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374화 (374/501)

# 374

영화제작 크라우드 펀딩 (3)

(374)

문재식에게서 전화가 왓다.

“터미널 공사할 건설회사가 정해진 모양이야. 안당 화중건설이라는 회사야. 내일 내가 공사 계약 서명해야 된다고 하네.”

“형식은 공개입찰이지만 내부적으론 건설사가 정해졌겠지.”

“그럴지도 몰라 건설사 사장이 교통국장하고 친구란 이야기가 들려. 같은 공청단 소속이었다는 이야기도 들려.”

“서명 해줘라. 어차피 공사 게약할 거니까.”

“알았어. 그럼 내일 서명하고 연락해 줄게.”

다음날 오전 11시 30분경 문재식에게 전화가 왔다.

“방금 화중건설 유한공사하고 터미널 건설 공사 계약서를 체결했어. 공사비용이 꽤 되네. 1억 5천만 위안이나 되네.”

“흠, 한국돈 255억이란 소리네.”

“서명은 했지만 이걸 어떻게 감당하지?”

“이제부터 중방 애들하고 장기전으로 들어가야지.”

“그래?”

“두고 봐, 안당시 교통국의 지원을 받는 안당 객운공사 사장 옌룬셩과 나와 환상적인 진검 싸움이 벌어질 테니.”

“야, 난 무섭기만 하다.”

“넌 구경만 해. 서명 했으니 터파기 공사는 곧 시작 하게 될 거야. 중장비 내일이라도 들어올 거다.”

“터파기 공사 들어오는 것 보고 내가 한 사흘 한국 들어갔다 나올게. 애기 100일이야.”

“그래? 100일인가? 축하한다.”

이틀 후 문재식에게서 전화가 왔다. 발신자 전화번호를 보니까 한국에서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어제 와이프하고 같이 한국 들어와 동인천 주공아파트에서 잤어.”

“그래?”

“터파기 공사 시작하는 것 보고 왔어.”

“아빠, 엄마가 아기 보고서 좋아하지?”

“그럼, 나하고 와이프한테 몇 번이나 고맙다고 했어. 집안에 딸이 없으니까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

“그럴 테지.”

“아빠, 엄마도 지하실 살 때 하고 완전히 달라졌던데? 빈티가 싹 가셨어. 환경이 그렇게 중요한 모양이야.”

“하하, 그래?”

“사실 지하실이 좁고 어둡지만 제일 문제는 습한 거야. 습하니까 몸도 가렵고 무좀 같은 것도 잘 걸리고 그랬어. 아파트에 사니까 그런 게 없잖아.”

“그런가?”

“그리고 실은 나 이번에 동인천 아파트 융자 좀 받으려고 해. 1억만.”

“왜?”

“와이프가 중국서 뭔가 좀 해보려고 해.”

“아기는 어떻게 하고?”

“일단은 가정부 있으니까 집에서 잠깐 틈내서 할 수 있는 걸 하려는 모양이야. 북 카페 경험이 있으니까 커피집이나 한국식 치맥을 파는 가게를 해볼까 해.”

“흠, 그래?“

“거기 화계화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이랑 친하게 지내니까 서로 뭐가 좋을까 매일 의논하는 모양이야. 누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치맥집을 하면 어떨까 이야기를 한 모양이야. 그래서 그쪽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았어.”

“호, 그래? 그런데 융자는 가능해?”

“내가 신용불량 경험이 있어서 1금융권은 안 돼. 이 동네 마을금고에 가니까 아파트 담보가 있으니까 해 준다고 했어. 대신 이자가 좀 비싸더라고.”

“처가 집은 다녀왔니?”

“지금 처갓집에 와 있어.”

“장인 장모님도 좋아했겠다.”

“그럼 좋아하지. 얼굴 보니 딸 고생 안 시키는 것 같다고 아주 좋아했어.”

“그래?”

“또 와이프가 친정 집에 가서 꽤나 약을 팔았어. 36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애 아빠가 아우디 외제 승용차타고 다니면서 고속버스 사장한다고 자랑을 잔뜩 해 놓았어.”

“하하, 그래? 기회 되면 너희 부모님이랑 장인 장모님 중국 초청이라도 해 드려라.”

“사실 애기 낳았을 때 보러 오시려고 했는데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 우리가 간다고 했었지.”

“그랬었나?”

“다들 일을 하시고 여유도 없고, 또 나도 중국간지 얼마 안 돼 자리도 못 잡은 상태라 그렇게 했어. 그렇지 않아도 요즘 숨 좀 돌리니 한번 오시라고는 말씀 드려 놓았어.”

“잘했다.”

“나, 모레 중국에 갈게.”

“기왕 왔으니 푹 쉬었다가라.”

“가봐야 돼. 회사 일도 걱정되고 그래. 지금 화계화원 아파트 5채 사놓은 것 임대료는 잘 들어오지?”

“응? 임대료?”

사실 구건호는 통장 확인을 안했었다. 큰돈이 아니므로 크게 신경을 안 쓴 상태였다.

“내 와이프 순영이 엄마가 공상은행 이자 내고 자기 핸들링 차지 3천 위안 떼고 나머지는 꼬박꼬박 구사장 개인통장에 입금 시키던데?”

“응,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 고급 아파트 5채 관리하니까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부들이 순영이 엄마를 엄청 부자인줄 알아. 더구나 남편은 터미널 사장이라 매일 아우디 승용차가 출근 시키러 오니까 더 그래.”

“하하, 그래?”

구건호가 집에 가서 김영은에게 말했다.

“중국의 문재식이가 아기 100일이라고 한국 들어왔네.”

“벌써 100일인 모양이네요.”

“아기 이름이 순영이 인데 순영이 엄마가 아기 100일도 되고 했으니 무슨 장사를 하려고 하는 모양이야.”

“벌써? 그래도 모유는 먹여야 할 텐데.”

“자영업 사장이니까 수시로 집엔 왔다 갔다 하겠지.”

“뭘 한데요?”

“서울에 있을 때 북카페 경험이 있으니까 커피점이나 치맥집 같은 것 하려고 하는 모양이야.”

“거긴 가정부 두기가 쉽다니 집에서 가까운 곳이면 할 만 하겠네.”

“그런데 참 당신 어떻게 할 거야? 출산 휴가 다 썼잖아? 상민이도 있고 하니 서울대 병원 그만 둬. 집에서 살림이나 해.”

“싫어.”

“왜? 내가 생활비를 안줘? 아니면 속을 썩여? 아니잖아? 집에서 애기나 기르면 얼마나 편해?”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퇴보해.”

“그럼 이 근처 일자리 찾아봐. 어디 개인병원 부원장이라도 들어 가봐.”

“개인병원 근무하면 일이 빡세단 말이야.”

“그러면 상민이를 도우미 아줌마한테 하루 종일 맡겨 놀 참이야?”

“휴, 내가 좀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할게. 남자들은 좋겠다. 이런 일에 자유스러우니까.”

“왜, 나도 걱정 많이 돼. 그런데 상민이 한테 무슨 냄새가 난다.”

“이런, 똥 쌌네.”

이틀 후 문재식이 다시 전화를 했다.

“나야. 덕분에 한국 잘 갔다 왔어.”

“그래? 잘 들어갔나? 수고 했다.“

“여기 와보니 터파기 공사 끝나고 파일 박기 시작하는데?”

“꽤나 시끄럽겠구나.”

“할 수 없지 뭐.”

“융자는 받았니?”

“받았어. 1억 받았어.”

“부모님이 뭐라고 안 해?”

“말씀은 드렸어. 중국서 부업으로 뭘 해보겠다고 했지. 융자 50%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그랬더니 아무 말 없으셔?”

“네 집 네가 마음대로 하는데 뭐라고 하겠냐 하면서 장사나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어.”

“그래?”

“참, 중방 부총경리가 금년도 제1차 동사회가 곧 있을 거라고 하네.”

‘흠, 동사회도 해야겠지.’

“일정 잡히면 연락을 할게.”

“알았다.”

구건호가 신사동 지에이치 빌딩으로 출근을 했다. 빌딩에 커다란 현수막이 불어 있었다. 서양화 비구상전이 열린다는 광고 현수막이었다.

구건호가 사장실에 들어가자 오연수가 신문을 가지고 들어왔다.

“나 커피 좀 줄래?”

구건호는 이제 자기보다 나이어린 사람들은 슬슬 반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기가 생긴 이후로는 몸도 더 불었다. 배도 더 나왔다. 구건호가 이제는 강남의 큰손이며 여러 개 회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이 알려져 카리스마도 생기기 시작했다. 오히려 반말이 더 자연스러웠다.

구건호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커피를 마시는데 미디어의 신정숙 사장이 올라왔다.

“심감독님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좋은 모양이네요?”

“그런 모양입니다.”

“그럼 이쪽으로 과실송금 들어오겠는데요?”

“성공하면 그러겠지요.”

“지금 100만불 가 있는 걸로 아는데 2차 송금할 때가 안되었는가요?”

“됐는데... 그게 문제가 좀 있습니다.”

“무슨 문제가요?”

“영화를 제작하자고 하네요.”

“영화요? 그건 돈 많이 들어가잖아요?”

“한 100억 들어가는 모양이에요.”

“100억요? 그걸 어떻게 투자해요?”

“나보고 50%만 해달라고 합니다.”

“50%라도 50억 아닙니까?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중국의 유명 여류작가가 쓴 몽환앵화(夢幻櫻花)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답니다.”

“중국의 꽃이라면 목단이 유명한데 왜 일본 사꾸라인 앵화를 집어넣었죠? 일본과 관계되는 작품이 아닐까요?”

“글쎄요. 하게 될지 안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한다면 지난번처럼 시나리오 보내라고 해서 번역 한번 해봐야지요.”

“안 해도 그 시나리오는 구경하고 싶네요.”

“왜요?”

“소설로 다시 꾸며 여기서 출간할 수 있으면 해보게요.”

“시나리오라는데 어떻게 소설로 합니까?”

“아이고, 우리 미디어의 피천영 편집장이 원래 그런 거 전문입니다.”

“그래요?”

“아, 그리고 심감독이 소개했던 방송작가 말입니다. 그 사람 책이 내일 나옵니다.”

“흠, 그래요?”

“유명작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벌써 예스24나 교보문고 같은데서 예약판매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약판매요? 그런 것도 있습니까?”

“유명작가가 쓴 팔릴만한 책은 미리 온라인에 띄워놓으면 예약판매가 되는 수도 있습니다.”

“허, 그래요?”

“중국에 간 문재식 사장님 하시는 일은 잘 되시죠?”

“예, 잘 됩니다.”

“며칠 전에 전화 왔었어요. 애기 100일이라 한국 들어왔는데 들리지 못하고 간다고 하면서 전화를 했더라고요.”

“부모님과 장인 장모가 아주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왜 안 그러겠어요? 다들 첫 손녀일 텐데요.”

“그런데 여기 북카페에서 일을 했던 문사장의 처가 중국어도 잘하고 거기선 아주 사교적인 모양이던데요?”

“그래요? 여기선 얼굴도 잘 들지 않고 통 말도 없었던 사람인데요.”

“문사장 말로는 남편 친구가 사장으로 있는 곳이라 쑥스러워서 그런 모양이라는 말은 들었습니다.”

“시를 쓰는 여자라는 소리는 저도 들었어요. 몇 번 우리 회사 교정 일감을 맡기도 했었어요. 그때도 통 말이 없더라고요.”

“그랬던가요?”

“저도 실은 그 여자가 문사장님 부인이고 구사장님과도 잘 아는 것 같아 대우도 잘 해주었습니다. 말도 없던 여자가 거기선 사교적이라니 의외네요. 자기 재능을 숨겼던 사람 갔네요. 호호.”

신사장이 가고 나서 문재식에게 전화가 왔다.

“나야. 객운 공사 옌사장하고 이야기 했는데 이달 16일 동사회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네.”

“16일? 16일이면 다음 주 목요일이네.”“음, 맞아. 시간 낼 수 있겠어?”

“알았어. 좋다고 해.”

“그래, 그럼 내가 중방한테 통보를 할게.”

“동사회 처음 참여해보지?”

“처음이야.”

“동사회가 열리면 합자사의 그동안 실적보고를 해야 하는 건 알지?”

“알아.”

“보고는 합자사 사장이 하게 되어있어. 준비를 해놔.”

“경리가 하지 않고 내가 하나?”

“응, 문사장이 해야 돼. 책임 경영체제니까. 자료는 중방 직원들 보고 만들고 그날 발표만 문사장이 하면 돼.”

“알았어. 준비 해 놓을게.”

구건호는 전화를 끊고 눈을 감고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상해 환러스지 공사를 들렸다가 문재식이 있는 안당시로 가야겠다. 그러면 다음 주 화요일쯤 출발해야 되겠네.]

구건호는 환러스지 공사의 심운학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건호입니다.”

“예, 심운학 감독입니다.”

“내가 다음 주 목요일 귀주성 안당시 합자사에서 열리는 동사회에 참석합니다. 거기 가기 전에 상해 환러스지 공사를 방문하지요.”

“알겠습니다. 천바오깡 사장에게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내가 묵을 수 있는 호텔을 하나 예약해 주세요. 환러스지 공사에서 가까운 5성급 호텔로 부탁합니다. 스위트룸으로 잡아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포동 공항으로는 제가 차를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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