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탄. - (2) >
***
기자회견장에는 일흔 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주요 언론사는 물론이고 이름 한 번 들어보기 힘든 작은 인터넷 신문사까지......
거의 모든 언론사가 모두 달려든 것 같았다.
그들은 성윤을 기다리며 수군대고 있다.
“다자녀 정책이라고 했지?”
“듣기로는 다문화 정책에서 빼 온다고 들었는데......”
“대한당에서 허락한 거야?”
“설마, 표 뺏기는 일인데......”
그 안에는 김미선 기자와 우명진 기자도 있었다.
우명진 기자는 훗날 리얼 팩트라는 언론사의 사장이 될 사람이다.
우명진 기자가 각진 턱을 쓰다듬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이성윤 의원이 많이 컸어요. 전화 한 통에 이만큼의 기자가 모일 정도면......”
우명진 기자가 성윤을 처음 만났을 시기는 정계에서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때였다.
하지만 단 몇 년 만에 성윤의 위상은 바뀌었다.
말 한마디에 기자들이 우르르 모인다.
국민은 집중하고 정계의 인물들은 긴장한다.
우명진 기자가 말을 이었다.
“하긴, 처음 봤을 때부터 범상치 않았죠.”
“얼굴이?”
“얼굴이요? 흐흐, 하긴...... 그런데, 얼굴 말고요. 애송이 의원이 정치부 기자를 앞에 두고 딜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당시 성윤은 백형욱 의원의 비리를 털기 위해 도발적일 정도로 우명진 기자와 거래를 했었다.
녹음기를 준비하던 김미선 기자가 입을 연다.
“앞으로 더 클 것 같지 않아? 내 생각엔 5년 안에 엄청난 거물이 될 것 같은데......”
“글쎄요.”
우명진 기자의 목소리가 애매하다.
김미선 기자가 고개를 틀어 그를 본다.
“왜? 걸리는 게 있어?”
“이렇게 말하면 웃기지만 이성윤 의원의 미래는 딱 두 가지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역대 최고가 되거나......”
“되거나?”
“죽거나.”
김미선 기자가 인상을 찌푸린다.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니야?”
우명진 기자가 히죽 웃었다.
“정치인은 뭐든 열심히 하라고 말하죠. 학생에게는 공부를 열심히 해라. 직장인에게는 열심히 일해라. 하지만 정작 정치판에서는 열심히 하면 할수록..... 빨리 끝장나죠. 적도 많아지고 원한도 생기고.”
김미선 기자는 반론하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반대 여론이 생긴다.
일하면 할수록 부정적인 평가가 쌓인다.
한 번의 실패로 목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원한을 가진 사람은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성윤의 모가지에 이빨을 쑤셔 박을 거다.
우명진 기자가 계속 말했다.
“정치판은 전쟁터 같아요. 전장의 군인들이 그렇잖아요. 열심히 싸우면 싸울수록 죽을 일이 더 많아지는.....” 우명진 기자의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그가 속삭이듯 말한다.
“하지만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 영웅이 되는 거죠.”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성윤이 들어온다.
그 뒤로 보좌진이 보인다.
웅성거렸던 기자 회견장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모든 기자가 단상에 서는 성윤의 모습에 집중했다.
성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보좌진들이 움직인다.
그들의 손에 들려있던 보도 자료가 기자들의 책상에 탁탁 놓였다.
기자들은 앞에 놓인 보도 자료를 펼쳐 본다.
동시에 기자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조용했던 기자회견장이 다시 웅성대기 시작했다.
“...미, 미쳤어.”
“대한당이 여당 맞지? 내가 잘 못 알고 있는 것 아니지?”
“씨발, 그런데 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걸어?”
동그란 눈동자가 성윤을 향했다.
그리고 성윤이 입을 열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서안시 동구 이성윤 의원입니다.”
성윤의 기자 회견은 뉴스 전문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되고 있었다.
대부분 정치인은 텔레비전을 통해 성윤의 모습을 보고 있다.
각 장관과 총리, 대한당과 민국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 각 정부 부처의 장들......
그리고 여의도 호랑이 강상원 의원.
성윤의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
-...연말 송년회로 수천만 원, 정부 부처에서 mp3는 왜 구매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매년 구입하는 네비게이션!
지켜보는 정부 부처의 장과 관료들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상원 의원은 ‘허허’ 웃는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줄 것 같은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다문화 가정이나 유사 외국인을 건드린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더니.... 정부 부처와 지자체 예산을 건들고 있어.”
테이블에 찻잔이 놓였다.
보좌관이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옮기며 입을 연다.
“그래도 똥오줌은 가릴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강상원 의원은 성윤이 예산 낭비를 까는 것은 어떤 관심도 없었다.
그의 인생관은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다.
자신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건드는 순간 여의도는 호랑이에게 화를 입을 것이다.
성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지자체도 마찬가지예요.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전철에 매년 80억이 넘는 재정보전금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500억을 넘게 들여 만든 종합 문화센터의 이용객이 연간 2000명도 되지 않아요. 각 지방단체장이 업적을 세우기 위해 무분별한 개발 공약을 남발
했고 추진했기 때문이에요!
강상원 의원이 보좌관을 보며 말한다.
“대통령도 보고 있겠지?”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까 아마 보고 있을 겁니다.”
“여당이 정부를 까고 있으니 성질 좀 나겠어. 그 노인네 성격에 물건을 부수지나 않으면 좋겠군. 허허허.”
-그 돈 다 국민 여러분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입니다. 공무원들도 문제예요. 계획인구를 추산하는 게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간다고 생각하면 안일한 일 처리는 없었을 거예요!
강상원 의원은 이제 성윤의 목소리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찻잔을 내려두며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만나자고 연락 온 사람... 미국에서 사업을 한다고?” “네, 이준대라고 하는데 하버드를 졸업했고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모양입니다. 개인 자산만 비교하면 재벌에 밀리지 않을 정도죠. 이제는 자신의 재능을 한국에서 펼치고 싶다고 했습니다.”
강상원 의원이 돋보기를 차며 서류에 시선을 옮겼다.
“서른여섯이라... 젊은 사람이 대단해.”
그는 서류를 훑어본다.
성윤의 이야기는 스피커에서 울릴 뿐이었다.
그때...
-새는 돈은 또 있습니다. 병역 등을 회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국적을 포기한 이민자가 국내에 거주하며 다문화 가정이 되었어요. 그에 따라 누려온 혜택. 외국으로 이민 갔으면서 편법으로 받아먹는 육아 지원금과 기초 노인 연금! 합법적이고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이
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강성원 의원의 푸근했던 이상이 뻑뻑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지금 성윤의 말은 그를 저격하는 것이다.
“저놈이?”
강상원 의원의 시선이 다시 텔레비전으로 향했다.
성윤의 목소리가 계속된다.
-이 나라의 빈곤 노인 45만 명이 한 달에 29만 원을 받아요. 그분들, 한 평생 열심히 일한 분들입니다. 조금은 도움을 드려야죠. 그리고 다자녀 가정의 혜택이 많은 것처럼 하지만 생색내기일 뿐이에요. 새는 바가지를 막으면 진짜 혜택을 줄 수 있어요.
강상원 의원의 눈빛이 흉흉하게 변했다.
썼던 돋보기를 내려놓는다.
안광이 서슬 퍼렇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놈 의견에 동조하는 놈이 누가 있지?”
“열여덟 명입니다.”
“열여덟?”
만만치 않은 숫자다.
강상원 의원은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콱 움켜쥐었다.
주름진 손에 핏발이 선다.
“명단 확보해서 가지고 와. 청와대 연락해. 점심은 비서실장과 먹지. 그리고 언론사 사장들에게 저녁 약속 비우라고 해.”
그 시각, 기자 회견장은 난리였다.
“이성윤 의원님! 외람되지만 후환이 걱정되지는 않으십니까?”
성윤이 희미하게 웃었다.
“걱정됩니다. 제 의지가 꺾일까 봐.”
“지금 이걸 공개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국회의원이니까요.”
“새는 세금을 막으면 복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대한당은 이런 복지에 관해서는 반대 입장이 아니었나요?”
성윤은 기자들의 말에 일일이 답했다.
그리고 기사가 떴다.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가고 계속해서 포털의 메인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청와대......
“이성윤이 정부 부처를 저격했어요.”
강상원 의원이 슬며시 웃으며 앞을 바라봤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앉아 있다.
그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대통령님께서도 진노하셨습니다. 가뜩이나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데......”
대한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며 급격히 레임덕이 왔다.
대통령은 뒷방 늙은이로 전락해 방바닥이나 긁는 중이다.
겨울이 지나고 새해가 오면 대권 주자들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 거다.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마약이다.
권력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쥐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다.
대통령은 뒷방에서 썩어가는 자신의 신세가 싫었다.
그런데. 이성윤이 기름을 부었다.
전 국민이 정부를 욕한다.
‘예산을 잘 관리했으면.’ 이라는 반성보다 ‘이성윤 이 새끼가?’라는 분노가 먼저 차올랐다.
강상원 의원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저도 이번 주 안으로 언론사, 각 당의 대표, 국회 의장, 정부 기관장 그리고 상임위 위원장을 만나 볼 예정이에요. 국감까지 불씨가 이어지지 않도록 그 전에 정리하지요.”
언론을 막고 각 당의 대표가 움직이고 상임위가 막아서면 성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사이 연예인 스캔들 두어 개 터뜨리면 국민은 잊어버리니까......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강상원 대표가 찻잔을 만지작댄다.
“그 일은 제가 할 테니, 청와대에서는 이성윤에게 회초리를 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회초리요?”
“원래 잘못한 놈의 종아리는 가장 큰 어른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비서실장의 눈이 반짝였다.
“생각해 두신 게 있습니까?”
“일본에 외교 특사로 이성윤을 보내주세요. 역사의 앙금을 풀어야지요.”
“일본이요?”
비서실장의 마른 입술을 핥는다.
강상원 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에 가서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도 느끼겠네요.”
강상원 의원은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웃었다.
일본과는 역사 문제의 앙금이 남아 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특사로 떠난다면 국민은 평소보다 더 예민한 시선으로 지켜볼 거다.
단 하나의 말실수, 잘못된 행동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할 수 있다.
***
국회도서관 앞, 성윤은 홀로 앉아 담배를 물고 있었다.
잠시 혼자 있고 싶었다.
또다시 큰 싸움이 시작된다.
그 전에 잠시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며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다.
그렇게 있던 성윤은 담배를 털며 일어섰다.
그리고 사무실로 가기 위해 의원회관으로 돌아와 엘리베이터 앞에 자리했다.
복도의 끝에서 강상원 의원의 보좌관이 걸어오는 게 보인다.
그가 성윤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다.
성윤도 예의 있게 인사했다.
보좌관이 입을 연다.
“전 의원님을 응원합니다.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강상원 의원님은 무서운 분이에요. 인자하게 보이지만 화가 나면 누구도 말릴 수 없어요.”
성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흥선대원군은 권력을 잡기까지 상갓집의 개로 살았다고 하죠. 이성윤 의원님도 잠시 숙이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어차피 강상원 의원님의 연세를 생각하면 몇 년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 뒤에는 이성윤 의원님의 시대가 올 것 같습니다.”
“걱정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일어나는 일을 참으려 했다면...... 강상원 의원님이 떠난 뒤에 정치판에 들어왔겠죠.”
보좌관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성윤을 바라본다.
“정말 강상원 의원님과 해보겠다는 겁니까?”
의원 회관, 성윤의 사무실.
정책을 맡은 김현석 보좌관은 눈을 감고 있다.
“읽어도 돼?” 그의 옆에는 회계를 맡은 서진화 비서관이 앉아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읽어 보세요.”
김현석 보좌관이 실눈을 뜬다.
손에는 휴대폰이 쥐어져 있다.
화면에는 댓글이 보인다.
-장판교 장비 VS 정부.
-이성윤은 대한당 엑스맨임.
-말하는 것 봤냐? 공개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래. 캬!
-콩나물값 10원에 벌벌 떠는 인간들이 예산은 생각 없이 펑펑 쓰지요.
-이게 다 대통령이 잘 못 해서다.
-이성윤을 청와대로!
다행이 댓글이 나쁘지 않다.
“하......”
김현석 보좌관이 긴장 풀린 한숨을 내뱉으며 넥타이를 거칠 게 풀었다.
“진짜 살얼음판이네. 좋은 날이 오나 싶으면 다시 바람이 불고.......”
서진화 보좌관이 그 말을 받았다.
“바람만 부나요? 장대비도 쏟아지지.”
정우가 슬쩍 웃었다.
“그래야 재밌잖아요. 해만 뜨면 다 말라 죽어요.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야 비옥한 토양이 되는 거죠.”
그때, 성윤이 들어왔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성윤에게 집중된다.
성윤이 자신을 바라보는 말똥말똥한 눈을 보며 묻는다.
“어? 일 안 하고 계셨어요?”
김현석 보좌관이 앓는 소리를 냈다.
“일이 되겠어요? 사방이 적인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위에서 막아 보려 해도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아래 있던 의원들이 움직일 겁니다. 이번 기회로 이름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그때, 다시 문이 벌컥 열렸다.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5급 비서관이다.
그가 숨을 헐떡이며 입을 열었다.
“지금 동태 살피고 왔는데요. 초선 의원들 보좌진이 기관 예산 낭비 쑤실 준비 하고 있어요!”
그 말과 함께 성윤이 짝 손뼉을 쳤다.
“제 말이 맞죠?”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반가운 소리다.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에 따라 만들어진다.
국민의 시선이 예산 낭비로 향하면 의원들은 그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열정 가득한 초선이라면 더더욱 악랄할 정도로 파고 들 거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도 국민에게 선택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순간, 사무실의 전화벨이 울렸다.
방금 들어온 비서관이 전화를 쥔다.
“네, 국회의원 이성윤 사무실입니다. 아, 자료요?”
비서관이 성윤과 정우를 본다. “민국당 최 의원인데요. 예산 낭비 자료를 보내 줄 수 있냐고......”
성윤이 기분 좋게 웃는다.
“원하는 분이 있으면 묻지 말고 모두 보내주세요.”
비서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수화기로 입을 가져다 댄다.
또 전화벨이 울린다.
이번에도 자료를 보내 달라는 전화다.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에 던진 폭탄이 터지며 초선 의원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성윤의 시선이 정우에게 향했다.
“강상원 의원은 연예인 스캔들을 이용해서 불씨를 덮으려 할 거야. 중소규모 언론사 연락해서 계속 땔감 제공하겠다고 해.”
성윤은 이미 강상원 의원의 전략을 읽고 있었다.
강상원 의원은 메이저 언론사를 만나 입김을 불어 넣으려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중소규모의 언론사는 다르다.
이들은 메이저가 되기 위해 언제나 거물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우가 힘차게 대답했다.
“옙!”
성윤의 시선이 보좌진에게 향했다.
“이번 싸움은 불씨를 꺼뜨리느냐 아니냐가 관건이에요. 친한 기자들 있으면 계속 만나서 설득해 주세요.”
성윤의 사무실은 다시 뜨거워졌다.
모두 모니터에 얼굴을 처박는다.
키보드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성윤은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강상원 의원의 보좌관.
그의 속마음이 떠오른다.
‘외교 특사로 일본에 보내겠다고?’
성윤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걸렸다.
‘고맙지.’
< 폭탄. -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