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퇴근 시간까지 저러고 있겠네
“연락이 끊겼다고요?”
“네, 전무님.”
양준기 전무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면서 인상을 썼다.
“A급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네, 맞습니다.”
강주혁에게 붙인 감시자가 행방불명되었다. 감시자의 랭크는 A급. 고도의 훈련을 받고 경험도 풍부한 베테랑이었다.
강주혁이 제아무리 규격 외의 실력자라고 해도 A급은 어찌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다.
‘S급이라도 된다는 얘긴가.’
양준기는 시름에 잠겼다.
“추가 인원을 투입할까요?”
통화 상대가 물었다.
“괜찮습니다. 일단 지켜보도록 하죠.”
“네, 전무님.”
양준기는 전화를 끊었다.
고급 인력을 잃었지만, 소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강주혁에게 뭔가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렇다고 강주혁을 화곡리의 침입자로 간주하는 건 지나친 속단이다. 강주혁과 침입자의 공통점이라고 해봤자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되지 않는 강함뿐이니까.
‘확인해 봐서 나쁠 건 없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임재경 부장은 신대성 라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양준기 전무는 강주혁의 속내가 의심스러웠다.
화곡리 마을의 참사가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양준기는 강주혁이 복수를 꿈꾸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행자까지 사라져버리니 의심은 배가 되었다.
물론, 양준기도 강주혁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이지혜 사건과 이형석 사건으로 이미 신태원 회장도 강주혁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주혁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잠깐 잡아놓고 손 좀 봐주는 건 괜찮겠지.’
고문을 하다 보면 신대성에게 요긴한 정보를 토해낼지도 모른다. 그리고 태원공략에 대한 불온한 마음을 꺾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녀석이 화곡리를 건드린 놈이길 빌어야겠군.’
강주혁이 화곡리의 침입자라는 게 밝혀지면 신대성의 질책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 * *
다음날 아침.
“굿모닝. 노잼 존잘남.”
강주혁은 회사 입구에서 신유정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근데 노잼은 왜 들어가는 겁니까?”
“주혁 씨는 너무 진지하니까요.”
그러면서 진지한 표정과 딱딱한 어조로 술자리에서 강주혁이 했던 말을 따라 했다.
“저는 신 씨 집안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흉내가 꽤나 익살맞았기에 강주혁도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신유정은 강주혁을 웃긴 게 기뻤는지 덩달아 깔깔 웃었다.
“그래요. 그렇게 좀 웃어 봐요. 매일 인상만 쓰지 말고. 얼마나 보기 좋아.”
“노력해 보겠습니다.”
“근데 주혁 씨, 뭔가 느낌이 달라졌네요?”
“느낌이요?”
“네. 지난주에 봤을 때랑 달라요. 뭐라고 콕 집어서 설명은 못 하겠지만…….”
신유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강주혁을 빤히 바라봤다.
‘은근히 예리한데.’
강주혁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주말 동안, 강주혁은 청룡검을 익히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어젯밤, 풍기(風氣)와 뇌기(雷氣)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몸의 성질을 바꾸는 것에 성공했다.
아직 1단계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틀 만에 낼 수 있는 성과는 아니었다. 권대호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요.”
“그런가 봐요, 히히. 미안해요. 이상한 소리를 해서.”
강주혁이 시치미를 떼자 신유정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주혁 씨도 이번에 단독 사냥 시험 보죠?”
“네. 과장님.”
“뭘 잡을 거예요?”
“오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오, 좀 센데. 자신 있어요?”
“정면 승부는 어려우니 전략을 잘 짜야죠.”
“주혁 씨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이번에 감독관으로 지원했어요.”
단독 사냥 시험이라고 해도 신입사원 혼자서 던전을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과장급 감독관이 한 명씩 동행한다.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서 감독관은 절대로 시험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담당하는 신입사원은 시험 당일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배정된다.
“귀찮은 일인데 지원하신 이유라도 있나요?”
“앞으로 태원공략을 떠받칠 꿈나무들이잖아요. 얼마나 잘 싸우는지 궁금해서요.”
안타깝게도 그 꿈나무들은 몇 년 안에 모두 태원공략을 떠나게 된다. 가장 독종인 강주혁만 살아남고.
“예전에는 회장님께서도 구경하러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강주혁은 넌지시 운을 띄웠다.
“맞아요. 공략 쪽에 신경을 많이 쓰실 때는 그랬죠.”
“이제는 안 오시는 건가요?”
신태원 회장은 강주혁에게 쳐부숴야 할 적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건 먼 훗날의 일. 그전까지는 되도록 신태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그를 이용해 먹을 생각이었다.
“왜요? 회장님이 왔으면 좋겠어요?”
신유정이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물었다. 강주혁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했다.
“존경하는 회장님이 ‘아이고, 우리 주혁이가 아주 크고 강한 놈을 잡아 왔네’ 하면서 등이라도 한번 두드려 주시면 기분 엄청 좋겠죠?”
신유정은 그렇게 말하면서 강주혁의 등을 툭 쳤다.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신입사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요?”
“알겠어요. 제가 한번 졸라볼게요. 주혁 씨가 그렇게 원한다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아, 근데 그룹 일들로 엄청 바쁘시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마요.”
“물론입니다. 그냥 제 희망사항이에요.”
강주혁은 신태원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권대호도 알고 있으니 자신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태원공략에 들어왔다는 것쯤은 알 것이다.
신태원의 의중을 알 수는 없으나 그가 회사에 해가 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거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 이지혜 사건을 일으킨 신대승 사장을 좌천시키고 김태현을 쫓아냈으니까.
강주혁은 양준기 전무가 단독 사냥 시험을 이용해 자신을 노릴 거라고 짐작했다. 그때만큼 좋은 기회도 없으니까. 틈만 나면 뭘 잡으러 갈 거냐고 꼬치꼬치 캐물어 대는 임재경 부장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회장이 회사에 나타나면 양준기 전무의 행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안 좋은 소식을 전해 듣는 것과 현장에서 목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자신이 참관 중인데 신입사원에게 문제가 생기면 회장은 그걸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분명 회사를 뒤집어엎을 것이고 그럼 양준기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두 사람은 공략 1부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늘 2팀이랑 3팀 합동공략이죠?”
하나의 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역의 경우, 복수의 팀을 같이 투입하기도 한다. 이를 합동공략이고 부른다.
“네, 과장님.”
“드디어 소문이 자자한 주혁 씨의 실력을 보게 되겠네요. 이따 봐요.”
“네. 과장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신유정은 손을 흔들더니 자기 파트로 달려갔다.
그날 오후.
공략 2팀과 3팀은 예정대로 합동공략에 들어갔다. 해당 지역은 공략 2팀이 관리하는 곳인데, 보스 몬스터인 아이언 골렘이 너무 강해서 매번 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같은 공략부에 속해 있는 모든 팀은 경쟁 관계다. 특히 각 팀의 팀장들은 하나밖에 없는 차기 부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부장으로 진급하지 못한다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운이 좋으면 지방에 있는 공략부의 부장으로 내려가겠지만, 진급이 아니라 좌천에 가깝기에 사실상 그곳이 종착지가 된다. 회사원의 꿈인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짜증 나네.’
그래서 2팀 팀장인 김현우 차장은 지금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보스를 잡으면 실적을 3팀과 나눠 가져야 하니까.
이전에는 임재경 부장이 종종 보스 몬스터 사냥을 도와줬다. 신대승 라인의 임원들에게 압박을 받아서 마지못해 해주는 것이지만 그래도 부장에게는 실적을 나눠줄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략 1팀을 지원하러 간다는 핑계로 빠지고 자기 대신 공략 3팀을 집어넣었다.
‘망할 놈들.’
원래 실적이 꼴찌였던 공략 3팀은 2팀의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강주혁의 등장으로 무섭게 치고 오르고 있었다.
안 그래도 임재경 부장의 편애로 공략 1팀에 뒤지고 있는 상황인데 공략 3팀에게 실적을 뺏기면 더욱 불리해진다.
김현우는 공략 3팀을 못마땅한 얼굴로 훑어보았다.
‘얼마나 잘하나 보자.’
다른 몬스터들은 공략 2팀이 미리 처리해 뒀기 때문에 일행은 전투 없이 보스가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이언 골렘은 높이가 100m는 될 것 같은 석벽을 등진 채 서 있었다.
키는 대략 7m 정도. 전신이 쇳덩이로 되어 있었고, 얼굴 부분도 철가면이었다. 그리고 덩치에 어울리는 쇠망치를 들고 있었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인지 아직 공격성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유 팀장.”
김현우 팀장이 유덕현에게 말했다.
“네, 팀장님.”
“지금부터 오더는 내가 맡지.”
“알겠습니다.”
김현우가 헌터들을 보면서 말했다.
“다들 공략 보고서를 봐서 알겠지만, 저놈의 최대 강점은 맷집이다. 맷집만 놓고 보면 공략 1부가 담당하는 지역의 몬스터들 중 최강이야. 공략 2팀만으로 상대했을 때는 여덟 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 그 대신 공격 속도는 느린 편이다. 패턴도 단순하고.”
김현우는 골렘의 공격력이 B급 탱커도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걸 얘기하려면 2팀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니까.
어차피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덟 시간이 걸린 공략에서 피로 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탱커가 망치를 직격으로 맞고는 중상을 입었다. 힐러의 치유력도 고갈된 상태라서 응급처치에 실패했다.
그 탱커는 결국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은퇴하고 말았다. 그 사건 이후 임재경 부장은 아이언 골렘을 반드시 합동공략으로 잡게 했다.
“주혁 씨는 일단 뒤로 빠져. 공격 패턴이 눈에 익을 때까지 대기한다.”
“네, 팀장님.”
강주혁은 군말 없이 따랐다. 회귀 전에 지겹도록 싸워본 상대라서 패턴을 훤히 꿰고 있었다. 약점도 알고 있었고.
그래도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안 과장도 뒤에서 지원해. 근접전에 투입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스텝 꼬여서 오히려 위험해져.”
“……네. 팀장님.”
안다정은 떨떠름한 표정이었지만 일단 수긍했다.
생명체에게는 헤드샷이 통하지만, 골렘 같은 마법 생명체에게는 그것도 소용이 없다. 이럴 때는 화살보다 근접전이 나은데 그걸 못하게 하니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유덕현을 생각해서 참았다. 공략 3팀이 도와주러 온 입장이기도 했고.
“좋아. 그럼 들어가지.”
전투가 시작되었다.
위이이잉!
헌터들이 다가가자 아이언 골렘이 활동을 시작했다. 철가면의 눈 부분에서 새빨간 빛이 흘러나왔다. 움직임이 로봇처럼 뻣뻣했다.
쿵! 쿵!
그러나 압도적인 덩치가 주는 위압감은 상당했다.
“휩쓸기다. 엎드려!”
김현우의 명령에 따라 아이언 골렘에게 접근하던 헌터들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붕!
거대한 쇠망치가 바람을 찢어놓으며 헌터들의 머리 위로 지나갔다.
“공격!”
헌터들이 아이언 골렘에게 덤벼들어 다리를 공격했다.
“발 구르기다! 강기 둘러!”
쾅!
골렘이 다리를 들었다가 땅을 찍었다. 충격파 때문에 헌터들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호신강기로 방비를 한 덕에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나쁘진 않군.’
강주혁은 느긋한 마음으로 뒤에서 전투를 참관하고 있었다. 김현우는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만점이었다.
탱커가 아니면 맞고 즉사할 수도 있는 공격이다. 사망자가 나오면 책임자가 옷을 벗어야 한다. 그러니 저런 안전제일주의가 정공법이 될 수밖에 없다.
‘퇴근 시간까지 저러고 있겠네.’
하지만 피해가 적은 건 골렘 쪽도 마찬가지였다. 다리를 공격하고 원거리에서 활과 마법을 퍼붓고 있지만 유의미한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아이언 골렘의 코어 즉, 마석은 심장 부근에 위치한다. 김현우는 일단 다리를 파괴해서 넘어뜨린 후 흉갑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렇게 하려면 한쪽 다리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헌터들은 골렘의 다리에 차일까 봐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둥글게 포위를 하면 운신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골렘은 석벽을 등진 채 좀처럼 앞으로 나올 줄 몰랐다. 그래서 접근 경로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피할 공간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다 보니 헌터들 사이의 간격도 넓어졌다.
다들 자기랑 가까운 곳만 공격하다가 뒤로 빠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원거리 공격수들은 근접전을 벌이는 헌터들을 피해서 머리나 가슴팍을 때리고 있었고.
공격 지점이 여러 개로 흩어져버리니 피해를 제대로 누적시키지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흘렀다.
“김 팀장님.”
신유정 과장이 말했다.
“잠깐! 모두 뒤로 빠져.”
김현우가 헌터들을 뒤로 물렸다.
헌터들이 멀어지자 골렘도 더는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왜 그러나?”
“이제 주혁 씨도 투입하죠. 패턴도 충분히 익혔잖아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여기까지 데리고 왔는데 놀게만 할 수는 없잖아요.”
김현우는 못마땅한 얼굴로 강주혁에게 물었다.
“원거리 무기는 없나?”
“네, 팀장님. 제가 잘 쓰지 못해서.”
김현우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주혁이 최소 과장급 정도는 됩니다. 자기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어요.”
유덕현도 거들었다. 예전의 그였다면 절대로 하지 못했을 발언이다.
하지만 최근에 차장으로 진급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강주혁 정도의 전력을 낭비하고 있는 상황도 못마땅했고.
“허.”
과장급이라는 말에 신유정을 제외한 2팀 사람들이 일제히 실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신유정이 무표정한 얼굴로 쓱 훑어보니 다들 입을 다물었다.
김현우는 내키지 않았으나 사실상 상급자나 다름없는 신유정의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좋아. 무리하지는 말게.”
“네. 팀장님. 감사합니다.”
“다시 시작하지.”
헌터들은 다시 한번 골렘에게 돌진했다.
철컹!
골렘도 곧장 공격 태세에 돌입했다. 헌터들은 부지런히 스텝을 밟으면서 달려가는데 강주혁은 일부러 어물쩍거렸다.
골렘의 붉은 눈이 강주혁에게로 향했다. 가장 느리고 만만한 적으로 인식한 것이다.
“찍기다! 조심해!”
골렘의 쇠망치가 강주혁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강주혁은 잽싸게 옆으로 두 걸음을 이동한 후 제자리에서 점프했다.
쾅!
전봇대만 한 망치가 아슬아슬하게 강주혁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땅에서는 충격파가 터져 나왔으나 미리 뛰어오른 강주혁은 그걸 피할 수 있었다.
탓!
강주혁은 망치 위에 착지했다. 골렘이 엄청난 괴력으로 망치를 들어 올렸다.
“주혁 씨!”
안다정과 신유정이 동시에 외쳤다.
망치 위에 올라타고 있던 강주혁은 망치가 올라감에 따라 덩달아 위로 날아올랐다.
골렘은 망치를 자신의 머리 위로 들어 올렸고 강주혁은 망치에서 떨어져 나가 골렘의 뒤에 있는 석벽으로 날아갔다.
탁!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석벽에 발을 디딘 강주혁은 벽을 힘껏 차면서 골렘의 뒤통수를 향해 몸을 날렸다.
파지직!
강주혁의 전신에서 푸르스름한 스파크가 터져 나왔다. 칼날에 전격(電激)이 휘감기기 시작했다.
사신무극검(四神武極劍) 2형.
청룡검(靑龍劍)이었다.
강주혁은 골렘이 왜 항상 석벽을 등지고 있는지, 왜 절대로 등을 내주지 않는지 잘 알고 있었다.
콰지직!
전격을 머금은 칼날이 투구와 등판 사이의 이음새를 파고들었다.
푹!
어떤 날붙이도 허용하지 않았던 두꺼운 철판 속으로 강주혁의 검이 손잡이까지 쑥 들어갔다.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