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411화 (411/501)

# 411

디욘 인디아 첸나이 공장 (1)

(411)

유희열 부장은 계속 박이사가 인도에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디욘 코리아의 기계 설치작업은 지에이치 산하에서는 현재 박이사와 안차장 밖에 없습니다. 안차장이 집안 문제로 가기가 어렵다면 박이사를 보낼 수밖에 없잖습니까?”

“흠.”

“시간이 없습니다. 김전무님이 모빌의 송사장님께 박이사를 보내달라고 하면 틀림없이 안 된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송사장님을 설득하실 분은 사장님 밖에 없어 말씀을 드립니다.”

“모빌에 있는 공무팀장은 어떻습니까?”

“나이 많은 분 말씀입니까? 그 분은 공무경력이 오래되어 기계는 잘 다루시지만 전기 분야는 박이사가 낫습니다. 디욘코리아의 기계설비는 기계 설치만 해서 끝나진 않습니다. 전기 제어장치와 전부 연결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무나 배합이나 기술자 양성이 시급하군요.”

“사실 그래서 저도 이번에 중국과 인도에 가는 두 과장들한테 업무의 80%는 인계를 다 했습니다. 업무는 제가 움켜쥐고 있는 것보다 나누니까 우선 제가 편합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모빌의 송사장과 의논해보지요.”

“감사합니다.”

구건호가 2층의 사장실로 들어가자 김전무가 결재 서류를 들고 왔다.

“인도 발령자 두 사람 인사품의입니다.”

“배합은 과장급 한명, 공무도 과장급 한명이네요.”

“그렇습니다.”

“이 사람들 인도에 보낸다고 개별 면담은 다 해보셨지요?”

“했습니다. 급여가 1.5배 받고 인사고과에 가점을 준다고 하니까 가겠다고 했습니다.”

“영어는 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까? 인도는 영어를 해야 되는 나라가 아닙니까?”

“배합실 과장은 좀 합니다. 그동안 호서대학의 원어민 교사에게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공무팀 과장이 기술용어는 아는데 영어가 서툴러 걱정은 됩니다. 하지만 공무 일이란 것이 외부 사람을 많이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무난히 근무는 할 겁니다.”

“흠, 그런가요?”

“또 영어를 잘 못해도 현지에 가서 급하면 다 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소리해서는 안됐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중국의 김민혁 사장님이나 문재식 사장님은 중국어 배우고 간 건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지금 그분들은 얼마나 잘합니까?”

“하긴 그렇군요.”

“지난번 중국에 갔을 때 김민혁 사장님 중국어 하는 것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와이프가 중국 사람이라 그런가?”

“그런 것도 있겠지만 본인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알겠습니다. 두 사람 보내세요.”

구건호는 인사발령 품의서에 최종 싸인을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기술 지도는 유희열 부장과 안차장을 보낼 건가요?”

“안차장이 집안문제로 재고해 달라고 해서 고민입니다. 어머니가 많이 위독한데 장남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흠.”

“박종석 이사가 가 주었으면 좋겠는데 송사장이 안보내줄 것 같아 고민 중에 있습니다. 더군다나 거기 지금 H그룹 브라켓 신규 발주로 바쁠 텐데 말입니다.”

“거기 공무팀장은 어떻습니까?”

“전기 분야에 좀 약해서 박이사가 가야합니다. 솔직히 이번에 중국 가서도 안차장이 일주일이나 꾸물거리다가 왔는데 박이사가 가면 사흘이면 끝냅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송사장에게 전화를 걸어보지요.”

“감사합니다.”

구건호가 스마트폰을 꺼내 송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건호입니다.”

“네, 접니다. 사장님.”

“이번에 디욘 코리아의 인도 첸나이 공장 기계 설치는 박종석 이사의 손좀 빌려야겠습니다. 일주일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거기 안차장 없습니까?”

“안차장 어머님이 위독하셔서 가기가 어렵답니다. 그래서 디욘 코리아에서는 박이사가 가 주었으면 합니다.”

“아, 이거 참. H그룹 브라켓 발주가 이번에 터졌는데.... 디욘 코리아도 안차장 없으면 설치할 사람이 없어서 문제겠네요. 할 수없이 보내긴 보내야겠네요.”

“그래도 거긴 생산1부장, 2부장 등 짱짱한 사람들이 있으니 박이사를 일주일간 뽑아내도 되지 않겠습니까?“”그러긴 합니다만 디욘 코리아는 툭하면 모빌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그걸 좀 막으려고 합니다.“

“이번엔 상황이 그러니 보내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박이사는 보내되 박이사 맨데이(한 사람의 일일 노동량)를 계산해서 용역비를 청구하겠다고 해 주십시오.”

“하하, 그렇게라도 해야겠지요. 알겠습니다. 내가 김전무님한테 그렇게 말씀드리죠.”

구건호가 전화를 끊자 김전무가 궁금하다는 듯이 말했다.

“뭐라고 그럽니까?”

“박이사를 파견 보내면 맨데이 계산해서 용역비 청구하겠답니다.”

“참, 지독한 사람이네요. 할 수 없지요. 그렇게라도 해야지요.”

“용역비는 지불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송사장님이 주식회사 디팩 이야기 안합니까?”

“디팩요? 한번 들은 것도 같습니다.”

“디팩은 H그룹 구매팀에서 소개를 했답니다. 그래서 제가 접촉을 해 보았습니다. 구미에 있는 회사인데 거기도 터지면 물량이 꽤 될 것 같습니다.”

“흠, 그렇습니까?“

“구매담당 상무와 통화를 했는데 자기가 일본 출장을 가니까 일본 갔다 와서 만나자고해서 내일 쯤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흠, 그렇습니까?”

보고를 다 마친 김전무가 사장 방에서 나가려고 일어섰다.

“그럼,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잠깐 저랑 차 한 잔 하실까요?”

김전무는 나가다 말고 다시 구건호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구건호가 비서 이선혜를 불러 대추차 두 잔을 주문했다.

대추차를 마시며 구건호가 김전무에게 말했다.

“일하시느라 많이 힘들죠?”

“아닙니다. 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밀어주어 아직까지는 힘든지 모릅니다.”

“디욘 코리아는 현재 인원이 150명인데 모빌의 H그룹 일감이 터지면 여기도 인원이 또 늘어납니다. 관리가 점점 어려워질 겁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디욘 코리아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 청구를 한 상태입니다. 현재는 심사 기간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상장이 된다면 좋은 점도 있지만 번거로운 것들도 있을 겁니다.”

“그건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은 반드시 되어야 합니다.”

“또, 금년 말이면 나는 여기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됩니다.”

“합자 계약에 따라 사장은 라이먼델 디욘 본사에서 임명을 하겠지요.”

“사장을 지금 부사장인 애덤 캐슬러를 승진 발령을 낼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보낼지는 모르겠습니다. 디욘 본사의 인사에는 우리가 개입할 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겠지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디욘 본사에서 보내는 사장은 누가되든 이 회사는 앞으로 전무님이 이끌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장이 있지만 사장은 외국인이라 여기 실정을 잘 모릅니다. 전무님이 모든 일을 추진하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합니다.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이야기지요.”

“사장님은 물러나시면 합자 계약에 따라 디욘 코리아의 이사장이 되십니다. 여기 사장실을 이사장실로 바꾸고 지금과 같은 권한 행사를 하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건 합자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그건 디욘 본사도 반대할 겁니다.”

“그럼 이 기회에 사장님은 회장님으로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여러개 회사를 거느리고 계시니까 회장님으로 해야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흠.”

“사실 송사장님도 사장이고, 미디어의 신정숙 사장님도 사장이고, 중국의 김민혁 사장님이나 문재식 사장님도 사장입니다. 어느 땐 사장님 이라고 하면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그 문제는 상장 이후에 생각해 보죠.”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 의견은 제 의견이 아니고 여러 사장들에게서 나온 말이기도 합니다.”

“알겠습니다. 참고하지요.”

“그럼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구건호가 비서 이선혜를 다시 불렀다.

“여기 대추차 빈잔 치워주고, 가서 통역 채명준 대리 좀 오라고 해요.”

“채대리님요?”

비서 이선혜가 얼굴이 빨개진 채 말했다.

잠시 후 채대리가 들어왔다.

“앞에 의자에 앉아 봐요.”

“네.”

“내가 지금 디욘 본사에 있는 브랜든 버크 부사장에게 전화할 테니 메모해 봐요.”

“네.”

“인도 첸나이 공장은 지금 수리가 거의 끝난 상태이다. 오픈 준비를 위하여 기계설비 4대와 원재료 20톤이 금주 안에 선적될 것이다.”

“네.”

“배합과 기계를 다룰 한국인 젊은 직원을 파견해 상주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배합과 공무 분야는 그 계통의 전문가인 임원급을 일주일간 보내 현지 지도를 할 것이다.”

“네.”

“다, 적었어요?”

“네, 적었습니다.”

“현지에 상주할 사장은 라이먼델 디욘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많은 분을 모시고 싶다. 사장은 디욘 인디아의 판매, 재무, 인사, 등 모든 권한을 가지며 임기는 2년으로 한다. 경영성적에 따라 임기는 연장될 수 있다. 라고 말해줘요.”

“알겠습니다.”

“디욘 인디아는 사장은 몸만 가면 되며 한국에서 파견하는 직원 2명 외에 현지에서 모집하는 인도 직원은 현지에 부임하는 사장이 알아서 하면 된다.”

“네.”

“인도차이나는 오픈 전에 전도금(Advanced Money) 5만 달러를 새로 부임하는 사장에게 보내 주도록 할 것이다.”

“네.”

“그럼 내가 전화를 먼저 걸고 바꿔줄 테니까 지금 메모한 것 전달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자기 스마트폰으로 미국의 브랜든 버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헬로? 브랜든 버크? 아이 엠 어 구건호.”

“오우, 구사장! 하우아유.”

“통역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오케이.”

구건호가 스마트폰을 채명준 대리에게 주었다. 채대리는 방금 메모한 용지를 들고 영어로 종알대며 말했다. 스마트 폰에서 통역의 말을 듣고 으흠, 으흠 하는 브랜든 버크의 굵은 음성이 들렸다.

채대리가 전달을 다하고 물었다.

“메모한 내용 다 전달했는데 전화 끊어도 될까요?”

“끊어도 됩니다.”

채대리가 스마트폰을 구건호에게 돌려주었다.

“수고 했어요. 가서 부사장 애덤 캐슬러하고 상임감사님 좀 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잠시 후 캐슬러와 상임감사가 들어왔다. 통역 때문에 채대리도 캐슬러 뒤에 앉았다.

“감사님, 지금 주간사 증권사에선 다른 연락이 없지요?”

“다른 연락은 없습니다. 지금 코스닥 위원회에서 내부 심사 중이라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캐슬러 부사장은 지금 우리가 코스닥 위원회에 상장 신청한 것 알고 있지요?”

“알고 있습니다.”

“디욘 본사에도 이러한 사실이 보고가 되었습니까?”

“보고 되었습니다.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 납입 자본금이 현재 얼마냐고 만 물었고 우리사주 나누어준 것에 대해서만 물었습니다.”

“소문 들어서 알겠지만 이번에 디욘인디아로 4대의 기계가 갑니다. 모빌에서 기계 제작비 청구서가 오면 지불해 주기 바랍니다. 제작비용은 다들 알지요?”

“압니다.”

“그리고 이번에 기계 4대 보낼 때 원재료 20톤도 함께 보냅니다.”

“10톤이 아닙니까?”

“20톤 보내세요. 지금 수출업무는 채대리가 보나?”

“예, 그렇습니다.”

“그럼 이따가 유희열 부장한테 말하세요. 원재료 20톤만 포장하라고 하세요.”

“질문이 있습니다.”

캐슬러 부사장이 손을 들었다.

“디욘 인디아가 오픈되면 앞으로 원재료는 바로 시애틀에 있는 디욘 본사에 주문해도 됩니까?”

“상관없습니다. 단, 이익금은 모두 디욘 코리아로 보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디욘 인디아의 기계설치 지도는 모빌의 박종석이사가 갑니다. 모빌에서 박이사를 보내면 법인이 다르기 때문에 비용을 청구할 겁니다. 박이사 맨데이를 청구하면 지불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디욘 인디아는 사장이 부임하게 되면 전도금 5만 달러만 여기서 송금해 주도록 하세요.”

“5만 달러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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