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346화 (346/501)

# 346

디욘 코리아 증자 계획 (1)

(346)

구건호가 다음날 디욘코리아로 바로 출근했다.

평상시 같으면 모빌에 출근했다 가는데 바로 디욘코리아로 출근했다.

김전무를 불렀다.

“애덤 캐슬러에게 어제 제가 말한 것을 전달했지요?”

“했습니다. 했더니 바로 본사에 통화를 하던데요? 아마 브렌든 버크 부사장에게 보고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오늘 아침에 서류를 가져오라고 하더니 싸인 하네요.”

“그래요?”

구건호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짜식들, 코스닥 상장에 필요하다니까 서명한 모양이군.]

구건호가 김전무와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마침 애덤 캐슬러가 통역 채명준을 데리고 들어왔다.

“디욘 본사에서 잠깐 오해가 있었습니다.”

“무슨 오해요?”

“연구소를 만든다고 하니까 디욘사에서 공급하는 1차 원재료를 개발하려는지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건 하기 어렵습니다. 석유를 정제하여 나오는 원재료들인데 우린 그만한 시설이나 능력과 자본도 없습니다. 단지 콤파운드 기술만 향상시키는 기술 연구소를 세우자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배합실을 명칭만 바꾸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본사의 브렌든 버크 부사장에게 그렇게 보고했습니다.”

“기술 연구소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납품시 납품받는 업체에서 실사가 나오면 기술연구소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을 따집니다.”

“그 체크리스트를 저도 본적이 있습니다.”

“또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야 벤처등록에도 유리하고 코스닥 등록에도 유리합니다.”

“저도 그 점을 브렌든 버크 부사장에게 부각시켜 주었습니다.”

“내년이면 디욘코리아가 설립 2년차에 들어갑니다. 벤처 지정을 받으면 설립 년수에 제한받지 않고 코스닥 등록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콤파운드 기술만 가지고 벤처 지정이 가능하겠습니까?”

“콤파운드 기술은 우리들만의 노하우라고 이야기 할까합니다. 시애틀에 있는 디욘 본사에서 1차 원재료를 받아다가 우리의 기술을 입혀 재가공한 것을 판매하는 것으로 하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이런 기술이 없어 중국이나 인도 등지에도 수출 하는 거다 라고 이야기 하려는 것입니다.”

“콤파운드 기술은 여기만의 노하우다? 하하,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외부 공표용으로 회사의 무늬만 그렇게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버크 부사장이 전화가 왔는데 구사장님 오시면 증자하는 방안을 넌지시 여쭈어 보라고 했습니다.”

“유보금을 배당하고 배당된 돈을 증자용으로 다시 넣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나는 처음에 합자할 때 토지를 출자했고 디욘은 기계를 현물 출자 했습니다. 당시 이 공장은 신축 건물이라 토지만 45억으로 쳤고 건물은 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건물을 넣고 증자하자는 겁니다.”

“건물을 증자한다? 그리고 디욘은 배당받은 돈으로 하겠다?”

“그렇습니다.”

“나쁠 건 없네요. 하지만 여기 건물은 신축 건물입니다. 얼마가 들어간 줄 아시죠?”

“윤상무님한테 건설비용을 알려 달라고 하니까 자기는 모른다고 사장님한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건축비용으로 30억 정도 들어갔습니다.”

“꽤 많네요.”

두 사람은 잠시 말을 중단한 채 물을 마셨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전무와 통역 채명준 사원도 목이 타는지 물을 마셨다. 구건호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우리가 합작 계약할 때 납입자본금이 1천만불이고 수권자본금이 2천만불이었습니다. 납입자본금 1천만불은 토지와 기계로 완납했다고 칩시다.”

통역 채명준이 납입자본금과 수권자본금을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통역이 김전무의 얼굴을 쳐다보고 물었다.

“전무님, 납입자본금이 뭐지요?”

김전무 역시 조그만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납입자본금은 Paid in Capital이고 수권 자본금은 Authorized Capital이야.”

“아, 알겠습니다.”

통역이 다시 통역을 했다. 통역의 말을 듣고 애덤 캐슬러가 말을 했다.

“회사 설립 당시 우리는 기계 값과 원재료로 50억을 쳤고 구사장님은 토지 45억과 현금 5억을 내셨습니다. 납입자본금은 완납되었습니다.”

“그럼 1천만불을 증자하자는 것인데 1천만불을 한국돈 100억으로 쳐 봅시다. 디욘은 50억을 내고 우리는 토지30억과 현금 20억을 내면 되겠습니다.”

“그, 그런 계산이 나옵니다.”

“그럼 우리 합자사의 자본금은 200억이 되는 겁니다. 수권자본금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현재는 디욘코리아 주식이 한 주당 1만원 입니다, 발행주식 총수는 100만주입니다. 그러면 증자 후 200만주가 되는 것입니다.”

“그, 그렇습니다.”

“합작 계약 조건에 상장 후는 자기 주식은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알고 계시죠?”

“그것 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조항 문구가 그렇다면 그렇겠지요.”

구건호가 다리를 꼬면서 말했다.

“본사의 브렌든 버크 부사장과 통화할 기회가 있으면 이렇게 말씀해 주세요. 현재 사내에 유보금이 약 100억원 가량 있습니다. 년 말이면 120억 정도가 될 겁니다. 100억은 한미 양측의 증자용 자금으로 하고 20억은 현금 배당한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 사람이 구건호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나갔다.

구건호는 사장실에 혼자 앉아서 비서 이선혜가 가져온 대추차를 마셨다. 차를 마시면서 라이먼델 디욘사의 해외 담당 부사장 브렌든 버크를 생각해 보았다.

[교활한 대머리. 연구소 설립이 코스닥 상장에 유리하다고 하니까 바로 증자 카드를 꺼내네. 그러면 자본금 200억짜리 회사니까 상장하면 지금 매출 속도라면 시가총액이 2,000억은 되겠지. 날강도 같은 놈들. 헌 기계 몇 대 현물 출자하고 수천억 벌어가겠네.]

구건호는 엄찬호를 불렀다.

“찬호야, 오래간만에 온천가자. 너 목욕한지 오래됐지?”

“온양 관광호텔 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스파로 갈까요?”

“스파로 가자.”

“네, 저도 거기가 좋아요.”

디욘코리아의 통역 채명준과 비서 이선혜가 점심을 먹고 나서 같이 커피를 마셨다. 이선혜가 먼저 통역 채명준에게 물었다.

“오늘은 통역이 길었던 것 같아요. 무슨 이야기들이 그렇게 길어요?”

“무슨 출자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어려운 단어들이 나와 오늘은 내가 좀 벅벅 기었어요.”

“출자금요?”

“증자 이야기도 나오고 그러는 것 같은데 구사장님은 참 아는 게 많으신 분 같아요.”

“그래요?”

“구사장님은 올해 37세라는데 믿어지지가 않아요. 아는 것도 많고 상당히 미래를 볼 줄 아는 분 같았어요. 우리 형하고 동갑인데 우리 형은 지금 그라나다 게임만 하고 앉았으니....”

“호호호, 형이 박사 공부 한다면서요? 공부할 때 머리 식힐 겸 해서 게임 좀 하면 어때요?”

“그러면 좋게요? 공부하다가 게임으로 머리 식히는 게 아니라 이건 정 반대에요. 게임하다가 머리 좀 식히고 싶으면 책 봐요.”

“호호호, 그래요?”

구건호와 엄찬호는 스파에서 온촌욕을 하고 점심을 먹으로 갔다. 산채정식 집으로 가서 점심까지 맛있게 먹고 직산에 있는 지에이치 모빌 공장으로 갔다. 구건호는 바로 현장의 생산 현장부터 들렀다. 생산부장이 뛰어 나왔다.

“박이사는 어디 갔나요?”

“S기업 협력사 공장장 회의에 가셨습니다.”

“공장장 회의?”

“S기업 납품업체에서 불량이 나온 모양입니다. 우리 회사하고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불량 방지를 위한 긴급회의인 모양입니다. S기업 자체가 해외 바이어들한테 클레임이 걸렸다고 합니다.”

“우리도 조심해야겠네요.”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도 출하제품 검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구건호는 생산부장을 대동하고 새로 지은 생산 B동엘 갔다. 1층과 2층에 빼곡하게 사람이 열 지어 앉아 작업하고 있었다. 조용한 가운데 계장급 관리자들만 왔다 갔다 하였다.

[흠, 군기가 제법 들어 있네.]

구건호는 나오다가 생산 B동의 화장실을 들러 보았다. 화장실이 깨끗해야 그 공장의 규울과 생산성을 알수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장실은 티 하나 없이 깨끗했다. 화장실 벽에는 일자별 청소 담당자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구건호는 사장실로 올라갔다. 송사장이 마침 자리에 있었다. 송사장이 구건호의 방으로 들어왔다.

“생산 B동을 보셨습니까?”

“올라오다가 보았습니다.”

“현재, 거기 70명 가까운 인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중소기업 전체 인원하고 맞먹습니다.”

“숫자로만 본다면 그럴 것도 같습니다. 생산 B동에도 부장급을 하나 배치해야 되겠던데요?”

“박종석 이사는 현재 있는 차장을 승진시켜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사철이 아니라 그 사람만 족집게로 뽑아 올리기가 난처합니다. 어차피 두 달만 있으면 되니까 그때 올려주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 관리상 문제는 없는가요?”

“인원이 많지만 단순 업무라 관리상 문제는 없습니다.”

송사장이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그리고 어셈블리 제품이 S기업과 미국의 클라이슬러, A전자 등에 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H그룹도 저희 회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H그룹은 현재 다른 자동차 제조 회사들의 빈번한 화재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그니션(점화장치) 케이블 연결선과 소켓 절연체를 생산하는 우리가 커버나 가스켓을 납품받아 어셈블리로 납품하는 것을 한번 추진해 보려고 합니다.”

“흠, 그래요?”

“현재 A전자 납품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H그룹만 터진다면 내년도에는 2천억대의 매출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흠.”

“현재 4, 5백 되는 부채도 모두 갚고 코스닥 상장하면 매년 자회사 하나씩은 충분히 설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흠, 그래요?”

“인도는 델리나 첸나이 지역에 각각 2개의 공장을 설립할 수 있으며 동유럽과 미주 지역도 자회사 공장 설립이 가능합니다.”

“흠.“

“사실 지금 클라이슬러 납품도 미주 공장이 있어서 거기서 직납을 한다면 매출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미국도 자기들 고용 확대를 가져오니까 파격적 세제 혜택도 제안할 겁니다.”

“클라이슬러가 디트로이트에 있다고 했나요?”

“그렇습니다.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시에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가 잘 안 팔려 고전했지만 미국은 디트로이트의 실업율이 현재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가 디트로이트에 진출 할 수 있다면 클라이슬러뿐만 아니라 제너럴 모터스나 포드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이들 회사들도 주력 기업들이 다 그쪽에 있잖습니까?”

“흠, 아직은 먼 이야기네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장님. 물파 산업은 법정관리 기간 때 매출이 500억까지 내려갔었습니다. 이제는 1천억을 가볍게 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꼭 달성 되리라고 봅니다.”

“흠, 아무튼 열심히 해 봅시다.”

“박종석 이사도 지금 지에이치 모빌의 글로벌화에 대비해 영어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토익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아침에 하는 호서대학 원어민 강사 영어교육은 제일 먼저 나와서 듣습니다. 거칠던 야생마 같은 친구가 변해가는 걸 보고 저도 많이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흠, 좋은 현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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