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477화 (477/501)

# 477

대주주 지분 장내 매도 (2)

(477)

구건호가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돌아와 커피까지 마시고 난후 주식 거래창을 열어보았다.

“흠, 매도세가 확실히 꺾이는군.”

SH 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이 300만주를 팔 때처럼 약간 올려주며 파는 것이 아니라 사자 세력이 들어오면 무자비하게 밟아버리는 형식이었다. 구건호가 주식 토론장에 들어가 보았다.

“대피해라. 팔자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파는 ㅆㄲ 가 누구야?”

“강남증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 KB투자증권, 신한금융, 유안타가 받아내고 있는데 끝도 없이 나온다.”

“이러다가 오늘 장대 음봉 나오는 것 아니야?”

“난, 이제 들어왔는데 이걸 어째ㅠㅠ.”

다음날 신문에 디욘 코리아의 대주주 자사주 매각 사실이 보도 되었다.

[최근 급격하게 주가가 오르자 대주주 지분을 팔아치운 회사가 있다. 디욘 코리아는 장중 한때 48,000원까지 오른 상태였으나 대주주가 장내 매도를 통한 자사주 매도로 주가가 크게 꺾이면서 42,000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디욘 코리아는 최근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었던 주식이다.]

다음날도 강남증권에서 대주주 지분이 쏟아져 나오자 세력들도 안 되겠다는 생각들이 들었는지 같이 털어내기 시작했다. 세력들도 많이 올랐으니 여기서 이익실현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았다. 각 증권 사이트는 구건호를 비난하는 소리가 빗발쳤다.

“구건호 이 개새끼가 대량으로 주식을 처분했다.“

“이 새끼는 사업해서 돈 벌려고 하는 새끼가 아니고 주식으로 돈 벌려고 하는 악질이다.”

“혹시 정치권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야?”

“이 회사 주총이 언제야? 주총 때 회사 엎어버리자.”

“아이고 난 친구 말 듣고 어제 47,000원에 잡았는데 지금 36,000원하니 이를 어쩌면 좋아요.”

“위에 글 쓴 분, 지금이라도 팔아요. 앞으로 더 떨어집니다.

강남증권의 쏟아내는 대주주 지분과 이에 동조하는 세력으로 결국 디욘 코리아는 챠트에 장대 음봉을 만들면서 주가가 하한가로 꼴아 박았다.

강남증권지점장이 구건호에게 전화를 하였다.

“지에이치 모빌 지분 50만주, 라이먼델 디욘사 지분 50만주 다 팔았습니다.”

“합쳐서 100만주 다 팔았군요.”

“제가 상임감사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공시하라고 했습니다.”

“평단가 얼마에 팔았습니까?”

“4만원 넘게 판 것도 있고 나중에 떨어지기 시작해서 3만원 후반 대에 판 것도 있습니다. 합쳐서 평단가 4만원 조금 넘습니다. 수수료와 증권거래세 떼고 400억은 정확히 오늘 법인 주거래 은행 통장으로 넣어드리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구건호는 바로 상임감사에게 전화를 했다.

“강남증권 지점장에게서 대주주 지분 매각한 것 공시하란 소리 들었지요?”

“예, 연락 받고 바로 공시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주거래 은행 통장으로 400억이 들어올 겁니다. 확인하시고 돈 들어왔으면 애덤 캐슬러에게 말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애덤 캐슬러에게는 모빌과 디욘이 각각 50만주씩 매도했다고 말하고 각자의 지분은 이제 32.69%로 줄어들었다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지난번에 우리가 상장하면서 공모가로 들어온 돈이 모두 156억이었나요?”

“그렇습니다. 공모가 26,000원에 60만주를 발행해서 156억입니다.”

“그럼 400억 들어가면 합쳐서 556억이 회사에 있다는 이야기네요.”

“네, 그렇습니다.”

“별도 법인 통장 만들어서 556억 이체시켜 놓으세요.”

“알겠습니다. 영업 활동으로 벌은 돈도 이체시킬까요?”

“아닙니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은 그대로 놔두세요.”

“알겠습니다.”

디욘 코리아는 영업으로 번 돈 말고도 자본이득으로 얻은 돈이 556억이나 쌓이게 되었다. 회사를 몇 개 더 만들 수 있고 M&A도 가능하고 무엇을 해도 충분한 돈이 쌓이게 된 것이다. 구건호는 이 556억이란 돈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강남증권 지점장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방금 400억 이체시켰습니다.”

구건호는 이 소리를 듣고 누군가의 돈을 훑어 온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최근에 주식을 산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군요.”

“아이고, 사장님. 그러시면 주식 못합니다. 벌기도 하고 손실도 보고 하는 곳이 주식시장 아닙니까?”

“흠.”

“사장님, 이제 디욘 코리아가 총알도 많이 생겼으니 좋은 회사 M&A하시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CB(전환사채)를 사시던가요.”

“생각 좀 해 보고요.”

“그럼 생각해 보시고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심부름 하나 만큼은 똑 소리 나게 해 드리겠습니다.”

“공모가가 26,000원이었다가 5대 1 액면 분할했으니 주가가 5,200원이면 맞는데 그렇게는 안 돌아오겠지요?”

“재매입 하시려고요? 5,200원대는 오기 힘듭니다. 더구나 지금 테마주로 묶여 있으니 대주주 지분을 다 팔고 장대 음봉 맞았다고 해도 추세는 살아있습니다.”

“그럴까요?”

“생각해 보세요. 이진우 대표가 대선에 나올 듯 말듯하면서 저렇게 버티고 있고, 동생 되시는 분이 지금 디욘 코리아에 전무이사로 있지 않습니까? 전무이사로 있는 한 2만 원대 이하로는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재료 소멸이란 소리는 아니란 말입니다. 이진우 대표의 발언에 따라 또 한 번 주가가 출렁거릴 테니 두고 보세요.”

전화를 끊고 구건호는 두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았다.

“2,600만주 발행주식에 주식이 2만원이라면 싯가 총액은 5,200억이란 말인데....”

구건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중국의 심운학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저, 중국의 심운학입니다.”

“아, 오래간만입니다. 영화 상영 시작되었습니까?”

“제작사의 제작비용 총 산출이 다 끝났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상영됩니다.”

“이제 돈 들어오는 겁니까?”

“실은 우리가 투자사를 겸했어야 하는데 중국이다 보니까 그걸 못 만들어 아쉽습니다.”

“환러스지 공사가 있지 않습니까?”

“환러스지 공사는 제작사이지 엄연히 말씀드려 투자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투자사를 할 만한 인력이나 중국내 연줄도 없어 지금 환러스지 공사가 투자사와 제작사를 겸한 형태입니다.”

“누가하던 돈만 들어오면 되겠지요. 돈은 언제부터 들어옵니까?”

“대략 영화상영 종료 후 두달 내지 세달 정도면 정산이 됩니다.”

“흠, 좀 늦네요.”

“극장에서 상영이 되면 영화발전기금하고 증치세(부가세)를 빼고 나머지 50%는 극장에서 가져갑니다. 여기서 우리와 배급 계약을 한 양광픽쳐스 배급사가 10% 수수료를 떼고 수익금중 60%는 투자사가 가겨가고 40%는 제작사가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흠.”

“그래도 흥행에 성공하면 이익 많이 떨어집니다. 이번 투자는 실은 거의 구사장님이 투자하신 거라 이익이 발생하면 구사장님 통장으로 돈이 대부분 들어올 겁니다.”

“모리 에이꼬에게 갈 돈은 없지요?”

“배우와 작가들은 출연료를 다 주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에게 따로 나갈 돈은 없습니다. 제작비 안에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흠, 그래요?”

“사장님, 저는 여기에 더 있으면서 투자자금 회수까지 확인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인건비가 좀 더 나갈 것 같아서 그게 좀 미안합니다.”

“인건비는 됐습니다. 투자 회수나 잘 지켜보세요.”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전화로 미디어의 신정숙 사장을 불렀다. 잠시 후 17층에 있는 신정숙 사장이 구건호가 있는 18층으로 왔다.

“지난번에 차 한 잔 얻어 마시러 오셨다가 그냥 가셨잖습니까? 오늘은 한가하니 차를 대접해 드리죠.”

“호호, 고맙습니다.”

구건호가 비서 오연수를 불러 용정차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오연수가 알겠습니다 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신사장이 오연수를 불렀다.

“나는 용정차 말고 홍차로 줘요.”

구건호가 웃으며 물었다.

“왜요? 용정차 싫으세요?”

“저는 용정차가 좀 밋밋한 것 같아서....”

“신사장님과 차를 마시는 것도 오래간만이네요.”

“사장님이 안 불러주시니까 제가 여길 못 올라왔지요.”

“하하, 그랬던가요?”

“사실은 오고 싶어도 최근 디욘 코리아 주가 때문에 시끄러운 것 같아서 못 올라왔습니다. 누가 저한테도 묻더군요. 디욘 코리아 주가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하더군요.”

“디욘 코리아 주가를 왜 신사장님에게 물어요?”

“제가 구사장님을 잘 안다고 해서 무슨 정보가 없을까 해서 그렇지요. 저는 무조건 모른다고 했습니다.”

“주식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오늘 보니까 많이 빠져 2만 5천 원 정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네이버에서 디욘코리아의 시가 총액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 놀래요?”

“세상에! 시가 총액이 6,500억이었습니다.”

“그렇게 되겠지요. 발행주식 2,600만주에 현재가 25,000원이면 그렇게 되겠지요.”

“그럼 합자사니까 절반만 따져도 구사장님 재산이 3천억이 넘는다는 것 아닙니까? 세상에!”

“공모주와 우리사주로 빠져나간 것이 있어서 내 지분이 그렇게 못됩니다. 그건 그렇고 중국에서 영화가 다음 주부터 상영된다고 하는데 돈은 내년에나 들어오니 어쩌지요?”

“그건 알고 있습니다. 내년에 들어와도 잘만 들어오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내년 봄에나 들어올 것 같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건호는 용정차를 마시고 신사장은 홍차를 마셨다.

“심운학 감독은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철수하는 건 아닙니까?”

“투자비 회수하는 거나 잘보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왜? 인건비 때문에 그렇습니까?”

“미디어에서 심감독의 한국 급여를 주고 있지만 그렇게 많은 비용은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혹시 배당액이 줄어들까봐 그렇습니까?”

“호호, 아닙니다. 금년 매출이 작년보다 늘었지만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 때문에 인건비나 출장비용 같은 것이 반영되어 세후 순이익은 작년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주주 배당도 비슷하겠네요.”

“아마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 내가 미디어로부터 얼마의 배당을 받았더라?”

“11억 4천만 원이었습니다.”

“아, 참. 그랬지. 그러면 금년도 비슷한 수준일거란 말씀이네요.”

“그렇습니다.”

구건호는 지에이치 미디어가 작지만 참 짭짤한 회사란 생각이 들었다. 연속해서 3년간을 배당 받으니 효자도 이런 효자 기업이 없다고 생각되었다.

신사장은 신사장대로 구건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에이치 모빌이나 디욘 코리아처럼 천억 대의 회사도 아니라서 구건호에게 껌 값이나 벌어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마시며 신사장이 말했다.

“저,.. 내년에 영화 수입이 들어오면 회계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경리가 물어보더라고요.”

돈 들어오면 나갔던 돈과 맞추어서 투자금 회수로 분개하시고 나머지 금액은 투자이익으로 분개하시면 됩니다.“

“둘로 나누어야 한다는 말이네요.”

“그렇지요. 그게 편합니다.”

“호호, 여기 오니까 한방에 해결되네요. 경리직원하고 나하고 이 문제로 오래 고민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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