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384화 (384/501)

# 384

우리 사주 배정 (1)

(384)

누나가 트럭을 늘려야겠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지에이치 모빌과 디욘 코리아가 각각 4톤 트럭 2대씩을 늘린데. 정아 아빠 지금 모빌과 디욘에 갔어. 총무과장들이 부른 모양이야.”

“그랬나?”

“차량 구입 때문에 부득이 융자받았어. 어린이집 담보 잡혔어.”

“바로 해주나?”

“바로 해 주던데?”

차는 새 차 현금주고 샀나?“

“아니야, 정아 아빠 친구가 중고차 하는 사람이 있어서 할부로 4대 끌어왔어.”

“그럼 돈은 많이 안 들어갔겠네.”

“많이 안 들어갔어.”

“이제 거기 차량이 모두 몇 대야?”

“31대야. 27대에서 이번에 4대 늘어 31대야.”

“큰 이익은 없더라도 적자 안 나면 됐어.”

“정아 아빠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우리 부부 인건비 나오니 얼마나 좋아. 누가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허허, 그래?”

“정아도 요즘 학교에서 힘주고 다녀. 반장이야. 아빠가 운수회사 사장이라고 소문나서 요년이 요즘 용돈도 꽤나 쓰고 다니더라고.”

“하하, 그래?”

“참, 애기 100일이 곧 되지? 백일잔치 어디서 할 거야?”

“인천서 오기 좋고 강남에서 가기 좋은 중간쯤에서 할까? 여의도에서 할까?”“그것도 좋아.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갈만한데는 더욱 좋고.”

“가족들끼리만 하지. 여러 사람 안 부르고.”

“그게 좋아.”

구건호가 임원회의를 하기 위해 디욘 코리아로 갔다. 원래 오전 중에는 직산의 모빌을 먼저 가야하는데 임원회의가 있어서 디욘 코리아로 먼저 갔다. 구건호가 도착하니 임원회의 시간은 아직 남아 있었다.

김전무가 사장실로 들어왔다.

“정기 회의가 아니고 갑자기 회의를 소집한 것을 보니 중요한 안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 벤처 지정도 되고 해서 몇 가지 알려 드릴 것이 있습니다. 또 의논할 일도 있어서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코스닥은 금년에 신청 들어갑니까?”

“아직 디욘 측의 의사를 듣지 못했습니다. 코스닥 신청 들어가기 전에 회사의 몸집을 키워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증자대금 집어 넣은 것도 있고 영업이익 적립한 것도 있어서 중국과 인도에 아예 생산 공장을 세울까 합니다.”

김전무는 말없이 고개만 크게 끄덕였다.

“그리고 오늘 회의에선 우리사주 이야기도 하려고 합니다. 자본금의 10%만 나누어 주도록 할 계획입니다.”

“주식은 상장을 앞두고 일정량은 분산시켜야겠지요. 헌데 우리 회사는 1년 미만 입사자들이 많아 실권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려면 모빌도 같이 하는 게 좋은 것 같네요. 어치피 모빌이 출자사이니까요.”

“좋은 말씀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럴 방향으로 할까 생각 중이었습니다.”

“오늘 임원회의에서 우리사주 발행이 결정되면 전체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제가 갖도록 하겠습니다. 150명 전원 강당에 집어넣고 30분만 이야기 하면 될 겁니다.”

“전무님이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전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애덤 캐슬러가 들어왔다. 통역 채명준 대리와 함께 들어왔다.

“사장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대하여 디욘 본사의 회신내용입니다.”

애덤 캐슬러는 생글거리며 영문 팩스 한 장을 구건호 앞에 내밀었다.

“어거 내가 볼 줄 아나? 채명준 대리가 한번 번역해봐.”

“번역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흠, 그러면 채 대리가 그 번역문을 크게 한번 읽어봐요. 여기 전무님도 계시니까 전무님도 듣게.”

“알겠습니다.”

채명준이 자기가 번역한 번역문을 읽었다.

“첫째, 라이먼델 디욘사는 합자회사 디욘 코리아에서 의견제시한 중국과 인도의 생산 공장 설립에 동의합니다. 단 투자액은 중국과 인도가 각각 50억이 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흠.”

“둘째,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발행 주식의 10%를 분산하는데 동의합니다. 주식 분산시 우선권은 종업원에게 있으며 디욘 코리아의 종업원만으로 분산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는 출자사인 ㈜지에이치 모빌의 종업원에게 분산시키는 것을 동의합니다.

“그것 뿐인가?”

“셋째, 상기 안건 두 가지는 금년도 이사회 안건으로 하는데 동의합니다. 따라서 금년도 이사회는 서류도 가름합니다.

20XX년 4월 30일 미합중국 라이먼델 디욘사 해외담당 부사장 브랜든 버크.”

윤상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임원회의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그래요? 그럼 다들 가시죠.”

임원회의장에는 상임감사와 유희열 부장이 먼저와 앉아 있었다. 이들은 구건호가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건호가 가운데 자리에 착석하자 양 옆으로 애덤 캐슬러와 김전무가 앉고 그 옆으로 윤상무와 유부장이 앉았다.

“희의 기록은 누가 하실 겁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윤상무가 오른 손을 들고 말했다. 통역 채명준은 애덤 캐슬러 뒤에 앉았다. 김전무가 채명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어이, 채명준 대리! 자네는 여기 임원회의에서 오고간 말들을 밖에 나가서 이야기 하면 안 되네.“

“얘기 안합니다.”

비서 이선혜가 큰 쟁반에 음료수 일곱 잔을 가지고 들어왔다.

구건호가 모두 발언을 하였다.

“이번에 우리 회사가 벤처기업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지정을 받기까지 여기 계신 분들은 물론 전체 종업원들이 노력을 해준 결과입니다. 그 노고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구건호 발언의 한 단락이 끝나자 채명준 대리가 통역을 했다.

“사실 우리의 벤처 지정은 무리가 많기는 했습니다. 연구개발 기업으로 신청을 하여 인증을 받았지만 실상 연구개발이 미미한 실정입니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차제에 연구개발에 힘을 더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상임감사가 발언을 하였다.

“연구소 요원들에 대한 인건비, 실험도구나 계측기 검인정비, 배합을 위한 화공약품 구입비 등은 회계 처리 시 연구개발비 계정과목으로 분류해 처리토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ISO14001 인증과 기업 연구소 승인, 벤처 지정 등에 공훈이 있는 직원들은 선발하여 표창을 주고 격려를 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계속 발언을 하였다.

“디욘 코리아는 최초 합자시 디욘 본사로부터 아시아 지역 전역의 사업권을 인정받은바 있습니다. 회사를 더욱 확장하기 위하여 중국과 인도에 생산 공장을 세우도록하자는 의견을 디욘 본사에 제시하였었는데 동의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캐슬러 부사장이 팩스로 온 동의서를 들어보세요.”

애덤 캐슬러가 영문 팩스를 들어보였다.

“중국과 인도 투자에 대하여 임원님들 다른 의견은 없습니까?”

김전무가 손을 들고 말했다.

“인도와 중국에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데 원칙적으론 동의합니다. 단, 중국은 먼저 한국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강소성 쑤저우에 설립하고 인도는 현대자동차가 가 있는 첸나이 지역에 세울 것을 제안합니다.‘

“그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다른 분들 의견은 없습니까? 의견 없으면 이 안은 바로 시행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구건호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물을 마시고 말했다.

“우리 회사의 자본금은 증자하여 현재 190억입니다. 주식수량은 한 주당 1만원이므로 190만 주가 있습니다. 저는 회사의 이익을 종업원들과 함께 향유하고 싶습니다. 또 디욘 코리아가 성립하는 데는 모기업인 지에이치 모빌 직원들의 헌신적 노력 또한 지나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구건호는 통역을 배려해서 여기에서 문장을 끊어주었다. 통역이 끝나자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저는 총 주식의 10%인 19만주를 디욘 코리아의 150명 종업원과 모빌의 500명 종업원에게 똑같이 분산하여 나누어 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코스닥 등록이 되면 기업가치가 더 올라갑니다. 하지만 저는 한 사람당 292주를 똑같이 기업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현재의 금액으로 나누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부장이 질문을 했다.

“지금 우리 회사 주식은 1주당 1만원이므로 292주를 배정받으면 292만원을 내야 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종업원과 내가 똑같이 주주가 되어 이 회사를 함께 끌어가자는 취지입니다.”

이번엔 김전무가 발언을 했다.

“292만원이면 돈이 없는 직원이나 주식 배정받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직원들이 나온다면 실권주가 발생합니다. 이 실권주를 다른 사람이 양도받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회사 직원에 한하여 양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사주 대금 292만원은 종업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급여에서 분할 공제하는 방안이 어떻겠습니까? 상임감사님이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분할 입금하는 방법으로 안을 짜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경리에 업무량이 많아집니다. 그 많은 소액 주주들의 명부도 다 만들어야 합니다. 주식만 전담하는 직원 한명을 배치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그건 상임감사님이 알아서 배치하시기 바랍니다.”

잠시 각자 옆 사람들과 이야기 하느라고 회의실이 소란스러워졌다. 구건호가 다시 발언을 했다. 모두 구건호의 얼굴을 주시했다.

“윤상무님은 모빌로 보내는 공문을 하나 만드십시오. 디욘 코리아에서 우리사주를 종업원들에게 나누어주는데 모빌직원까지 확대하니 희망자는 수량과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우리는 분할해서 주식대금을 입금토록하고 있으니 모빌도 그런 혜택을 주면 고맙겠다는 문서를 보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전무님은 우리 종업원들이 우리사주에 대한 취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르니 종업원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한번 가져보세요.”

“알겠습니다. 상임감사님과 협의해서 조만간 설명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애덤 캐슬러가 전화가 왔는지 잠시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에 들어와 발언을 하였다.

“디욘 본사의 해외담당 부사장 브랜든 버크 전화입니다. 우리 회사가 인도와 중국에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다고 보고하니까 인도는 첸나이 지역에 설립하는 것을 제의 한다고 합니다.”

김전무가 대신 대답했다.

“아, 그건 제가 조금 전에 인도는 첸나이 지역이 좋겠다는 말씀을 한바 있습니다.”

구건호가 말했다.

“인도는 제가 이 회의 끝나고 인도에 파견 나가있는 이종근 부장에게 첸나이 지역 공장 매물을 알아보라고 지시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구건호는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브랜든 버크가 금년에 정년퇴임한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군. 디욘 코리아의 공장이 설립된다면 거기 가서 촉탁으로 근무하고 싶겠지. 마두라스(첸나이의 옛 지명) 항구에 가서 시애틀 항구를 생각하려고 그러나?]

구건호가 마지막 발언을 하였다.

“자, 더 이상 다른 말씀이 없으시면 회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구건호는 회의를 마치고 사장실로 들어왔다.

먼저 인도의 이종근 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부장님이십니까? 구건호입니다.”

“아, 예.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보고는 받았습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뭘요. 매출 증가 속도가 늦어 죄송합니다.”

“아, 그리고 오늘 임원회의 때 나온 이야기인데 첸나이 지역에 공장 매물이 나오는 것 있으면 알아보세요. 부지는 가급적 5천평 내외로 하시고요.”

“”옛? 공장을요? 그럼 여기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거긴 뉴텔리 지역이므로 그대로 존속합니다.”

“알겠습니다. 여기 경제신문에 가끔 매물이 나오고 있으니 한번 찾아보고 첸나이 지역에 있는 저의 옛 직장 동료들도 찾아보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