”
“일찍 퇴근하고 싶어? 만날 사람 없잖아?”
“팩트 폭력은 나쁜 거예요. 그리고 만날 사람 없는 것은 의원님도 마찬가지잖아요?”
“난 영화 볼 거야. 나 홀로 집에.”
정우가 낄낄 웃는다.
“오늘 밤에 비나 확 내려버렸으면 좋겠어요.”
성윤도 동감했다.
“기우제라도 지낼까?”
“아뇨, 그러다 눈이라도 오면. 큰일 나요. 가뜩이나 날씨 꾸물꾸물한데.......”
“그렇지, 눈이 오면 재앙이지.”
외로운 두 남자에게 연인들의 행복은 배 아팠다.
정우가 다시 입을 연다.
“어쨌든, 그게 아니고요. 오늘이 이브면 내일은 뭘까요?”
“크리스마스지.”
“아니요. 크리스마스 삼브요. 으핫핫핫핫!”
“운전이나 해.”
“네.”
잠시 후, 두 사람이 탄 차가 보육원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리자 기다리고 있던 보육원장이 성윤을 반긴다.
“오셨어요? 애들이 많이 기다렸어요.”
성윤은 시간이 되면 틈틈이 방문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놀아줬고 가벼운 봉사를 이어갔다.
카메라나 기자 없이 진심으로 했던 봉사다.
원래 아이들을 좋아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늘은 사진 좀 찍어야 할 거예요.” 정우가 휴대폰을 보이며 말했다.
원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마음껏 찍으세요. 괜찮아요. 아이들도 의원님과 함께 있는 것은 좋아하니까요.”
그때, 아이들이 ‘와!’ 하고 나왔다.
“이성윤 아저씨다!”
“무서운 아저씨도 왔어!”
정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무서운 아저씨가... 나야?”
“네!”
정우가 진지한 눈빛을 보였다.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와 눈을 마주친 후 입을 연다.
“잘 생각해봐. 이성윤 아저씨가 더 무섭게 생기지 않았어?”
아이는 단호했다.
“아뇨! 아저씨가 더 무섭게 생겼어요!”
성윤이 크게 웃는다.
“제발, 네 얼굴을 나하고 비교하지 마.”
“제가 비교할 수 있는 얼굴은 유일하게 의원님이었는데요.”
정우는 한숨을 내뱉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아이들이 힐끔힐끔 성윤과 정우의 손을 본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보육원의 아이들은 잘 알고 있다.
이런 날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선물을 가져온다는 것을......
하지만 두 사람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샅샅이 살펴도 맨 손이다.
주머니에도 뭐가 든 것 같지 않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성윤과 정우의 차로 걸어갔다.
창문 밖에서 차량의 내부를 살핀다.
혹시나 했다.
하지만 역시다.
서류 더미만 가득하다.
아이는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선물을 기대했지만 그만큼 성윤을 좋아했으니까.
“우리 축구해요!”
“아니야! 야구할 거야!”
“인형 놀이 해주세요!”
아이들이 성윤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부우웅’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한다.
짐칸이 있는 용달 트럭이 보육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이 깜박인다.
정우가 트럭으로 향하며 입을 열었다.
“오늘은 아저씨가 산타클로스다. 메리 크리스마스 꼬맹이들아.”
차에서 내린 트럭 기사가 내려 짐칸을 열었다.
포장된 선물이 가득 보였다.
아이들이 ‘와!’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성윤이 트럭에 올라 붉은색으로 포장된 상자를 들었다.
“이 선물이 누구 걸까?”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성윤을 바라본다.
성윤이 크게 외쳤다.
“선미!”
초등학교 3학년인 여자 애는 방방 뛰며 좋아한다.
“메리 크리스마스야.”
“감사합니다.”
여자 아이는 꾸벅 허리를 굽혔다.
성윤은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선물을 줬다.
원장은 성윤의 모습을 잔잔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성윤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지이잉.
그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원장은 휴대폰을 귀에 댄다.
“아, 소희야.”
가수가 된 전소희다.
데뷔하기 전에 자주 봉사활동을 나왔다.
하지만 최근에 많이 바빠지며 자주 오지 못한다.
-아, 원장님.
“지금 의원님 오셨어. 애들 선물 주는데......”
수화기 너머에서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훅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언제나 친구의 장진홍입니다.
“네?”
-지금 녹화중인데요. 전소희 씨가 봉사활동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를 드렸거든요.
‘언제나 친구’는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진이 어떤 포장된 말을 하면 MC는 시청자들이 거짓말을 싫어한다며 사실 확인을 하곤 한다.
-아, 봉사활동이 진짜였어요? 전소희 씨는 노래도 잘 부르고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착한 거네요?
“그럼요.”
원장은 부드럽게 받아넘겼다.
MC가 다시 묻는다.
-그런데, 지금 의원님이 있다고 했는데... 의원님이면 국회의원인가요?
“네, 이성윤 의원님이요. 여기 자주 봉사 오시거든요.”
수화기너머에서 호들갑 떠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성윤이면 그 장비 이성윤 맞지?
-이성윤 의원이라니! 대박!
-저기... 원장님? 죄송하지만 이성윤 의원님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이런 기회가 흔한 것도 아니고.
원장은 정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성윤이 아이들에게 선물 주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는 중이다.
가까이 다가간 원장이 물었다.
“저기... 보좌관님?”
“네.”
“방송국인데 이성윤 의원님과 통화할 수 있냐고... 언제나 친구라는 예능 프로그램인데요. 여기서 봉사하던 친구가 연예인이라 지금 거기 출연하는 중이거든요.”
정우의 시선이 성윤에게 향했다.
아이들에게 선물 주는 중이다.
그런데, 이 상황이 예능 방송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좋다. 예정되지 않은 방송에 성윤의 남몰래 하는 봉사가 알려지게 되는 거니까.
정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정우의 손을 통해 성윤에게 휴대폰이 전달됐다.
상황을 설명 들은 성윤이 기분 좋게 입을 연다.
“네, 이성윤입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오두방정 떠는 소리가 들렸다.
한 출연자가 말한다.
“이성윤 의원님, 장진홍입니다. 죄송하지만, 혹시 절 알고 계시나요?”
연예인은 잘 모른다.
성윤에게 텔레비전의 사용 용도는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보는 것이다.
당연히 장진홍이라는 사람도 모른다.
하지만 아는 척했다.
그게 예의니까.
“알고 있습니다. 방송도 잘 보고 있어요.”
-이 프로그램이 쓸데없는 팩트를 확인하는 컨셉이거든요. 그래서 의원님께서 저를 정말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의원님, 제 본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성윤은 난처했다.
“...코미디언인가요?”
수화기 너머에서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들린다.
-전 가수인데요.
-의원님이 그렇다면 그런 거야. 네 직업은 이제 코미디언이야.
-그런데, 너 진짜 직업이 뭐야? 가수라는 말만 들었지 노래하는 걸 못 봤어.
한참 시끌시끌했다.
자기들끼리 웃고 난리다.
한 출연자가 입을 열었다.
-의원님, 봉사활동을 하면서 전소희 씨는 본 적이 있나요?
“아, 그럼요. 요즘에 노래도 잘 듣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동 해주세요.”
잠깐의 통화가 끝났다.
정우가 입을 열었다.
“봉사하는 모습 찍은 것, 방송국에 보낼게요. 전화 통화할 때 자료로 쓰면 괜찮겠네요.”
“어. 그렇게 해.”
성윤이 정우에게 휴대폰을 넘겼다.
멀리... 한 사람이 보육원 안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임인희 변호사다.
그녀가 성윤을 보며 고개를 숙인다.
성윤이 그녀를 보며 조용히 웃었다.
‘결정했네.’
***
보육원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밖에는 주륵주륵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정우는 신났다.
연인들의 기분을 망칠 비도 오고 임인희 변호사의 결정도 듣고.
“진짜 메리 크리스마스네요. 선물을 두 개나 받았네. 흐흐.”
잠시 후, 성윤과 임인희 변호사가 마주 앉았다.
그녀가 입을 연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서안시에 와서 돌아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공장도 많고 열악한 환경도 보이네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힘이 되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무소속이 당선될 수 있을까요?” 성윤은 고개를 저었다.
“어렵죠.”
서안시는 수십 년 동안 대한당과 민국당이 독점해 왔다.
당연하지만 무소속을 원하지 않는다.
무소속의 가능성이 높아지면 대한당과 민국당은 서로 손을 잡을 거다.
차라리 상대 당에게 주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한당과 민국당은 서로 헐뜯고 싸운다.
하지만 그 속을 보면 대한민국의 권력을 양분하는 동업자다.
그들은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면 손을 잡는다.
그리고 철저히 짓밟고 응징한다.
성윤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가능성은 존재해요.”
성윤은 꿈속을 통해 이번 미래를 봤다.
물론 역사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를 보면 이번 재보궐 선거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평소에도 말이 많은 공천이다.
하지만 이번 공천은 더 시끄러워진다.
각 당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무소속으로 쏟아져 나온다.
대한당 출신이 대한당 후보의 표를 갉아 먹고 민국당 출신이 민국당 후보의 표를 나눠 먹을 거다.
각 후보는 서로가 서로의 표를 찢고 또 찢는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될 거다.
“사람이 많아지면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어려워지죠.”
비난이 거리를 채울 거다.
서로가 서로를 음해하고 손가락질할 게 분명하다.
성윤이 날카로운 눈으로 임인희 변호사를 향했다.
“그럼, 변호사님의 당선도 가능해집니다.”
임인희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동자에 결심이 섰다.
“해볼게요.”
성윤의 머릿속에 진기성이 스쳤다.
이번 선거에서 그녀의 상대다.
꿈속의 진기성은 거대했다.
그는 민국당의 상징이 되었고 거대한 권력을 쥐고 있었다.
성윤의 시선이 임인희 변호사에게 향했다.
진기성에 비해 그녀는 약하다.
기세는 물론 모든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녀가 진기성을 밟아야 한다.
그래야 괴물의 탄생을 막을 수 있다.
며칠 후.
성윤은 상암동에 있는 소고기 전문점에 있었다.
앞에는 방송국 PD가 보인다.
예전에 정우가 성윤의 방송 출연을 잡으려 했던 적이 있다.
토론 방송에 나가서 인지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성윤은 출연하지 않았지만 정우는 PD와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금 PD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인생을 풀어내는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었다.
고기가 지글지글 익고 있을 때, PD가 입을 열었다.
“의원님께서... 저희 방송에 출연하고 싶다고요?”
“제가 아니라......” 정우가 서류 봉투를 꺼내 PD 앞에 놓았다.
“에스 로펌의 임인희 변호사예요. 이력이 재밌어요. 공장에 다니다가 사법고시를 패스.......”
“변호사요?”
“네.”
인생 역전의 임인희 변호사라면 방송 출연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PD의 표정이 좋지 않다.
그가 서류를 넘겨받으며 입을 연다.
“그런데, 방송이 빨리 나가야 하나요?”
“그랬으면 하죠.”
PD가 머리를 북북 긁는다.
“어쩌죠.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서 같은 직업이 중복되면 두 달 정도 시간을 두거든요. 이미 한 변호사 분의 촬영이 기획되는 중이라...... 날짜를 빠르게 빼도 석 달은 걸릴 것 같은데요.”
석 달 후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다.
선거 전 90일 동안은 방송 출연을 할 수 없다.
선거법에 위반된다.
정우가 입을 열었다.
“방법이 없을까요?”
PD가 메마른 입술을 손가락으로 쓸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봉투에서 서류를 뺀 후 읽어 본다.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의원님의 부탁이기도 하고... 같은 변호사라도 내용의 차이가 크니까 바로 준비할게요.”
임인희 변호사는 무명이다.
일단 이름부터 알려야 했다.
언론은 좋은 포장지가 될 거다.
성윤이 물었다.
“그런데, 먼저 준비 들어가는 변호사가 누구죠?”
“아, 인권 변호사예요. 진기성이라고......”
“진기성이요?”
“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기성이 먼저 방송되고 그다음 임인희가 방송되면? 그리고 두 사람이 출마를 선언하면?’
후발 주자는 짝퉁이 되어 버린다.
PD는 정우와 말하고 있다.
“임인희 변호사하고 약속 잡아서 컨셉에 대해 논의할게요. 혹시 의원님 측에서 원하는 컨셉이 있나요?”
성윤이 눈동자만 움직여 PD를 향했다.
“방송이요. 진기성 변호사보다 임인희 변호사가 먼저 나올 수는 없을까요?”
PD가 난처하게 웃는다.
“그건 어렵겠는데요. 진기성 변호사 촬영 중에 돌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저희도 일정이 있어서요.”
“아, 돌발 상황이요?”
“네.”
성윤은 다리를 외로 꼬았다.
머릿속에는 진기성을 짝퉁으로 만들 계획이 세워진다.
< 사람이 많으면. - (6)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