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략 천재가 되었다-93화 (93/202)

93화 시작할까요?

50억과 S급 아티펙트에 대한 소유권 두 개. 강주혁이 회사로부터 받은 인센티브였다.

인사팀의 설명에 따르면, 마석 매장지 발견, 보스 몬스터 퇴치라는 업적 외에도 전체 프로젝트 입안자라는 걸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제단 인근에서도 마석 매장지가 발견됨으로써 <용의 길>의 경제적 가치는 엄청나게 치솟았다. 그만큼 프로젝트를 추진시킨 강주혁의 주가도 올라갔다.

유덕현은 25억, 안다정과 공허진은 20억을 받았다. 그리고 S급 아티펙트에 대한 소유권을 하나씩 받았다.

또 한 번 직장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돈을 벌어들였지만 1부 3팀 사람들은 코앞으로 닥쳐온 웨이브 데이 때문에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웨이브 데이 아침.

“완전 전쟁터네요.”

안다정이 톨게이트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군인들을 보고 말했다. 수십 대의 탱크들이 게이트를 향해 포탑을 겨누고 있었다.

웨이브 데이가 되면 던전 안의 모든 몬스터들이 게이트 밖으로 나오기 위해 총공세를 펼친다. 군사력이 약한 약소국들 중에는 웨이브 데이를 제대로 막지 못해서 정권이 붕괴된 사례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웨이브 데이 때 계엄령이 내려진다. 군사력도 헌터 전력도 세계적인 수준인 한국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세계 최대의 던전이 있는 강남 게이트 단지만큼은 군의 통제를 받는다.

어제 저녁 여섯 시부터 민간인 통제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강남 게이트 단지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민간인은 헌터 자격증 소지자, 의료나 보급 등 헌터 지원 관계자들뿐이었다.

“연례행사지만 이건 몇 번을 해도 적응이 안 되네.”

유덕현이 인상을 썼다.

이제 수십억 부자가 되었는데 또 한 번 사지에 들어갈 생각하니 발걸음이 무척 무거웠던 것이다.

정기공략은 부담이 적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되풀이되기에 경험도 정보도 충분하다.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부상을 당할 일도 없다.

하지만 웨이브 데이는 다르다. 몬스터의 종류도 규모도 예측할 수 없다.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노련한 헌터들도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공략 1부 3팀은 특별임무를 맡아서 방어선 안쪽에 침투를 하게 되었다. 그만큼 위험도 크다.

“허진이는 작년에 겪어봤을 테고 주혁이는 이번이 처음이지?”

“네. 팀장님.”

“어째 표정이 태연하다?”

유덕현의 말대로 강주혁은 첫 웨이브 데이를 앞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입사 동기나 마찬가지인 옆 팀의 주선우는 출근하자마자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서 의무실에 갔다 오기도 했다.

공허진도 식은땀을 흘리면서 초조해했다.

“우리 팀의 저력이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강주혁은 2021년 웨이드 데이 때 어떤 몬스터가 나오고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한 대처법도.

“하긴. 별의별 일을 다 겪기는 했지.”

강주혁의 말에 유덕현이 피식 웃었다.

강주혁의 말대로 최근 주요 공략들마다 항상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강주혁은 기지를 발휘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제 1부 3팀에게 그건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이번에도 잘 될 겁니다.”

“그래. 벌어놓은 돈 쓰면서 호사를 누리려면 꼭 살아남아야지. 이제 다들 잘려도 괜찮으니까 실적 욕심 내지 말고 몸 사리는 걸 최우선으로 하자. 웨이브 데이 때 활약해서 출세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꼭 그렇게 할 필요도 없잖아. 딱 기본만 하자고.”

“네! 팀장님!”

“좋아. 출발.”

준비를 끝낸 1부 3팀은 톨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톨게이트 앞은 수천 명의 헌터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광야에서 일하는 헌터들이 총출동을 한데다가 웨이브데이 때만 고용되는 프리랜서 전력들까지 같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 한 명이 아쉬운 시기인지라 이 때가 되면 헌터들의 몸값이 치솟는다. 실력이 부족하거나 사고를 쳐서 공략회사에 취업을 못하는 헌터들도 두둑한 일당을 챙길 수 있다.

“태원공략 헌터입니다. 먼저 좀 지나가겠습니다.”

유덕현은 태원공략의 사원증을 보여주면서 군인들이 따로 마련해놓은 통로로 따라 톨게이트로 다가갔다.

프리랜서 헌터들과는 달리 광야를 담당하는 10대 공략회사 소속의 헌터들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주혁아.”

유덕현을 따라 톨게이트로 가던 중, 누군가가 강주혁을 불렀다.

강주혁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광야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기 중인 프리랜서 헌터들 중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지저분한 수염과 덥수룩한 머리카락 속에 강주혁이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는 표정이 있었다.

“주혁이 맞지?”

중년남성이 비릿한 웃음을 머금었다.

“오랜만이다.”

강주혁이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얼굴.

신대성의 사주를 받아 아버지의 회사를 망하게 부하 직원이었다.

이름은 김동훈.

강주혁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략회사에서 과장자리에 있던 사람이었다. 직급은 차이가 났지만 아버지랑 나이가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아서 호형호제하면서 지냈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일했던 공략회사에서 동료로 처음 연을 맺었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회사를 물려받게 되자 아버지를 따라 이직했다.

직장도 같고 사는 동네도 같아서 강주혁네 가족들하고도 무척 가까이 지냈다. 강주혁도 어린 시절에는 동훈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잘 따랐었다.

“오랜만입니다. 아저씨.”

강주혁이 기억하는 김동훈은 다정다감하고 유머감각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한 헌터이기도 했고.

어떻게 그런 사람이 신대성에게 넘어갔는지 지금도 믿겨지지 않았다.

“팀장님.”

강주혁은 김동훈과 대화를 나누기 전에 멈춰서있는 1부 3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어, 그래. 잠깐이면 괜찮아.”

유덕현이 허락해주었다. 강주혁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기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강주혁은 김동훈에게 다가갔다.

“언제 출소하셨습니까?”

강주혁은 애써 태연하게 물었다.

분노와 증오로 인해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지만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버텼다.

“꽤 됐지.”

김동훈은 껄렁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예전에는 견실한 헌터였는데 지금은 영락없는 범죄자처럼 보였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법인데 그런 것치고는 벌을 과하게 받았지.”

문제의 사건이 터진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김동훈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지만 그가 저지른 짓은 실수로 여겨졌기에 형량은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

당시에도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생겨난 사고로 알려졌었다.

“그게 어째서 실수입니까? 신대성 부회장한테 돈 받고 일부러 한 짓 아닙니까?”

강주혁의 말에 김동훈이 표정을 굳혔다.

신대성 부회장이라는 말이 나오자 주변에 있던 헌터들의 시선이 모였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구나.”

김동훈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량을 줄인 것도 그쪽에서 보내준 변호사 덕분이었겠죠. 그래도 몇 년 동안 감방에서 썩으셨는데 돈은 두둑하게 챙겨줬습니까?”

“못 보는 사이에 많이 컸구나.”

김동훈은 비릿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못 보는 사이에 많이 늙으셨군요.”

강주혁과 김동훈은 살기어린 눈빛을 주고받았다.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아무리 빨간 딱지가 붙었다 해도 헌터 아니냐. 이런 날이라도 일을 해야지 밥 벌어먹고 살지.”

”신대성이 두둑하게 챙겨줬으면 이런 일 하실 필요도 없을 텐데요. 푼돈 주고 감옥에 보낸 모양입니다.”

“자꾸 신대성, 신대성 하는데 나는 모르는 양반이다. 쓸데없는 소리 하다가 그 양반한테 고소당할 수도 있어.”

김동훈은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눈빛으로는 인정하고 있었다.

내가 했다. 하지만 이미 판결도 나고 감옥도 갔다 왔다. 어쩔 건데?

이런 식이었다.

“아저씨.”

“음?”

“어쩌다 이렇게 되신 겁니까? 아니면 원래부터 이런 사람이었어요?”

“글쎄다. 네가 한 번 맞춰보지 그러냐.”

김동훈은 계속해서 장난을 치듯 얘기를 했다. 강주혁은 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주혁아!”

“강 대리! 왜 그래요!”

강주혁이 선을 넘자 1부 3팀 사람들이 그를 말리려고 달려왔다.

“어이, 왜 그래!

“싸울 거면 다 끝나고 싸워!”

“웨이브 데이에 뭐하는 짓이야!”

주변에 있던 헌터들도 두 사람을 말렸다.

“으윽…….”

김동훈의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강주혁이 멱살 째로 그를 들어 올린 것이다.

“히, 힘이 제법이구나.”

강주혁은 잡아먹을 것 같은 눈으로 김동훈을 올려다봤다.

“던전에서 나랑 마주치지 마라.”

강주혁은 김동훈의 눈에서 죽음의 공포를 확인한 후에야 손을 놓았다.

“쳇!”

강주혁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김동훈은 바닥에 침을 탁 소리가 나도록 뱉었다.

‘무슨 꿍꿍이지.’

강주혁은 김동훈의 속내를 알 수 없어서 당혹스러웠다.

자신을 피해 다녀도 모자랄 인간이 먼저 아는 척을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회귀 전에도 그랬다.

어느 날 대뜸 찾아와서는 신대성에게 사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놓았다.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한 죄책감이나 강 씨 집안에 대한 미안함은 조금도 없었다.

그저 강주혁이 분노로 미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김동훈의 선량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강주혁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신대성이 시킨 건가.’

둘째 아들이 몰락한 것에 강주혁이 일조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 탓을 하고 싶은 신태훈 입장에서는 제일 만만한 게 강주혁일 것이다.

하지만 신태원이 주시하고 있으니 강주혁에게 직접적으로 해코지를 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김동훈일 것이다.

강주혁이 선을 넘도록 만들어서 파멸시키려는 속셈인 것이다.

솔직히 강주혁도 김동훈을 죽일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그를 안 죽이고 넘어갈 자신이 없었다. 그게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 할지라도.

“주혁아.”

다시 1부 3팀에게로 돌아오자 유덕현이 물었다.

“네. 팀장님.”

“저 사람 누구냐?”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의 직원이었습니다. 아버지 친구이기도 했죠.”

“무슨 일 있었어요? 좀 전에 신대성 부회장 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안다정이 심각한 얼굴로 질문했다. 강주혁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1부 3팀 사람들 모두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개인사까지 말하는 건 무리인 것 같았다.

“불편하면 얘기 안 해도 돼.”

강주혁이 말이 없자 유덕현이 등을 두들겨줬다.

“예전에 일이 좀 있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전부 말씀드릴게요.”

“그래. 지금은 공략에 집중하자.”

“네. 팀장님.”

강주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톨게이트를 향했다.

* * *

톨게이트를 통과한 1부 3팀은 신태훈이 빠진 4부 4팀과 합류해 두 번째 마석 매장지가 있는 20-A12의 중심에 있는 요새로 향했다.

방어선은 2019년도에 개척된 지역들에 형성되어있지만 1부 3팀과 4부 4팀을 포함한 별동대는 2020년 지역인 요새에 투입되었다.

이 요새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자는 강주혁의 제안에 따른 결정이었다.

이전처럼 눈보라를 뚫고 갈 필요는 없었다. 첫 번째 공략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웨이포인트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와요.”

웨이포인트를 이용해 요새에 도착하자 공략 1부 지원팀의 배재훈 팀장과 손강우 대리가 일행을 맞이했다.

웨이포인트 관리와 후방 지원을 위해 지원을 나온 것이다.

부우우우우웅.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어디선가 들려온 뿔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둥! 둥! 둥!

둔중한 드럼소리도 같이 들렸다.

“내려가서 확인해 보죠.”

헌터들은 곧장 성벽으로 향했다. 마법적인 힘 때문인지 요새 주변에만 눈보라가 불지 않았다. 주변 정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허허허, 퇴사 마렵네.”

유덕현이 어이가 없어서인지 웃음을 터뜨렸다. 피부색이 각양각색인 오크 군단이 눈보라를 해치면서 진군하고 있었다.

온 세상을 덮고 있던 새하얀 눈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오크들의 수가 많았다. 어림잡아도 수만은 될 거 같았다.

방어선에 있는 헌터들은 천 명 남짓이다.

물론, 임원쯤 되면 다들 일당백은 해내지만 그래도 수십 배에 달하는 머릿수를 극복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마법으로 한 번 볼게요.”

4부 4팀의 마법사 이정인이 허공에다가 지팡이를 휘저었다.

창문 위의 벽에서 푸르스름한 막이 펼쳐졌다. 막 위로 오크들의 모습이 확대되어서 나타났다. <비전>이라는 정보 계열 마법으로 원거리에 있는 대상을 염탐할 때 사용한다.

“생긴 건 오크가 맞는데…….”

엄경일 팀장을 말을 잊지 못했다.

“덩치는 거의 오거 수준이네.”

“돌연변이 개체인가.”

“돌연변이라고 하기에는 숫자가 너무 많은데요.”

수만에 달하는 오크가 전부 다 그런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던전에서 볼 수 있었던 오크들은 저 오크들에 비하면 난쟁이 수준이었다.

덩치만 큰 게 아니라 육체도 강인한 것 같았다. 헌터들도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눈보라를 거의 맨몸으로 헤쳐오고 있었으니까.

“근데 왜 피부색이 왜 저래?”

“갈색, 녹색, 적색, 청색 총 네 개나 있네요.”

생긴 건 다들 비슷비슷했지만, 피부색의 크게 네 종류였다.

“부족이 다른 게 아닐까요?”

강주혁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갈색과 적색 오크 둘이 진군 중에 어깨를 밀치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피부색이 같은 오크들이 자기편을 들어서 두 부류 사이에 험상궂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저기 좀 보세요!”

바로 그때, 무리의 뒤쪽에서 피부가 검은 오크 한 마리가 나타났다. 다른 오크들보다도 덩치가 1.5배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쿵! 쿵! 쿵!

그 오크가 발걸음을 옮기자 다른 오크들도 옆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싸우고 있던 오크들은 상대에게 정신이 팔려서 검은 오크를 보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 위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후에야 드잡이를 멈췄다.

검은 오크가 시비가 붙었던 두 오크의 머리통을 각각 한 손에 잡았다.

콰직!

그리고 딱딱한 두개골을 마치 계란처럼 으깨어버렸다.

“……저놈이 보스인 모양이군.”

“그런 것 같습니다.”

“슬슬 시작할까요?”

별동대의 일차적 목적은 이곳에 적들을 묶어서 방어선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만약 적들이 이 요새에 총공세를 가하면 방어선에 있는 병력들이 지원을 오기로 했다.

“그래. 움직이자.”

일행은 정찰을 끝내고 탑 밖으로 나갔다.

“우리도 내려가겠습니다.”

“네. 몸조심하십시오.”

“무운을 빕니다.”

4부 4팀은 바위산으로 들어오는 통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지하로 내려갔다.

1부 3팀은 요새의 성벽에 자리를 잡았다. 이 요새가 방어거점이 될 경우를 대비해서 투창과 화살 등 농성에 필요한 물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팀장님, 시작할까요?”

“그래.”

유덕현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주혁은 세워져있던 투창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리고 성벽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오크 군단은 요새에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파지지직!

청룡검의 힘을 불어넣자 창이 전격에 휩싸였다. 강주혁은 온 힘을 다해 투창을 적에게 날렸다.

쒜에엑!

투창은 한 줄기의 벼락이 되어 대지를 향해 쇄도했다.

쾅!

“끄윽, 꾸에엑!”

검은 오크의 바로 앞에 서 있던 오크가 창에 꿰뚫린 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검은 오크는 흠칫 놀라면서 뒤로 물러섰다.

수만에 달하는 오크들의 시선이 요새로 향했다. 그들이 본 건 성벽 위에 서서 오만하게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인간이었다.

- 다음 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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