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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 천재가 되었다-68화 (68/202)

68화 공략 4팀이 탐낼 거 같아서요

장철준은 강주혁의 칼집 제작 의뢰를 받아들였다.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검의 치수를 잰 후 재료와 디자인을 결정했다.

강주혁은 선수금으로 5백만 원을 지급하고 일주일 후에 물건을 찾으러 오기로 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서 거리를 가로지른 강주혁은 최근에 이사한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건물이어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깔끔했다.

검을 들고 타면 엘리베이터를 부술 거 같았다. 강주혁은 계단을 이용해 방이 있는 8층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후우.”

방에 들어선 강주혁은 흑검부터 바닥에 내려놓았다.

조명을 켜자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로 꾸며진 방이 그를 반겼다. 방 크기는 대략 8펑. 옷장과 냉장고가 붙박이식이어서 실제 평수보다 넓어 보였다.

땅값 비싼 걸로 악명이 높은 강남인 데다가 신축 건물이라서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가 70만 원이나 든다. 이것도 시세대비 싸게 구한 것이다.

‘이만하면 나쁘진 않지.’

강주혁은 가죽 소파에 벌렁 드러누웠다. 그리고 유리벽을 통해 보이는 강남의 야경을 눈에 담았다.

몸을 움직일 공간도 충분하지 않았던 고시원 방을 떠올리니 새삼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계속 그런 방에 머물렀으면 저런 대형 무기를 가져올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회귀 전에는 이런 방으로 이사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입사한 지 반년도 안 되어서 이사를 올 수 있었다. 가족들을 가난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하고도 1억이라는 돈이 남았다.

월급만 모아도 금방 목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연봉이 높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인센티브도 받고 있었다. 지금은 월세를 내고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지만, 조만간 아파트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나쁘진 않은데.’

가슴 한구석이 휑한 기분이 들었다. 고시원에 비해서 넓다뿐이지 별로 크지도 않은데 방이 황량해 보이는 것 같았다.

복수와 성공.

이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만큼 짜릿한 성취감을 느낄 일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기쁨 뒤에는 항상 씁쓸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과장님 때문인가.’

강주혁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회귀 전에도 후에도 한 번도 떠올려 본 적이 없는 생각. 서큐버스가 안다정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결코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자신을 대하는 안다정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는 거였다.

‘내가 미쳤지.’

강주혁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헌터 집안과 전쟁을 벌이려고 한다. 이 전쟁에서 패배하면 파멸뿐이다. 회귀 전에 뼈저리게 느꼈던 패배감과 무력감이 떠올랐다.

상대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장남. 지금 좀 잘나가고 있다고는 해도 부회장 신대성과 신입사원 강주혁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그것은 타고난 부와 권력이 만들어낸 차이다.

그 격차를 메울 방법은 오직 실력뿐. 그 실력을 갈고닦기 위해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이다. 한눈을 팔 겨를이 없다.

‘정신 차리자.’

잠시 해이해졌던 강주혁의 마음이 잘 벼려진 칼처럼 날카로워졌다. 그는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정순한 내공이 순환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하면 C급이다.’

강주혁이 입에 미소를 머금었다. E급으로 출발했지만, 영약과 환단으로 1.5성을 단번에 올릴 수 있었다.

그 후에도 전투를 통해 내공을 꾸준히 상승시켰다. 특히, 데몬을 단독으로 잡은 게 컸다. 그 사냥 한 번으로 내공이 거의 0.2성 정도 올랐다. 공략을 한 번만 더 하면 C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급에서 C급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평균 7년이 소요된다. 그런 일을 강주혁은 반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안에 해낸 것이다.

‘신 대 성…….’

강주혁은 원수의 이름을 떠올렸다. 아니, 떠올렸다고 생각했다.

‘신 대 성…….’

의지와는 상관없이 머릿속에서 그 이름이 계속 떠올랐다. 그 이름을 떠올리는 것과 동시에 마음이 검게 물들었다.

강주혁은 이내 이것이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목소리는 머릿속이 아니라 귀에서 들려왔다. 마치 누군가가 옆에서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놈 봐라.”

강주혁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데몬의 흑검에게 다가갔다.

쾅! 쾅! 쾅!

그리고는 있는 힘껏 검을 짓밟았다.

‘으…… 억.’

깨어났던 마검이 다시 혼절했다.

* * *

일주일 후.

공략 3팀은 회의실에 모였다. 가장 늦게 나타난 유덕현은 표정이 좋지 못했다. 팀장 회의를 끝내고 곧바로 오는 길이었다.

“팀장님.”

“응?”

“표정이 왜 그렇게 안 좋으세요? 무슨 일 있어요?”

안다정이 대표로 물었다.

“직장인이 표정이 안 좋아질 일은 하나뿐이지. 상사한테 깨지는 거.”

“부장님 기분이 별로시죠?”

“최악이지. 회의 중에 살기를 뿜어내기까지 하더라. 아주 가시방석이야. 가시방석.”

유덕현이 넌더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임재경 부장의 입장이 얼마나 난처한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대형 사고가 몇 달 사이에 두 건이나 있었으니까.

그 일로 세 사람이 회사를 떠났다. 그냥 떠난 것도 아니고 셋 다 감옥에 갔다. 임원들에게 도대체 사람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엄청 깨졌을 것이다. 임원으로 진급하기는커녕 부장 자리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마석 매장지라도 찾아야겠네요.”

“그래. 그게 부장님의 유일한 희망이지.”

회장님이 직접 웨이브 데이 전까지 마석 매장지를 찾아내라고 했다. 그걸 제때 찾아내지 못한다면 진짜로 옷을 벗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 때문에 깨지신 거예요?”

“그래. 빨리 안 찾아내고 뭐하냐고 엄청 닦달하시더라.”

“우리도 뾰족한 수가 없잖아요. 땅속에 파묻혀 있는 걸 헌터들이 무슨 수로 찾아내요.”

공략팀들이 교대로 마석 매장지 탐색 임무에 투입되고는 있지만 다들 룬 폭탄을 터뜨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공략 3팀도 한 차례 투입되었지만 남들이 뚫어놓은 굴에다 룬 폭탄을 설치해서 좀 더 깊이 파고들어 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른 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다들 뽑기 게임을 하듯이 모든 걸 운에 맡긴 채 똑같은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언젠간 나오지 않을까요?”

“데드라인을 못 지키면 찾고도 욕을 먹을 걸. 방법도 문제고.”

“방법이요?”

“폭발의 여파가 다른 지역까지 미치잖아. 범위가 우리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어”

몬스터 제거가 목적이라면 몬스터의 등급과 규모에 따라서 룬 폭탄을 골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순수하게 땅을 파 내려가는 게 목적이어서 파괴력이 가장 강한 것을 쓰고 있다.

그로 인해서 폭탄이 한 번 터질 때마다 엄청난 폭음과 진동이 발생했다. 그 폭음과 진동은 매장지가 있는 08-A66의 몬스터들 뿐만이 아니라 주변 지역의 몬스터들까지 끌어들였다.

공략 3팀도 땅굴을 파다가 인접한 07-A72에서 건너온 맹독 구울과 싸워야 했다. 문제는 08-A66의 주변 지역들을 공략 1부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부서에서 가만있지 않겠군요.”

“공략 2, 3부 부장님들이 항의했다더라.”

몬스터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기 지역을 잘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몬스터들은 자기 지역 내에서도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발견되는 지점이 리스폰 후에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이런 규칙성을 바탕으로 공략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몬스터들이 이동하기 시작하면 공략 계획이 어그러지고 그만큼 공략의 안전성도 떨어진다. 게다가 넘어간 몬스터를 다른 공략팀이 잡아버리면 실적 배분 문제도 발생한다.

“폭발의 여파가 지반에 영향을 미쳐서 매장지가 묻혀 버릴 위험도 있을 것 같군요.”

강주혁이 말했다.

“그래. 게다가 예산 문제도 있지.”

각 공략부에 배정되는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대개 작년 연말에 수립한 계획에 맞춰 지급되는데, 그 이상을 초과하면 부장의 예산 운용 능력이 의심받게 된다.

그래서 부장은 예산의 대부분을 쓰는 지원팀을 쪼아대고 지원팀은 공략팀들에게 소모품을 적게 쓰라고 잔소리를 해대는 것이다.

룬 폭탄은 공략팀이 동원하는 소모품들 중에서도 가장 비싸다. 뚫어놓은 굴이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장(力場)을 형성하는 마법 장치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그것 역시 예산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그런 것들을 하루에 열 개씩 써대고 있으니 예산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가 하반기가 되기도 전에 1년 치 예산을 다 써버릴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우, 추근호 그 개자식들이 그런 짓을 벌였으니 다들 아주 돌아 버릴 지경이지.”

단순히 두 사람이 사고를 친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둘은 공략 1부 내에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김현우은 공략팀의 팀장이고 추근호는 정찰팀의 핵심인력이니까. 그들의 이탈로 인한 공백을 메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공략 2팀은 신유정 과장이 임시로 팀장을 맡게 되었지만 팀원을 이끄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김현우 팀장과 오랫동안 함께 해왔는데 그런 그를 날려버린 신유정 과장이 달갑지 않을 테니까.

“부장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겠군요.”

“맞아. 그리고 부장님의 스트레스는 강물처럼 팀장들에게 흘러내리지.”

유덕현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인상을 썼다.

강주혁은 유덕현을 보면서 속으로 웃었다. 그의 말대로 상급자의 스트레스는 하급자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아마 다른 팀의 팀장들은 팀원들을 쪼아대고 있을 것이다. 임재경 부장이 팀장들을 쪼아대는 것처럼.

하지만 유덕현은 한 번도 그러지 않았다. 임재경 부장에게 깨지더라도 그 스트레스를 오롯이 혼자서만 감당했다. 팀원들은 되도록 편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강주혁은 그 점을 항상 감사하게 여겼다.

‘이쯤하면 되려나.’

강주혁은 마석 매장지의 위치와 거기까지 가는 확실한 방법을 알고 있었다.

룬 폭탄과 역장 생성 장치를 이용하는 기존의 방법도 효과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회장이 정해준 데드라인을 절대 지키지 못한다. 예산도 감당이 안 되고.

무엇보다도 매장지가 묻혀버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되면 채광 작업이 몇 배나 어려워진다.

강주혁이 뜸을 들인 이유는 그의 방법이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고 공략 1부 4팀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카드를 꺼내 들면 분명 공략 4팀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임재경 부장이 벼랑 끝에 내몰릴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지금처럼 절박한 상황이라면 분명 공략 3팀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팀장님.”

강주혁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응?”

“제가 공략 보고서를 뒤적거리다가 이상한 걸 하나 발견했는데 이게 마석 매장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뭔데?”

유덕현 뿐만이 아니라 안다정과 공허진도 눈을 반짝였다.

강주혁은 자신이 준비해온 유인물을 나눠주었다. 이번에도 보기 좋게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09-A60?”

“네. 마석 도마뱀이 발견되었던 08-A66의 바로 북쪽에 있는 지역입니다.”

“거기는 왜?”

“그 지역 지하에 대규모 언데드 부대가 있는 납골당이 있습니다. 납골당이 끝나는 지점에 낭떠러지가 나오는데 그 낭떠러지 건너편 절벽에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작은 틈이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강주혁이 참고한 것은 09-A60을 담당하는 공략 4팀에서 작성한 보고서였다. 그들이 남긴 건 낭떠러지 건너에 사람이 지나갈 만한 틈이 보인다는 한 줄이 전부였지만.

“그래서?”

“납골당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틈이 08-A66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08-A66의 지하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

“…….”

“주혁아, 네가 매번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실적을 올려온 건 나도 잘 알지만 이번 건 좀 아닌 것 같다.”

유덕현이 부드러운 어조로 타일렀다. 강주혁이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같았다.

“맞아요. 그 틈으로 들어갔는데 금방 방향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08-A66쪽을 향하고 있다고 해서 마석 매장지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고요.”

안다정이 덧붙였다. 예상했던 반응이라 강주혁은 여유 있게 웃어 보였다.

“맞습니다. 공략 4팀 분들도 이 틈을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서 한 번만 언급한 것이겠죠.”

2010년도에 작성한 공략 보고서에 딱 한 번 나왔다. 그 이후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저도 이게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말씀드린 거죠.”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사람은 공략 3팀이 아니라 임재경 부장이다. 평소 같으면 묵살해 버렸겠지만, 마석 매장지 탐색에 모든 게 걸려있는 지금, 그는 절대로 이번 안건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하긴, 지금 공략 1부 상황이 좀 그렇긴 하지.”

임재경 부장을 직접 만나고 온 유덕현의 생각도 같았다.

“일단 하 팀장님이랑 한번 얘기해 봐야겠다.”

하민지 차장은 공략 4팀의 팀장이다.

“팀장님.”

“응?”

“제 생각인데, 이건 곧바로 부장님께 여쭤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

“공략 4팀이 탐낼 거 같아서요.”

“이걸?”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척해놓고 공략 계획서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 균열이 마석 매장지와 이어질 경우, 눈 뜨고 코 베이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강주혁이 아는 하민지는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여기는 공략 4팀이 관리하는 지역이잖아.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4팀이랑 싸우게 될 거야.”

“싸워서라도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팀은 거들떠보지 않는 걸 우리가 주목했으니 엄연히 우리 발견입니다.”

성격이 소심한 유덕현은 공략 4팀과 껄끄러운 상황을 만들기가 싫었다. 공략 2팀 때문에 그 난리를 쳤는데 또 다른 팀이랑 척을 질 수는 없었다.

“4팀 담당 지역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마석 매장지를 찾는 임무이지 않습니까. 이미 로테이션 때문에 다른 팀 지역을 맡아주고 있는 상황이니 그렇게 딱딱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사람은 강주혁이다. 지금까지 허튼소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을뿐더러 허튼소리인 줄 알았던 것도 현실로 만들어낸 녀석이다.

단독 사냥 시험 때 마석 도마뱀 새끼를 잡아 오겠다고 해서 신나게 놀려댔는데 정말로 잡아 오는 바람에 얼마나 민망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팀장님.”

“응?”

“설사 이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도 일단 임 부장님께서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이 방법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다른 부서의 항의가 들어올 일도 없고요. 공략 4팀의 불만뿐이죠.”

유덕현의 마음이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임재경 부장은 룬 폭탄을 쓰지 않으면서도 마석 매장지를 찾을 방법을 찾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뾰족한 수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덕현이 나서면 그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4팀에게 말하면 분명 하민지 팀장이 부장에게 이걸 들고 갈 것이다. 평소라면 안 그랬겠지만 지금은 뭔가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공략 4팀과 껄끄러운 관계가 되느냐, 부장을 계속 실망시키느냐를 저울질해 보면 답은 금방 나왔다.

게다가 만에 하나 이 방법으로 마석 매장지를 찾아내면 차기 부장 자리가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된다. 욕심을 부리려면 경쟁 상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오케이. 내가 부장님께 한번 말해볼게.”

유덕현은 결심을 굳혔다.

- 다음 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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