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474화 (474/501)

# 474

대선 주자의 동생 (3)

(474)

다음날도 디욘 코리아 주식은 10% 정도가 올라갔다. 연이틀을 10% 정도가 올라가니까 이제 디욘 코리아 주식은 7,800원을 넘어가고 있었다.

SH 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은 아무리 보아도 이상했고 한사코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구건호가 이상하기도 하였다.

“내가 구건호라는 사람을 잘못 본 것 같군. 강남증권 지점장이 말한 그대로 구사장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큰손인지도 모르겠다.”

손근수 사장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남증권 지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손사장 할만 해?”

“특별히 하는 일도 없어. 구사장이 사라는 주식만 사고, 팔라는 주식만 팔고 있는 중이야.”

“디욘 코리아 주식도 좀 샀나? 요즘 잘 올라가는 것 같던데?”

“그건 내가 말해줄 수 없네. 업무상 비밀이니까.”

“그러겠지. 물어보는 내가 미친놈이지. 그런데 디욘 코리아가 왜 올라가는지 알아?”

“내가 모르는 무슨 호재가 있겠지.”

“귀 뜸 하나 해줄까? 디욘 코리아가 왜 올라가는지?”

“글쎄...”

“디욘 코리아는 정치주로 편입될 거네. 그것도 이진우 주식으로 말이야.”

“그래? 증권가 찌라시가 그렇게 돌고 있나?”

“몰랐나? 구건호 사장이 결혼할 때 이진우 대표가 주례를 섰었다는 사실을?”

“그랬었나?”

손근수 사장은 뭔가 머리를 강하게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거였구나. 구사장이 한사코 주식을 못 팔게 한 것이 이거였구나. 앞으로 구사장한테 함부로 내 의견을 말하면 안 되겠군. 구사장이 뭐라고 하면 그저 깨갱 하고 듣기만 해야 되겠어.]

손근수 사장은 강남 지점장 전화를 끊고 좀 우울했다. 글로벌 금융 업무를 다루고 기업분석도 탁월한 자기가 주식으로 돈을 못 번 이유는 다 이유가 있었다.

[구건호 같은 고수들이 설쳐대는 주식시장에서 나는 멀었어. 구건호 같이 정보도 없고 총알도 없는 내가 무었을 하겠는가? 구건호 봐라 총알이 없으면 대포로 갈겨대는 인물이니 다른 사람이 당해 내겠는가.]

그러면서 손근수 사장은 책상에 앉아서 웹툰과 웹소설만 보았다.

다음날 디욘 코리아 주식은 상한가를 쳤다. 디욘 코리아 주식은 1만원이 넘어갔다. 연이틀 10%씩 올라가다가 오늘 상한가를 친 것이다. 조금이라도 정보를 먼저 안 사람은 10% 상승할 때 산 것이다. 거래량이 늘어나는걸 보고 과감하게 지른 사람도 오늘 횡재를 한 것이다. 오늘 상한가는 디욘 코리아 주식이 확실한 이진우 주식이라는 신호탄이었다.

증권 사이트마다 디욘 코리아 종목 게시판이 들끓었다.

“오늘 디코가 똥침 맞은걸 이 형아가 갈켜 줄까? 구건호 장가갈 때 이진우 대표가 주례를 섰다는 걸 아느냐, 이 빙신들아.”

“킥킥, 어제 판 놈들은 호구가 따로 없네.”

“야, 나는 오늘 1만주 담갔다.”

“이진우 대표와 구건호가 서울대 정책대학원 동기라는 게 참말인가? 증권사 찌라시가 그렇게 돌던데?”

“아그들아, 동호회 문자왔다. 무조건 쓸어 담으란다.”

“야, 매수 잔량 300만주다. 내일도 상한가다.”

“아, 씨팔! 어제 팔고 나니 오늘 상한가네!”

구건호가 종목 게시판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이 시각 구건호가 보고 있는 게시판을 다른 장소에서 보고 있던 SH 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은 소름이 끼쳐 옴을 느꼈다.

“매수 잔량 300만주다. 물론 허매수가 있지만 이렇게 되면 내일도 상한가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럼 구사장은 얼마를 버는 거야? 지금 팔면 200억이 넘네. 허.”

손근수 사장은 허탈감만 들었다.

구건호는 비서 오연수를 불렀다. 갑자기 커피를 마시고 싶어졌다.

“커피 한잔 갖다 줘요.”

“사장님, 조금 전에 커피 마셨잖아요? 중국 용정차로 가져 올까요?”

“아니, 진한 커피로 줘요.”

구건호는 소파에 깊숙이 기대어 커피를 마셨다.

“손근수 사장 전화가 안 오는걸 보니 이제 디욘 코리아가 정치주에 편입된걸 알은 모양이네.”

다음날도 역시 상한가를 쳤다. 매수 잔량으로 보아 예견했던 일이었다.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자 한국 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는 디욘 코리아 주식에 대하여 투자주의를 내렸다.

구건호는 비서 오연수가 갖다 준 아침 경제신문을 꼼꼼히 보았다. 디욘 코리아에 대한 기사가 떴다.

[디욘 코리아가 상한가를 쳤다. 디욘 코리아 사장 구건호(38)씨가 결혼 당시 민주 공명당의 이진우 대표가 주례를 섰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급등을 했다.

디욘 코리아의 구건호 사장과 이진우 대표는 서울대 정책대학원 동기로 알려졌다.]

SH 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이 전화를 했다.

“사장님, 연 이틀 상한가 축하드립니다. 저는 정치주인지도 모르고 그동안 자꾸 팔자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내일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매수 잔량이 줄어들고 이제 이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 같은데요?”

“내일 조정을 받더라도 가지고 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코스닥 본부 투자주의 나왔는데 한 2, 3일 조정 받다가 재차 오를 가능성은 있을 것 같습니다.”

구건호가 손근수 사장에게 질문을 했다.

“혹시 손사장님 위노바란 주식을 압니까?”

“알지요. 한때 문재인 주식으로 분류되었던 주식이 아닙니까?”

“위노바는 문재인 테마주로 되었다가 너무 올라 2015년 4월 달에 코스닥 시장 본부로부터 투자 경고까지 먹었던 주식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 주식을 손을 댔었습니다.”

“투자 경고로 열흘 정지 먹었다가 풀리자 어떻게 되었습니까?”

“풀리자마자 상한가 직행했지요.”

“테마주는 재료 소멸 때까지는 생명력을 이어갑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보유하는 형태로 가겠습니다.”

“주식은 상대의 패를 모르면 우량주로 장기 투자하는 형태로 가야합니다. 수건돌리기도 아니고 폭탄돌리기인 이런 정치 테마주는 손 안대는 것이 좋습니다.”

“그 말은 사장님 말이 맞습니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었던 위노바란 회사는 재무구조가 아주 나쁜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상장 폐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회사는 화장품을 OEM방식으로 제조하던 회사인데 부채가 많아 자본잠식이 심했습니다. 문재인 후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회사지만 세력들은 이걸 이용했지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국 이 회사는 상장폐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내가 디욘 코리아 주식을 사들이는 건 폭탄 돌리기하는 세력들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실상 이진우 대표는 내 결혼 당시 주례를 선건 맞지만 그가 대선에 당선되고 안 되고는 우리 기업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디욘 코리아는 국가의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도 아니고 혜택 받을 것도 없습니다.”

“세력들이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겠지요.”

“손사장님은 당분간 거기 오피스텔에서 책이나 보시고 맛있는 점심식사만 즐기시면 됩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사장님.”

다음날은 손사장 말대로 주식이 빠지기 시작했다.

오전 장에 빨간불 나오면서 올라가는 듯 하더니 오후에 힘을 받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리기 시작했다. 미리 정보를 알고 10%씩 올라갈 때 매집한 세력들이 털어 내는 것 같았다.

“지금 털어 내는 놈들도 상한가 두 방 맞았으니 60%는 먹었겠네.”

구건호는 거래량을 살펴보았다.

“6천 원대에서 누군가 많이 매집을 했었는데 이 물량이 안 나온걸 보니 아직 홀딩하고 있는 모양이군. 더 올라갈 때를 바라는 고수급이 들어와 버티는 것 같네.”

SH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이 전화를 했다.

“사장님 말씀대로 더 올라갈 것 같습니다. 매집 물량이 다 안 나온 것 같습니다.”

“흠, 그런가요?”

“6천 원대에서 대량 매집이 있었는데 이건 안 나오는걸 보니 홀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차 반등하면 그때 풀 것 같습니다.”

“물량이 안 나왔다면 그럴 가능성이 많겠네요.”

전화를 끊고 구건호는 혼자 생각을 해 보았다.

“재차 반등의 소지는 이형우 전무라는 소재에 있겠군. 공시 내용에 이형우를 전무이사로 선임했다는 내용이 떠 있으니까 세력들은 이형우에 대한 신상 털기를 한번쯤은 해 보겠지.”

호랑이가 제 말하면 온다더니 중국 광동성에 나가있는 이형우 전무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장님, 접니다. 이형우 전무입니다.”

“지금 동관에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여기 좋은 공장을 찾아보려고 개발구를 답사하고 있습니다.”

동관은 광동성 성도인 광저우(광주)의 옆에 있는 도시로 수많은 공장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옆의 안산시 정도로 보면 되는 도시였다.

“좋은 공장을 찾았나요?”

“3개 공장을 찾아서 비교해 보고 있습니다. 여기도 수출이 안 되어 망한 공장들이 더러 나옵니다. 우리는 케미컬 제조공장이기 때문에 전력사정이 좋고 가급적 크레인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는 공장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야겠지요.”

“일단 마음에 드는 공장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사흘이 지났다. 이제 11월도 중순이 넘어가고 있었다. 디욘 코리아 주식은 사흘 정도 잠잠하더니 다시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닷새 째 되는 날 또 상한가를 쳤다.

[이진우 대표의 친동생이 디욘 코리아의 전무이사로 있다.]

이 말은 위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다음날도 디욘 코리아는 상한가를 달려 디욘 코리아 주식은 2만원을 넘었다. 구건호가 얼른 계산을 해보았다.

“발행주식 2,600만주니까 한 주당 금액 2만원이면 시가총액 5,200억원이다. 이진우 대표 대장주면 아직은 더 오를 여력이 있다.”

이진우 대표의 친동생이 디욘 코리아의 전무이사로 있다는 기사를 보고 SH투자 파트너스의 손근수 사장은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진짜는 이거였구나. 구건호라는 사람의 기획 작품이 진짜는 이거였어.]

손근수 사장은 돈을 벌었다는 생각보다도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구건호는 구건호대로 이제 주식을 서서히 팔 때가 되는 시기가 다가옴을 느꼈다. 우선 기자들이 이진우 대표의 친동생 근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디욘 코리아로 몰려올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상임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건호입니다. 요즘 주담에게 전화가 많이 오죠?”

“투자자보다는 신문사 같은 언론에서 전화가 많이 옵니다. 무조건 사장님 바꾸어 달라고 해서 지금 출장 중이라고 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이 회사로 몰려오면 어떻게 하죠?”

“내일 부터는 제가 거기로 출근하지요.”

“이형우씨가 대선 주자인 이진우 대표의 친동생이 맞느냐고 묻고 직급은 뭐냐, 어디 근무하냐, 꼬치꼬치 묻는 기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습니까?”

“저희는 무조건 모른다고 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디욘 코리아의 주담(주식담당자)은 걸려오는 전화마다 이형우 전무와 관련된 문의는 무조건 모른다고 하면서 사장님만 안다고 하였다. 사장이 출장을 갔다가 내일 온다고 답해주었다.

디욘 코리아 주식이 다시 코스닥 시장본부로부터 투자 주의가 내려왔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상한가를 쳤다. 신문도 계속해서 디욘 코리아라는 회사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디욘 코리아가 또다시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선 주자로 떠 오른 이진우 대표의 친동생이 디욘 코리아의 전무이사로 근무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바로 상한가가 되었다. 디욘 코리아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라이먼델 디욘사와 한국의 지에이치 모빌이 합작하여 세운 회사이며 금년도 매출은 1천억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이다.]

구건호는 아산의 디욘 코리아로 내려가면서 상임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자들 오면 회의실로 안내하고 차라도 대접해 주세요. 제가 오는 사람마다 면담할 수 없으니까 오전 11시에 한꺼번에 기자들 면담한다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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