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그럼 저도
쿠구구.
마석이 박혀 있는 석벽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땅이 진동하고 천장에서 돌덩어리들이 떨어져 내렸다. 석벽의 일부가 뜯겨져 나오더니 위로 솟구쳤다.
석벽에서 떨어져 나온 돌덩어리들은 사람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기가 오거의 세 배에 달했다. 상체는 위협적이리만큼 우람했지만 하체는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했다.
“마석 골렘?”
베이스는 스톤 골렘이지만 마석이 전신에 빽빽하게 박혀 있었다.
일행이 공동을 들여다봤던 틈은 마석 골렘의 머리와 공동의 천장 사이에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 녀석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강주혁은 이곳의 보스가 마석 골렘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입구를 막고 있는 게 아니라 공동 한복판에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쿠르르! 콰쾅!
마석 골렘이 몸을 일으키자 주변에 있던 석벽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골렘이 일종의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행이 공동 쪽으로 들어올 때 이용했던 통로도 바위더미에 묻혀버렸다.
“제기랄.”
유덕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차라리 잘 됐다.’
강주혁은 태연했다. 그는 이 공동 안에 일행이 감당하지 못할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투가 좀 길어질 수는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공동에는 지상으로 올라가는 더 쉬운 방법이 감춰져 있었다.
쿠어어!
쿵!
마석 골렘이 첫걸음을 뗐다. 육중한 발걸음이 꽤나 위협적으로 보였다.
“저놈은 어디를 때려야 하죠?”
마석 골렘의 기본적인 스펙은 아이언 골렘과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헌터들 입장에서는 더 골치 아픈 적이다.
마석 골렘의 진정한 강점은 그 자체가 걸어 다니는 실적덩어리라는 것이다. 마석 골렘은 마석 도마뱀과는 달리 몸속까지 마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격을 하다가 몸을 구성하는 마석이 손상되면 그만큼 실적이 깎인다.
마석을 채취하기 위해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들 입장에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잘못하다가는 고생만 실컷 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수가 생기니까.
반대로 마석의 손상 없이 마석 골렘을 잡아낸다면 드래곤을 잡았을 때보다 더 큰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내가 책임질 테니까 마석 신경 쓰지 말고 쓰러뜨리는 데에만 집중해.”
유덕현은 팀원의 안전을 우선시해서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
크아아!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잠들어 있던 마석 도마뱀들이 하나둘씩 깨어난 것이다. 삽시간에 일행은 적들에게 둘러싸였다.
“제기랄.”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마석 도마뱀의 평균 전투력은 B급. 일대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안다정, 유덕현, 강주혁뿐이다. 마석 골렘은 여럿이 합심해서 잡아야 하는 보스고.
헌터들은 팀워크를 통해 전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너무 심하면 그것도 어렵다.
다른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팀장님! 저쪽에서 싸우죠!”
강주혁은 공동의 한복판에 뾰족하게 솟아 있는 언덕을 가리켰다. 경사로 봤을 때 마석 도마뱀이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탁 트인 평야나 다름없는 이곳보다는 수월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강주혁은 저 언덕에서 다른 볼일이 있었다.
“좋았어! 다들 저 언덕으로!”
잠에서 막 깨어난 마석 도마뱀들은 움직임이 굼떴다. 일행은 그것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언덕을 향해 달려갔다.
쿵! 쿵!
마석 골렘이 일행을 쫓기 시작했다. 움직임은 느렸지만 보폭이 컸기 때문에 추격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았다.
“내가 후미를 맡는다. 주혁이랑 안 과장이 길을 뚫어!”
“네!”
강주혁과 안다정이 동시에 앞으로 튀어 나갔다. 안다정은 활 대신에 검을 꺼내 들었다.
서걱!
쿠에에엑!
안다정은 앞을 막아서는 마석 도마뱀의 콧잔등을 베었다. 마석 도마뱀은 괴성을 지르면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마석 도마뱀은 공격성이 낮다. 겁도 많고 통증을 잘 견디지도 못한다. 그래서 자기보다 약한 인간을 만나도 도망가기 바쁘다.
일일이 상대할 시간이 없으니 부상을 입히면 알아서 물러날 것이다. 그사이에 빠져나가면 된다.
안다정은 그렇게 생각했다.
크아아!
하지만 쓰러졌던 마석 도마뱀은 다시 벌떡 일어나더니 안다정을 뒤따르던 공허진을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콰직!
다행히 곁에 있던 정혜영이 도끼로 가격해 물러나게 했지만 하마터면 공허진이 마석 도마뱀에게 물릴 뻔했다.
붕!
안다정과는 달리 강주혁은 마석 도마뱀에게 전력을 다해 대검을 휘둘렀다.
콰직!
머리를 찍힌 마석 도마뱀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는 주저앉아버렸다. 아무리 맷집이 강한 도마뱀이라도 머리를 대검에 찍히면 즉사할 수밖에 없었다.
강주혁이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공룡만 한 덩치의 마석 도마뱀이 한 마리씩 쓰러져갔다. 그렇게 그는 앞을 막아서는 모든 마석 도마뱀을 죽여가면서 길을 뚫었다.
그러면서도 몸 여기저기에 박혀 있는 마석들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정확하게 살만 찍어서 처치했다.
“자기네들 둥지여서 그런지 이놈들도 필사적이네요.”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서 안다정과 등을 맞댄 강주혁이 말했다. 그냥 사실을 말한 것이었지만 안다정은 그가 자신에게 팁을 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제가 잘못 생각했네요.”
안다정도 전략을 바꿨다. 그녀의 검이 예기로 번뜩였다.
서걱!
안다정은 잠깐 지체하더라도 마석 도마뱀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쪽을 택했다.
키에에엑!
그녀의 검로에 있던 모든 생명이 피를 흩뿌리면서 사그라졌다.
그렇게 정신없이 혈전을 벌인 끝에 일행은 강주혁이 말한 언덕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사가 가팔라서 걸어서 올라갈 순 없었다.
“과장님이 먼저 올라가세요. 줄을 내려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강주혁이 안다정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조금만 버텨줘요.”
안다정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암벽을 타기 시작했다.
“주혁 씨! 팀장님이!”
그때, 공허진이 다급하게 외쳤다.
후미에서 혼자서 마석 골렘을 견제하던 유덕현이 몰려드는 마석도마뱀에게 둘러싸여 고립된 것이다.
“제가 가겠습니다. 벽에 붙어서 과장님이 로프 내려주시는 거 기다려요!”
“알겠어요!”
이 상황에서 최고 명령권자는 대리인 정혜영이다. 하지만 그녀는 군말 없이 강주혁의 판단에 따랐다.
강주혁은 정혜영에게 주선우와 공허진의 보호를 맡긴 후 혼자 적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화르르!
그때, 등 뒤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가 날아와 전방에 있는 마석 도마뱀들 사이에 떨어졌다.
콰아아앙!
주선우가 날린 파이어 볼이었다.
크아아!
화염에 휩싸인 마석 도마뱀이 괴성을 지르면서 몸부림쳤다. 곁에 있던 마석 도마뱀들도 겁을 집어먹고는 뒤로 물러섰다. 덕분에 유덕현에게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때마침 강주혁의 검이 하얗게 빛났다. 공허진이 홀리 웨폰을 걸어준 것이었다. 강주혁은 힘을 보태준 두 사람을 향해 엄지를 세워 보인 후 유덕현을 향해 달려갔다.
서걱! 스걱!
무기 공격력이 상승한 만큼 힘도 적게 들었다. 강주혁은 좀 전보다 수월하게 마석 도마뱀을 몰아낼 수 있었다.
중간에 꼬리를 휘두르거나 몸을 돌돌 말아서 롤링어택을 시도하는 녀석들도 있었으나 움직임이 빠르지 않아서 쉽게 피할 수 있었다.
“팀장님!”
“주혁아!”
“괜찮으세요?”
유덕현이 입고 있는 철갑옷의 가슴팍이 찌그러져 있었다. 마석 골렘에게 걷어차이는 바람에 생긴 손상이었다.
“나 혼자서 실적 골렘과 싸우는 건 무리였나 보다.”
“저랑 바통터치 하시죠. 팀장님이 퇴로를 뚫어주세요.”
유덕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언 골렘을 단칼에 쓰러뜨린 걸 떠올린 것이다.
“……그래. 조심해라.”
강주혁은 마석 골렘을 홀로 마주했다.
아이언 골렘과 마찬가지로 마석 골렘도 심장부에 있는 마석을 공격하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피해를 주기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이 마석 골렘에게는 약점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상체에 비해 부실한 하체. 강주혁은 마석 골렘의 다리에 시선을 집중했다.
크어어!
마석 골렘이 강주혁을 짓밟기 위해서 오른발을 번쩍 들어 올렸다. 강주혁은 뒤로 피하는 대신 앞으로 돌진했다.
콰지직!
그리고 왼쪽 발목을 뇌기를 담은 대검으로 베었다. 대검은 발목을 이루는 바윗덩어리에 깊이 박혔다. 강주혁은 그 상태에서 청룡뇌즉참을 사용했다.
콰쾅!
순간적으로 공격력이 극대화되면서 막혀 있던 대검이 자신을 둘러싼 바윗덩어리를 박살 내면서 지나갔다.
오른발을 들고 있던 상태에서 왼쪽 발목의 일부가 부서졌다. 전신을 지탱하고 있던 왼다리는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쾅!
쿠어어!
한쪽 다리가 완전히 박살이 난 마석 골렘은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괴성을 지르면서 팔을 맹렬하게 휘둘러댔지만 이동을 못하니 위협이 될 수 없었다.
“주혁아! 어서 가자!”
유덕현은 그 사이에 퇴로를 뚫어놓았다. 두 사람은 그 길을 따라 언덕을 향해 달려갔다.
화르르! 쾅!
언덕 쪽으로 다가가니 이미 언덕 위로 올라간 일행이 지원 사격을 해줬다.
“먼저 올라가! 어서!”
사무실에서는 부하들을 지켜주지 못할 때가 많은 유덕현이다. 하지만 던전에서만큼은 항상 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특히, 지금처럼 위험한 상황에서는 항상 마지막에 남고자 했다.
“팀장님도 조심하세요!”
그런 유덕현의 성격을 잘 알기에 강주혁도 군말 없이 로프를 잡고 올라갔다.
“매달리세요!”
강주혁은 언덕 위에 도착하자마자 아래를 향해 외쳤다. 유덕현은 자신의 팔을 물어뜯으려는 마석 도마뱀의 머리통을 후려갈긴 다음 로프에 매달렸다.
안다정과 주선우가 몰려드는 마석 도마뱀들에게 활과 화염을 퍼붓는 사이에 나머지 세 사람이 그를 끌어올렸다.
“후, 살았다.”
강주혁의 손을 잡고 언덕 위로 올라온 유덕현이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여기까지는 못 올라오지?”
“네. 너무 가팔라요.”
안다정이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마석 도마뱀들은 언덕을 앞발로 짚고 아우성을 쳐댔지만 위로 올라오지는 못했다.
여러 마리를 피라미드처럼 포개면 가능은 하지만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밑에 깔려야 하는 녀석들이 압사를 당할 때까지 가만있을 리도 없고. 지금도 뒤에서 밀어대는 무리와 언덕에 매달린 무리가 서로를 향해 으르렁대고 있었다.
골렘 정도면 언덕 위를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주혁에게 당한 일격 탓에 이동 불능 상태가 되어버렸다.
언덕 위는 안전하다.
“어떻게 그 상황에서 이런 데를 찾았냐?”
유덕현은 강주혁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웃어 보였다.
“위기일수록 주변을 잘 보라고 배웠습니다.”
“잘 배웠네. 덕분에 살았다.”
“맞아요. 주혁 씨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죽을 뻔했어요.”
다들 강주혁에게 감사를 표했다.
거의 반시간 동안 격전을 벌인 탓에 다들 녹초가 되어 있었다. 시간이 조금만 지체되었어도 체력 문제 때문에 다치는 사람이 나왔을 것이다.
“점검부터 하자.”
유덕현은 팀원들의 상태와 소모품의 수량을 체크했다.
다친 곳은 없으나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였다. 공동까지 오는 동안에도 쉬지 못했으니까.
“내가 경계를 설 테니까 숨 좀 돌려.”
“네, 팀장님.”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주선우와 공허진은 금방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정혜영도 몹시 지쳐 보였다.
“안 과장, 주혁이랑 같이 여기 한 바퀴만 돌고 와. 도마뱀이 올라올 만한 곳 있는지 잘 살펴보고.”
언덕 위의 공간은 꽤 넓었다. 탁 트여서 지금 있는 장소에서도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원래 새로운 장소에 가면 그곳이 안전한지 확인하는 게 최우선. 그동안 싸우느라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하는 게 맞다.
“네, 팀장님.”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주선우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다들 자신을 쳐다보자 그는 민망해하면서 답했다.
“탐색 마법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같이 가.”
세 사람은 언덕 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강주혁은 이곳에 온 진정한 목적을 향해 나아갔다.
이 언덕은 안전한 피난처이자 전략적인 거점인 동시에 한 가지 비밀을 품고 있었다. 강주혁에게 큰 성공을 안겨다 줄 비밀을.
“저건 뭘까요?”
강주혁은 언덕의 한복판에 있는 돌덩이를 가리켰다.
“유적 같은데요?”
모서리가 직각으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걸로 봤을 때 절대 자연적으로 생긴 돌덩이가 아니었다.
세 사람은 돌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윗면이 정사각형인 석판이었다. 한 변은 2m쯤 되었고 처음 보는 문자가 커다랗게 적혀 있었다.
“처음 보는 거네요. 주혁 씨는 알아요?”
룬 문자에 해박한 안다정조차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단어가 아니니까.
강주혁은 의미를 알고 있었으나 모른척했다.
“저도 처음 보네요. 아, 여기 알아볼 수 있는 문구도 있네요.”
강주혁은 옆면에 적혀 있는 룬 문자들을 읽어나갔다.
“용의 길을 걷는 자여, 바람의 세례를 받아 눈보라를 몰아내라.”
“와, 주혁 씨 룬 문자도 잘 아시네요.”
주선우가 감탄했다.
몸으로 싸우는 전사들보다 책을 끼고 사는 마법사들이 룬 문자와 친하다. 주선우도 제법 많은 룬 문자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직독직해를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제가 아는 문자들만 나와서요. 선우 씨, 감정 마법으로 이 석판 확인 한번 해볼래요?”
“감정 마법이요?”
감정 마법은 이름처럼 어떤 물건이 가진 능력을 알아낼 수 있는 마법이다.
그래서 감정 마법의 전문가는 대개 연구팀에서 일한다. 대장장이인 정철준이 사용했던 탐지 기술 역시 감정 마법의 일종이다.
“이렇게 룬 문자가 적혀 있으면 <제단>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헌터들이 말하는 제단이란 건드리면 일시적으로 특별한 힘을 부여해 주는 구조물을 뜻한다. 던전에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제단의 힘을 받으면 전투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알겠습니다.”
주선우는 주문을 외우면서 지팡이를 석판 위에서 흔들었다. 잠시 후, 그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혁 씨 말이 맞아요! 제단입니다. 그것도 엄청난 힘을 가진. 사용자에게 바람의 힘을 부여해 주네요.”
“바람의 힘이요?”
안다정이 물었다.
“직접 보여드리죠.”
주선우는 석판 위에 손을 얹자 윗면에 적혀 있는 문자가 빛을 뿜었다.
순간, 주선우의 몸이 지상에서 20㎝ 정도 붕 떠올랐다가 내려왔다.
“보세요.”
주선우가 바닥을 향해 손을 뻗자 작은 회오리바람이 생기면서 흙먼지가 날아올랐다.
흥미를 느낀 안다정이 석판에 손을 얹었다. 그녀 역시 주선우와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
“그럼 저도.”
강주혁도 따라 했다.
하지만 제단에 손을 얹는 순간,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큭!”
입에서 신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머릿속에서 네 개의 가지를 가진 검은색 나무가 떠올랐다. 청룡검을 처음 익혔을 때 머릿속에 떠올랐던 사신무극검의 심상이었다.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