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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큰손 이야기-313화 (313/501)

# 313

주식 분포 이동 (2)

(313)

구건호가 미소를 지으면서 김전무에게 질문을 했다.

“A전자에 들어가는 납품 액이 1년 안에 1천억이 넘는다면 디욘코리아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현재 매월 600톤이 나가는데 1천 톤은 나가겠는데요.”

“그러면 년 간 매출이 어느 정도 될 것 같습니까?”

“500억 원은 넘을 것 같네요.”

“국내에서는 톤당 480만원에 나가니까 정확히 1년이면 576억입니다. 거의 600억에 가깝습니다.”

“헉! 600억!”

“나는 이 회사를 2년 후 모빌이 코스닥 상장시 동반 상장시킬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1천억 이상 매출의 회사를 만들 예정입니다.”

“1천억요!”

“2년 후 나는 이 회사의 사장에서 물러납니다. 합자사 규정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사회 회장이 됩니다. 2년 후에는 라이먼델 디욘사에서 지명하는 사람이 사장이 됩니다. 그때의 한국측 총 책임자는 김전무님이 되는 것입니다. 어때요? 1천 억짜리 상장사의 전무이사라면 해 볼만 하잖습니까?”

“그, 그러네요.”

“어째 달변가이신 영업통 김전무님도 말을 더듬을 때가 있네요.”

“사장님께서 자꾸 엄청난 소리를 해서 그렇습니다.”

구건호가 현장으로 내려갔다. 기계도 다 들어왔고 미국에서 가져온 1차 가공 전 원재료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생산직 인원도 100명쯤 불어나 현장은 활기차게 보였다. 모빌의 마이머신 운동도 이곳에 영향을 끼쳐 마이머신 운동을 한다는 표어가 벽에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생산부 유희열 부장이 뛰어 나왔다. 유부장은 디욘코리아가 설립 전에 미국의 디욘 본사에서 연수를 받고 온 사람이었다.

“배합실에서 근무 안 해요?”

“저희 회사는 공장장이 없어서 생산라인 감독을 제가 해야 합니다. 소수 인원이 있을 땐 괜찮았는데 인원이 100명으로 늘다보니 감독을 해야 합니다.”

“그럼 화공약품 배합은 누가해요?”

“직원 한 두명 양성해 놓았습니다. 중요한 것만 제가 가서 배합합니다.”

“흠, 그래요?”

구건호는 관리담당 윤상무를 불렀다. 윤상무는 원래 건설담당이었지만 현재는 관리담당 상무로 있었다. 총무와 경리, 관리, 영선, 물류 같은 부서들을 총괄하고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앉아보세요.”

“네.”

“모빌 쪽에서 A전자의 일감이 터져 이쪽의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문 들었습니다.”

“관리쪽 업무야 윤상무님이 계셔서 내가 걱정을 안 하는데 생산 쪽은 아무래도 이제 공장장이 있어야 할 것 같네요. 생산직 인원만 100명이라고 하잖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를 사장님께 상의 드리려고 했습니다.”

“공장장을 외부에서 영입 할 가요?”

“지금 경력사원을 많이 뽑았습니다. 경력사원은 경력에 따라 현재 계장이나 대리, 과장 직함을 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통제하고 관리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적합한 외부 인사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내부에서 골라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내부에서요? 누굴 말이요?”

“유부장이 어떻겠습니까?”

“유부장이? 배합실은 어떻게 하고요?”

“배합은 한번 해주면 그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단 신제품 개발 땐 유부장 같은 사람은 필요하지만 평상시는 그렇지 않습니다. 유부장은 기술직 경력사원 면접시험관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따를 것입니다.”

“흠.”

“물론 공장장은 현장의 억센 기술자들을 다루기 때문에 모빌의 박종석 이사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들이 좋긴 합니다. 유부장이 너무 점잖은 게 탈이긴 합니다.”

“박종석 이사가 카리스마가 있습니까?”

“지금 모빌의 250명 생산직들은 박이사에게 꼼짝 못합니다. 욕을 할 때 보면 세상에서 들어보지 못한 욕도 서슴없이 하고 이단옆차기도 날릴 때도 있습니다.”

“공장장이나 되는 사람이 그런 행동하면 되나요?”

“박이사는 그러면서도 다정스러울 때는 한없이 다정하고 조금이라도 나이든 사람들은 직급에 관계없이 형님 대우를 해 줍니다. 또 본인 자신이 현장 공무일은 뛰어나기 때문에 생산직들이 그에게 많이 의존합니다.”

“흠, 그래요?”

“그리고 또 이런 말씀드리긴 곤란하지만 박이사는 사장님과 가깝다는 소문도 있어서 모빌에서는 서열 3위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서열 3위요?”

“예, 1위는 송사장, 2위는 연구소장, 3위는 박종석 이사입니다.”

“별 소문이 다 있네. 아무튼 유부장을 불러 봅시다.”

“예, 알겠습니다.”

구건호의 말투는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었다. 결혼 전에는 그럽시다, 저럽시다 라는 표현을 잘 안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방금도 50대의 윤상무에게 ‘유부장을 불러보지요’ 라고 표현하지 않고 ‘유부장을 불러봅시다’ 라고 표현하였다. 구건호는 결혼하고 나서 배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윤상무와 함께 유부장이 들어왔다.

“찾으셨습니까?”

“앉읍시다.”

“예.”

“아까 현장에 내려갔을 때 보니까 디욘코리아도 생산직 수가 많아져 공장장이 필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더구나 A전자의 일감이 터지면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을 관리할 중간간부가 필요하고 또 이들을 누군가가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이제는 공장장이 필요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옆에 계신 윤상무님은 공장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 보다 내부에서 선임하자고 하시면서 유부장님을 적극 추천합니다.”

“예? 제가요?”

“어떻습니까? 지금 배합실 업무가 있는데 신규 제품 개발할 때나 좀 봐주고 공장장 역할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배합실 업무도 중요하지만 공장 전체를 관리하는 업무도 맡아보면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겸직 발령입니까?”

“그렇습니다. 겸직입니다.”

“해, 해보겠습니다.”

“장래를 생각하면 공장장을 해보는 것도 좋은 커리어가 될 겁니다.”

“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윤상무님이나 김전무님이 많이 도와줄 것입니다. 열심히 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윤상무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날짜로 배합실 유희열 부장을 공장장 겸임 발령을 내시고 공장장 수당을 별도로 책정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정중히 구건호에게 인사를 하고 사장실을 나갔다.

금요일이 되었다.

구건호는 신사동 빌딩으로 출근하여 사장실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커피를 마셨다.

“오늘은 영은이가 오는 날이네.”

구건호는 경리 홍과장을 불렀다. 그리고 통장과 도장을 주면서 말했다.

“이건 내 개인 급여 통장입니다. 5천만 원만 찾아오세요. 1천만 원짜리 수표 5장으로 인출하세요.”

“알겠습니다.”

구건호는 김영은에게 생활비를 한 푼도 주지 않아 오늘 저녁엔 생활비를 주려고 하였다. 사실 생활비는 들어갈 것도 없었다. 가끔 먹는 외식비도 구건호가 부담했고 김영은이 주말마다 마트에서 사오는 식재료비는 몇 푼 되지는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은행엘 갔던 홍과장이 돌아왔다.

“5천만 원 찾아가지고 왔습니다.”

“수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왜? 어디 가요?”

“전에 사장님이 지에이치 로지스틱스 토지 판 것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알아보라고 하셨잖습니까? 그 서류 갖다 준 세무사 사무실에서 연락이 와서 한 번 가보고 오겠습니다.”

“그러세요? 다녀오세요.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나 잘 듣고 오세요. 그리고 컨설팅비도 후하게 주세요.”

“알겠습니다.”

홍과장은 점심 시간이 지나서야 사무실에 왔다.

“세무사 사무실 다녀왔습니다.”

“뭐라고 그럽니까?”

“양도 소극세는 양도차익이 5억 초과라면 42%랍니다. 보유한지 1년 미만이면 50%랍니다.”

“흠, 양도 차익의 절반은 뺏긴다는 이야기네.”

구건호는 속으로 계산해 보았다.

[처음에 정비공장 살 때 20억, 그다음에 논 살 때 9억, 두 번째 맹지 살 때 10억, 모두 39억이 들었지. 거기다가 형질 변경하느라 농지전용부담금 4억, 등록세, 취득세, 성토비용 등 잡다한 것 까지 따지면 모두 2억 들어갔다고 치자. 그러면 45억이네. 65억에 땅을 팔았으니 양도차익은 20억이니까 10억 세금을 뚜드려 맞겠네.]

“그런데 이건 개인이고요 법인은 좀 더 다릅니다.”

“흠, 그래요?”

“법인은 양도차익 2억까지는 10%랍니다. 그 10%도 양도소득세 신고하는 것이 아니고 법인세 낼 때 같이 포함해서 낸다고 합니다.”

“흠, 그래요?”

“그런데 2억 초과면 20% 세율을 적용한답니다. 비업무용은 여기에 10%가 더 붙어 30%가 된다고 합니다. 비업무용이 아니더라도 보유기간 1년 미만은 30% 과세를 적용한답니다. 양도 토지가 비업무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운송회사니까 주차장은 있어야 하니까요.”

“보유기간이 1년 미만인 것은 중국 투자 때문에 어쩔 수 없어서 그렇다는 것은 인정이 안 되나요?”

“그것 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법인의 부동산 양도 소득세는 아무래도 법인세 낼 때 플러스해서 내니까 로지스틱스 거래하는 세무사에 일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 4억 내지 5억은 내야 될 것 같네요.”

“글쎄요.”

홍과장은 웃으면서 확실한 대답은 안했다.

“수고했습니다. 컨설팅 비용은 주었지요?”

“예, 주겠다고 했습니다. 컨설팅 비용으로 세금계산서 끊어서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그럼, 서류는 두고 가겠습니다.”

구건호는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무사 사무실 옮겼나?”

“옮겼어. 시흥으로 옮겼어. 정왕동에 있는 사무실로 옮겼어.”

“정왕동? 정왕동은 안산시 아닌가?”

“아니야, 시흥시야. 누가 소개해 주었어.”

“거기 전화번호하고 위치 좀 문자 보내줘. 토지 판 것 때문에 거기 세무사와 의논 좀 해야겠어.”

“양도소득세 때문에 그러지?”

“응,”

“난, 거기 세무사는 잘 모르고 양실장이란 사람을 잘 알아. 양실장이란 사람한테 전화를 해 놓을게.”“음, 그래, 고마워.“

구건호는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다음 주 월요일이나 찾아가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중국으로 간 문재식에게서 전화가 왔다.

“합자사 영업집조는 나왔어.”

“그래?”

“구사장이 보내준 5만 달러가 들어오니까 중국 애들 움직이네.”

“아마 그럴 거다.”

“45만 달러는 언제 들어 오냐고 해서 운송업 허가라도 나오면 보내줄 거라고 했어.”

“잘했다.”

“운송업 허가 나오고 다시 또 안당에서 귀양을 가는 버스 노선권이 나와야 되는 모양이야 여기서는 선로패(線路牌)라고 불러.”

“흠, 그런가?”

“그런데 그게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수요 예측을 하며 나오는 모양이야.”

“움직이는 물동량이 아니라 교통량을 보고 정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런 모양이야.”

“나쁜 제도는 아닌 것 같네.”

“자기들은 이권 때문에 선로패를 남발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

“흠, 그래?”

“그동안 합자사를 계획만 했고 이제 착수하는 모양이야. 한국에서 파견된 사람을 인질로 잡아놓고 하는 기분이 들어.”

“뭐? 인질? 하하.”

“중국놈들이 합자는 하고 싶고. 들어오면 함부로 못나가게 잡아두는 것 같아.”

“거기는 민간 기업이 아니고 국영기업이다. 국영기업들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 느긋이 먹고 중국어 공부나 열심히 해 둬라.”

“그렇지 않아도 조은화 한테 열심히 배우고 있어. 여기는 이석호가 가 있는 심양이나 한국 사람이 많이 있다는 북경이나 청도와 달라서 중국말 못하면 어디 가서 밥도 못 먹어.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어.”

“하하, 그럼 열심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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