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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 천재가 되었다-56화 (56/202)

56화 참 쉽죠?

“제가요?”

공허진은 불안한 눈빛으로 강주혁을 쳐다봤다.

“허진 씨가 공격할 때 모습을 봤습니다. 몬스터 때리는 걸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요.”

강주혁의 질문에 공허진의 목울대가 움직거렸다.

“아, 아니에요.”

공허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허진 씨가 끝내면 되겠네요.”

공허진은 강주혁보다 1년 일찍 회사에 들어왔다. 그런데도 강주혁이 자신에게 명령을 한다고 따지지 않았다. 왜 자신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도 묻지 않았고.

그저 간절한 눈빛으로 유덕현과 안다정을 바라볼 뿐이었다. 강주혁에게 미리 언질을 받았던 두 사람은 잠자코 보고만 있었다.

“그냥 사무실에서 문서 작업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주 간단한 일이잖아요.”

강주혁은 다크 엘프의 머리채를 틀어쥔 손에 힘을 주면서 씩 웃었다.

헌터는 통제된 폭력을 사용한다. 항상 폭력적이어서는 안 되지만 필요할 땐 언제든 폭력성을 드러낼 줄 알아야한다.

하지만 공허진은 이상하리만치 그렇게 하는 걸 두려워했다. 강주혁이 알기로는 최근의 사고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고는 그저 증상을 악화시켰을 뿐이다. 사고 전에도 그녀는 낮은 호전성 탓에 욕을 먹고 다녔다.

‘저게 먹힐까?’

안다정은 강주혁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전투가 끝나자마자 공허진에게 호통을 칠 생각이었다. 저대로 두면 다른 팀원들까지 위험해지니까. 그래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유덕현에게 공략을 취소하고 복귀하자고 건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주혁은 자신에게 모든 걸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주혁이기에 가만히 있겠다고 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영 미심쩍었다.

“별로 안 어려워요.”

강주혁이 사람 좋게 웃으면서 덧붙였다.

속이 터질 만한 상황이었는데도 그는 공허진을 채근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를 달래듯 부드럽게 접근했다.

그 태도에 용기를 얻은 건지 공허진은 천천히 다크 엘프에게로 다가갔다.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들 중 가장 인간과 닮은 다크 엘프. 몬스터라기보다는 인간을 죽이는 느낌이다.

“한번 해봐요.”

공허진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는 메이스를 번쩍 들어 올렸다.

퍽!

끄읍!

다크 엘프의 두개골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흘렀지만 죽지는 않았다. 공허진은 인상을 쓰면서 뒤로 물러섰다.

“좀 더 힘껏 때려야 할 것 같은데요?”

공허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한번 메이스를 휘둘렀다.

퍽!

그제야 다크 엘프의 몸이 축 늘어졌다.

“참 쉽죠?”

공허진은 뜨거운 콧김을 뿜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손끝이 바르르 떨렸다.

“이동할까요?”

강주혁은 상사들을 보면서 물었다. 두 사람은 혀끝을 차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이후의 전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되었다.

공허진은 전투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강주혁은 그녀를 대신해 두 사람의 몫을 해냈다. 그리고 꼭 한 명의 다크 엘프를 생포해서 공허진이 죽이게 했다. 그렇게 공허진의 손에 묻은 피가 진해져 갔다.

“다들 조심해!”

마지막 다크 엘프 무리는 이전보다 숫자가 훨씬 많았다. 그만큼 위험한 상황이 더 자주 생겼다.

챙! 캉!

강주혁은 쌍검으로 공격의 대부분을 쳐냈으나 워낙 숫자가 많아서 좀처럼 반격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서걱!

“쳇.”

무리해서 한 놈을 죽이면 어김없이 빈틈이 생겼고 적들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맞을 부분을 예상해서 호신강기를 둘렀기에 긁힌 상처뿐이었으나 그게 되풀이되자 짜증이 났다.

‘나도 도와야 해.’

세 사람의 보호를 받으면서 뒤에 서 있던 공허진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느꼈다.

공략 3팀은 전원이 노련한 프로였고 위험해 보이기만 할 뿐 실제로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허진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다크 엘프를 죽일 때의 감각을 떠올리면서 메이스를 꼭 움켜쥐었다.

“으아아아!”

짜증이 쌓인 강주혁이 슬슬 샐러맨더에 화기를 주입하려는 순간, 공허진이 괴성을 지르면서 다크 엘프들에게 달려들었다.

붕! 퍽!

막무가내로 휘두른 메이스에 다크 엘프 한 명의 머리통이 박살났다.

공허진은 무아지경에 빠져서 메이스를 미친 듯이 휘둘러댔다. 엉성한 공격이었지만 포위망을 만드느라 다닥다닥 붙어있던 다크 엘프들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퍽! 퍽! 퍼벅!

메이스의 머리 부분이 환한 빛에 감싸여 있었다. 거기에 스치기만 해도 살점이 터지고 뼈가 박살이 났다. 수십의 다크 엘프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홀리 웨폰?’

힐러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공통 기술. 내공을 이용한 검기처럼 무기의 공격력을 향상시켜 준다. 그러나 내공처럼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걸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안다정이 놀란 부분은 공허진이 그 기술을 썼기 때문이 아니다. 힐러라면 당연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거니까. 그녀가 놀란 건 기술의 효과 때문이었다.

“뭐야, 저건?”

유덕현도 깜짝 놀랐다.

공허진의 메이스를 감싼 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주춤거린 건 다크 엘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걱!

강주혁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크 엘프를 베어나갔다.

캉!

공격성과 공격력은 월등히 좋아졌지만 공허진의 움직임은 여전히 빈틈이 많았다.

하지만 곁에 있는 강주혁이 공허진을 중심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그녀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워주었다.

퍽!

공허진이 휘두른 메이스에 마지막 다크 엘프의 머리통이 박살났다. 공허진은 그러고도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끝났어요. 허진 씨. 전부 잡았어요.”

강주혁은 공허진의 들썩이는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네? 아, 네…….”

공격성을 되살리기는 했지만 아직 그걸 통제할 단계는 아니었다.

강주혁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했다.

“허진 씨, 랭크가 D급이라고 했죠?”

“네.”

“기술 쓰는 걸 보니까 영력은 D급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이레귤러(irregular)>아닌가요?”

이레귤러란 일반적인 성장단계를 거치지 않거나 남들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마력을 다루는 각성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레귤러들은 대개 랭크에 걸맞지 않는 기술을 사용하거나 특정 능력이 다른 능력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데 공허진은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된다.

“...네.”

공허진은 불안한 눈으로 세 사람을 힐끗거렸다.

“어떤 면에서 이레귤러인지 물어봐도 되요?”

강주혁은 모든 걸 알고 있었지만 상사들에게 알려줄 심산으로 질문을 건넸다.

“영력이 조금 높게 나왔어요.”

공허진은 아주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얼마나요?”

“...S급.”

남들은 어깨를 당당히 펴고 자랑스럽게 말할 법한 내용인데도 공허진은 죄를 고백하는 사람처럼 조심스러웠다.

유덕현과 안다정은 화들짝 놀랐다. 홀리 웨폰을 쓰는 것만 봐도 영력이 비정상적으로 강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S급에 이를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망할 자식들.’

유덕현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임재경 부장도 인사팀의 곽진섭 부장도 공허진이 이레귤러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무슨 폭탄 돌리기를 하듯이 공허진을 떠넘기기에 팀원들을 생각해서 어떻게든 그녀를 내보낼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공허진에게는 잠재력이 있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잠재력이.

헌터 아카데미 졸업과 태원공략 입사도 이해가 되었다. 힐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영력이니까. 아무리 전투가 미숙해도 저 나이에 영력이 S급이면 입사시험은 프리패스다.

‘주혁이가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 했네.’

유덕현은 강주혁을 바라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강주혁이 공허진을 품어주라고 부탁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런 식으로 능력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손에 피를 묻힐 뻔했다.

그만큼 유덕현의 평판만 나빠졌을 것이다. 본인도 딱히 잘난 것이 없으면서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아랫사람을 찍어낸 사람, 팀원을 포기해버린 팀장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아마 그게 임재경과 곽진섭이 바라던 그림이었을 것이다. 공허진을 내보내더라도 그 원인을 유덕현에게 돌리려는 심보.

‘호락호락 당하지만 않을 거다.’

이전 같으면 안 좋은 평판이 생기더라도 그냥 감내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장자리를 꿈꾸게 된 지금은 달랐다.

팀원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관리를 해야 했다.

“왜 진작 얘기 안 했어요? 자랑스러워해도 되는데.”

유덕현이 민망한 웃음을 지으면서 공허진에게 물었다.

“그, 그게...항상 잘 되는 게 아니어서...”

공허진은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트라우마 때문인가?’

안다정은 처음에는 못 쓰던 기술을 방금 전에는 제대로 쓰게 된 이유를 생각해봤다.

공허진은 헌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전투에 소극적이다. 몬스터에 대한 공포도 있었고.

강주혁은 그걸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인내를 가지고 천천히 단계를 밟아갔고 마지막 전투에서는 눈에 띄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래부터 그랬던 거예요?”

안다정이 조심스레 물었다. 굳이 사고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그녀가 뭐를 묻는지는 알 수 있었다.

“...네. 심하지는 않았지만...”

공허진은 말꼬리를 흐렸다.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몰라서 여기저기를 힐끗거렸다.

‘심리적인 거구나.’

안다정은 강주혁이 공허진을 한 번도 다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강주혁은 예의바르고 반듯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사근사근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공허진에게만큼은 유별나게 친절하게 대했다. 그것도 던전에서.

만약 강주혁이 신신당부하지 않았다면 안다정도 공허진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회사니까 어쩔 수 없다.

안다정은 공허진이 공략 4부에서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알 것 같았다. S급 힐러에 버금가는 치유력. 하지만 전투는 젬병. 속된 말로 ‘힐 셔틀’ 역할밖에 할 수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욕을 먹었을 것이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공허진은 결정적인 순간에 치유기술을 사용하지 못했다. 사고가 터지자 비난은 더 심해졌고 그만큼 치유기술의 성공확률은 낮아졌다. 악순환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 결과는 방출예정. 아마 공략 1부 3팀은 공허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어떻게 안 걸까?’

정황상 공허진 자신도 어떻게 기술을 제대로 쓸 수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온 걸로 봐서 공략 4부 사람들도 모를 것이다.

아마 강주혁이 이런 식으로 보여주지 않았다면 안다정 역시 몰랐을 것이다. 트라우마 때문에 헌터로서의 능력을 잃어버렸다고만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강주혁은 달랐다. 공허진의 기복이 심한 이유가 심리상태 때문이란 걸 정확하게 간파했다. 거기에 맞춰 적절한 대응을 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공허진을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하면서 아카데미에서 헌터심리학을 공부했다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었나보다.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

안다정은 강주혁이 사람을 다루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걸 깨달았다.

능력이 워낙 출중하니 자신처럼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이지혜하고도 잘 지내지 못했고.

하지만 지금 보니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이었다. 강주혁은 이지혜에게서도 공허진에게서도 상사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읽어낼 줄 알았다.

‘나는 멀었구나.’

안다정은 사람을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약점이란 걸 알고 있었다. 공략 3팀에 있다가 자신 때문에 나간 두 사람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잘못할 때마다 혼을 내는 것 빼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할아버지한테도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래서 혼을 냈는데 못 버티고 나가버렸다. 안다정이 그들에게 바랐던 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지 나가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강주혁은 정반대로 해서 정반대의 결과를 얻어냈다. 오늘 안다정은 강주혁에게 값진 가르침을 받은 것이다.

“팀장님.”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던 강주혁이 입을 열었다.

“어?”

“오늘 허진 씨랑 첫 공략인데 끝나고 회식 한 번 하는 건 어떨까요?”

“그럴까?”

회식이라는 말에 유덕현이 눈을 반짝였다. 공허진의 환영회를 겸한 회식을 했어야 했는데, 주중이어서 시간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 마음껏 먹고 마셔도 뒤탈이 없는 날이다.

“허진 씨는 어때요? 시간 괜찮아요?”

“네? 아…… 네.”

“안 과장은?”

“저도 좋아요.”

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안다정이었지만 강주혁이 먼저 제안을 한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건배!”

짠!

네 사람이 잔을 맞부딪혔다.

“팀장님.”

잔을 비운 강주혁이 입을 열었다.

“왜?”

“이제 허진 씨한테도 말씀 편하게 하시는 게 어떨까요?”

유덕현은 안다정과 강주혁에는 반말을 했지만 공허진에게는 여전히 존댓말을 썼다.

안다정이야 모든 사람에게 그러니까 상관없지만 유덕현이 저러는 건 벽을 세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럴까? 허진 씨, 말 편하게 해도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공허진은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그래, 그럼 앞으로는 편하게 말할게. 오늘 고생했어.”

“……감사합니다.”

“많이 먹어. 주혁이가 쏘는 거니까.”

유덕현이 다 익은 고기를 공허진의 접시에 담아주면서 말했다.

“팀장님?”

“네가 쏠 생각으로 회식하자고 한 거 아니었어? 인센티브 받았잖아.”

“허진 씨 환영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센티브 받아놓고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이었냐? 좋은 일 생긴 사람이 쏘는 건 미풍양속이야.”

“……그래서 소고기집에 오신 거군요.”

“저 이거 시켜도 돼요?”

안다정은 메뉴판을 들어서 비싼 부위만 나오는 한우 세트를 가리켰다.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무척 신나 보였다.

“……네. 드세요. 두 번 드세요.”

강주혁은 막내에게 밥을 사주지는 못할망정 뜯어먹는 데 혈안이 된 상사들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유덕현과 안다정은 메뉴판을 이리저리 넘겨 가면서 좋아라했고 공허진은 그 모습을 보고는 작게 웃었다. 공략 4부 때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것이다.

“허진 씨는 부모님이 뭐하셔?”

“왜 갑자기 호구조사를 하시고 그래요?”

안다정이 유덕현에게 질책했다.

“호구조사라니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지. 주혁이처럼 능력이 특별하잖아. 집에서 잘 배워서 그런 건가 해서.”

던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열등생처럼 여겨졌는데 마지막 전투에서 보여준 모습 덕분에 평가가 180도 달라져 있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 집을 떠나서 어떻게 됐는지 몰라요.”

공허진은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큼큼, 미안해. 괜한 걸 물어봤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다 지난 일이라서…….”

당황한 공허진이 다급히 손을 저었다.

“아버님은 어쩌다가 그렇게 되신 거예요?”

강주혁의 질문에 안다정이 눈총을 쐈다.

하지만 강주혁은 이 자리에서 이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잠시, 뜸을 들이던 공허진이 답했다.

“……몬스터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 다음 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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