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279화 (279/501)

# 279

운송 해외 합자사 (2)

(279)

구건호는 물을 한잔 마시고 문재식을 향해 다시 말했다.

“중국 터미널 사업은 아직 의향서도 맺지 않고 현재는 검토단계야. 하지만 이 사업은 상해시의 국장으로 있는 내 친구 리스캉이 추천한 사업이야. 즉, 정부의 사업이란 이야기지. 이런 사업은 대박은 아니지만 손해 날것도 없어.”

“굳이 하려는 이유가 뭔가?”

“금리보다는 낫다는 이야기지. 채권 수입보다도 좋고. 돈이란 원래 수익 있는 곳으로 흘러가는 것 아닌가?”

“흠.”

“중국은 터미널이 국영이야. 한국하고는 달라. 한국은 민간 기업에서 하지. 아마도 시외버스 사업도 국영일거야. 중국은 국영기업이 많잖아? 이석호같이 무턱대고 들어가 개인 간의 사업을 하면 사기 당할 염려도 있고 중국인한테 둘리는 경우도 있어.”

“정부의 사업은 그럴 염려는 없다는 이야기지?”

“그렇지. 정부사업은 개인이 하기엔 금액이 많고 시일도 더디 걸리지. 하지만 사기 당할 염려는 없어. 정부가 사기 친다면 이건 국가간 외교 분쟁이 되고 국제적으로도 소문나면 누가 중국에 투자하려고 하겠어? 많이 가져가지는 못하게 하지만 이자는 커버할 이익은 준다는 이야기지. 대박을 쳐서 중국의 부를 빼앗기는 걸 그들은 원치 않아.”

“이제껏 네가 한 이야기를 들으니 투자 쪽으로 많이 기울어지는 것 같다.”

“만일 내가 안당시와 터미널과 운송 사업을 한다면 누굴 책임자로 보낼까 하는 것은 지에이치 산하의 운송업 책임자인 문재식 사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겠지?“

“난 모르겠어. 거긴 중국어도 잘하고 운송 사업에 밝은 사람이 가야겠지.”

“나는 중국 운송사업 책임자로 바로 그 사람을 점찍고 있어.”

“누군데?”

“문재식이란 사람이야.”

“문재식? 그, 그럼 나란 이야기인가?”

“그래.”

“말도 안 돼. 난 중국어도 몰라. 그리고 여기 벌려 논 지에이치 로지스틱스도 있는데 이건 누가해?”

“로지스틱스가 대박 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그건 아니지만.”

“수익률이 많지 않다면 사업을 접거나 아니면 타인에게 양도를 할 수도 있겠지. 특히 누가 비싼 값을 준다면야 그게 좋지 않겠어?”

“최적의 답은 비싼 값에 양도하는 거겠지.”

“너는 로지스틱스에서 돈을 벌었어. 충분히 사장으로서의 역할을 했어.”

“매출도 별로고 아직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아니야, 너는 엄청난 일을 했어.”

“내가 뭘?”

“네 명의로 산 농지가 합필이 되었어. 전용허가가 되어 지목 변경이 된다면 단번에 지가가 상승하게 되어있어. 물론 농지전용부담금이 발생하고 타인에게 양도 했을 경우에 양도소득세가 발생하지만 그것이 이익을 다 말아먹는 건 아니야. 네 명의 빌린 값은 내가 충분히 보상하마.”

“그, 그럼 로지스틱스를 판다는 건가?”

“땅을 판다는 거지. 로지스틱스 회사 자체를 판다는 건 아니야. 회사는 땅을 다른 장소로 임대해도 사업은 존속할 수가 있지. 대형차를 세워둘 수 있는 땅만 있으면 되잖아?”

“내가 중국을 가게 되면 회사는 누가 운영해?”

“땅 투자로 이미 투자금액을 뽑았다면 그때는 로지스틱스 사장은 개똥이가 해도 되고 쇠똥이가 해도 돼. 회사 자체를 원하는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고 말이야.”

“흠.”

“중국 가거라. 김민혁이 봐라. 걔도 중국 갈 때 너처럼 중국말 하나도 몰랐다. 지금 걔 인천에 2억짜리 아파트 사놓고 중국서도 25평짜리 아파트 사놓고 아우디 타고 다닌다.”

“내 처가 여기서 북카페 하면서 급료를 받는데 중국을 간다면 나는 나 혼자 들어가야겠구나.”

“북카페가 그렇게 미련 있냐? 차라리 부부가 같이 중국에 들어가라. 가서 부업으로 한국식 호프집이라도 한다면 오히려 더 기회가 될 수도 있어.”

“흠.”

“아직은 추진 단계니까 외부에 이야기 하지마라. 합자란 서로 안 맞으면 추진 단계에서 깨질 수도 있어. 특히 터미널 사업은 깨질 수도 있다. 단 시외버스 운송업은 차는 늘려주지 않겠지만 회사는 존속할 수가 있어. 여기서 화물운송업은 세일을 해야 되지만 여객운송업은 노선권만 따면 특별히 세일할 필요도 없다.”

“흠”

“의향서 체결하러 갈 때 나랑 중국가자. 그때 결정해도 된다. 잘 생각해 봐라. 화물 운송업보다는 버스 운송업이 네 적성에 맞을 것도 같다.”

“잘 알겠다.”

“제일 문제는 네가 사논 논을 지목 변경하는 거다.”

“알겠다.”

“이거나 가지고 가라. 시간 있을 때 사무실에서 꼼꼼히 읽어봐라.”

“사업계획서?”

“그래, 안당시 터미널사업과 운송사업 두 가지의 사업계획서다. 터미널 사업하는데 돈이 모자라니 너희들이 돈 가지고 들어오면 터미널 짓고 버스회사 면허도 준다는 거다.”

“터미널 사업하고 버스사업은 틀리는 건가?”

“틀리지. 터미널 사업은 여러 운수회사의 표를 팔아주어 매표수수료를 챙기고 터미널 안에 있는 가게의 임대료를 받는 사업이지. 이를 테면 인천 공항 생각해봐. 인천 공항은 여러 항공사 표 팔아주고 수수료 챙기고 그 안에 있는 가게 임대료 받잖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 진에어 항공 등은 버스회사라고 보면 돼.”

“흠, 이해가 간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은 절대 외부에 누설하지 마라. 종업원들 귀에라도 들어가면 걔들 마음이 흔들려 복잡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

“그런건 걱정마라.”

구건호가 신사동 빌딩으로 출근을 했다.

아래층에 있는 신정숙 사장이 올라왔다.

“코스프레 대회 하는 날 부부가 동반해서 와줘 고맙습니다.”

“열기가 대단한 것 보니까 성공한 것 같네요.”

“일본에서 마츠이 요시타카 선생이 가져온 코스프레 소품들하고 기념물들이 다 팔렸습니다.”

“몇 푼 떨어졌겠네요.”

“아이들 소품이라 소리만 요란하지 실속은 별로입니다. 몇 백만 원 떨어진 것 같습니다.”

“이벤트는 손해 안보면 다행입니다.”

“우리 직원들이 영은이를 보고 사장님 부인이 참 우아하게 생겼다고 하네요. 여기 정대리나 오연수씨도 그러고요.”

“그냥 하는 소리들이겠지요.”

‘아니에요. 영은이는 시집가더니 얼굴이 더 나아진 것 같아요.“

“허허, 그래요?”

“사내 유보금도 있고 그래서 에이전시하고 교양서적 10권 판권 계약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지에이치 미디어의 발행서적 누계가 50권을 넘어서 이제는 탄탄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많던 적던 매일 나가니까요.”

“흠, 그래요? 아, 그리고 제가 몇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 시간 있지요?”

“무슨 말씀인데요?”

신정숙 사장은 구건호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자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일단 커피라도 한잔하면서 말씀드리지요.”

구건호는 비서 오연수를 불러 커피 두 잔을 시켰다.

구건호가 커피를 마시면서 천천히 이야기 했다.

“중국의 상해에 가면 크고 작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많습니다.”

“있겠지요. 거기는 큰 나라니까요.”

“드라마 제작사에 투자를 해 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드라마 제작요? 거긴 제작비가 한두 푼 들어가는 게 아닌데요?”

“좀, 들어가겠지요. 그걸 지에이치 미디어에서 투자하는 겁니다.”

“엣? 지에이치 미디어가요? 작은 출판사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돈은 제가 댑니다. 단지 지에이치 미디어가 출자하는 형식을 빌면 됩니다.”

“그럼 증자해야 하나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내가 지에이치 미디어라는 법인에 단기차입금식으로 돈을 빌려줍니다. 그럼 이 돈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거지요. 물론 거액의 돈이 움직이므로 외환당국에 투자 신고는 해야 합니다.”

“저는 큰 사업을 안 해봐서 그런 건 잘 모르겠네요. 드라마 쪽도 아는바가 없고요.”

“드라마는 중국 애들이 알아서 하면 됩니다. 우리는 투자만 하면 됩니다. 신사장님은 여기 대표이사이므로 나중에 계약 같은 것 할 때 서명만 하면 됩니다.”

“잘못되면 어떡하지요? 영화나 드라마는 잘되는 경우도 있지만 인기 없으면 실패도 하잖습니까?”

“여기 주식은 제가 지난번 신사장님께 5%를 양도해서 제가 95%, 신사장님이 5%를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쪽도 흥행에 성공한다면 신사장님이 5%를 챙길 수 있습니다. 만일 회사가 망해서 국세 체납이라도 생긴다면 제가 미납 국세의 95%를 제가 책임지고 신사장님은 5%를 책임지게 됩니다.”

“저는 뭐가 뭔지 얼떨떨하기만 하네요.”

구건호는 상해의 드라마제작 투자와 안당시 터미널사업을 위해서 우선 100억 가량 자금을 만들어볼까 생각 하였다.

“증권사 지점장이 중간보고로 내가 투자한 1700억원의 예상수입이 42억 5천만원이라고 했는데 세금은 얼마나 나올까? 참 미디어와 중국의 김민혁 회사에서 각각 9억 5천만원씩 배당 소득을 받았는데 세금은 얼마나 될까?”

구건호는 경리과장을 불렀다. 경리과장은 공채로 뽑은 세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름은 홍진영이었다.

“홍과장! 나좀 봐요.”

홍과장이 일을 하다말고 구건호 방엘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 봐요.”

홍과장은 무슨 일인가하며 구건호의 안색을 살피고 의자에 앉았다.

“홍과장이 세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니 몇 가지 물어봅시다.”

“네 말씀 하세요.”

“내가 아는 사람이 이자소득하고 배당소득이 발생했는데 세금은 얼마나 내야 되요?”

“두 가지 다 발생했다면 금융소득 종합소득세 과세 해당자가 됩니다.”

“세금을 몇% 내야 되는 거요?”

“금융소득 종합소득세는 누진세입니다. 소득금액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흠, 그래요? 그럼 최저는 얼마고 최고는 얼마요?”

“누진세율 적용에 따라 6~42%를 내야 합니다. 그 분의 합산 소득이 얼마쯤 됩니까?”

“한 60억 정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힉! 60억요? 그럼 42%입니다. 종합소득 과세표준은 5억 넘으면 무조건 42%입니다.”

“그럼 25억 이상 세금으로 뜯긴다는 이야기네요.”

“그렇습니다. 그래도 그 정도면 세금 내고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오니까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행복한 분이시네요.”

구건호는 벌레 씹은 표정이 되었다.

“흠, 그래요? 많이 벌면 많이 내야겠지요. 알겠습니다. 나가서 일 보세요.”

경리과장이 나간 후 구건호는 볼펜을 사장실 바닥에 던졌다.

“에이 씨팔! 국세청 이놈들은 완전히 날강도 같은 놈들이네!”

그러다가 생수를 마시며 마음을 달랬다.

“벌었으면 세금도 내고 국가에 기여해야지. 아직 세금 고지서가 나온 건 아니니까 좀 더 기다려 보자.”

디욘코리아의 애덤 캐슬러로 부터 전화가 왔다.

“중국 잘 다녀왔습니다.”

“실사엔 이상 없습니까?”

“네, 하나하나 다 조사했는데 이상은 없었습니다. 현금 시재도 다 맞았습니다.”

“그럴 겁니다. 딩딩이 보기보다는 꼼꼼합니다.”

“거래처 보니까 90% 아상이 한국 거래처인 것도 맞습니다. 김민혁 사장이 한국 거래처 뚫느라고 돈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 영업권을 인정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겠지요.”

“창고 토지는 제가 보기에 다소 비싸게 감정 평가가 나온 것 같은데 지가 상승지역이라 그냥 통과하기로 했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지금 그 가격도 싸게 잡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양도 양수 계약서를 서명하겠습니다. 내일 이쪽으로 오시면 같이 서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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