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291화 (291/501)

# 291

로지스틱스 이전 (1)

(291)

구건호가 신사동 빌딩 18층에 있는 지에이치 개발 사장실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중국에서 전화가 왔다. 안당시 객운공사 사장 옌룬셩(嚴潤生)이었다.

“안녕하세요? 구사장님.”

“어디십니까?”

안당시 개운공사 사장 엔룬셩입니다.“

“오우, 옌쫑(엄사장)!”

“의향서 체결한지도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이달 중으로 본계약 체결이 가능하겠습니까? 본 계약 전이라도 여기서 시외버스 사장할 사람은 먼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쪽에도 정리할 사항이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이 7월 초순이니까 이달 말까지는 결판이 날겁니다.”

“궁금해서 전화 드려보았습니다. 부시장님도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십니다. 아마 지에이치 집단에서 여길 들어오신다면 많은 이익을 볼 것입니다. 또 우리가 그렇게 보장도 해드릴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중국에서 전화를 받은 구건호는 문재식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어떻게 돌아가나 전화를 하려고 하였다. 핸드폰 버튼을 누르는데 문재식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구사장?”

“어, 나야.”

“내가 지금 토지대장 발급 받은 것 스캔해서 이메일로 보냈어.”“그래? 지목 변경 됐지?”

“음, 공장 표시인 ‘장’으로 지목이 변경되었어. 등기부등본은 인터넷 열람이 가능하니까 거기서 열람해 봐.”

“그래, 알았다. 수고했다.”

“인제 주식회사 지에이치 로지스틱스가 문재식 개인 땅을 인수하는 절차를 밟아야지.”

“얼마에 인수하는 걸로 할까?”

“우리가 그 땅 사고 농지전용 부담금 내고, 취득세 내고 기타 부대비용 나간 것 전부 합치면 얼마나 될까?”

“약 23억원 정도 돼.”

“그럼 25억원 정도로 인수하는 것으로 하자. 지금 거기 법인통장 잔고가 얼마나 있나?”

“3억 정도 있어.”

“알았어. 내가 조금 있다가 연락 줄게.”

구건호는 자기의 통장 잔액을 조회해 보았다.

은행통장에 23억원의 잔고가 있었다. 급여통장엔 2억 정도의 급여가 적립되어 있었다.

[문재식이 3억원 있다고 하니까 22억 원만 보내줄까? 법인 통장에 돈이 하나도 안 남아있으면 안되니까 23억원 다 보내주자.]

구건호는 직접 은행에 가서 23억원을 지에이치 로지스틱스 법인 통장에 입금시켰다. 그리고 바로 문재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사장? 나네!”

“어, 구사장!”

“방금 23억원 보냈네. 법인에 남아있는 돈 중에서 2억 보태어 네 명의로 된땅 25억원에 인수받는 것으로 해라. 매매계약서는 부동산 것 아니더라도 네가 워드로 찍어서 만들어서 비치해 놔라.

“알았어. 작업하고 알려줄게.”

“작업 끝나면 바로 거기 있는 땅 전부 부동산 시장에 내 놓도록 해봐.”

“알았어.”

디욘코리아 김전무의 보고가 올라왔다.

“인도에 간 이부장이 사무실 얻은데 이어서 자기 개인 주택도 월세로 얻었답니다. 월세가 장난이 아니네요. 한국 사람들 모여 사는 데는 월세 200이라고 합니다.”

“200요?”

“그래서 변두리 허름한 곳에 3만루피 주고 얻었답니다.”

“3만루피면 얼마요?”

“50만원 정도 좀 넘습니다.”

“보증금도 있을 것 아닙니까?”

“보증금은 9만루피 주었답니다.”

“월세 3개월치네요.”

“창고도 봐 놓았다고 했습니다. 300평짜리랍니다. 계약은 아직 안했습니다.”

“거기에 얼마나 쌓겠어요.”

“마침 거기도 원재료 창고라. 다이가 짜져 있어서 40톤 정도는 보관할 수 있답니다. 창고 임대료는 10만 루피라고 합니다. 한국돈 170만원 정도 한답니다.”

“인도가 부동산은 비싼 편이네요.”

“다행히 차를 돌릴 수 있는 마당은 있답니다.”

“법인 설립은 했답니까?”

“했답니다. 거기에 가있는 옛날 같은 직장에 있는 사람들 도움을 받았답니다. 법인 통장도 개설했습니다.”

“흠, 그래요?”

“사장님 내일 여기 오시죠.”

“예, 내일 가는 날입니다.”

“그럼 지출 결의서 싸인을 해 주십시오. 창업비용을 인도로 보내야 합니다. 애덤 캐슬러 싸인은 받아 놓았습니다. 오늘 송금할까 하다가 사장님 안 계셔서 못 보냈습니다.”

“10만 달러지요?”

“예, 그렇습니다. 이부장이 거기서 창고와 방 얻고 사무실 얻은 건 전부 창업비용으로 처리하겠습니다.”

“렌트카는 아직 안 빌렸나요?”

“이부장이 국제 운전면허증 있지만 거기서 운전 못합니다. 인도에서 운전 면허시험을 다시 봐야합니다.”

“그럼 한 두 달 걸리겠네요.”

“우선은 택시타고 다니든가 운전기사를 고용해야합니다. 창고 계약과 차를 렌트하는 건 창업자금 들어오면 하겠다고 했습니다.”

“흠, 창고는 월세보다도 보증금 때문에 그런 모양이군요. 알겠습니다. 내일은 모빌보다도 거기부터 우선 들리지요.”

“사장님 오셔서 지출결의서 싸인 해주시면 제가 인도를 다음주말쯤 해서 출장갔다 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문재식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법인에서 내 통장으로 들어온 돈은 전액 인출해서 네 통장으로 보냈다. 확인해 봐라.”

“수고했다.

구건호가 통장 조회를 해보았다. 정확히 25억이 들어왔다. 구건호는 2억은 다시 법인통장으로 되돌려 주었다.

점심을 먹고 아래층의 갤러리에서 젊은 작가 6인전 구경을 햇다. 그림은 예쁘지만 그동안 보아왔던 대가들의 작품에 비하면 무언가 예술성이나 기교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무실로 올라와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매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남인가? 나네.”

“아 예, 매형.”

“내가 내일 휴무네. 지에이치 로지스틱스를 방문하려는데 괜찮겠는가?”

“내일요? 좋습니다, 12시까지 오세요. 로지스틱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찾아오는 길 누르시면 약도가 나와 있을 겁니다.”

“알겠네. 온비드에 나온 임대부동산은 입찰 신청했나?”

“예, 로지스틱스 사장에게 이야기 해 놓았습니다. 했을 겁니다.”

“알겠네. 그럼 내일 보세.”

구건호는 온비드가 생각나서 다시 문재식에게 전화했다.

“나야.”

“어, 구사장.”

“오늘 너하고 자주 통화한다.”

“하하, 그러게.”

“통장에 돈 들어온 건 확인했고 법인 잔고로 합쳤던 2억원은 다시 빼서 법인 계좌로 송금했다.”

“그랬어? 고마워.”

“그리고 온비드 임대부동산은 입찰 신청했지?”

“시흥에 있는 잡종지 말이지? 했어.”

“내일 로지스틱스를 인수받을 사람이 12시에 오기로 했어.”

“아, 그래?”

“우리 매형이다.”

“내가 얼핏 들은 것 같아. 운송업계에 오래 있었다고 했지? 사실은 여긴 그런 사람이 와야 해.”

화요일이 되었다.

구건호는 바로 아산 디욘코리아로 출근을 했다.

김전무가 지출결의서를 가지고 왔다. 10만달러 지출 결의서에 서명을 하였다. 김전무가 있는 자리에서 바로 상임감사를 불렀다.

“이거 10만 달러 지출결의서니까 오늘 중으로 경리 조명숙 차장에게 지시하셔서 인도로 송금하세요.”

“알겠습니다.”

“지금 디욘코리아 사내 유보금이 얼마나 됩니까?”

“65억 정도 있습니다.. 원래 72억인데 지난번 중국법인 인수자금으로 7억 보내서 현재는 65억이 있습니다.”

“연말까지 100억은 안되겠지요?”

“이 상태라면 간당간당 할 것 같습니다. 유보금이 금년에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전년도 것이 이월되어 넘어왔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말 현재로 42억이었는데 전반기에 30억 정도 불었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럼 하반기에도 30억이 는다면 100억이 어렵겠네요. 김전무님이 힘좀 써 봐요.”

구건호가 옆에 있던 김전무를 쳐다보면서 말하자 김전무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하반기엔 기계16호기까지 모두 작동해서 음직이니까 달성 가능할 것입니다. 또 인도도 있으니까 늘으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을 겁니다.”

“인도는 그래도 이부장이 해외지사 경험자라 법인 구축을 빨리 한 셈이네요.”

“운임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수송기간도 길어 혹시 가다가 원재료가 변질이 안 될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흠, 전무님 출장 갔다 오시면 실험삼아 바로 5톤이라도 실어 보내야겠군요.”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말씀 없으시면 저는 모빌로 넘어가겠습니다.”

구건호는 모빌에 도착하자마자 사내전화로 총무이사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우리 생산직은 지금 모집 안하지요?”

“예, 지금은 모집하지 않습니다. 생산직은 원래 1년에 두 번 봄가을로 사람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헌데 요즈음은 이직율이 별로 없어서 지난번 봄철엔 그냥 건너뛰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정도 받아야 할 것 같네요.”

“예? 어디서 데려올 사람이 있습니까?”

“로지스틱스가 이전하면 거기에 있던 직원 2명은 이리로 넘어와야 할 것 같습니다.”

“생산직은 어떻게 해볼 수 있지만 관리직은 안 됩니다.”

“현재 관리를 맡고 있지만 여기선 생산을 해야 되겠지요.”

“혹시 사장님이 그 사람들 이력서 가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없어요. 내가 보내라고 할테니 검토해 봐요.”

“알겠습니다.”

구건호는 임원인사 이외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고선 두 사람 자리를 알아보라고 한 것이 모순이 있는 것 같아 송사장에게 통보는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외근 나가있는 송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송사장님?”

“아, 예. 사장님. 접니다.”

“로지스틱스 땅을 팔고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옮기게 되면 거기 남아있는 직원 두 사람은 거주지들이 이쪽으로 되어있어 이곳에서 받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생산직이라면 가능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총무이사하고 상의하지요.‘

“저는 지금 창원 거래처에 있어서 오늘 못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일 보십쇼.”

구건호는 총무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로지스틱스에 이력서 보내라고 할 테니 검토 해봐요.”

“알겠습니다.”

구건호가 성환에 있는 로지스틱스를 방문했다. 직원들은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문재식은 기사들과 면담 중이었다..

“문사장!”“오, 왔어?”

“면담중인 모양이네. 우선 일봐. 나 화장실 다녀올 테니까.”

“알겠네.”

구건호가 사무실 문을 나오자 검정색 소나타가 한 대 들어왔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니까 매형이었다. 놀랍게도 누나와 같이 왔다.

“같이 오셨네? 용케 잘 찾아왔네요.”

“금방 알겠던데 뭐.“

마당에 트럭 3대와 중장비 한 대가 서 있었다. 매형은 차들을 보고 말했다.

“여긴 이렇게 마당에 차들이 서 있으면 안 되는데. 차들이 모두 나가고 마당은 텅 비어야 하는데?”

“기사들이 일보러 온 모양입니다.”

“어휴 그런데 도로변에 이 땅이 비싸겠는데? 이런 좋은 땅 깔고 앉아 장사하면 수지가 맞을까? 땅이 한 천평은 되겠는데?‘

“천평이 아니라 지금 저기 드럼통 서있는데 까지가 전부 여기 땅입니다.”

“그으래? 와, 엄청 넓네 그럼 이게 몇평 이야?”

“5천 평입니다.”

“5천평? 그럼 땅값만 해도 얼마야?”

“60억 이상 갑니다.”

“60억?”누나와 매형은 크게 놀라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처남은 원래 사업보다는 부동산 투자가 목적이었던 것 같네. 사업은 그냥 무늬였던 것 같네.”

“아닙니다. 사업도 합니다.”

운전기사와 상담이 끝났는지 문재식이 밖으로 나왔다.

“어, 문사장. 이리와 인사해. 우리 매형이야.”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문재식과 매형이 서로 인사를 하였다. 문재식이 구건호 누나를 자꾸 쳐다보았다. 구건호가 누나를 소개시키려고 하는데 문재식이 먼저 말했다.

“혹시... 건숙이 누님 아니세요?”

“예? 누구....신지?”

“저, 몰라요? 재식이에요. 문재식이.”

“아, 지하실!”

지하실 소리를 듣고 구건호가 폭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하. 지금도 별명이 지하실이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