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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큰손 이야기-266화 (266/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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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소료(塑料) 유한공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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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되었다.

오래간만에 지에이치 모빌에 가서 임원회의를 주재하였다.

송사장과 연구소장, 총무이사와 경리이사, 그리고 생산담당 박종석 이사가 참석했다.

“최근에 클레임 발생은 없죠?”

“예, 요즈음은 박종석 이사가 생산현장을 잘 다독거리는지 클레임이 없습니다.”

“다행이네요. 참, 박이사가 딸을 순산한건 잘 알지요?”

“예? 그랬습니까? 그런 건 자랑하고 다녀야지! 통 몰랐네.”

송사장이 박이사를 쳐다보고 웃었다. 박종석 이사가 뒤통수를 긁으며 멋쩍어 했다.

“어쩐지 박이사가 갑자기 점잖아 졌더라.”

총무이사의 말에 모두 와하하 하고 웃었다.

구건호가 연구소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중국의 김민혁 사장이 보낸 금형은 만들어 보내주었습니까?”

“만들긴 다 만들었는데 시제품 실험검사가 덜 끝나 못 보냈습니다. 내일 중으론 보낼 것 같습니다.”

“금형 값 꼭 챙기십시오.”

“알겠습니다. 경리이사에게 세금계산서 발행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구건호는 송사장을 보고 말했다.

“요즘 매출은 월 7억에서 왔다 갔다 하지요?”

“네, 그렇습니다. 최근에 창원의 L그룹 가전제품 공장을 접촉하고 있습니다. 거기 공장장으로 있는 사람이 디욘코리아의 윤상무와 고등학교 동기입니다. 학과는 틀리지만 같은 서울대를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요?”

“윤상무가 소개한 사람을 김전무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신규 개발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모빌을 소개한 모양입니다.”

“흠.”

“그래서 제가 사장님이 안 계신 동안 창원을 내려갔다 왔습니다.”

“반응이 어떻습니까?”

“반응은 좋은데 한번 실사를 나오겠답니다.”

“여기를요?”

“그렇습니다. 금주 내로 올 것 같습니다.”

“생산라인을 보겠군요.”

“생산라인도 보고 연구실도 보고 갈 것입니다. 품질시스템도 보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품질관리팀장을 불러 부적합 시정조치에 대한 서류를 잘 챙기라고 지시했습니다. 제가 직접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흠, 잘 대응을 해주시고 대접도 잘해 보내세요.”

“알겠습니다.”

“다른 말씀 없으시면 오늘 임원회의는 여기서 끝내지요. 내가 디욘코리아로 넘어가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임원들은 자기들이 가지고온 다이어리를 챙겨들고 사장실을 나갔다. 맨 마지막으로 나가는 박종석 이사를 보고 퍼뜩 생각난 것이 있었다.

“아, 박이사, 잠깐!”

박종석 이사가 뒤를 돌아보았다.

“문 닫고 이리 와봐.”

“왜?”

“내가 일본서 사카다 이쿠조씨를 만났는데 너 안부 묻더라.”

“아, 그래? 그 양반 건강하지?”

“전보다 늙어 보이긴 했어도 건강하긴 하데. 니가 딸 낳았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

“그래?”

“그러면서 자기가 나무로 깎은 나비를 너한테 주라고 선물로 보냈는데 내가 깜박 잊고 집에다 두고 왔다. 다음에 여기 올 때 가져올게.”

“하하, 난 또 뭐라고. 그런 건 천천히 줘도 돼.”

“딸 잘 크지?”

“잘 커. 형이 출산기념으로 준 100만원은 처에게 주었어. 사장님께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해달라고 했어.”

“그래? 별것 아닌 것 갖고 그러는구나.”

“형도 형수님하고 잘 있지?”

“잘 있다.”

“결혼하니까 좋지?”

“너는 좋으냐.”

“좋아. 그래서 요새 집에 일찍 들어가잖아.”

“철났구나.”

“창원서 실사단 올지 모르니 현장 단속하러 가야겠어.”

“그래, 수고해라.”

구건호는 디욘코리아에 가서 임원회의를 주재하였다. 김전무와 윤상무, 상임감사, 그리고 애덤 캐슬러와 통역이 들어왔다.

“매출 동향에 대하여는 변화가 없지요?”

“현재 월 27억 매출인데 13호, 14호기 기계장비가 들어왔으니 다음 달부터 매출이 좀 나아지리라 봅니다.”

“기계장비는 15, 16기도 발주 내세요.”

“알겠습니다.”

“창원 접촉 이야기를 들었는데 진전이 좀 있습니까?”

“실사단이 모빌을 방문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L그룹 창원공장에서는 모빌에서 생산되는 자기네 제품을 디욘코리아것으로 쓰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으면 자기들이 납품받는 다른 업체에 디욘코리아 제품을 쓰라고 할 것입니다.”

“흠, 그쪽이 터지면 좋겠네요. 거기 공장하고 윤상무님이 잘 안다면서요?”

“예, 아주 친한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도 몸조심 하느라고 실사단 평가를 보고 결정할 겁니다.”

“그러겠지요. 그리고 중국 딩딩 판매회사는 공급가격을 좀 낮추어 달라고 하네요.”

“현재 톤당 450만원에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걸 거기서 480에 팔고 있는데 마진율이 6.6%니까 운송비 빼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하네요.”“그건 저희가 원가분석을 해 보아야합니다.”

“시간 있을 때 해 보세요.”

“그런데 공급가는 국제 유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 디욘코리아 제품은 1차 원재료를 미국 디욘사에서 받아다가 2차 가공하여 파는 형태입니다. 1차 원재료는 석유에서 뽑기 때문에 국제 유가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애덤 캐슬러가 말했다.

“지금 미국의 이란 제재로 유가가 춤을 추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사우디에 증산 압력를 넣고 있지만 유가가 고공행진 한다면 우리도 공급가를 조정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흠, 원래 케미컬 제품이 다 석유와 연관이 되니까 그렇군요.”

“중국은 지역이 넓어 물류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원가분석을 다시해서 중국판매처를 도와드리는 방법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보세요. 그리고 애덤 캐슬러 부사장은 중국 한번 다녀오세요. 딩딩이 영어도 잘 하니까 비즈니스 대화도 부드러울 것입니다.”

“회사가 쑤저우시에 있다고 했지요? 쑤저우는 관광도시라 그렇지 않아도 가보고 싶었습니다.”

“갈 때 그냥가면 안됩니다. 선물 하나 가지고 가야 좋아할 겁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오후에 로지스틱스의 문재식에게서 전화가 왔다.

“구사장? 출장 갔다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박이사한테 들었네.”

“그쪽도 별일 없지?”

“합필은 끝났어.”

“어, 그래? 그럼 형질변경 신청 들어가나?”

“요즘은 형질변경이란 용어를 안 쓴다고 하네.”

“그럼 뭐라고 해?”

“개발행위 허가신청이라고 해. 지목 변경에 따른 등록세 납부하면 되는데 여긴 농지라 농지 전용허가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그럼 또 읍사무소 왔다 갔다 해야 되겠네.”

“그걸 건축사무소나 토목사무소 같은데 가면 다 대행 해 주는 모양이야.”

“그럼 토목사무소 찾아서 해봐라 아무래도 성토작업 하려면 토목사업소 찾는 게 나을 것 같다.”

“알았어. 그렇게 할게.”

“요새 영업은 어때?”

“4월 달 되니까 일감이 겨울보다는 늘었어.”

“얼마나 올라?”

“차량 27대에서 월 1억 정도 매출 올린다고 보면 돼.”

“차 늘리는 건 어렵지 않은데 역시 영업이 힘들지?‘

“힘들어. 사방팔방 돌아다녀야하고 비위도 좋아야 해. 그러고 보니 디욘코리아의 김전무 같은 사람은 대단해. 그 사람은 타고 나면서부터 영업체질인 모양이야.”

“하하, 그러냐? 그런 면이 좀 있어. 아부도 잘해.”

“아부? 50대 중반인 분이 무슨 아부를 해.”

“50대 중반인 김전무가 60대의 이지노팩 회장한테 아부하는 것 보면 옆에 있는 사람 기절할 정도야.”

“그 정도 잘하나?”

“이지노팩 회장한테 가면 우선 옛날이야기부터 해. 비즈니스 이야기는 전혀 안 해.”

“흠, 나이 많은 분들한테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거군.”

“어느 땐 어깨까지 주물러주고 와.”

“대단하군.”

“그래서 수백만원짜리 건강기구 팔러다니는 사람들은 노인들한테 자식보다 더 살갑게 한다는 거 아니냐.”

“노인들이 그 바람에 넘어가는구나.”

“어머님, 아버님 하면서 안마도 해주고 다리도 주물러 주는데 안 살 사람 어디 있겠냐.”

“나도 그래야 되는데 이거 참, 능력이 안 되어 너한테 미안하다.”

“아냐, 넌 지금 잘 하고 있어. 차 27대로 늘렸지. 농지 싸게 사서 합필해 놓았지. 이제 공장부지로 농지전용허가만 받으면 넌 큰일을 한 거야.”

“하하. 그렇게 보아주니 고맙다.”

“실은 이번에 내가 중국 갔다온 건 중국 귀주성에서 운송합작하자는 제의를 받았어.”

“운송합작?”

“응. 버스터미널을 짓고 시외버스 사업을 하는 거야.”

“그으래?”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터미널 짓고 상가 분양해서 뽑아가라는 거야.”

“버스사업은 그대로 하고?”

“그러겠지.”

‘버스사업은 운송면허만 있으면 괜찮겠는데? 돌아다니면서 세일할 필요도 없잖아?“

“왜? 너 관심 있냐?”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난 중국말도 모르잖아. 그리고 터미널 짓는다는 것이 어디 한 두푼 들어 가냐? 그런 건 정부기관이나 지자체나 재벌들이나 달려들걸?”

“500억 규모야. 중국 250억, 한국 250억.”

“거봐, 그런 건 지자체나 재벌이 해야 되겠지.”

구건호는 신사동 빌딩으,로 출근하는 날 사카다 이쿠조씨가 준 나비 목제품을 가지고 출근을 했다.

강이사를 불렀다.

“지에이치 미디어의 신사장이 사무실을 여기로 옮기고 싶어 하는데 빠지는 사무실이 있습니까?”

”바로 이 아래 17층에 들어와 있는 건설회사가 임대료를 3개월이나 밀려 이달 말까지 못 내면 강제 퇴거시키겠다고 하였습니다.“

“건설이 잘 안 되는 모양이네요.”

“김포에 단독주택 단지를 만들어놓고 분양하는데 잘 안된 모양입니다. 사무실을 아예 김포로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강제 퇴거한다는 것은 구두로 전달했습니까?”

“아닙니다. 내용증명으로 보냈습니다.”

구건호는 내용증명 이야기가 나오자 방일가스가 생각났다. 5년 전 자기가 경기도 양주에 있는 방일가스란 회사에서 경리로 있을 때 자기도 내용증명을 우체국에 가서 부쳐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류로 의사전달하시고 직접 만나서 소리 지르거나 그러진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구건호는 스마트폰에 있는 달력을 보았다.

“오늘 신사장이 북카페 오는 날이군. 나 좀 만나자고 문자나 보내자.”

구건호는 신사장에 잠깐 자기 사무실에 들려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오후에 신사장이 지에이치 개발의 사장실로 왔다.

“17층에 잘하면 60평짜리 사무실이 나올 것 같습니다.”

“60평요? 60평은 너무 넓은데요? 임대료 감당이 벅찰 것 같네요.“

“미디어가 나중에 커질지 또 누가 압니까? 60평 얻으세요. 지금 사무실 나오는 곳도 없습니다.”

“예....”

“임대료를 석달치 밀려 강이사가 지금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인 모양입니다. 확실한 결과는 이달 말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거 한번 봐 보시겠습니까?”

구건호는 사카다 이쿠조씨가 준 상자를 신정숙 사장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뭡니까?”

“열어보세요.“

신사장이 조심스럽게 나무상자를 열어보았다.

“나비네요. 박제품입니까?”

“만져 보세요.”

“어머나! 나무로 만든 거네요.”

“잘 만들었지요?”

‘세상에, 어쩜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었을까?“

“다음 달에 그렇게 만든 나비나 잠자리, 새 등을 가지고 일본 요코하마 미술관에서 전시회가 열립답니다.”

“그래요? 일본은 참 별난 재주를 가진 분들이 많은 모양이네요.”

“그분이 누군지 아십니까?”

“누구인데요? 조각가입니까?”

“조각가는 아니고 미국의 유명한 케미컬회사 라이먼델 디욘사의 세계적 기술자인 분입니다.”

“디욘이라면 사장님네 회사하고도 관련이 있네요.”

“그렇습니다. 직산의 우리 공장에 와서 기술개발도 해주고 가신 분입니다.”

“그래요?”

“어떻습니까? 다음 달에 요꼬하마에 가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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