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제가 길을 뚫겠습니다
‘신대성이 여기서 나올 리가 없지.’
생각은 그랬지만 눈앞의 상대에 대한 증오심이 들끓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복수에 대한 열망이 강주혁의 이성을 마비시켜가고 있었다.
“후우.”
강주혁은 숨을 길게 내쉰 후 정신을 가다듬었다. 마음을 어지럽히던 감정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신대성의 형상도 살짝 흐릿해졌다.
‘팀장님인가?’
회귀 전이라면 멋도 모르고 상대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고. 하지만 저건 신대성이 아니라 신대성의 탈을 쓴 아군이다.
회귀 전에는 신대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신대성이 집안을 망하게 했다는 사실을 모를 때였으니까. 그때는 아버지의 회사를 망하게 한 부하 직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머리를 잘 썼군.’
이 던전의 최종 보스는 데몬이지만 데몬 못지않게 위험한 존재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서큐버스.
데몬의 추종자들 중 으뜸이니 중간 보스나 마찬가지다. 전투력은 그리 높지 않지만, 위험도로 따지면 경우에 따라 데몬보다 높다.
몽마라는 이명대로 상대의 가장 내밀한 욕망을 자극하는 환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걸 이용해 자신보다 강한 적들을 농락할 수 있다.
강주혁의 눈에 신대성이 나타난 것도 서큐버스 때문이다. 신대성을 죽이는 것이야말로 강주혁의 가장 강렬한 욕망이니까.
정신력이 강하거나 내공 또는 영력이 많으면 이런 환상에 저항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공략 3팀은 낙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상태다. 저항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저건 팀장님이다. 분명 팀장님이야.’
경험을 통해 이것이 환영이라는 걸 알고 있는 강주혁도 계속해서 자신과 싸워야 했다.
머리로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마음속에서 증오심이 끊임없이 샘솟았다. 이성과 감성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그때, 짙은 안개 속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과장님?’
회귀 전, 내공 수준이 높았던 안다정은 환상에 걸리지 않았다. 그녀 덕분에 강주혁도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하지만 이번에는 내공을 모두 소진하는 바람에 같이 걸려든 것 같았다.
“당신 동생이잖아!”
안다정이 앙칼지게 외쳤다. 목소리로 만으로는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눈앞의 신대성이 돌아섰다. 그의 등에 칼을 쑤셔 넣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강주혁은 그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서 떨리는 손을 다른 손으로 움켜잡았다.
‘과장님도 누군가를 증오하고 있었구나.’
안다정의 내밀한 속내를 훔쳐본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해졌다.
“죽어!”
안개 속에서 안다정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의 검은 정확하게 신대성을 향하고 있었다.
“과장님!”
강주혁은 안다정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곧장 그녀에게 몸통 박치기를 시도했다.
퍽!
“윽!”
안다정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나뒹굴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공격이지만 정신이 몽롱한 상태여서 막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과장님! 정신 차리세요!”
“주, 주혁 씨?”
“이건 서큐버스가 만들어낸 환상입니다.”
강주혁은 안다정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댔다. 그녀도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 와중에도 신대성은 두 사람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확실히 팀장님이군.’
회귀 전에도 그랬다.
유덕현은 서큐버스의 환상에 걸려들었으나 내밀한 욕망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떤 이상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강주혁은 그 일로 유덕현이 정말로 부처님 같은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잘못했어요. 때리지 마세요.”
어디선가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공허진일 것이다.
회귀 전, 공허진이 가진 트라우마의 정체를 알게 된 것도 서큐버스 때문이었다.
원래, 공허진의 영력 정도라면 서큐버스의 환상을 밀어내고도 남는다. 하지만 당시에 그녀는 계속되는 치유로 영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지금도 보호막을 쓰느라 영력이 바닥이 나서 환상에 걸린 것이다.
“잘못했어요. 아버지. 전부 다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발 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 으아아악!”
안개 속에서 공허진이 튀어나왔다. 그녀도 신대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유덕현에게 돌진했다. 강주혁은 이번에도 태클을 걸어서 그녀를 넘어뜨렸다.
“허진 씨! 정신 차려요!”
“으아아악! 죽어!”
공허진은 괴성을 지르면서 메이스를 휘둘렀다. 강주혁이 팔을 잡아서 제지시키자 이번에는 그를 깨물려고 했다.
와락.
하지만 안다정이 공허진을 뒤에서 끌어안으면서 그녀를 강주혁에게서 떼어놓았다.
“허진 씨, 진정해요. 아무도 허진 씨를 때리지 않아요.”
안다정이 공허진을 꼭 껴안으면서 말했다.
“과, 과장님?”
쨍그랑!
공허진이 정신을 차리는 것과 동시에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자욱하게 깔려있던 안개가 모두 사라졌다.
신대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멍한 얼굴의 유덕현만 서 있었다.
“제법이구나.”
강주혁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비키니나 다름없는 복장을 한 서큐버스가 공략 3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등에는 박쥐 같은 날개가 돋아 있었고 얼굴은…….
안다정과 똑같았다.
‘……젠장.’
강주혁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서큐버스에게는 자기 얼굴이 없다. 늘 상대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전부 다른 것이다.
자신도 모르고 있던 속마음과 마주한 강주혁은 얼굴이 화끈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 음…….”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 강주혁이 고개를 돌렸다. 안다정이 민망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새하얀 뺨에 홍조가 가득했다.
서큐버스는 성별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아마 안다정과 공허진의 눈에는 몸도 얼굴도 가장 좋아하는 남자의 것으로 보일 것이다.
“여, 여보?”
유덕현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팀장님!”
강주혁이 유덕현의 어깨를 흔들었다.
“왜?”
“저거 서큐버스입니다.”
“……어쩐지 안 하던 화장을 빡세게 했더라.”
유덕현은 눈을 몇 번 껌뻑이더니 방패를 들어 올렸다.
“감히 우리 마누라 얼굴을 흉내 내!”
유덕현은 이를 갈면서 서큐버스에게 돌진했다. 안다정이 지원사격을 시작했다.
캉!
서큐버스가 한쪽 날개를 휘저어서 날아오는 화살을 쳐냈다. 안다정의 화살은 힘없이 튕겨져 나갔다.
악마종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강한 마력을 품고 있어서 오러 스킨이 두껍다. 반면에 공략 3팀은 현재 내공이 바닥이 난 상태.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 리가 없었다.
펄럭!
유덕현이 방패로 들이받기 전에 서큐버스가 날개를 펼치면서 날아올랐다. 그리고 공중에서 유덕현을 향해 손을 뻗었다.
파팡!
손에서 여러 개의 마력탄환이 발사되었다. 형태는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매직 미사일과 비슷했지만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속도도 훨씬 빠르고 유도 성능도 뛰어났다. 무엇보다도 파괴력이 월등했다.
펑! 펑!
“으악!”
일행들 중 맷집만 놓고 보면 최고인 유덕현이다. 내공이 없어서 강기를 못 만들어도 몸 자체가 무쇠처럼 단단했다.
그런데도 붉은 마력탄환에 맞자마자 뒤로 나뒹굴었다. 방패가 몇 개를 막아주기는 했지만 피해를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웠다.
“쿨럭!”
쓰러지자마자 다시 일어나긴 했으나 유덕현은 입에서 피가 섞인 기침을 토해냈다.
“팀장님!”
“괜찮아. 다들 조심해!”
유덕현은 이어지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곧장 옆으로 몸을 날렸다.
펑! 펑!
마력 구체가 떨어진 자리에는 돌바닥이 움푹 파였다.
꺄하하!
서큐버스는 광소와 함께 마력탄환을 날려댔다. 가끔 내려오기는 했으나 체공 시간이 길어서 공격할 틈을 잡기가 어려웠다. 안다정이 계속해서 활을 쏘고 있기는 했지만 내공이 없어서 효과는 미비했다.
유덕현은 육체적인 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공허진까지 챙기느라 더 이상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공허진도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뛰어다니긴 했지만 반사 신경과 달리는 속도가 떨어져서 마력 구체를 피하기가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유덕현이 그녀를 들쳐 메고 몸을 굴렸다.
‘팀장님이 저 정도 피해를 입었으면 나도 버틸 수 있다.’
강주혁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무기와 적의 습성까지 고려한 전략이 수립되었다.
그는 서큐버스가 안다정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틈을 타 생명력 물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하지만 삼키지 않고 입에 머금기만 했다.
그리고 서큐버스가 바닥에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곧장 덤벼들었다.
히힛!
안다정의 얼굴을 한 서큐버스는 엉큼하게 웃으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번에도 비상과 동시에 마력탄환들을 쏟아부었다.
“주혁 씨! 위험해요!”
안다정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강주혁은 멈추거나 피하지 않았다.
펑! 펑!
마력탄환이 몸 여기저기를 때렸다. 마치 몽둥이로 두들겨 맞는 것처럼 격통이 느껴졌다. 고통이 너무 심해서 정신까지 흐릿해졌다.
“큭!”
강주혁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마력탄환을 맞은 곳은 피부가 터져서 피투성이가 되었다.
강주혁은 흔들리는 정신을 부여잡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야 했다.
캉!
안다정이 쏜 화살을 튕겨낸 서큐버스가 강주혁 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날개를 동그랗게 말아서 자신과 강주혁을 감쌌다.
서큐버스의 주된 습성. 전투 불능에 빠진 적이 있으면 입을 맞추려고 한다. 흔히 서큐버스의 키스라고 하는 이 기술은 한 번 당하면 영원히 서큐버스의 노예가 된다.
좀 전에 보여준 환영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한 마력을 품고 있기에 웬만한 고수들도 저항하기가 쉽지 않다.
서큐버스의 새빨간 두 눈이 참을 수 없는 욕망으로 번들거렸다. 그때, 강주혁은 입에 머금고 있던 생명력 물약을 삼켰다. 상처가 회복되고 통증이 줄어들었다. 고통으로 흔들렸던 정신도 또렷해졌다.
서큐버스의 입술이 강주혁의 입술에 닿으려는 찰나, 강주혁은 한 손에 들고 있던 봉마검을 서큐버스의 복부에 쑤셔 박았다.
푹!
악마종 몬스터의 두꺼운 오러 스킨과 강철 같은 피부도 소용없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낡은 검은 너무나도 손쉽게 서큐버스의 복부를 꿰뚫었다.
마를 봉인한다는 이름처럼 봉마검은 악마종 몬스터에게만 비정상적일 정도로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단순히 육체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악마종 몬스터만 다루는 사이한 마력을 원천봉쇄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검에 내공을 담지 않아도 오러 스킨을 뚫어버린 것이다.
컥!
환희에 차 있던 서큐버스의 두 눈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안다정의 얼굴로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서큐버스는 놀란 두 눈으로 자신의 복부를 바라보았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쿨럭!
서큐버스의 입에서 검은 피가 쏟아졌다. 강주혁은 팔로 쏟아지는 피를 막은 후, 검을 더 깊게 쑤셔 넣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으아아악!
서큐버스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밀려났다.
안다정의 가면이 벗겨지자 달걀귀신처럼 눈코입이 없는 얼굴이 나타났다. 저 민무늬의 얼굴이 서큐버스의 진짜 얼굴이다. 입에서 토해내던 검은 피는 피부의 여기저기에서 뿜어져 나왔다.
푹!
강주혁은 복부에 박혀 있던 검을 옆으로 밀어내면서 뽑아냈다.
서걱!
그리고 서큐버스의 몸이 완전히 허물어지기 전에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서큐버스가 품고 있던 마력이 강주혁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내공이 일부 돌아왔다.
“주혁 씨!”
안다정이 강주혁에게 달려왔다.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어떻게 한 거예요?”
“보기에는 이래도 악마종 몬스터에게 아주 잘 먹힙니다. 대(對)악마용 무기죠.”
강주혁은 아버지의 손때가 묻어있는 낡은 검을 들어 보이면서 씩 웃었다.
“상처는 좀 어때요?”
“생명력 물약을 입에 머금고 있다가 삼켰습니다. 다 나았습니다.”
“하…….”
안다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강주혁은 단순히 검만 잘 다루는 게 아니라 잔머리도 타고났다.
안다정은 강주혁이 이윤철 사장과 남궁천 사장의 장점만 합쳐놓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전자는 체계적인 검술로 강자의 반열에 올랐고 후자는 타고난 전투 센스로 이름을 떨쳤다. 강주혁에게는 그 두 가지가 모두 있었다.
“무모한 작전이었어요. 알죠?”
“우리 하는 일이 다 그렇죠.”
강주혁의 답변에 안다정이 다시 한번 웃음을 지었다.
“고맙다, 주혁아. 덕분에 살았다.”
“감사해요.”
유덕현과 공허진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닙니다, 팀장님. 상처는 좀 어떠세요?”
“나도 물약 하나 깠어. 그나저나 여기는 어디냐? 갑자기 떨어져서 정신이 없네.”
“보고서에 이런 곳이 있다는 얘기가 없었으니까 히든 피스겠죠.”
“이걸 이때까지 못 찾았다는 거야? 공략 2팀이랑 정찰팀 놈들은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월급도둑 같으니.”
유덕현이 오만상을 썼다.
무난하게 끝낼 수 있는 공략이라고 생각했는데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위험에 처할지 알 수 없었다.
“저기로 다시 올라갈 수는 없겠네요.”
안다정이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일행이 떨어졌던 구멍은 다시 닫혀 있었다.
둥! 둥! 둥!
그때, 일정한 박자로 북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북소리?”
소리만으로는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일단 저기부터 한번 살펴보자.”
일행이 있는 방에는 출입구가 네 개 있었다.
“슬쩍 보고 곧장 돌아와. 멀리 가지 말고. 허진이는 나랑 움직이자.”
“네, 팀장님.”
네 사람은 각자가 맡은 출입구로 흩어졌다.
강주혁이 맡은 출입구는 계단과 이어져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자 용암으로 이루어진 호수가 나타났다.
돌다리가 호수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고 호수 너머에는 신전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강주혁의 기억대로라면 저 신전에 데몬이 있을 것이다. 위로 올라가는 비밀계단도.
크아아아!
신전의 입구에서 염소 머리를 한 악마들이 쏟아져 나왔다. 북소리도 악마들이 울려대는 것이었다. 놈들은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강주혁은 서큐버스와 싸운 방으로 돌아갔다. 다시 모인 일행은 정찰정보를 공유했다.
“악마들이에요. 최소 수십이에요.”
“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위당했구나.”
일행이 있는 방은 이 지하 공간의 중심부에 있었다. 용암으로 이루어진 호수 위에 섬처럼 떠 있는데 네 개의 다리를 제외하고는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그리고 네 개의 다리에서는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내공도 부족한데 어떡하죠?”
서큐버스를 잡아서 내공을 일부 회복하기는 했지만 수백의 적과 난전을 벌이기에는 부족했다.
“저한테 방법이 있습니다.”
늘 그랬듯이 강주혁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방법?”
강주혁은 준비해온 성수를 꺼내 들었다.
“제가 길을 뚫겠습니다.”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