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328화 (328/501)

# 328

모빌과 디욘코리아 생산 확대 (2)

(328)

김전무가 먼저 말했다.

“현재 우리 디욘코리아의 매출 전망이 월 800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 중국과 인도가 120톤 이상을 나가고 있어 잘 하면 년간 매출액이 500억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

“흠, 그렇게 되겠네요.”

“년간 500억 원이 넘어가면 애덤 케슬러는 부장급 해외 합자사 사장에서 이사급 해외 합자사 사장으로 승진이 된답니다. 그래서 지금 저렇게 좋아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일본에 있는 리차드 아미엘 사장은 무슨 급인가요?”

통역 채명준 사원이 통역을 했다.

“디욘사의 일본 사장 리차드 아이멜은 상무이사급 사장이랍니다. 일본은 현재 매출이 1억 달라가 넘는답니다.”

“흠, 그래? 애덤 캐슬러가 맡고 있는 한국의 디욘코리아도 곧 1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테니 두고 보라고 하세요.”

채명준의 통역을 듣고 난 애덤 캐슬러가 좋아서 구건호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애덤 캐슬러와 통역이 돌아가고 김전무와 구건호만 자리에 남았다.

“정말 800톤 매출이 됩니까? 얼마 전 보고받기론 750톤이었는데.”

“현재 우리의 매출은 월 600톤 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A전자의 물량이 터져 지에이치 모빌에 들어가는 물량 증가로 월 150톤이 늘어 750톤이 되었습니다.”

“거기까지는 내가 알죠.”

“지금 A전자에 들어가는 납품 회사의 정보를 알아내어 거길 공략하고 있습니다. 몇 군데에 힘을 들이고 있는데 시험성적서를 가지고 들어간 곳이 4군데입니다. 우선 이곳만 터지면 50톤 정도 늘어나는 거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800톤은 무난합니다.”

“흠, 그렇게 되는가요?”

“또 중국의 딩딩이 중국의 회사들을 공략해 현재 90톤을 바라보고 있고 인도도 늦게 출발은 했지만 월 70톤을 소화시키고 있습니다. 인도는 우리가 들어간 지 잘 모르는 기업들이 있어서 인도에 나가있는 이부장에게 한인들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잘 했습니다. 그럼 중국과 인도를 합쳐서 160톤 나간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흠, 그럼 내년도 매출 총액은 540억이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애덤 캐슬러가 이사급 현지 법인장이 되는 건 시간문제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즐거워서 콧노래 부르지 않습니까?”

“허허, 글로벌 기업의 이사급이면 급여도 만만치 않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원어민 교사하고 결혼할 생각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요?”

“그런데 원어민 교사가 맥시코 계열 미국인이라 부모님이 반대를 하는 모양입니다.”

“미국도 그러는가요? 멕시코 계통이나 브라질 계통이면 스페인 혈통이라 외형적 모습이 비슷하지 않나요?”

“비슷해도 꺼리는 집안이 있답니다. 미국도 의외로 보수적 가정이 많습니다.”

“흠, 그렇군요.”

“하지만 둘이 적극적으로 좋아하면 부모님이 어떻게 막을 수 있겠습니까?”

“흠, 좀 지켜봐야겠군요.”

구건호는 직산이나 아산 공장은 20년 이상 베테랑의 임원들이 있는 곳이라 큰 걱정은 안했다. 더구나 연구소 인력과 생산라인 인력도 짱짱해 안심은 되었다.

구건호는 덕담이라도 던지고 가야겠다고 현장을 찾았다. 구건호의 얼굴을 아는 중간관리자들이 구건호를 보고 인사를 하였다. 구건호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유희열 부장이 달려왔다.

“오셨습니까?”

“A전자 제품 생산 공장에서 주문이 많이 늘었죠?”

“그렇습니다. 현재는 1호기부터 16호기까지 풀 가동 중입니다.”

“야간작업을 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죠?”

“그 정도 수준은 아닙니다. 현재의 주문량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회사는 유희열 공장장이 있어서 불량이 안 나오니 평판이 좋다는 이야기를 김전무에게 들었습니다.“

“아 예, 뭘요.”

유부장은 쑥스러운 듯이 뒷머리를 긁었다.

“공장장이 생산 라인 뿐만 아니라 배합실까지 꽉 잡고 있으니 현장이 잡음 없이 잘 돌아가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마침 공무과장이 지나가다가 구건호를 보고 달려와 90도 각도로 인사를 했다.

“할 만해요?”

“예, 할 만합니다. 공장장님이 많은 편의를 봐줘서 할 만합니다.”

“이제 기계장비가 1호기부터 16호기까지 들어와 있는데 메인테넨스는 공무과장이 있어서 든든하네요.“

“아직도 모빌의 박종석 이사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공무과장이 박이사보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것 같은데? 안 그렇습니까?‘

“선반(Lathe)이나 밀링 기술은 제가 낫지만 압출기 다루는 데는 박이사가 한수 위입니다. 원동기 동력장치 기계를 만지거나 아크 용접도 박이사가 더 잘하는 것 같습니다.”

“박이사는 공무과장이 경험자라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하던데.”

“웬걸요. 박이사가 겸손의 말로 그런 거겠지요.”

“여기 공장은 최근 주문량도 많아지고 생산직 인원도 불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장과 공무과장이 있어서 내가 다리를 뻗고 잘 수가 있습니다. 열심히들 하십시오.”

“잘 알겠습니다.”

공장장 유희열 부장과 공무과장이 두 손을 모으고 구건호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두 사람은 오너 사장에게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이었다. 현재 기술 분야에서는 자기들 보다 위에 잇는 사람이 없어서 잘만 하면 승진의 길이 탄탄대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화요일이 되었다.

구건호가 신사동 빌딩으로 출근을 하였다.

구건호가 옥상으로 올라갔다. 문재식의 처가 북카페를 청소하고 있었다.

“어흠, 흠. 안녕하십니까?”

구건호가 헛기침을 하고 문재식의 처에게 인사를 하였다.

“어머, 안녕하세요?”

문재식의 처가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지난주에 안당시에 가서 문사장을 만났습니다. 더 건강해 보이는 듯 했습니다.”

“다, 구사장님 덕택입니다.”

“운송사업 면허는 나왔고 이제 노선권만 나오면 바로 고속버스 운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호텔 생활을 하는데 조만간 아파트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30평짜리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30평이란 소리에 문재식의 처 얼굴에 약간 미소가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다.

“거기에 가면 지방도시라도 홍콩기업이 세운 외국인 병원이 잇습니다. 시설도 우수해 보였습니다. 해산을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참, 그제 중국에서 걸려온 전화엔 구사장님 사모님도 임신 중이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예, 저도 내려가 보겠습니다.”

구건호가 내려가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비서 오연수가 들어와서 손님이 왔다고 하였다.

“누구라고 해요?”

“심운학 감독이라고 하면 아실 거라고 했습니다.”

“들어오라고 해요.”

심운학 감독이 들어왔다. 오늘은 흰바지에 이상한 모자까지 쓰고 왔다. 심 감독은 모자를 벗으며 인사하고 들어왔다. 그는 콧수염에 목걸이까지 하고 왔다.

“앉으세요.”

구건호가 오연수를 불러 차를 주문했다. 오연수는 심운학 감독의 옷차림새가 이상한지 힐긋힐긋 쳐다보았다.

“월요일과 목요일을 빼곤 여기 계신다고 하여 왔습니다. 혹시 그 후 변동사항은 없나 해서 지나가는 길에 들려보았습니다. 또 사장님 빌딩도 한번 구경해 보고 싶었습니다.”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지난주에는 내가 안당시 터미널 합작 건으로 한국에 없었는데 다음 주에 상해를 한번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리국장이란 분을 만나실 계획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새로 찍을 드라마 시놉시스만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혹시 심선생님 여권은 가지고 계시죠?”

“가지고 있습니다. 유효기간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중국비자 받아 놓으세요.”

“그, 그렇게 하겠습니다.”

“신용불량 상태는 지금 일반 회생신청 중에 있다고 했지요? 신청은 들어가 있습니까?”

“시, 신청 예정입니다.”

구건호는 이 사람이 법무사에 지불하는 회생신청 비용이나 비자를 낼 여행사 수수료에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서 말을 더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습은 예술가처럼 하고 이상한 파리장 모자 같은 것을 썼지만 속은 빈털터리가 아닌 가 의심해 보았다.

오연수가 차를 가지고 왔다. 구건호가 다리를 꼬면서 말했다.

“차 드세요.”

“예,”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한때는 물파산업이란 법정관리 회사의 전무이사를 하면서 법정관리 업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심선생님이 개인회생도 아니고 부채액이 많아 일반회생을 신청한다면 법원의 예납금만 해도 상당할 텐데요?”

“1,500만원입니다.”

“법무사 수수료 외에 예납금만 1,500이면 망한 사람 입장에서는 큰 부담입니다. 또, 심선생님이 어설프게 사업을 하거나 월급쟁이로 취업을 한다면 채권자들에게 급여 압류를 당합니다. 법원에서 일반회생 개시 절차 결정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합니다.”

“휴.”

심감독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청년들 사업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기업가적 뉴프론티어 정신을 가지라고도 합니다. 원로 교수들 칼럼에 보면 미 대륙에 진출한 프로테스탄트들의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이것 보세요. 우리나라 원로 교수가 쓴 오늘자 신문 칼럼입니다. 사업 경험도 없이 온실 속에서 자란 학삐리들의 헛소리이지요.”

구건호가 신문을 심감독에게 보여주었다.

“허지만 우리나라는 말입니다. 한번 사업에 실패하면 아주 냉대합니다. 금융권의 냉대는 말 할 것도 없고 동료나 가족들도 냉대하지요. 일어서기가 아주 힘든 구조입니다.”

“휴.”

심감독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쳐다보았다.

“내일 여권을 가지고 오세요. 이 사무실로 가져와 정지영 대리라는 사람에게 맡겨 놓으면 비자를 받아줄 겁니다. 그리고 바람도 쏘일 겸 다음 주에 나랑 상해에 한번 가봅시다.”

상해를 같이 가자는 구건호의 말에 심감독의 눈에 금방 생기가 돌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구사장님을 모시고 열심히 한번 일해보고싶습니다.”

심운학 감독은 PD출신의 엘리트이지만 10년 연하의 구건호에게 머리를 숙였다. 아니 구건호가 소유한 자본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심감독은 직산공장과 신사동 빌딩을 방문해 보고 구건호의 자본력이 대단함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본력 있는 이 사람을 잡아야 한다.]

W엔터테인먼트란 회사를 차렸다가 사업 실패로 만신창이가 된 심감독은 어떻게 해서든지 구건호를 움직여 드라마 사업에 손을 대고 싶었다.

구건호가 꼰 다리를 풀며 말했다.

“내가 꼭 드라마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서 보고선 할 만하면 검토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심감독님께서도 보았듯이 저는 제조업 출신이지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잘 모릅니다.”

“엔터테인먼트도 잘만 하면 재미있는 사업입니다.”

“드라마는 그렇다 치고 영화는 제작비가 얼마나 들어갑니까?”

“영화도 사극과 현대물이 다릅니다. 또 내용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영한 ‘암살’이란 영화는 180억의 제작비가 들어갔고 ‘군함도’는 330억이 들어갔습니다. 설국열차는 437억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흠, 대충 2, 3백억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네요.”

“그렇습니다. 영화는 유명 영화 제작사 아니면 일반인이 손대기 어렵습니다. 펀드라도 받으면 모를까 어렵습니다.”

“흠, 그렇군요.”

구건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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