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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큰손 이야기-208화 (208/501)

# 208

수행기사 채용 (2)

(208)

구건호는 임태영과 엄찬호를 주차장에 세워둔 자기 차 앞으로 데리고 갔다.

“내 차는 랜드로버야. 바꿀 가하고 생각중인데 아직은 잘 나가.”

“4만키로 밖에 안 뛰었는데 바꾸긴 왜 바꿔요. 차 좋은데요?”

“직산까지 내가 운전할까? 갈 때는 내가 하고 올 때는 엄찬호씨가 하지.”

“엄찬호씨라고 하지 말고 그냥 찬호라고 하세요.”

“엄찬호씨가 29살인가?”

“그렇습니다.”

“흠, 나하고 7살 차이군.”

“찬호라고 하는 것이 편해요.”

“하하, 알았다. 그렇게 하지.”

구건호는 임태영과 엄찬호를 차에 태우고 천안시 직산읍으로 출발했다.

구건호는 가다가 이들에게 평택에서 점심을 사주었다. 순대국을 먹고 싶다고 해서 사주었는데 엄청 잘 먹었다.

구건호는 돼지고기 수육을 따로 시켜주었다. 이들은 이것도 다 먹어 치웠다.

“젊은 사람들이라 식사를 잘하는구나. 식사를 잘하는 건 좋지. 건강하다는 징표지.”

구건호가 공장에 도착했다. 제복 입은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하고 현장에서 지게차가 왱왱 거렸다. 사람들은 구건호를 보고 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여기선 나보고 형님이라고 그러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임태영과 엄찬호는 공장을 두리번거리며 보았다.

“공장이라고 해서 지저분한 줄 알았는데 엄청 깨끗하네요. 시내의 무슨 빌딩 같아요. 전면도 다 유리로 되어 있고요.

구건호는 이들을 사장실로 데리고 갔다.

비서 박희정씨가 녹차를 가져왔다.. 박희정씨는 젊은 남자 두 사람이 있자 관심을 갖고 쳐다보았다.

“총무이사님 좀 오라고 해요.”

“알겠습니다.”

송장환 사장은 외근 나갔고 상임감사가 구건호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사장실로 왔다. 상임감사는 임태영과 엄찬호를 보고 눈을 껌벅였다.

“이 젊은이들은 누구입니까?”

“아, 예. 이 사람은 제 기사로 채용하려고 하고 저 사람은 용역회사 사람입니다.”

“그래요? 두 사람 다 인물이 훤하네요. 그런데 머리 스타일이 무슨 건달 같네.”

“건달 맞습니다.”

“예?”

“인사들 드려라. 우리 회사의 상임감사님이다.”

“안녕하세요? 임태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엄찬호입니다.”

“오, 그래? 아주 씩씩하게 생겼네. 그럼 사장님과 말씀들 나눠요.”

상임감사가 구건호 방에서 나가자 총무이사가 들어왔다.

“이 사람을 내 기사로 쓰려고 합니다. 내가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하기가 힘드네요.”

“잘 하셨습니다. 진작 그렇게 하셨어야 합니다.”

“그런데 채용이 아니고 용역업체 파견 식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4대 보험도 우리가 들 필요 없고 용역업체에서 하면 됩니다. 퇴직금 역시 용역업체에서 하면 됩니다. 혹시 계약서 가지고 왔어요?”

“가지고 왔습니다. 저희 경비용역업체 사업자 등록증도 가지고 왔습니다.”

“한 달 용역료가 얼마입니까?”

“월 300입니다.”

“흠, 좀 쎄내. 좀 깎으면 안돼요?”

“그, 그건...”

“이 사람한테 월급은 얼마를 줍니까?”

“250입니다.”

“넷트입니까? 그로스 입니까?”

“네?”

임태영이 네트와 그로스의 구별을 잘 못하는 듯 했다.

구건호가 웃으며 총무이사에게 말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니 너무 따지지 말고 그냥 처리하세요.“

“알겠습니다. 자, 그럼 임태영씨하고 엄찬호씨는 총무부 사무실로 가시죠. 계약도 해야 하고 서류도 내가 줄 것이 있습니다. 또 근무요령에 대한 전달 사항도 있으니까요.”

임태영과 엄찬호가 총무이사를 따라 나갔다.

구건호가 임태영과 엄찬호의 뒤에 대고 말했다.

“이사님이랑 일 끝나면 이쪽으로 다시 와라.”

“알겠습니다.”

20분 정도 지나자 임태영과 엄찬호가 다시 사장 방으로 왔다.

“잘 끝났냐? 계약했어?”

“네, 했습니다. 300에 했습니다. 큰 회사라 역시 까다롭네요.”

“여기까지 왔으니 박종석이 보고 가야지?”

“작은 형님이요?”

구건호가 박종석 이사를 불렀다.

박종석 이사가 들어왔다.

“형님!”

“오, 임태영 아니야?”

박종석이 임태영과 엄찬호에게 악수를 하였다.

“형님 제복 입은 모습 보니 건달 같지 않아요.”

“내가 언제 건달이었냐? 선량한 사람이지.”

구건호가 박종석 이사에게 엄찬호를 소개했다.

“앞으로 이 사람이 내 차를 운전할거야. 채용이 아니고 임태영이가 운영하는 경비 용역업체에서 파견 형식으로 일할거야.”

“그래? 태영아, 너 용역업체 직원은 몇 명이냐?”

“7명이요.”

“밥은 먹나?”

“글쎄요.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겠네요. 형님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박이사! 박이사가 얘들 현장 구경 좀 시켜줘.”

박종석은 임태영과 엄찬호를 기계소리 요란한 현장으로 데리고 가 생산현장을 구경시켜 주었다.

“우와, 굉장하네요.”

“잘 봤냐?”

“잘 봤어요. 형님이 여기 현장 책임자면 저 기계 다 만질 줄 알아요?”

“저런 기계는 눈 감고 분해 조립 다 한다.”

“와,”

구건호는 임태영과 엄찬호를 디욘 코리아에 데리고 가서 인사를 시켰다. 애덤 캐슬러까지 소개시켜 주었다.

김전무가 외근 나갔다가 들어와 구건호 방으로 왔다.

“웬 젊은 사람들입니까?”

“운전기사 쓰기로 했습니다.”

아, 그래요? 잘 하셨습니다.“

김전무는 임태영과 엄찬호에게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고선 바로 보고를 했다. 김전무는 임태영과 엄찬호가 옆에 있는 건 아랑곳 하지 않고 보고를 했다.

“조금 전에 애덤 캐슬러가 저한테 이야기 한건 데요. 지난번 일본 교다 기업에서 지에이치 모빌로 개발 의뢰한 오토바이 부품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잘 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무슨 일 있습니까?”

“그건 아니고요. 우리 모빌에서 납품한 오토바이 부품이 매우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이번엔 공업용 장비 개발을 해 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역시 리차드 아미엘을 통해서 애덤 캐슬러에 게 연락이 왔습니다.”

“좋은 현상이네요.”

“그런데 그게 우리가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대형 온스이기 때문에 우리 기계론 뽑아낼 수 없습니다.”

“흠.”

“물량도 꽤 됩니다.”

“우리 기계로 못하면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이지노팩 기계론 만들 수 있습니다. 거기는 우리보다 대형 용량 기계들이 있으니까요.”

“그럼 개발은 이지노팩에서 하라고 하고 원재료는 디욘코리아 것을 쓰게 한다는 거군요.”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이지노팩 회장의 심성이 고약해서 그게 문제입니다.”

“원재료를 우리 것 쓰는 척 하다가 다른 것을 쓰겠군요. 독일 바스프나 미국 몬산토 것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좋게요? 국내 것 쓸 가능성도 많습니다. 현대나 한화, 금호에서도 케미컬 회사 다 갖고 있고 화승도 있잖습니까?”

“그 인간한테는 각서 같은 것도 필요 없는데. 어떻게 할까? 이지노팩 말고도 일본 교다 물건을 만들 수 없는 업체를 찾아보지요.”

“시간이 급하답니다. 금주 내로 회신이 없으면 중국이나 다른 나라 업체로 발주처를 변경하겠답니다.”

“흠.”

“다른 나라로 넘기라고 할 가요?”

“일단 전무님과 제가 내일 한번 이지노팩을 들어가 보지요.”

“알겠습니다.”

구건호는 김전무와 이야기 하느라고 임태영과 엄찬호가 옆에 있는 것도 잊었었다.

“아, 참 자네들 이제는 서울 올라가야지.”

“늦어도 상관없습니다. 큰, 아니 사장님 일 보십시오.”

“아니야, 올라가야지. 나 여기서 할 일도 이젠 없어. 엄찬호! 자넨 집이 어디지?”

“태영이 형하고 지금 사당동에 같이 있습니다.”

“공장 다 보았으니 가자. 찬호가 운전할래?”

“네,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랜드로버의 핸들은 엄찬호가 잡고 앞자리 조수석에는 임태영이 탔다. 구건호는 뒷좌석에 앉았다. 차가 출발하자 구건호는 뒷좌석에서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사장님, 다 왔습니다.”

“응? 여기가 어디야?”

“타워팰리스입니다.”

“엉? 그래? 벌써 다 왔나?”

“사장님 차는 여기다 놓고 저희는 택시 타고 들어갈까요?”

“사당동 집 근처에 차 세울 데 있나?”

“마땅한 데는 없지만 유료 주차장은 있습니다.”

“차 가지고 갔다가 내일 아침 8시 30분까지 와라. 유료 주차장에 집어넣고 주차비는 나중에 한 달 되면 영수증 받아서 직산공장 총무부에 갖다 줘라.”

“알겠습니다. 그럼 이 차 가지고 가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구건호는 졸고 있는 사이에 집까지 온건 좋은데 엄찬호가 차를 가져가니 왠지 모르게 허전했다.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차를 쓸 땐 어떡하지?”

구건호는 법인용으로 차를 한 대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음날 엄찬호는 9시가 다 되어서 랜드로버를 끌고 타워팰리스로 왔다.

“너 왜 이제 오냐?”

“아휴, 사당동에서 양재동까지 차가 엄청 막혔어요. 오늘 첫날이라 잘 몰라서 그랬는데 내일 부터는 일찍 오겠습니다.”

“출근시간이라 그런 모양이구나.”

“오늘은 어디로 모실까요?“

“직산으로 가자.”

엄찬호는 구건호를 태우고 고속도로로 나왔다.

“고속도로로 나오니까 시원하고 좋네요.”

“앞에 해 가리개 옆에 고속도로 통행카드가 있으니 잘 봐라. 톨게이트 통행료는 통행카드로 계산하면 돼. 카드 충전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하고 영수증은 총무과에 갖다 주면 처리해 줄 거다.”

“알겠습니다.”

구건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엄찬호와 느긋하게 커피까지 마시고 천천히 직산을 내려 갔다.사장이니 출퇴근 시간에 제약을 안 받아 좋았다.

직산에 도착하여 구건호는 사장실로 들어갔고 엄찬호는 총무과장 앞으로 갔다. 총무과장이 엄찬호에게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아이디카드와 회사 제복을 주었다.

“제복을 입으시고 아이디카드는 목에 거시면 됩니다. 그래야 공장 어디를 가도 누가 어디서 왔냐고 터치를 안 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기는 기사 대기실이 따로 없습니다. 물류팀에 가시면 화물차 운전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거기서 있어도 되고 아니면 경비실에 계셔도 됩니다. 경비실 안에 숙직실이 있어서 피곤하면 낮잠도 잘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엄찬호씨 전화번호는 우리가 알고 있고 비서에게도 알려주었습니다. 사장님이 엄찬호씨를 부를 땐 직접 부를 수도 있고 비서를 통해서 부를 수도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숙직실엑 가셔서 제복 갈아입으시고 인사할 사람 있으면 인사하면 됩니다. 사장님 기사로 새로 들어왔다고 하면 다들 반가워 할 겁니다.

엄찬호는 숙직실에 가서 회사 제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아이디카드까지 목에 걸고 공장 네부를 돌아다녔다.

물류팀에 가서 화물차 기사들하고 인사했다.

“사장님 기사로 새로 채용된 엄찬호입니다.”

“사장님 기사? 사장님이 새로 기사 채용했나? 사장님 모시고 다니면 여기 회사에서는 최고 끗발이지. 우리 잘 좀 봐줘요.”

“나, 지게차 기사요. 사장님 모시고 다니면 군대 같으면 사단장 운전병 아니오? 우리 잘 좀 봐줘요.”

엄찬호는 경비원한테도 인사했고 식당 아줌마한테도 인사했다. 인사를 하러 다니면 모두 사장차 기사라 그런지 대접을 잘해 주었다. 심지어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엄찬호씨 두고 봐. 앞으로 임원들도 당신한테 아부할 거야.”

엄찬호는 뭐가 뭔지 잘 모르지만 듣기는 싫지 않았다.

상임감사가 서류를 들고 사장실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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