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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큰손 이야기-410화 (410/501)

#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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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구건호가 직산의 모빌 공장으로 출근하는 날이다.

“찬호야, 너 직산이나 아산 오는 날은 피곤하지?”

“괜찮아요. 딱 적당한 거리인데요. 뭘.”

“넌 직산에 오면 주로 경비실에 있냐?”

“경비실에 있을 때도 있고 물류팀에 가서 있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

“지난달엔 생산2팀에 가서 작업하는 것 구경하다가 박이사님한테 들켜서 두 시간 작업 지원도 해주고 온 적이 있습니다.”

“하하, 그래?”

“사장님, 그런데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뭔데?”

“지난번엔 우리사주 주식이 나온다고 해서 총무 과장한테 물어보니까 저는 안 된다고 합니다.”

“흠, 회사 직원이 아니고 용역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그럴 땐 좀 섭섭해요.”

“제도가 그런 걸 어떻게 하냐? 널 아예 직원으로 할까?”

“그건 곤란해요. 태영이 형이 여기에 넣어주었는데 의리 없이 그러면 의형제가 아니죠.”

“내년에 용역비나 좀 올려주라고 내가 총무이사에게 이야기 하마.”

“헤헤, 고맙습니다.”

구건호가 제2공장엘 들렸다. 책임자로 있는 차장이 뛰어 나왔다.

“현재 2공장 인원이 150명인가요?”

“맞습니다. 송사장님 말씀은 이번에 새로 뽑는 50명은 이곳으로 배치한다고 그랬습니다.”

“그럼 여기가 200명이 되는가요?”

“그렇습니다.”

“현재 식당은 1공장과 분리되어서 운영되지요?”

“그렇습니다.”

“불편한건 없습니까?”

“불편한건 없습니다. 단, 직원들이 출퇴근할 때 타고 다니는 승용차를 세울 데가 없어 그게 좀 애를 먹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합니까?”

“공장 담 밑에 세워두는데 이곳도 장소가 모자라 서로 아침마다 경쟁합니다.”

“흠, 그것도 문제가 되긴 하겠네. 내가 총무이사에게 대책을 한번 세워보라고 지시하지요.”

구건호가 1공장으로 와서 공무팀엘 들렸다. 새로 발주한 디욘 코리아 기계를 만들고 있었다. 박이사는 없고 공무팀장이 일을 하다말고 일어나 인사를 하였다.

“이번에 추가로 들어온 4대를 만드는 겁니까?”

“2대는 다 만들었고 나머지 2대를 조립 중에 있습니다.”

“흠,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구건호가 2층 사장실로 올라왔다. 송사장이 들어왔다.

“지난번에 기포 발생한 것은 다시 만들어 H그룹에 보냈습니다. 새로 보낸 건 괜찮다고 해서 지금 10만개 양산 중에 있습니다.”

“생산 1부에서 만듭니까?”

“그렇습니다. 1,500톤이 넘는 대형 유압 사출기들이 필요해서 일본 도시바(東芝) 제품으로 2대를 들여왔습니다. 물론 리스금융을 통해서 들여왔습니다.”

“도시바가 노트븍이나 DVD만 만드는 줄 알고 있는데 그런 대형 기계도 만드는군요.”

“원래 도시바는 기계제작소에서부터 출발한 회사가 아닙니까?”

“그런데 일본 기계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가져왔습니까?”

“수입상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수입상 재고가 별로 없어서 2대는 추가로 주문한 상태입니다.”

“공무팀에서 만들고 있는 디욘 코리아 기계 설비는 4대가 추가로 완성된 단계인데 트윈 스크류는 계속 미국의 웨스트 몰딩에 주문해 놓으세요. 한 10개 주문해 놓으세요. 언제든지 여기서 조립 생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 매출액이 일일 5억이 넘어갑니까?”

“이제 겨우 턱걸이 합니다. 경리담당 김민화 이사 이야기를 들으니까 물파산업 법정관리 시절보다 매출이 2.5 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물파산업 시절에는 일 매출 2억을 넘기기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다 송사장님 덕입니다.”

“별 말씀을, 전 한 일도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송사장이 인사를 하고 나가자 구건호가 얼른 머릿속을 돌려 보았다.

[일 매출 5억이면 한 달이면 150억이 되겠군. 그러면 연간 매출은 1,800억이 되는데.... 이진우 장관이 그 값어치는 해 준건가? 매출 1,800억이면 당기순이익이 100억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이진우 장관 부친이 15억을 가져가는데 정치자금이 될까?]

[지역구 국회의원 정도면 몰라도 좀 더 큰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그것 가지고 모자라지 않을까?]

구건호가 비서 박희정을 불렀다.

“여기 차 한잔 더 가져오고 총무이사 좀 오라고 하세요.”

잠시 후 총무이사가 왔다.

“찾으셨습니까?”

“이번에 생산직 새로 뽑게 되면 그 사람들은 언제부터 출근합니까?”

“이달 16일부터 오게 됩니다.”

“모두 몇 명이지요?”

“50명입니다.”

“모두 2공장으로 배치할건가요?”

“그렇습니다.‘

“아까 오다보니까 2공장 생산직 직원들이 공장 담 밑에 죽 차를 세워 놓았더군요. 50명 추가로 오면 주차난이 더 심해지겠군요. 2공장 생산직 사원이 200명이 될 텐데 말입니다.”

“사실 주차난은 2공장뿐만이 아니고 1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1공장 직원들이 2공장의 담 밑에 차를 세우니까 더욱 그런 문제가 발행하는 모양입니다.”

“좋은 방안을 한번 찾아보세요.”

“그래서 지금 교회를 접촉하고 있습니다.”

“교회를요?”

“2공장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대형 교회가 있지 않습니까?“

“흠, 본 것 같아요.”

“그 교회가 엄청 크고 주차장 면적도 거의 우리 2공장 절반은 됩니다. 여기가 주일날만 빼고는 텅 빕니다. 그래서 거기 담임목사님께 상의했더니 임대료 주는 것도 싫고 시끄러워서 싫다고 했습니다.”

“돈이 많은 교회인 모양이네요. 그런데 주택가도 아니고 공장과 농지밖에 없는 이런 곳에도 교인들이 오나요?”

“천안 시내에 있다가 옮겨온 교회라 신도들이 이 지역보다는 천안시내 주민들이 많답니다.”

“주중엔 비어있으니 참 땅이 아깝네요.”

“그래서 거기 신도 회장이나 장로회장 등을 접촉하고 있는 중입니다.”

“누가 신도회장이고 누가 장로회장인지 아십니까?”

“우리 생산직 주부사원 중 그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통해 지금 접촉 중에 있습니다.”

“흠, 잘 한번 접촉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오늘은 점심을 2공장 구내식당에서 먹었다. 직원들이 구건호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구건호를 보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간부사원들이 구건호를 알아 보고 인사를 하였다. 생선토막을 나누어주던 주방 아줌마도 구건호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구건호를 자꾸 쳐다보았다.

“수고하십니다.”

“예? 예.”

아줌마는 구건호가 외부사람인줄 아는 모양이었다. 외부사람 치고는 양복이나 와이셔츠가 너무 깨끗하고 모든 게 고급스러워 보여 협력업체 사장이나 관공서에서 나온 높은 사람인줄 아는 모양이었다. 누가 사장님이라고 하니까 아줌마가 놀라 생선 두 토막을 접시에 더 담아가지고 구건호의 자리로 왔다.

“아까는 누군지 몰라 사장님을 몰라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예? 아 예. 오늘 국 맛이 아주 좋네요.”

구건호가 웃으며 말하자 아줌마가 굉장히 좋아하며 주방으로 돌아갔다. 늦게 밥을 먹으로 온 차장이 구건호를 발견하곤 식판을 들고 구건호 앞으로 왔다.

“사장님, 오늘 여기서 식사하십니까?”

“예, 1공장 구내식당과 비교해서 어떤 가 보러왔습니다.”

“메뉴는 1공장 영양사가 짜기 때문에 똑 같습니다.”

“흠, 그렇군요.”

생산직 사원들 간에 사장이 와서 밥을 먹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어떤 주부사원은 컵에 물을 따라서 가져오기도 하고 어떤 사원은 휴지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고맙습니다.”

구건호는 웃으며 꼭 인사를 해주었다.

구건호가 2공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심운학 감독의 카톡 사진을 받았다. 구건호가 사진을 보았다. 현수막 밑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리 에이꼬의 사진이었다.

“제작 발표회를 하는 모양이군.”

옆자리에 다른 배우들도 앉아 있는 것을 보니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인 것 같았다. 전화의 벨이 울렸다. 심운학 감독이었다.

“방금 카톡 보낸 것 보셨지요?”

“봤습니다.”

“기자회견이 이제 막 끝났습니다. 기자들 엄청 왔습니다. 모리 에이꼬의 인기가 중국의 일류배우 뺨칠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하하, 그래요?”

“그런데 기자들이 영화보다는 모리 에이꼬 개인한테 관심이 많았습니다.”

“왜요?”

“춤추는 게이샤라 그런 모양입니다. 질문도 그쪽으로만 집중되었습니다. 게이샤가 되려면 어떻게 하느냐, 게이샤의 수입은 얼마나 되냐? 손님의 요구에 모든 걸 다 응해야 하냐. 춤은 어디서 배웠냐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흠, 그래요?”

“어떤 사람은 일본 전통 사미센 소리 테이프를 틀어놓고 춤을 추어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하도 요구를 해서 에이꼬가 약3분간 춤 시연을 보여주었습니다.”

“허, 그래요?”

“탄성을 지르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오늘 저녁 신문에 볼만한 기사가 나올 겁니다.”

“그래요?”

“일본 미인이 중국인을 사랑한다. 이것처럼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높여주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더구나 일본에게는 항상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아닙니까? 이 작품은 무조건 뜹니다.”

“잘 알겠습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바로 크랭크인에 들어갑니까?”

“그렇습니다. 에이꼬가 일본 잠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겁니다.”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탄 벤트리 승용차가 천안시 음봉면을 지나 디욘 코리아가 있는 아산시 영인면을 들어갈 무렵 이번엔 상해의 리스캉에게서 전화가 왔다.

“구사장? 잘 있었어?”

“오, 리국장.”

“오늘 영화 <몽환앵화> 제작 발표회에 갔다 왔어. 기자들 엄청 왔던데?”

“보고는 받았어.”

“그리고 영화에도 투지를 해줘서 고마워. 안당시 터미널에도 투자하고, 영화에도 투자를 해줘서 우리 중국으로서는 사실 구사장은 인민 훈장이라도 주어야할 사람인 것 같아.”

“하하, 별소릴. 영화나 떴으면 좋겠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일본 배우를 구사장이 추천했다며? 어디서 그런 요정을 추천했어?”

“내가 전에 교또에 갔을 때 공연하는걸 보고 잘하는 것 같아 추천을 했지.”

“그것뿐인가?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고?”

“가깝긴 그냥 펀스(粉絲: 팬)이지.”

“그런가?“

구건호가 디욘 코리아에 도착을 하였다. 마당에 기계를 포장해 놓은 것이 보였다. 기계는 한 대가 아니고 여러 부속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세트로 포장된 것 같았다. 마침 유희열 부장이 나와서 구건호에게 인사를 하였다.

“어? 유뷰장님! 중국에서 언제 돌아오셨습니까?”

“어제 돌아왔습니다.”

“안차장도 같이 왔는가요?”

“그렇습니다.”

“저 마당에 포장해 놓은 건 뭡니까?”

“3호기, 4호기 기계장비 뜯어논 것입니다.”

“왜 뜯어 논거요?”

“인도에 보낼 겁니다.”

“인도는 모빌에서 만든 것 안 보냅니까?”

“혹시 몰라서 섞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미국 디욘 본사에서 가져온 기계장비 2대, 모빌에서 만든 것 두 대, 이렇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중국에 보낸 것처럼 말입니다.”

“흠, 그래요?”

“그리고 3호기, 4호기 있던 자리는 모빌에서 만들었던 것으로 채울 겁니다.”

“흠, 알겠습니다.”

“저, 그리고 이 기계들 인도에 보내면 이번에도 기술지도는 저하고 안차장이 하게 됩니까?”

“그렇게 되겠지요. 지도는 할 만한 사람이 없잖습니까?”

“안차장 어머니가 오늘 낼 하시는 모양입니다. 요양원에 계십니다. 그래서 인도는 안차장 대신에 모빌의 박종석 이사를 보내면 어떨까요?”

“박이사를요? 박이사는 디욘코리아 직원이 아니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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