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478화 (478/501)

# 478

대주주 지분 장내 매도 (3)

(478)

디욘 코리아 주식은 정말 강남증권 지점장이 말한 대로 2만 원대에서 하락을 멈추고 횡보하기 시작했다. 팔자와 사자 세력이 줄어들면서 거래량이 급격히 죽어버리다 시피 했다.

이진우 대표 진영에서도 아직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정말 증권사 지점장이 말한 대로 흘러가고 있군.”

구건호는 디욘 코리아에 보관된 현금을 어떻게 할까 생각을 했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 말고도 556억이나 있는데 아예 배당을 해버릴까? 하지만 합자사이기 때문에 디욘 본사와 지에이치 모빌이 양분하면 278억씩 돌아가네?]

[라이먼델 디욘사는 중고기계를 45억이라고 쳐서 합자사 설립하고 278억 배당을 받아 가면 떼돈 버는 거네? 미국 놈들이 한국의 국부를 훑어가네.]

[556억이면 좋은 회사 나온 것 있으면 M&A할까? 556억이면 코스닥 상장사도 인수할 수 있겠는데? 하지만 합자사가 인수하면 거기도 경영 지배권이 디욘 본사와 반반씩 나누니 재미가 없어.

절반인 278억을 지에이치 모빌로 보냈다가 거기서 M&A를 하게 할까? 아니면 지에이치 모빌로 흘러들어온 돈을 내가 아주 배당을 받을까? 내가 지에이치 모빌의 지분 82%을 가지고 있으니까 228억은 배당 받아가겠네. 물론 중간에 법인세니 배당소득세니 하는 것들이 있어서 228억은 안 되도 최소한 150억 이상은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구건호는 디욘 코리아의 돈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고 여러 가지 궁리를 해보았다.

“합자사라 내 마음대로 돈을 빼지 못하니 그것도 귀찮네.”

디욘 코리아의 대주주는 구건호 개인이 아닌 지에이치 모빌이라는 법인과 라이먼델 디욘사라는 법인이 갖고 있으므로 구건호 개인에게는 배당하지 못한다. 구건호 개인이 돈을 회수하려면 지에이치 모빌로 돈이 흘러갔다가 거기서 배당하는 형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구건호는 SH 투자 파트너스의 법인은 해산을 시킬까 궁리를 해보았다.

[목적 달성을 했으니 SH투자 파트너스는 해체하는 게 맞겠지? SH투자 파트너스의 대주주는 100프로 박승희니까 박승희로 갔다가 나한테 넘어오는 것으로 해야 되겠지?]

[SH투자 파트너스의 현재 현금 잔액은 1,368억이었어. 평단가 45,600원에 300만주를 팔은 돈이지. 그런데 이런 거대한 뭉치 돈이 움직이는데 아무 일 없을까? 아무 일 없으면 다행인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곤란하겠지. 나는 차명계좌 이용으로 막대한 벌금을 내겠지.]

[승희 누나를 만나면 교육 좀 시키긴 해야겠네.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받은 돈이라고 해야겠네. 일단은 옮기자. 돈이란 남의 수중에 있으면 사고가 날수 있으니까 승의누나 계좌로 옮겼다가 내 계좌로 옮기자. SH투자 파트너스의 법인세나 배당 소득세 같은 건 내년에 발생할 것이니까 세금은 그때 가서 처리하고 우선 옮기자.]

구건호는 승희 누나의 은행통장을 꺼내 계좌번호를 확인한 후 SH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에게 카톡으로 알려주었다.

[손사장님. 수고하십니다.

투자자들이 주식 처분하였으면 원금과 이익금을 돌려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일단은 법인 계좌에 남아있는 돈은 모두 지금 보내준 박승희씨 계좌로 이체 바랍니다.]

구건호는 절대 자기 돈이라고 하지 않았다. 여러 투자자들의 돈인 것처럼 하였다.

카톡이 가자 바로 손근수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접니다. 지금 잔액 남아있는 1,368억을 전부 보냅니까?”

“그렇게 하세요.”

“여기 지금 법인 카드를 쓰고 있고 임대료도 내고 하는데 운영 자금이 있어야할 것 같은데요.”

“그럼 1억만 남기고 1,367억을 모두 보내세요. 내가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시달리고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1억만 남기고 전액 박승희씨 계좌로 보내겠습니다.”

“한꺼번에 보내지 말고 며칠에 걸러 나누어서 보내세요.”

“알겠습니다. 다 보내고 나면 보고 드리겠습니다.”

“연말까지는 나도 쉬기로 했으니까 오피스텔에서 책이나 보세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놀면서 월급받기가 좀 미안하네요.”

“아닙니다. 손사장님은 SH투자 파트너스를 위해 공헌을 많이 했습니다.”

12월이 되었다.

지에이치 산하의 모든 회사들이 조용하였다. 이진우 대표의 정치 행보도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이진우 대표는 대선에 관한 이야기는 항상 말을 아꼈다.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언제나 능구렁이처럼 넘겨버렸다.

이형우 전무이사는 광동성 광주 옆에 있는 동관에서 공장을 하나를 구두 계약했다. 토지 5,200평에 건평 2,600평짜리 건물로 전력사정과 지하수 사정도 괜찮고 공단이 형성된 곳이라 인프라도 좋다고 하였다.

이형우 전무는 공장 전경에 대한 사진 여러 장을 구건호에게 보냈다.

구건호가 이형우 전무에게 전화를 하였다. 이형우 전무는 목소리가 의외로 밝아보였다.

“사진 잘 보았습니다. 얼마에 나왔습니까?”

“한국 돈 28억입니다. 중국도 부동산값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더구나 소유권도 아닌 사용권만 인정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말입니다.”

“일단은 내가 김전무님 한테 가보라고 하지요. 아무래도 김전무는 공장 경력이 많은 사람이니까 나보다는 김전무가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차도 없고 사무실도 없어 많이 불편하겠습니다.”

“본격적 업무를 하는 것도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이 전무님이 우리 회사에 들어오셔서 최근 디욘 코리아 주가가 심한 등락이 있었던 사실은 알고 계시죠?”

“소문만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에 나가 있으니까 정보가 어둡네요.”

구건호는 이형우 전무의 이야기를 듣고 쓴 웃음이 나왔다.

[어둡긴 뭐가 어두워? 당신이 디욘 코리아에 들어온 목적은 따로 있잖아? 지난번에 6,500원대에 대량 매집은 당신이 아닐까 나는 의심하고 있어. 하긴 나도 덕을 보았지만 말이야.]

구건호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곧 웃음을 띠우고 말을 했다.

“이 전무님 오셔서 주가가 오르는 바람에 이번에 대주주 매도하면서 회사가 차익을 조금 보긴 했습니다.”

“예, 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또 디욘 코리아 대주주 장내 매도라고 인터넷에도 나온걸 보았습니다.”

“중국 내에서 법인 설립하는 절차는 알고 계시죠?”

“경험은 없지만 절차는 알고 있습니다.”

“혹시 중국내 법인 설립 절차에 대하여 의문 나는 것이 있으면 소주시에 있는 김민혁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세요. 김민혁 사장에게는 내가 전화를 해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건호는 김전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광동성에 나가있는 이형우 전무에게서 계약할 공장 사진을 보내왔네요.”

“예, 저한테도 보내왔습니다.”

“전무님이 한번 광동성에 다녀오시죠.”

“사장님은 안 가십니까?”

“내가 15일 있으면 사장에서 물러날 사람 아닙니까? 내가 가는 것 보다는 김전무님이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애덤 캐슬러도 같이 갔다 오겠습니다.”

상해에 있는 심운학 감독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 심운학입니다.”

“예, 감독님.”

“영화 <몽환앵화>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넘었습니다.”

“흠, 그래요? <몽환앵화>의 손익 분기점은 얼마로 보십니까?”

“중국애들 말로는 600만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1천만 명이 넘으면 대박인가요?”

“여기는 한국이 아니고 중국입니다. 중국은 10위안에 들면 무조건 5천만 명 이상 관객을 돌파합니다.”

“흠, 나라가 커서 그런 모양이네요.”

“중국에서 최고 흥행작인 <전랑(戰狼2>라는 작품은 무려 1억 5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몽환앵화>도 천만 명을 넘어 3천만 명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여기 스탭들은 지금 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스탭들 하고 도교사원에 가서 흥행 성공해 달라고 빌기도 했습니다.”

“하하, 그랬어요?”

“향불까지 피워놓고 빌었습니다.”

심운학 감독의 전화가 끝나자 지에이치 정밀의 박종석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이야? 전화해도 돼?”

“응, 괜찮아. 말해봐.”

“오늘 직원들 월급 주는 날이라 임금 계산하다보니까 빠트린 것이 하나 있네?”

“뭘 빠트려?”

‘형 급여를 책정 안했어.“

“초창기에 힘들면 책정 안 해도 돼.”

“이익이 좀 나올 것 같은데 책정 안하면 되나? 듣자하니 개발이나 미디어나 다른 회사들은 형 급여를 책정했다며? 많이는 못해도 조금 책정할게.”

“이익이 얼마나 남는데 그래?”

“이세하라 기계는 꾸준히 늘어 지금 월 매출 2억이 넘어가고 여러 회사들 기계 메인터넌스 용역비도 1억 가까이 돼. 디욘 코리아 광동성에 나갈 기계 만들어달라고 해서 지금 그것도 제작중이야.”

“그럼 알아서 책정해라.”

“500만원 책정해도 되겠어? 비상근이니까 내가 받는 급여보다는 적게 했어.”

“하하, 좋아. 고맙다.”

“하하, 회사 오너가 나한테 고맙다고 하네.”

“내가 왜 오너냐? 너도 오너지.“

“무슨 그런 말을! 형이 여기 지분 80프로 가지고 있고 사실 우리 매출이 지에이치 그늘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잖아.”

“그럼 이달부터 보내는 거냐?”

“응, 오늘 직원들 월급 들어가면서 같이 들어가도록 할게.”

구건호는 자기의 급여를 계산해 보았다.

“지에이치 모빌과 디욘 코리아, 지에이치 개발, 지에이치미디어, 지에이치 로지스틱스, 지에이치 정밀까지 하면 이제 4천만 원 정도 되나? 생활비와 내 용돈은 여기서 써도 충분하겠군.”

구건호가 승희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보험 모집 활동하시러 다니십니까? 전화 통화 괜찮겠습니까?”

“응, 괜찮아. 나 지금 SH 투자 파트너스 사무실에 와 있어. 지금 여기서 보험계약서 잠깐 쓰고 있어.”

“그럼, 거기서 일 다 보시고 우리 사무실에 잠깐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일은 다 보았어. 지금 그럼 거기로 가지. 그렇지 않아도 부천 집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야.”

한참 후에 승희 누나가 왔다. 빈손으로 오지 않고 음료수 한 박스를 사왔다.

“웬 음료수입니까?”

“호호, SH투자 파트너스에서 월급 받았는데 이런 거라도 사와야지.”

“잘 먹겠습니다. 소파에 잠깐 앉으시죠.”

승희 누나가 소파에 앉자 구건호는 방금 사온 음료수를 꺼내 먹으면서 말했다.

“이건 제가 지금 잠시 보관하고 있는 승희누나 통장입니다. 이 통장으로 많은 금액이 들어올 겁니다.”

“얼마가 들어오는데? 한 10억 들어오나?”

“모두 1,367억 원이 들어옵니다.”

“헉! 1,367억? 어떻게 해서 그런 돈이 들어오지?”

“투자가들이 SH투자 파트너스에 보냈던 돈을 이익 실현하고 빠져 나오는 돈들입니다.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투자자들이 많은 모양이지?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온다니 말이야.”

승희 누나는 전처럼 떨지는 않았다.

“승희 누나의 돈은 제 증권계좌로 다시 이체 시킬 겁니다.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돈을 내 주어야 하고 또 돈을 더 굴려달라는 사람들한테는 늘려주어야 하니까요.”

“그럼 이체시키지 뭐. 이체시키는 일은 내가 해야 하나?”

“직접 오셔서 하면 더 좋지요. 돈이 들어오는 대로 계좌이체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은행에서 틀림없이 물어볼 겁니다. 자금 출처에 대하여 물어볼 겁니다.”

“그럼 무조건 모른다고 대답할까?”

“그러시면 안 되고요. 어디 투자를 위해서 투자자들 한테 돈을 모은 건데 사업계획이 취소되어서 모두 돌려줄 돈이라고만 하시면 됩니다.”

“에효, 그 중에서 10분의 1만 내 돈 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하, 대부분 그런 생각들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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