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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일단 배워보고요.
20화 일단 배워보고요.
강수혁은 동생이 태원공략에 집착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강주혁이 집안을 망하게 만든 사람이 신대성이란 걸 알게 된 건 태원에 입사하고 한참이 지난 후였다.
이맘때의 강주혁은 그저 아버지가 일하던 던전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태원의 문을 두드렸고 형은 그런 동생이 불만이었다. 학벌 때문에 대기업 취업이 어렵다면 중견기업에라도 들어가는 게 정상이니까.
하지만 강주혁이 고집을 부리면서 태원공략에 광부로 취업하자 동생만큼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랐던 형은 폭발해버렸다.
고집이 센데다가 철이 덜 들었던 강주혁은 형에게 대거리를 했고 대판 싸운 형제는 한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다.
어머니에게 취직사실을 알린 후에도 연락이 없어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데 형이 이런 식으로 화해를 청해올 줄은 몰랐다.
“아니야. 내가 형이라도 그랬을 거야.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형한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한 것 같다.”
동생 뒷바라지를 하느라 인생의 황금기를 날려버린 형이었다. 강주혁은 그런 형에게 대들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새끼, 취직하더니 철들었네. 주말에 시간 되면 협곡 가자. 랭매 한번 돌려야지.”
강주혁은 대구에 있는 형과 종종 온라인에서 만나서 게임을 했던 걸 떠올렸다.
돈이 없어서 집에 제대로 된 컴퓨터도 갖추지 못한 형제에게 PC방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였다.
“좋지. 형도 연습 좀 해 놔.”
“적응하느라 정신없겠지만 그래도 밥은 꼭 먹고 다녀. 나중에 고생하지 말고.”
“그래. 형도 담배 좀 줄여.”
“인마, 너까지 잔소리냐.”
“할 만하니까 하는 거지. 엄마는?”
“아직 퇴근 안 했어.”
“안부 전해줘.”
“오냐.”
형과의 통화를 끝낸 강주혁은 아버지가 쓰던 검을 살펴보았다. 낡았지만 마치 새 검처럼 관리가 잘 되어있었다.
손잡이를 말아 쥐자 아버지의 손을 잡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봉마검(封魔劍).
검이 악마종 몬스터들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걸 확인한 아버지가 붙인 이름이다.
드디어 전용 검이 생겼다는 기쁨보다도 아버지의 검을 되찾았다는 기쁨이 더 컸다. 검을 되찾아서 보내준 형과 비싸게 사서 헐값에 팔아준 석준 아저씨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꼭 성공하자.’
태원공략에서 최고가 되어서 힘든 시절에 힘을 보태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그리고 반드시 신대성을 꺾어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었다.
그런 다짐들이 강주혁의 정신을 잘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롭게 만들었다.
* * *
주말이 되었다.
강주혁은 오랜만에 고시원 근처 PC방에 가서 형과 게임을 했다.
의기투합해서 열심히 싸웠지만 몇 판을 내리진 후에는 언제 화해했냐는 듯이 서로 육두문자를 날리면서 상대방을 탓했다.
나쁘지는 않았다. 40대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20대로 돌아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으니까.
토요일은 그렇게 놀면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검을 챙겨서 청계산을 찾았다. 원래 토요일마다 갔는데 이번 주에는 하루 늦은 것이다.
“네 이 놈!”
예상대로 종로투왕 권대호는 심통이 잔뜩 나있었다.
“왜요?”
“왜요? 어른이란 한 약속을 멋대로 어겨놓고는 이유를 물어!”
“약속이요? 언제요?”
권대호가 금방이라도 주먹을 날릴 것처럼 보였기에 강주혁은 급히 방어자세를 취했다.
“잠깐만요! 뭔가 오해를 하시는 것 같은데 그냥 토요일마다 여기에 왔을 뿐 꼭 오겠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 어르신이 절 몇 번 본 걸 가지고 오해를 하신 거죠. 그게 어떻게 약속입니까.”
“이 놈아! 꼭 말을 해야지 약속이냐.”
“백 번 양보해서 약속이라고 칩시다. 사정이 생겨서 약속을 못 지킬 수도 있죠. 그런데 연락할 방법이 없잖아요. 폰도 안 가지고 다니시는데. 제가 전서구라도 띄워야합니까.”
“이 망할 놈이...”
권대호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때리지는 않았다.
강주혁이 아는 권대호는 앞뒤가 꽉 막혀있으면서도 또 은근히 합리적인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다. 말로 자신을 이긴 상대를 나이나 실력으로 찍어 누르지는 않는다.
“제가 어르신에 대해서 좀 알아봤습니다.”
“호오, 그래?”
권대호의 표정이 금방 누그러졌다.
하늘같은 대선배의 위엄을 깨닫고 알아서 받들어 모실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강주혁의 입에서는 엉뚱한 소리가 나왔다.
“우리 회장님이랑 친하다면서요?”
“뭐? 회장? 너 설마...”
“태원공략 다닙니다.”
“크흠...”
태원이란 말이 나오자 권대호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태원에 다닌다는 걸 숨기고 만나다고 나중에 들통이 나면 오히려 미운 털이 박힐 수도 있다. 권대호는 음흉하고 정치적인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이니까.
대놓고 말하기는 했지만 진짜 목적은 감췄다. 지금은 권대호가 태원에 다시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기만 하면 된다.
권대호는 평생을 태원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이다. 무슨 이유에선지 마음이 잠시 떠나버리긴 했으나 영원히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회장님한테 저 좀 잘 봐달라고 해주십시오.”
“혹시 회장이 시켜서 여기에 온 거냐?”
권대호는 호랑이 같은 눈으로 강주혁을 뜯어보았다. 하지만 강주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인턴이 회장님을 만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인턴이라고?”
“네. 인턴입니다. 얼마나 차별하고 못살게 구는지 서러워서 못살겠습니다. 저 정식직원으로 뽑으라고 회장님께 말 좀 해주세요.”
“일 없다.”
“사는데 도움이 안 되시는군요. 하산하겠습니다.”
“뭐라?”
강주혁은 내려놓은 가방을 챙기고는 고개를 숙였다.
“건강하세요.”
“잠깐!”
“왜요?”
“안 도와주는 게 아니라 못 도와주는 거다.”
“회장님이랑 친하다면서요?”
“의절했다.”
“왜요?”
“살다보면 그런 일이 생기는 법이다. 일단 좀 앉아라.”
강주혁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권대호는 잠시 생각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회사는 어떠냐?”
“회사요?”
“회사에 별 일은 없고?”
“인턴인 제가 뭘 알겠습니까. 눈치 보기 바쁘죠.”
“하긴 그렇겠구나.”
“예전에 부회장까지 하셨다면서요. 아는 사람은 없습니까?”
“모두 연락을 끊었다.”
“물어보시는 걸 보니 관심까지 끊으신 것 같지는 않은데요. 번호 기억하시면 연락 한번 해보시죠. 전화 빌려드릴게요.”
“일 없다.”
권대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본인이 묻기는 했으나 이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는 게 싫은 모양이다.
강주혁은 권대호가 회사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랐으나 회한이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보니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웬 검이냐?”
권대호는 강주혁이 가져온 봉마검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고향에 있는 형이 보내준 물건입니다. 아버지가 쓰던 검이죠.”
“아버지가 썼다고?”
“아버지도 헌터셨거든요.”
“헌터 집안이었나?”
“네. 할아버지 때부터 헌터였습니다.”
강주혁을 바라보는 권대호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뼈대 있는 집안의 자식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왜 진작 검을 들고 다니지 않았느냐? 검사라는 녀석이.”
“10년 전쯤에 집이 어려워져서 아버지가 쓰던 장비들을 모두 팔아버렸습니다. 이건 형이 제 취업선물이랍시고 무리해가면서 되사온 거고요. 인턴이 아니라 정규직이라고 거짓말을 했거든요.”
“무책임한 짓을 했구나.”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가족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도 들려주고 싶어서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정규직이 될 거니까 미리 좀 얘기한다고 해도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권대호는 강주혁의 젊은이다운 호기를 기분 좋게 바라보았다.
“근데 어쩌다가 가세가 기울어진 거냐?”
“집안 선산에 게이트가 하나 있습니다. 그걸로 할아버지 때부터 먹고 살았죠. 근데 아버지 때 직원 실수로 사고가 나버렸습니다.”
권대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회사가 망했구나.”
“네. 아버지는 그 일 때문에 화병이 나서 돌아가셨죠.”
강주혁은 문득 권대호가 신대성이 벌인 짓을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당시에 권대호가 부회장으로 있기는 했지만 신대성이 최측근을 움직여 극비로 진행한 일이라서 모를 가능성이 컸다.
“고생이 많았겠구나.”
권대호는 복잡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다 지난 일입니다.”
강주혁이 아무렇지도 않자 권대호가 입에 잠시 웃음을 머금었다.
“검도 가져왔으니 이제 변명은 안 하겠지. 어디 한번 휘둘러 보거라.”
그동안 권대호가 잔소리를 할 때마다 강주혁은 자신은 검사지 권사가 아니라고 둘러대곤 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다.
“그러죠.”
강주혁도 아버지의 검까지 들고 왔는데 대충 할 생각은 없었다.
일어나서 자세를 잡은 강주혁은 아버지에게 배운 검술을 하나씩 펼쳐보였다.
‘역시나.’
강주혁의 검로를 따라가는 권대호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동작 하나하나에 확신이 담겨있었다. 같은 동작을 되풀이할 때는 자세가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게 자로 잰 듯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찌르고 베는 동작들뿐이지만 그것들이 유려하게 이어지면서 하나의 춤처럼 보였다.
자신이 사용하는 무술을 완전히 이해하고 수십 년 간 갈고 닦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경지. 그걸 서른도 안 된 코흘리개가 보여주고 있었다.
‘보통 녀석이 아니군.’
권대호는 강주혁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보통내기가 아니란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동안 강주혁에게 말을 붙이고 훈수를 뒀던 건 단순히 산에서 홀로 지내는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어디서 뭘 하는 놈인지는 몰랐지만 강주혁의 재능이 무척 탐났다. 제자로 거두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업계의 대선배로서 재능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고 싶었다.
‘오래 살고 볼 일이군. 다은이 녀석보다 나은 무재(武才)를 찾게 되다니.’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 헌터로 일하면서 천재라 불리는 수많은 강자들을 봐왔다.
하지만 권대호가 인정하는 진짜 천재는 딱 셋뿐. 의형제인 신태원, 그의 막내아들인 신대길, 그리고 신대길의 딸인 신다은.
하늘의 축복을 받은 신 씨 혈통을 능가하는 무재는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의 젊은이는 그 믿음을 모조리 부수고 있었다.
‘충분한 내공만 갖춰진다면 지금 당장 부장자리에 앉혀놔도 모자람이 없다.’
40대나 되어야 겨우 이를까 말까하는 경지를 20대가 펼쳐 보이는 걸 보면서 권대호는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제일 놀라운 건 저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겠지.’
권대호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집어서 강주혁에게 던졌다.
휙!
약간이기는 하지만 Ex급 초인의 내공이 담겨있는 돌멩이. 피하거나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크기는 주먹 보다 살짝 더 큰 정도였지만 맞으면 머리통이 박살날 것이다.
쾅!
강주혁은 무극검으로 돌멩이를 부숴버렸다. 고체였던 돌멩이가 기체로 분해되면서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강주혁은 그제야 권대호가 딱 자신이 막을 수 있을 만큼의 내공을 돌멩이에 실었다는 걸 깨달았다.
“제대로 배웠구나.”
“다짜고짜 돌팔매질을 하시면 어떡합니까.”
“왜 숨기고 있었느냐? 주먹으로도 그걸 쓸 수 있었을 텐데.”
“헌터는 자신이 가진 패를 전부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배웠습니다. 근데 제가 숨겨놓은 기술이 있다는 건 어떻게 아신 겁니까?”
“네 검술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뭔지 아느냐?”
강주혁은 곧장 답했다.
“결정적인 한 방을 계속해서 의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법이구나.”
권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십 년을 수련해왔기에 강주혁은 무극검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란 것도 알겠지?”
“내공이 바닥나버리는 겁니다.”
“그래. 모든 내공을 쏟아 부은 일격필살이 빗나가거나 막혀버리면 넌 끝이다. 몬스터라면 맞아줄 지도 모르겠지만 네 기술을 알고 있는 고수라면 어떻게 할 셈이냐?”
무극검을 창안한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에게 검술을 배운 아버지도 고심하던 문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함께 검술을 연마하면서 무극의 묘리를 줄기로 하는 네 개의 가지를 창안했다. 무극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것이 <사신무극검(四神武極劍)>. 하지만 아버지가 전부 전수해주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강주혁은 그 중 4분의 1만 알고 있었다.
“그 점을 보안한 기술들도 있겠구나.”
강주혁이 대답이 없자 권대호가 그의 의중을 읽어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아시는군요.”
“이 나이 때까지 주먹질을 하다보면 보기 싫어도 보이는 게 있는 법이다. 어디 나머지 기술들도 한번 펼쳐 보거라.”
“공짜로요?”
“뭣이?”
“가문의 비기를 맨입으로 보시려고요?”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어야 한다?”
“그렇죠.”
“지금까지의 가르침으로 부족했더냐?”
“대신 제 김밥을 나눠드렸죠.”
그동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를 해주기는 했으나 따지고 보면 전부 강주혁의 무예에 대한 잔소리였다.
권대호는 한 번도 자신의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강함에 대한 욕심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주혁은 그게 무척 탐났다.
“나한테 배울 게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그땐 어르신이 어떤 분인지 모를 때고요.”
권대호의 입이 귀에 걸렸다. 드디어 이 맹랑한 녀석이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단순한 영감 같으니...’
강주혁은 속으로 웃었다.
“너는 검을 써야하는 사람이다. 내가 가르쳐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검사와 권사가 공유하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음...내 기술을 배우게 된다면 진짜로 나의 제자가 되는 것이다. 나를 스승으로 모실 각오는 됐느냐? 분명 쉽지는 않을 것이다. 주말마다 이곳에 와서 잔심부름을 해야 할 테니까.”
권대호는 한없이 심술궂은 표정을 지었다.
“일단 배워보고요.”
“뭣이?”
“시범강의 모르십니까? 요즘은 다 그렇게 합니다.”
“이, 이 놈의 자식이...”
“보고 배울 만하면 수강료 드릴게요.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수발을 들라고 하십니까.”
“...됐다. 말을 말자.”
“안 가르쳐주실 거면 하산하겠습니다.”
“청계산에는 대체 왜 온 거냐?”
“당연히 수련하려고 왔죠. 집이랑 가깝고 공기도 맑아서 내공이 잘 모이니까요.”
“회사에 훈련장이 있지 않느냐.”
“인턴이라고 눈치 엄청 주던데요. 한번 갔다가 시비를 걸어서 대판 싸웠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더러워서 안 갑니다.”
“...말세구나.”
“말세죠.”
권대호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저런 인재가 인턴으로 있다는 건 회사가 막장으로도 치닫고 있다는 증거다. 자신이 평생 헌신했던 조직이 곪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권대호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나한테 무엇을 제일 배우고 싶으냐?”
“어르신, 아니 스승님께서 사용하는 기술들 중에 저한테 도움이 될 만한 거요.”
“음...”
권대호는 잠시 뜸을 들이는 척을 했다.
휙!
바람소리와 함께 갑자기 권대호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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