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379화 (379/501)

# 379

디욘 코리아 벤처 신청 (1)

(379)

월요일이 되었다.

구건호는 지에이치 모빌의 직산 공장으로 출근을 했다. 아직도 공장 앞에 있는 임대한 공터에는 트럭들이 많았다. 엄찬호가 구건호에게 말했다.

“생산이 점점 많아지는 모양인데요?”

“흠.“

지에이치 모빌 공장 옆에는 포장지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었다. 과자나 식품을 담는 포장지였다.

“찬호야, 저기 포장지 공장에 현수막이 하나 붙었다. 뭐라고 썼냐?”

“앞으로 좀 더 가볼까요? 본 공장 임대라고 썼는데요?”

“포장지 만드는 공장이 이사 갔나?”

“그런 모양인데요?”

“잘 되어서 더 크고 좋은 공장에 갔거나, 아니면 망해서 옮겨갔거나 둘 중에 하나인 모양이다.”

“그런 모양이네요.”

현장 마당에서 박종석 이사를 만났다.

“형, 중국 가니까 재식이 형 잘 있어?”

“잘 있더라. 얼굴도 좋아졌더라.”

“그럴 거야. 거기서 대장노릇 하니까.”

“요즘 여기 생산량 많이 늘었지?”

“생산량이 늘은 건 좋은데 복잡해서 문제야. 지금 복도까지 재공품(생산과정에 있는 물품)이 꽉 쌓여있어.”

“당진공장 도아 어셈블리 때문인가?”

“맞아. 가전제품 도아 어셈블리 생산이 엄청 늘고 있어. 문짝 하나를 통째로 만드니 힘들어. 지금 창고에 12개 회사 부품들이 들어와.”

“흠, 그래?”

“12개 회사 사장들이 서로 로비하느라고 나보고 퇴근길에 만나자고 성화네. 만나면 구두표나 찔러주고 자기들 물건 늘려달라고 하겠지.”

“공식적 자리 이외에는 함부로 만나지 마라.”

“안 만나. 만나면 나도 부담 돼. 그리고 요즘 야간에 학교 가느라고 시간도 없어.”

“학교는 잘 다니지?”

“잘 다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뭐 그렇게 어려운 것은 없더라고.”

“열심히 해라.”

“알았어. 형.”

구건호가 사장실로 올라갔다. 비서 박희정을 불렀다.

“경리이사 좀 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잠시 후에 김민화 경리이사가 들어왔다.

“법인세 낸 건 내가 보고 받았고, 세후 이익 부채 상환하라는 것은 다했습니까?”

“했습니다. 금융권 부채는 이제 300억 남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회사 신용도 B에서 ?A로 한 단계 올라갔습니다.”

“디욘 코리아에서 거기 공장건물 현물 출자한 것 30억을 여기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돈 들어왔습니까?”

“아직 안 들어 왔는데요. 그건 사장님이 부채 상환한다고 해서 들어오면 즉시 부채 상환할 예정입니다.”

“돈 들어오면 일단 홀딩하고 있어요. 부채는 내 지시 받고 상환하세요.”

“알겠습니다.”

“송사장님 계신가요?”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내방으로 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잠시후에 송사장이 들어왔다.

“중국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잘 갔다 왔습니다. 중국에 있는 동안 낮술 마시고 혼났습니다.”

“하하, 술은 지나치면 건강에 해롭지요.”

“지금 당진공장 도어 어셈블리 생산량이 많이 늘었다면서요?”

“늘었습니다.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인데 창고와 재공품 쌓아둘 데도 마땅치 않아 걱정입니다.”

“흠, 그거 문제군요.”

“현재 도아 어셈블리만 해도 12개 업체의 부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업체는 복수로 해야 되기 때문에 앞으로는 24개 업체의 부품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것도 고민입니다.“

“아까 공장 들어오다 보니까 옆 공장 임대한다고 현수막이 붙어 있던데요?”

“아, 그렇습니까? 저는 못 봤는데요. 오늘 아침에 붙은 모양이네요.”

“임대를 한번 알아보시죠.”

“알겠습니다. 거기 포장지 생산 공장 사장은 한번 인사한 적이 있는데 이사간 모양이네요.”

“원래 거기가 임대공장이었던 모양이지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거기 사장을 북부 충남기업 사장들 모임 있을 때 한번 만났는데 임대공장이란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임대료 알아보는 일은 총무이사 시키면 되겠네요.”

“제가 말 나온 김에 아주 최준영 총무이사를 부르겠습니다.”

송사장이 일어나 사장실 문을 열고 비서 박희정에게 총무이사를 오라고 하였다.

“박희정씨! 총무이사 좀 이리 오라고 해요.”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고개를 숙이고 작은 소리로 송사장에게 말했다.

“임대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아주 사면 어떻겠습니까?”

“글쎄요. 지주가 판다면 인수하면 좋겠지요. 팔지 안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에 디욘코리아에서 거기 공장건물 현물 출자한 것 이리로 30억이 들어오잖습니까? 그 돈으로 매입해보는 방향으로 하지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금융권 부채야 빚 갚으라고 독촉 받는 건 아니니까요.”

총무이사가 사장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왔다.

“찾으셨습니까?”

“여기 옆에 있는 포장지 공장 임대가 나왔는데 임대료를 한번 알아보세요. 거기 토지 면적하고 건물 면적도 알아보시고요.”

“알겠습니다.”

송사장도 옆에 있다가 총무이사에게 한마디 했다.

“거기 전기용량하고 크레인이 설치 되었나도 보시고 지하수 설치도 되었나 보세요.”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다시 말했다.

“그리고 땅 주인한테 공장을 임대가 아닌 매각의사가 있느냐고 한번 물어보세요. 매각의사가 있다면 가격도 알아보세요. 아마 공장 세입자들이 임대료 말썽을 피웠다면 진절머리가 나서 팔려고 할지도 모르니까요.”

“알겠습니다.”

“지금 총무이사도 우리 공장이 지금 포화 상태인 것 알지요?”

“알고 있습니다.”

“그럼 가서 일 봐요.”

“알겠습니다.”

총무이사가 구건호와 송사장에게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고 나갔다.

송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디욘 코리아에 공장 건물 현물 출자한건 필요할 때 잘 들어오네요.”

“지금 당진공장 도아 생산량 증가로 매출이 얼마나 늘었습니까?”

“지난달 총 130억 매출을 올렸습니다.”

“흠, 그럼 일 년이면 1,500억 매출이 넘는다는 이야기네요.”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도 중소기업을 벗어나 중견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흠, 그런가요?”

“연간 매출이 연속 3년 이상 1,500억 이상이거나 상시 종업원 1천명 이상은 중견기업이 되지 않습니까?”

송사장이 나가고 나서 구건호가 머리를 굴려보았다.

[지난해에는 지에이치 모빌의 당기 순이익이 6%가 채 못 되었지? 하지만 금년에 매출도 늘고 금융부채도 줄어들고 원가절감 운동도 한다니까 7%는 되지 않겠어?]

[1,500억 매출을 잡고 이익 7%면 당기 순이익이 105억이 된다는 이야기네. 매출은 더 늘어난다니까 1,600억이나 1,700억도 될 수 있겠지. 그럼 내년 봄에는 100억을 배당해 볼까?]

[100억을 배당한다면 이진우 장관 아버님 주식지분이 15%니까 15억을 받아가게 되네. 그것 가지고 정치 자금이 될까? 그리고 송사장은 5억을 받아가겠지.. 송사장은 그동안 배당 안받아간 것 한 큐에 만회하겠네.]

[그럼 내 지분은 80%니까 80억을 받아가나?]

구건호가 디욘 코리아로 갔다.

디욘 코리아 역시 지에이치 모빌의 매출 증가로 덩달아 생산량이 느는 것 같았다. 출하 대기중인 생산 제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구건호가 소파에 앉자 비서 이선혜가 대추차를 가지고 왔다.

“경리부 조명숙 차장 좀 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한참후에 이선혜 혼자만 들어왔다.

“차장님 지금 교육 가셨답니다.”

“교육? 무슨 교육?”

“여의도 코스닥 협회서 하는 교육이랍니다.”

“흠, 그래요? 그럼 상임감사님 좀 오라고 하세요.”

상임감사가 들어왔다. 결재판과 감사보고서를 들고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들고 들어온 것이 정정한 감사보고서입니까?”

“그렇습니다.”

“먼저 것은 다 폐기시켰지요?”

“표지에 X자 크게 표시하고 전량 폐기했습니다.”

구건호가 새로 나온 감사보고서를 훑어보았다.

“매출액이나 이익금 같은 것은 달라진 것 없지요?“

“없습니다. 원가에 들어간 연구소 직원들 급여나 화공약품 같은 것을 뽑아서 R&D비용으로 옮긴 것뿐입니다. 전체 숫자는 다 맞습니다.”

구건호가 다시 감사보고서를 점검해 보았다. 감사보고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조차장은 무슨 교육을 간 겁니까?”

“아, 그건 우리가 앞으로 코스닥 등록을 위한 실무자 양성 교육입니다. 마침 여의도에 있는 코스닥 협회에서 예비공시 담당자를 위한 전자공시 전문반 연수교육이 있어서 보냈습니다.”

“우리가 코스닥 등록 가능하겠습니까?”

“벤처가입 인증서만 나오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벤처가입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습니까?

“조차장이 벤처인 공시시스템에 들어가 회원가입하고 거기서 요구하는 것은 다 온라인 입력한 모양입니다.”

“요구하는 것이 많은가요?”

“사업계획서나 재무제표 같은 것들입니다.”

“재무제표는 새로 정정한 감사보고서 자료를 보고 했겠네요.”

“물론입니다. 제가 입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벤처 지정은 실사가 나옵니까?”

“나옵니다.”

“나오면 연구소를 중점적으로 보겠군요.”

“물론입니다.”

“그럼 유부장한테 단단히 일러두어야 하겠군요.”

“유부장뿐만이 아니라 촉탁으로 있는 연구소장 한테도 잘 일러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 두 사람을 불러보지요.”

구건호는 비서 이선혜를 불렀다.

“연구소 소장님과 공장장으로 있는 유희열 부장을 내 방으로 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상임감사가 결재판 속에서 서류를 하나 꺼내 구건호에게 주었다.

“이게 뭡니까?”

“새로 발급 받은 법인 등기부등본입니다.”

“이걸 왜 날 줍니까?”

“사장님 지시대로 증자가 완료되어 자본의 총액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래서 보시라고 한부 떼어가지고 왔습니다.”

“흠, 그래요? 수고하셨습니다.”

구건호가 법인 등기부등본을 보았다.

“자본금 총액이 190억인가요?”

“그렇습니다. 최초에 합자할 때 디욘사와 서로 50억씩 100억으로 자본금을 했고, 이번에 세후 순이익 90억을 자본금으로 증자해 190억이 되었습니다. 그 옆에 변경 연월도 나와 있습니다. 사업목적이나 임원에 관한 사항은 변동 없습니다.”

“참, 공장 건물 현물 출자한 30억은 모빌로 안 보냈죠?”

“사장님이 중국 출장가시는 바람에 안 계셔서 못 보냈습니다. 여기 출금 전표에 서명해주십시오. 서명하시면 바로 오늘이라도 송금하겠습니다.”

구건호가 30억짜리 출금 전표에 서명을 하였다.

잠시 후 촉탁으로 있는 나이 많은 연구소장과 유희열 부장이 올라왔다.

“찾으셨습니까?”

“차 한 잔 하시자고해서 오시라고 했습니다.”

구건호가 비서 이선혜를 불러 대추차 두 잔을 더 가져오라고 하였다.

“지금 우리가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ISO14001 인증도 받아서 페이퍼 워크가 많아졌죠?“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보고서도 많고 회의도 많아졌습니다.”

“우리가 연구소를 설립한다든가, ISO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들은 모두 벤처 지정을 받기 위한전단계입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이제 벤처 지정 신청을 했기 때문에 조만간 실사가 나옵니다. 실사가 나오면 두 분께서 대응을 잘해 주셔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실험기기도 다시 점검하고 화공약품 진열한 것도 다시정비를 잘해 놓으세요.”

“알겠습니다. 유기 배합표와 무기 배합표는 다 화학 방정식을 많이 표현해 전문성이 돋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실사 나온 사람들도 사실 이 분야에 대하여는 잘 모를 겁니다.”

“실사 나오는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니까 연구소장님과 같은 실력은 없겠지요. 하지만 시스템이나 연구 환경 같은 것은 많이 볼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쪽도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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