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이름이 장철준이 맞네만, 대한민국을 대표하지도 않고 장인도 아니네.”
노인은 정색하면서 말했다.
정수리까지 벗겨진 머리와 검버섯이 가득하고 푸석푸석한 얼굴 탓에 권대호, 신태원보다도 늙어 보였다.
하지만 실제 나이는 두 사람보다 젊었다. 나이에 비해 늙어 보이는 외모는 나쁜 생활습관이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된 결과였다.
“그래도 공방을 운영하시지 않습니까?”
강주혁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공방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이 장인 소리를 듣지는 않지. 그리고 이거 안 보이나? 오늘은 장사 안 하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돌아가게.”
장철준은 ‘Closed’라고 적힌 간판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돌아서려고 했다.
“마검과 관련된 일입니다.”
강주혁의 말에 장철준은 발걸음을 멈췄다.
마검은 이름 그대로 사악한 힘이 담겨져 있는, 그래서 사용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검을 뜻한다. 단순히 사용자를 약하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이성을 광기로 물들이기도 한다.
마검이라는 말이 나오자 장철준은 부릅뜬 두 눈으로 강주혁을 노려보았다. 금방이라도 분노를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이었다.
“정체가 뭔가?”
“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태원공략의 헌터, 강주혁입니다.”
“보아하니 풋내기인 것 같은데 나에 대해서 무슨 얘기를 들은 거지?”
“선생님께서 마검을 다스리는 일에 있어서 최고의 실력자라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폐인이 되어버렸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장철준은 한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도검 제작 장인이었다. 제작 계열 각성자로 특히, 검에 마력을 부여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신태원 회장에게는 두 자루의 애검이 있는데 그중 한 자루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성능은 던전에서 발견된 아티팩트 쪽이 더 나았으나 더 자주 사용하는 쪽은 장철준이 만들어준 진명검(盡命劍)이었다.
신태원과 동년배의 헌터들에게 장철준이 만들어주는 장비는 고수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징표나 마찬가지였다. 해외의 유명 헌터들도 장철준에게 제작 의뢰를 맡기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하곤 했었다.
“어떤 미친놈이 그딴 소리를 해?”
장철준이 호통을 쳤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서 그를 쳐다봤다.
“언짢으셨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그렇게 들었을 뿐입니다.”
강주혁은 장철준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있었다. 어느 정도 의도하기도 했고. 하지만 일부러 놀라는 척을 했다.
“누구야? 어떤 새끼가 그따위로 말해?”
회귀 전, 강주혁에게 이 상가의 한구석에 전 시대의 거물이 웅크리고 있다는 얘기를 해준 사람은 신태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인연이 없으니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에서 봤습니다.”
“뭐? 인터넷?”
장철준이 얼빠진 표정으로 물었다.
“네, 선생님.”
“인터넷에서 내 얘기를 봤다고?”
“네.”
“뭐라고 하던가?”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허.”
장철준은 옛날 사람이다. 그의 진가를 아는 사람들도 그렇고. 다들 인터넷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활약을 했다. 인터넷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별로 친하지는 않다. 그러니 장철준의 얘기를 인터넷에서 떠들어댈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장철준이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전성기 때에도 잘 나가는 헌터들만 상대하다 보니 실력에 비해 유명세는 떨어졌다.
그러니 장철준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사람을 보고 놀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말세군.”
너무 황당해서 솟구쳤던 분노가 가셔버렸다. 분노가 가신 자리를 호기심이 차지했다.
“그게 마검이라고?”
장철준은 턱짓으로 강주혁이 들고 있는 데몬의 흑검을 가리켰다.
“네, 데몬에게서 나온 겁니다.”
“대리? 과장?”
장철준이 강주혁의 얼굴을 뜯어보면서 물었다. S급 몬스터의 전리품을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젊어 보였으니까.
“신입사원입니다.”
“신입사원한테 데몬에게서 나온 전리품을 줬다고? 아버지가 사장이나 임원인가?”
“아닙니다. 데몬은 제가 직접 잡은 겁니다. 이건 인센티브 개념으로 받은 거고요.”
“지금 나랑 장난하나? 신입사원이 무슨 수로 데몬을 잡아?”
장철준이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강주혁은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혹시 태원공략에 아시는 분이 있으면 전화해서 한번 물어보십시오. 최근에 데몬을 잡은 신입사원이 있는지. 굳이 태원공략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이미 소문이 퍼졌을 테니까요. 참고로 저 혼자서 잡은 겁니다.”
“…….”
장철준은 강주혁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강주혁은 담담히 그 시선을 견뎠다.
‘참말이라고?’
장철준은 그 당당한 태도를 통해 강주혁이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바닥은 생각보다 좁다. S급 몬스터를 잡은 신입사원이 있다면 조만간 강남 게이트 단지 전체에 소문이 퍼질 것이다. 거짓말이라면 금세 들통이 난다.
“일단 들어오게.”
강주혁의 말이 진짜라는 생각이 들자 흥미가 생겼다.
전성기 시절, 장철준에게는 주문을 받는 하나의 기준이 있었다.
반드시 천재에게만 물건을 만들어준다.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장비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반대로 그 기준만 충족시키면 땡전 한 푼 없는 알거지한테도 물건을 만들어줬다.
애초에 장비의 성능에 비해 돈을 많이 받지도 않았다. 자신이 만든 장비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제작자에게는 큰 축복이라고 여겼다.
강주혁이 한 말이 진실이라면 그는 장철준의 기준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감사합니다.”
강주혁은 지저분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온갖 냄새가 뒤섞인 악취 때문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대충 밀어놓고 앉게.”
장철준은 작업대 위에 널브러져 있는 빈 소주병들을 옆으로 치우면서 말했다. 강주혁은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검들을 한쪽 벽에 가지런히 세워놓았다.
‘기본은 됐구먼.’
장철준은 검을 다루는 강주혁의 태도를 기특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검을 이리주게.”
강주혁은 장철준에게 데몬의 흑검을 내밀었다. 그는 어렵지 않게 검을 잡아들었다. 등이 구부정하고 키가 작았지만 팔뚝은 전사계열 헌터들만큼이나 굵었다.
장철준은 인상을 쓴 채 검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흐리멍덩했던 눈빛은 어느새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
일차적으로 맨눈으로 살펴본 장철준은 눈을 감고 검에 손을 얹었다. 검이 가진 이능이나 마력의 성질을 알아낼 수 있는 탐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마검이 아닌 것 같은데?”
“네?”
“무슨 근거로 마검이라고 부르는 건가?”
“이 검을 손에 넣은 후부터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반은 거짓이고 반은 진실이다.
데몬의 흑검은 마검이 맞다. 그냥 마검이 아니라 사악한 자아를 가진 <에고 소드>다. 검의 형태를 한 악마라고 보는 게 맞다. 장철준과 마찬가지로 태원공략의 연구팀도 이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회귀 전, 지금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강주혁은 흑검을 차지하지 못했다. 인센티브 개념으로 흑검을 가져간 사람은 공략 3부의 헌터였다.
그 사람은 흑검을 사용한 지 2년 만에 검에게 완전히 지배당했고, 공략 도중 이성을 잃고 동료들을 공격했다.
뒤늦게 투입된 임원에 의해 제압당하기는 했지만 그 전에 수많은 헌터가 유명을 달리했다. 검의 사용자는 자아를 되찾지 못해서 광인이 되어버렸고.
하지만 이번에는 강주혁이 이 검을 손에 넣었으니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요새 지하에 있는 데몬은 몇몇 보스 몬스터들과 마찬가지로 리스폰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데몬의 흑검도 이게 유일하다.
물론, 이 검은 강주혁에게도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그래도 그 대가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위험이었다. 강력한 공격력과 뇌기를 증폭시켜주는 능력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 검의 숨겨진 능력은 사용자의 모든 능력치를 한 단계 끌어올려 주는 데에 있다. 그 정도가 거의 랭크 하나를 올리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회귀 전 이 검의 주인이었던 헌터도 검의 힘을 빌려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검에 담긴 악마를 제압할 수만 있다면 영약 없이도 내공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강주혁이 장철준을 찾은 것도 검을 통제할 방법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명이라고? 잘못들은 게 아니고?”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이명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이 검을 멀리하면 들리지 않고요. 검이 근처에 있을 때만 귀에서 누군가 작게 속삭이는 말소리가 들립니다.”
이명은 마력을 품고 있는 장비들이 인간의 이성을 좀먹기 시작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강주혁의 귀에도 이명이 들리게 될 것이다.
“아니, 무슨 놈의 회사가 마검을 신입사원에게 줘?”
“회사는 아직 모릅니다. 연구팀도 알아내지 못했으니까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냥 가서 솔직하게 말하고 반납하게.”
“안 됩니다.”
“인센티브로 받은 거라고 하지 않았나? 꺼림칙하니까 다른 걸로 바꿔 달라고 하게. 그 정도는 해주겠지.”
“저한테는 이 검이 꼭 필요합니다.”
“왜?”
“제가 사용하는 기술과의 상성이 최고니까요. 지금까지 많은 검을 잡아봤지만, 이 검보다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강주혁은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욕심이 지나치다고 했을 것이다. 위험한 물건이라는 의심이 들면 쓰지 않는 게 최선이니까.
하지만 장철준은 달랐다.
그는 헌터들에게 있어 자기 기량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무기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이 만든 장비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헌터를 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칼집 하나만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장철준이 답이 없자 강주혁이 다시 한번 말했다.
“칼집?”
“네. 성석을 박아 넣은 칼집이요.”
성석은 성수처럼 던전에서만 발견되는 물질이다. 성수가 응고된 상태로 오랜 세월이 흘러 고착화된 것으로 성수처럼 악마들의 마력을 분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성석으로 칼날에 도금을 하면 악마종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로 성분 분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봉마검에도 분명 성석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성석을 흑검과 가까이에 두면 검이 뿜어내는 사악한 마력을 억제시켜 줄 것이다. 지금도 허리에 찬 봉마검이 흑검의 마력을 억누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았다. 봉마검이 부러지기 직전이기도 했고. 그래서 흑검 전용 칼집을 만든 후 거기에 성석을 박아 넣는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겸사겸사 장철준과 안면도 트고.
“그것만 가지고 될까?”
“이 검도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강주혁은 봉마검을 꺼내서 장철준에게 건넸다. 그는 주의 깊은 시선으로 봉마검을 훑어보았다.
“많이 상했군.”
“데몬을 잡을 때 썼던 검입니다. 데몬의 마력을 흩어놓는 역할을 했습니다.”
“성석이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아마 그럴 겁니다. 말이 나온 김에 그 검의 수리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금 내가 가진 장비로는 불가능하네. 게다가 이 검은 수명이 다 되어서 수리를 하더라도 제 기능을 못 할 가능성이 커.”
“그러면 칼집만이라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꼭 이걸 써야만 하겠나?”
장철준이 강주혁을 뚫어질 듯 쳐다보았다.
장철준이 초일류장인에서 이렇게까지 추락한 이유는 아들 때문이었다. 아버지와는 달리 검술의 재능을 타고난 아들은 헌터가 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일생일대의 역작을 만들어냈다.
검의 성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아직 충분히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재료를 검에 넣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재료가 검을 마검으로 변하게 만들었고, 종국에는 아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던전에서 완전히 광기에 사로잡힌 아들은 갑자기 동료들을 공격했고 그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그를 죽여야만 했다. 강주혁이 마검을 언급했을 때 역정을 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 사건 이후, 장철준은 일을 그만두고 잠적해 버렸다.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 건 10년 전쯤. 옛 지인들이 그의 복귀를 알고 도와주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부했다.
영광스러웠던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가게에 틀어박혀 근근이 밥벌이만 하고 살았다. 심경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그저 술값을 벌기 위한 복귀였다.
“자네 나이면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보다 앞으로 성장할 시간이 더 많네. 지금은 이 무기가 대체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필요 없어질 수도 있네. 쓸데없이 집착하지 말고 다른 무기나 알아보게.”
“그럼 그때까지만 쓰겠습니다.”
강주혁이 고집을 부리자 장철준이 인상을 썼다.
칼집을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그걸로 마검을 다스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찝찝하면 그냥 안 쓰는 게 낫다.
“난 생각 없으니 다른 가게나 알아보게.”
“알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주혁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검을 챙겨서 가게 밖으로 나갔다.
‘한심한 놈. 제까짓 게 뭐라고 마검을 길들여.’
장철준은 마시다 만 소주를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마시지도 않고 병을 내려놓았다.
‘어쩌려고 그러나.’
강주혁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성석을 이용해서 마검을 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장인은 많지 않았다. 손이 많이 들어가고 어려운 일이니까.
이 상가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죄다 실력도 없으면서 헌터들에게 바가지나 씌우려고 드는 사기꾼들이니까. 효과가 미비한 싸구려 성석을 사용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뭐, 내 알 바 아니지.’
고개를 저은 장철준이 소주병을 다시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자꾸만 아들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세상을 떠나기 전의 아들이 딱 저 나이였다. 저렇게 겁도 없이 들고 다니다가 자신의 아들처럼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신입사원 주제에 데몬을 잡았다? 그것도 혼자서?’
장철준이 전성기 시절에 무기를 만들어줬던, 지금은 헌터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된 이들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즉, 한 시대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라는 얘기.
생각에 거기에 미치자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머릿속에서 칼집의 설계도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20년간의 공백이 있었고, 복귀 후에도 제대로 된 일을 맡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 깊이 새겨진 장인의 본성과 재능이 설계도를 그려내고 있었다.
“에잇!”
쿵!
장철준은 술병을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
이미 멀리 갔을 줄 알았던 강주혁이 가게 근처에 서 있었다. 마치 장철준이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문을 바라보고 있기까지 했다.
“아직 안 갔나?”
멋쩍어진 장철준이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시면 안 될까요?”
장철준은 자신이 이 새파랗게 젊은 놈에게 놀아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크흠, 치수나 한번 재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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