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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장비 하나만 구해주십시오.
38화 장비 하나만 구해주십시오.
“논문? 설마 이거 논문이야?”
강주혁이 건넨 계획서에는 논문에서 발췌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 있었다.
“네. 팀장님. 한 달 전, 미국 헌터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입니다.”
“허, 한 달이면 거의 최근이네. 이런 건 도대체 어떻게 안 거야?”
“제가 원래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안 대리도 논문 같은 거 찾아봐?”
“예전에 공부할 때야 많이 봤죠. 취직하고는 안 봤지만.”
안다정도 고개를 저었다.
“07-A70에 있는 몬스터들에 관해서 조사하다가 우연히 찾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그런 걸 찾아보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다. 잡기 어려운 놈들이야 그럴 수도 있겠지. 근데 이 지역에는 별 볼일 없는 놈들밖에 없잖아.”
“강하지는 않지만 까다로운 적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략효율을 높일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이 논문을 발견했죠.”
유덕현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너 퇴근하면 쉬기는 하냐?”
“네. 팀장님. 저한테는 이게 쉬는 겁니다.”
“아, 왜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면박을 주고 그래요.”
“면박이 아니라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공략하고 퇴근하면 집에 가서 씻고 자야지. 영어논문 찾아볼 체력이 어디 있어. 누가 보면 내가 악덕상사인줄 알 거 아니야.”
“악덕상사 아니었어요?”
“허! 안 대리가 회사에 친구가 없어서 잘 모르나본데, 내 별명이 공략 1부 천사팀장이야.”
친구는 유덕현도 없고 당연히 그런 별명도 없다.
두 사람의 잡담으로 회의가 늘어질 조짐을 보이자 강주혁은 재빨리 끼어들었다.
“걱정 마십시오. 팀장님. 충분히 잘 쉬고 있습니다.”
“진짜지? 우리한테는 쉬는 것도 일이야.”
“네. 팀장님. 잘 알고 있습니다.”
“좋아. 근데 이게 무슨 내용이야?”
“<던전 보아>의 산란기를 연구한 것입니다.”
“던전 보아? 07-A70의 보스잖아.”
던전 보아는 던전에만 서식하는 뱀. 아마존에 있는 아나콘다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10미터가 넘고 훨씬 흉포하다. 게다가 몸 안에 마석을 품고 있는 몬스터다.
“네. 팀장님. 이 논문에 따르면 던전 보아는 10월 중순마다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알?”
“고급 영약 재료로도 쓰여요. 던전 보아 알이 던전 보아가 가진 마석보다 몇 십 배나 비쌀 걸요.”
안다정이 거들었다. 강주혁을 바라보는 표정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던전을 대하는 헌터의 관점과 연구자의 관점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전자는 사냥에서의 효율성을 중시하지만 후자는 아니다. 몬스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죽이느냐는 연구자의 관심거리가 아니니까.
헌터들 역시 사냥에 꼭 필요한 지식이 아니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몬스터의 배설물이 어떤 성분으로 되어있는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지만 헌터들은 배설물을 단서로 이용해 몬스터를 추적할 뿐이다.
하지만 망생초의 경우처럼 이론적 관점과 실용적 관점의 교집합이 생길 때도 있다. 강주혁은 이번에도 그 교집합을 찾아낸 것이다.
“그래? 근데 그 놈은 몬스터잖아. 3개월 마다 죽었다가 살아나는 놈에게 그런 걸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
07-A70의 리스폰 주기는 3개월. 던전 보아는 3개월에 한 번씩 죽었다 살아난다. 그런 존재가 자연적인 생명체처럼 규칙적인 산란기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저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논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닙니다.”
“공신력 있는 논문이라는 건 나도 알겠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부장님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무리 긴급공략이라고 하더라도 구두로 상사에게 허락은 받아야한다. 당연히 상사들은 이런 예외적인 케이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찰팀이 정찰도 하기 전에 공략팀을 보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부장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걸 준비했습니다.”
강주혁은 또 다른 종이를 나눠줬다.
“뭔데?”
“8년 전 공략 2부 2팀이 이 지역을 맡고 있을 때 제출했던 공략보고서입니다. 이 때 딱 한 번 던전 보아의 알이 발견되었는데, 공략 날짜가 11월 5일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안 나왔다고?”
“네. 팀장님. 그 전에도 안 나왔습니다. 이 지역 다음 리스폰이 11월 말이지 않습니까. 그 후로 이 지역을 맡았던 팀들은 모두 리스폰 데이 직전까지 공략을 미뤘습니다.”
“...우리도 그랬지.”
“네. 팀장님. 제 생각에 그렇게 미루는 사이에 알이 부화해서 새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새끼요? 새끼는 본 적이 없는데?”
“던전 보아는 기형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성장속도를 가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갓 태어난 새끼들을 성체로 오인해서 사살하신 것 같습니다.”
“아, 그래서 개체 수가 매번 달랐구나.”
“지역 코드가 07이면 13년이나 지났는데 이걸 아직까지 몰랐다는 거야?”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우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2부 2팀 놈들은? 알을 발견하고도 이런 생각을 못 했나?”
“그냥 얻어걸린 걸로 생각했겠죠.”
“우리 회사 사람들이 멍청한 걸까? 주혁이가 똑똑한 걸까?”
“둘 다겠죠.”
유덕현과 안다정은 실소를 터뜨렸다.
“좋아. 정리해보자. 11월 말까지 기다렸다가 공략하면 알이 부화해버리니까 지금 쳐들어가야한다, 이거지?”
“네. 팀장님. 부화에 필요한 기간이 대략 4주 정도라고 합니다. 그 전에 공략해야지만 알을 챙길 수 있습니다. 오늘이 11월 12일이니까 사실, 지금도 아슬아슬합니다.”
유덕현은 턱을 매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의 성격상 부장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공략 3팀은 이지혜 때문에 대외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안 좋다. 이유야 무엇이든 간에 그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니까. 이제 공략 3팀의 별명은 유배지를 넘어 무덤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건수를 발견하면 대우가 좀 나아질지도 모른다.
“오케이. 내가 부장님한테 한 번 말해볼게. 아주 위험한 지역도 아니고 실적 뻥튀기를 할 수 있다고 하면 허락해주실 거야.”
“감사합니다. 팀장님.”
그 때, 회의실 밖이 어수선해졌다.
“자자, 다들 주목.”
임재경 부장의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지?”
공략 3팀은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입구를 향하고 있었다.
임재경 부장 뒤로 미모의 여성이 서있었다. 그는 굳은 얼굴로 함께 온 여성을 소개했다.
“오늘부터 우리 공략 1부랑 함께 할 신유정 과장이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하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 때문에 개구쟁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주변사람들에게 해피바이러스를 마구 퍼뜨릴 것 같은 인상이다.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이 여성의 이름은 신유정. 좌천당한 신대승 사장의 차녀이자 김태현은 배다른 누나다.
“안녕하세요. 신광공략에서 건너온 신유정 과장입니다!”
신유정이 낭랑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신광공략은 태원처럼 광야를 맡고 있는 회사들 중 하나로 한국최고의 공략회사로 알려져 있다.
“다들 누구를 떠올리신지 알 거 같네요. 히히, 맞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신 씨에요.”
신유정은 혀를 살짝 빼물고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가 회장님이세요. 아버지는 태원전자 사장님...이었죠. 헤헤. 그래도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태원공략은 처음이라서 모르는 게 많거든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신유정은 직원들을 향해 배꼽인사를 했다.
직원들은 환영의 박수를 쳤으나 반응은 영 미적지근했다. 옆에 서있는 임재경 부장이 먹던 빵에서 바퀴벌레 반 마리가 나온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지혜 사건으로 신대승 라인이 큰 피해를 입었다.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태원공략에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던 신대승의 차녀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공략 1부에.
라인이 다르니 양준영처럼 밀어줄 수도 없다. 그렇다고 홀대를 하자니 로열패밀리라서 찝찝하다.
양준기 전무는 신유정의 이직소식을 전해주면서 회장님의 결정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임재경은 신유정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아직 감을 잡지 못했다.
“신 과장은 오늘부터 2팀에서 일하게 될 거다. 김 차장이 잘 좀 가르쳐줘.”
“네. 부장님.”
임재경의 말에 2팀 팀장인 김현우 차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는 공략 1부이면서도 신대승 라인을 타고 있었다.
임재경 부장의 견제와 신대승 라인의 지원을 동시에 받으면서 위태위태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지혜 사건으로 신대승의 위상이 추락해버렸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등판한 신유정은 김현우에게 구세주나 마찬가지였다.
“어? 부장님, 근데 저 공략 3팀으로 가는 거 아니었나요? 공략 3팀이 사람이 가장 적다고 들었는데...”
신유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강주혁은 옆에 서있는 상사들의 얼굴을 살폈다.
유덕현 팀장의 목울대가 움직거렸다. 좋은지 싫은지는 모르겠으나 긴장을 하고 있다는 건 분명했다.
‘어?’
강주혁은 시체처럼 창백한 안다정의 안색을 보고는 살짝 놀랬다.
안다정의 성격이라면 로열패밀리라고 해도 별로 신경 안 쓸 것 같았다. 수틀려서 회사를 나가도 그녀 정도의 스펙이라면 불러주는 곳이 많다. 근데 왜 저렇게 긴장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흠흠, 공략 3팀이 사람이 적은 건 맞는데 힐러가 필요한 상황이라서. 조만간 다른 사람이 올 거야.”
임재경 부장이 조심스레 말했다.
“아, 그랬군요. 죄송해요. 제가 여기 상황을 잘 몰라서. 헤헤, 2팀 여러분, 반가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신유정은 아이들을 맞이하는 유치원 선생님 같은 태도로 2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게 무슨 난리람.”
유덕현이 고개를 저었다.
“한동안 사무실이 어수선해지겠네요.”
안다정은 아까보다 표정이 좀 풀려있었다. 신유정이 공략 2팀으로 가서 안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한테 불똥만 안 튀면 되는 거지. 회의실 정리하고 나오자.”
“네. 팀장님.”
공략 3팀이 회의실에서 뒷정리를 하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신유정이 3팀 파트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가워요.”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방글방글 웃는 신유정에게는 보고만 있어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었다. 그래서 도저히 냉대하거나 적대할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공략 3팀은 어색해하면서 인사를 했다.
“유덕현 팀장님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2팀에서 일하게 된 신유정 과장입니다. 같은 과장이셔도 저 같은 낙하산 야매 과장이랑은 많이 다르시겠죠. 히히, 앞으로 잘 좀 가르쳐주세요.”
“하하, 별 말씀을...”
유덕현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신유정과 악수를 나눴다.
“안다정 대리죠? 얘기 많이 들었어요.”
“반갑습니다.”
안다정은 로봇처럼 뻣뻣한 태도로 신유정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강주혁 사원?”
“네. 과장님. 강주혁입니다.”
강주혁은 편안한 태도로 인사했다.
‘생각보다 빨리 등판했군.’
회귀 전에도 신대승 라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신유정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적이 있다. 나중에 회사를 떠나기는 했지만 있는 동안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
신유정은 뛰어난 헌터지만 신 씨 집안 기준으로 본다면 특출나지는 않았다. 그 대신 그녀에게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나쁘진 않네.’
신대승이 좌천당하면서 힘의 균형이 깨졌다.
하지만 신유정이 신대승 라인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어준다면 신대성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손을 잡을 생각은 없지만 잠깐 동안 함께 하는 건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3팀 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런데 잠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신유정은 두 손을 모으고 방글방글 웃었다. 그러면서 사무실 입구 쪽으로 시선을 줬다.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냥 여기서 하시면 안 될까요?”
안다정이 냉랭하게 말했다. 유덕현과 강주혁은 깜짝 놀랐다.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사람도 있구나...’
강주혁은 안다정의 반응이 이해가 되기는 했다. 김태현의 수작질로 팀이 쑥대밭이 되다시피 했는데 혈육인 신유정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이게 조금 민망한 얘기라서...그럼 회의실은 어떨까요?”
“네. 그러시죠.”
유덕현이 대표로 말했다. 안다정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고 선수를 친 것이다.
네 사람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런 얘기는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하면서 해야 하는데 그냥 하려니까 엄청 민망하네요.”
신유정은 뺨을 긁으면서 난감해했다.
공략 3팀 사람들은 그녀의 입에서 무슨 얘기가 나올지 몰라서 어리둥절해했다.
표정을 가다듬은 신유정이 공략 3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와 태현이를 대신해서 여러분께 사과하고 싶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유덕현과 안다정은 흠칫했으나 강주혁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에 담담했다.
“저도 용서를 받기에는 너무 큰 잘못이라는 걸 알아요. 그래도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신유정을 살짝 울먹이기까지 했다.
강주혁은 그게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괘, 괜찮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요.”
유덕현은 당황해서 손사래를 쳤다.
“저도 헌터로 일해 봐서 짐작은 할 수 있어요. 공략 3팀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큰지. 만약 제가 같은 팀 동료에게 그런 일을 당했으면 트라우마 때문에 다시는 던전에 못 들어갔을 거예요.”
유덕현과 안다정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강주혁은 쓰게 웃었다.
“제가 신광에서 태원으로 이직한 건 할아버지의 명령 때문이에요. 아버지와 태현이 때문에 생긴 문제를 저더러 바로잡으라고 하셨거든요. 저도 아버지의 딸이고, 또 태현이의 누나이기에 이번 일에 책임이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께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보상하고 싶습니다.”
“과장님.”
“네. 주혁 씨. 말씀하세요.”
“신대승 사장님과 태현 씨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나요?”
신유정은 슬픈 웃음을 지어보였다.
“죄송해요. 솔직히 말해서 두 사람은 그럴 만한 그릇이 못 돼요. 제가 가족을 대표해서, 그리고 두 사람을 대신해서 사과드릴게요.”
신유정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너무 솔직하게 나와서 공략 3팀은 또 한 번 당황했다.
“가족의 과오를 대신 책임지시려는 과장님의 마음은 감사합니다만, 당사사의 사과가 아닌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안다정도 말했다.
“잘 알겠어요. 제 사과가 너무 일방적이었죠? 너무 제 마음만 생각했던 것 같네요. 미안해요. 그래도 제가 여러분 때문에 공략 1부에 왔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저희들 때문에요?”
유덕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들이시잖아요. 같은 팀이 되었으면 더 좋았을 건데 어쩔 수가 없네요. 아니다. 오히려 저 때문에 불편하실 수도 있겠네요. 제가 대단한 힘을 가진 건 아니지만 힘닿는 대로 여러분을 도와드릴 거예요. 그리고...”
신유정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건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드리는 말씀이에요. 그런 일을 겪고도 계속 회사에 남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일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믿어주세요.”
신유정은 공략 3팀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했다.
유덕현은 당황해서 마주 인사를 했다.
안다정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강주혁만 대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을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개인적으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에요.”
부탁이란 얘기를 들은 신유정은 눈을 반짝이면서 좋아했다.
“장비 하나만 구해주십시오.”
유덕현과 안다정은 강주혁을 보면서 어리둥절해했다.
“좋아요. 어떤 게 필요하세요?”
“<스펠 브레이커>란 이름의 방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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