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92화 (92/501)

# 92

합자사 설립 (1)

왕지엔에게서 전화가 왔다.

“본 계약은 이달 15일이 어떤가? 리스캉에게 전화가 왔네. 나도 그날은 강의가 없어 곤산시 까지 갈수가 있어.”

“15일? 음, 가만있자. 잠깐만 기다려봐.”

구건호도 이 날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 이 날로 하자. 내가 항주로 가지 않고 바로 상해에서 곤산시로 갈게.”

“금계건설에서 상해공항까지 차를 보내줄 거야.”

“그럼 더욱 좋고.”

“그래, 그럼 그때 보자.”

구건호는 김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15일 본 계약을 하기로 했어.”

“그렇게 빨리? 큰일 났다. 중국어를 두 달 밖에 못 배웠는데.”

“가서 하면 돼.”

“내가 준비할건 다 했는데 뭐 가지고 갈 것이 있으면 말해줘.”

“됐어. 고추장도 다 중국에서 팔아. 전기담요하고 김이나 사가지고 가던지.”

“김?”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하하, 알겠다.”

전화를 끊고 나서 구건호는 아무래도 김민혁이 중국어를 못해서 걱정이 되었다.

“상해에서 통역을 구할까? 곤산시에서는 구하기 힘들 테고 가까운 소주(쑤저우)시에서는 구하기 쉬울 텐데.”

이렇게 생각하며 구건호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있다가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구건호는 자기가 중국에서 호텔 식당할 때의 조선족 김매향이 생각났다. 오래된 다이어리 속에서 김매향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구건호가 국제전화를 했다.

“누구세요?”

“나, 구사장이요. 전에 항주 호텔 식당사장.”

“오마나! 사장님 아니야요? 어떻게 지내세요?”

‘응, 난 잘 있어요. 김매향씨는 뭐하세요.“

“청도에 있어요. 고향에서 하는 일이 잘 안되어 청도에 있는 한국 식품회사에 취업 했어요.”

“그래요?”

“무슨 일 있으세요?”

“다른 게 아니고 소주시 옆에 있는 곤산시에 나가 있는 내 친구가 통역이 필요하다고 해서 전화했어요. 그런데 김매향씨는 안되겠네. 현재 회사 다니고 있어서.”

“호호호, 저는 가기가 힘들 것 같네요.”

“참, 조은화씨는 어디서 일해요.”

“걔는 상해 옆에 가흥(쨔싱)에 있어요. 걔는 연락하고 지낸지가 오래되었는데 사장님이 한번 직접 전화 해보세요.”

“알겠습니다. 내가 전화 한번 해보지요.”

구건호는 전화를 끊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들이 서로 싸웠나, 왜 나보고 직접 전화하라고 그러지?”

구건호가 조은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한참 만에 연결되었다.

“안녕하세요? 조은화씨!”

“누구세요?”

“나, 구사장이요.

“네? 구사장이 누구시죠.”

“항주시에서 호텔 식당 하던 구사장이요.”

“혹시 구건호 사장님이세요?”

“맞소, 구건호.”

“오마나, 사장님이시네. 반가워요.”

“요즘 가흥에 있어요?”

“네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김매향이 말해 줬어요.”

“그 계집애하고는 말도 안 해요.”

“왜? 사이가 좋았었는데.”

“매향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를 좋아하니까 그렇게 되었어요.”

구건호는 속으로 ‘아하, 요것들이 그러니까 연락을 안 하고 지내는 모양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 그래요?”

“저, 요즘 가흥에 있는데 상해나 영파(닝뽀)로 가볼까 해요.”

“왜?”

“지금 있는 가흥의 한국 회사 망했어요. 사장이 한국 도망가서 오지 않아요.”

“저런!”

“영파에 있는 회사에서 월급을 2,000위안 준다고 해서 거기로 갈까 해요.”

“실은 내 친구가 곤산시에 합자회사를 하게 되었는데 통역을 구하고 있어요.”

“급여는 얼마 준데요?”

“글쎄, 정확히는 모르지만 2,000위안 안주겠어?”

“주숙비(住宿費)는 요?”

“주숙비? 방값 말인가? 방값은 거기 시세대로 지원해 주겠지요.”

“주숙비 500위안 준다면 가지요. 곤산시는 대도시가 아니라서 통역 구하기 힘들 거야요.”

“내가 15일에 곤산시로 가니 곤산시로 짐 가지고 와요. 크라운 프라자 호텔에 묵을 거요.”

“사장님 전화번호 주세요.”

“그때 그 번호 그대로요.”

구건호는 김영진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통화 가능한가?”

“괜찮아. 말해봐.”

“외국과 합자 같은걸 할 때 사업 소개를 한 사람이나 기업에게는 리베이트를 얼마 주어야 하나?”

“브로커 커미션 말인가? 약정하기 나름이겠지.”

“약정이 없다면?”

“글세, 투자액의 한 1% 줄라나? 자료를 찾아봐야겠는데?”

“음, 알겠다. 됐다. 고마워.”

구건호는 합자사가 성립하기까지 소개와 함께 애를 써준 왕지엔에게 커미션 차지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관례를 잘 몰라 고심했었다.

“합자사 총 출자금이 한중 양쪽을 합쳐 300만 달러인데 1%면 3만 달러네. 우리 돈으로 3,000만원 조금 넘는 돈인데, 감당은 할수 있을것 같군.”

구건호는 3만 달러를 중한 양쪽에서 절반씩 부담하는지도 몰랐다.

“아니야, 리베이트 1%면 적은 돈이 아니야. 지금 300만달러 짜리 합자이지만 만일 1억 달러나 1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라면 백만 달러나 천만 달러가 되지 않는가!”

구건호는 합자도 조심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건호는 15일이 되어 김민혁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갔다.

곤산시 크라운 프라자 호텔 로비에서 초라하게 기다리던 조은화를 만났다.

“어? 조은화씨! 전보다 더 날씬해졌네. 앞으로 합자사 총경리(사장)로 근무하게 될 김민혁씨요. 인사하세요.”

“조은화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뭔 소리! 내가 잘 부탁해야지요.”

구건호는 합자사 개요가 붙은 팜프렛을 조은화에게 읽어보라고 주었다. 조은화는 자기가 근무하게 될 회사가 영세한 개인 기업이 아니고 국영기업과의 합자라 그런지 얼굴이 밝아졌다. 조은화가 김민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진쫑(김사장)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진쫑?”

이 말에 구건호가 하하 하고 웃었다.

“진쫑이면 발음 괜찮다. 나는 쥐쫑(구사장)이었다.”

이 말에 김민혁도 하하 하고 웃었다.

“오후에 합자사 서명식이 있습니다. 곤산시 리스캉 부시장, 건설국장, 금계건설 사장과 기획실장 등이 올 겁니다. 절강대학의 왕지엔 교수라는 사람도 오고요.”

“네, 알겠습니다.”

조은화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조은화씨도 그들에게 소개를 시켜 주지요.”

“감사합니다.”

“조은화씨는 지금 어디서 묵고 있지요?”

“초대소에 있어요. 하루 방값 20위안 짜리요.”

“진쫑, 조은화씨 방값은 집을 얻을 때까지 지불해 주면 어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말에 조은하씨가 활짝 웃었다.

오후가 되자 리스캉과 왕지엔이 오고 금계건설쪽 사람들이 왔다. 이들은 구건호와 김민혁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니하오!”

“니하오!”

이들은 서로 요란스럽게 니하오(안녕하셨습니까)를 외쳤다. 리스캉과 왕지엔은 조은화를 보더니 바로 통역인줄 알았다.

“어? 통역을 벌써 구했네. 잘 하게 생겼는데? 어디서 공부 했어요?”

“길림대학 어문학부를 졸업했어요.”

“아주 잘됐네. 정확한 북방 발음이네.”

리스캉과 왕지엔이 좋아했다. 금계건설쪽 사람들도 조은화에게 잘 부탁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조은화는 같은 여성인 금계건설의 딩펀(丁紛)과 바로 친해져 돌아다녔다.

사람들이 모두 서명식이 있을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기자들도 와 있었다.

행사 진행은 의향서를 맺을 때처럼 진행되었다. 이번엔 서로 서명을 하는 탁자 위에 커다란 꽃바구니까지 갖다 놓았다.

의향서를 맺을 때처럼 구건호와 금계건설 사장 선칭꿔가 서명을 했다. 신문기자들이 와서 플래쉬를 터트렸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서명자 뒤에 서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었다는 것뿐이었다. 통역 조은화가 뒤에 서서 같이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구건호는 합자사에 아직 150만 달러를 넣지 않았다. 창업 자금으로 우선 15만 달러를 상해의 국민은행을 통해 곤산시 공상은행으로 보냈다.

“이 창업자금을 바탕으로 회사가 돌아가기 시작하겠지.”

합자사 부사장에 임명된 금계건설 기획실장 까오꽝신(高光信)을 사람들은 까오쫑(고사장)이라고 불렀다.

까오쫑이 김민혁을 찾았다.

“진쫑(김사장)! 한국에서 창업자금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금계건설에서 종업원 30명이 넘어 왔으므로 우선 합자사 조직부터 협의하시지요.”

“그러지요.”

김민혁과 까오꽝신은 머리를 맞대고 부서를 설치하고 인원을 배치하고 직급을 안배했다. 실상 일은 모두 까오쫑이 했다. 그는 나이도 50대고 직장 경력도 20년이 넘는 건설회사 기획실장 출신이었다. 그가 기획하면 김민혁은 추인하는 형식이었다.

“한국에서 들어온 피땀 같은 돈이 헛되게 쓰지 않도록 감시하자. 그게 내 임무다. 구건호 사장도 그 말을 하고 귀국하지 않았나.”

구건호는 귀국 비행기 안에서 리스캉이 머리가 잘 돌아가는 관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허벌판 농지에 평탄 작업을 하고 전기와 수도를 끌어 들여 공단을 만든 건 자기의 실적이 되겠지. 물론 이런 공사비용은 돈이 많이 들지만 입주 기업을 유치하면 성공이 되겠지.”

구건호가 빙긋이 웃었다.

“공단 만들어 놓고 입주기업을 유치하지 못하면 안 되니까 한국기업 많이 유치해 달라고 나와 손잡은 거겠지. 자기들이 당장 돈이 없어서 나와 손잡은 것은 아닐 테지. 두고 봐라. 입주기업 다 차면 나를 쫓아낼 거다. 자금력이 여유로워지면 무상 증자를 하고 나보고 나가달라고 하겠지. 내가 안 나가도 합자기한은 20년이니까 20년 후에는 자연히 내가 나가겠지만 말이야.”

구건호는 증자 30%면 자기가 되찾을 돈이 얼마가 되나 계산해 보았다.

“그렇게만 된다면 19억 5천만원이군. 15억 넣어놓고 4억 5천만원 번 것이 되네. 이 합자사를 통하여 중국기업의 생리나 중국기업 M&A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다고 생각하면 내가 밑지는 장사를 하는 건 아니지. 흐흐흐.”

스튜어디스가 기내식을 가져왔다.

“수고하세요.”

구건호가 스튜어디스에게 수고한다는 말을 해 주었다. 스튜어디스도 고개를 약간 굽히며 인사를 했다.

“아시아나 항공의 스튜어디스는 언제 보아도 아름다워. 이 기업의 형제 싸움은 어떻게 되어가나.”

구건호는 한국에 도착하면 금호석유화학 주식이 어떻게 움직이나 확인해 보고 싶었다.

정지영씨가 팩스를 한 장 받아 구건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뭡니까? 이게.”

중국에서 김민혁이 보낸 주간 업무 보고서였다.

“흠, 보고서 양식은 어디서 다운 받았나? 흉내는 그럴듯하게 냈네. 민혁이가 공장 품질관리팀에서 1년 6개월 근무 경력이 있다고 하니 서류는 잘 만드네.”

구건호는 주간 업무보고서를 보았다.

⌜부서 편제 및 인원배치 완료. 총경리 임대주택 구입. 전직원 급여 책정. 회사 사규 작성. 주간 경비 지출현황과 회사 조직도는 별지 참조⌟

“이 정도면 됐다. 김민혁을 보낸 효과는 있다. 내 돈 150만 달러가 헛되이 쓰면 안 되니까 감시자는 있어야겠지. 상징적이라도 한사람 나가 있으면 자기들도 함부로 돈을 못 쓰겠지.”

구건호는 정지영씨가 스탬프로 찍어 논 결재란에 싸인을 하였다.

“합자사 업무보고 파일철을 하나 더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강부장이 목을 빼고 합자사 주간 업무보고서를 보았다.

“사장님, 주간 업무보고 보다는 일일 업무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할 가요?”

“놔두세요. 합자사 초기라 자기들도 바쁠 테니까요.”

구건호는 경제신문을 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금호아시아나의 동생이 형님 회장한테 공동경영 합의문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합의문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또 싸움이 시작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보자. 50억 추가로 돈 넣은 지 한 달이 넘었다. 한번 주가를 흔들어 개미들 떨어져 나갔으니 얼마나 올랐나 보자.”

금호석유화학 주식이 2배나 올라 있었다.

“흐흐흐, 그러면 그렇지. 내돈 150억원이 300억이 넘었군.”

구건호가 증권계좌를 열어보고 벙긋거리자 정지영씨가 물었다.

“사장님, 뭐 좋은 일 있으세요? 아까부터 자꾸 웃어요. 인터넷에 재미있는 기사가 떴나요?”

“아니오. 옛날 생각이 잠깐 나서.”

구건호는 주식을 전량 매도할까도 생각했다.

“아니야. 형제싸움은 이제 시작이야. 봐라, 새로운 개미들이 또 달려든다. 한 번 더 흔들고 가면 날아가겠지. 이번엔 자금력을 바탕으로 내가 흔든다. 딱 1년만 담가놓고 숙성될 때 까지 기다리자. 그래야 맛이 우러날 테니 말이다. 흐흐흐.”

김민혁이 주간 업무보고서에 중국의 상해와 소주의 석간신문에 광고를 냈다는 보고서가 올라왔다. 이틀 후에는 신문광고를 오려서 우편으로 보내오기도 하였다.

“광고는 그럴듯하게 만들었군. 여기도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있나 보네.”

구건호는 전화로 김민혁을 불렀다.

“바쁘지? 중국 신문에 낸 공단 유치 광고는 잘 보았다. 문의 사항이 좀 들어 오냐?”

“십여군데 들어왔는데 두 군데가 계약이 될 것 같아. 10군데는 중국에 나와 있는 한국기업들이 관심을 보여 설명은 내가 해주었네. 중국기업 문의 들어온 건 까오쫑이 상담했는데 거기선 한군데가 계약될 것 같아.”

“그래? 고생했다.”

“너무 실적이 저조해. 그래서 한국 신문에 낼 광고 문구를 기안하고 있어.”

“그래? 광고 기획사들이 있으니까 거길 한번 이용해 봐라. 한국 기획사에 말이다.”

“그래도 초안은 내가 작성해야지. 아무튼 만들면 도안까지 해서 보낼게. 아니, 보고할게.”

김민혁이 한국 신문에 낼 광고 도안을 보내왔다.

구건호가 강부장과 정지영씨를 불렀다.

“이것 봐 보세요.”

강부장과 정지영씨가 광고 도안을 보았다.

“이게 중국에서 만든 겁니까? 중국도 전문가들이 많은 모양이네요.”

“아니오. 한국 기획사에서 도안한 겁니다. 문구 같은 건 김민혁이가 했고요.”

“이 친구 이런 재주도 있었네요. 잘 만들었네요.”

“옆 디자인 사무실 친구한테 보여줘 볼까요?”

그렇게 해 보세요.

정지영씨가 광고 도안을 들고 옆 사무실로 쪼르르 달려갔다..

옆 사무실로 갔던 정지영씨가 웃으며 돌아왔다.

“잘 만들었데요. 전문가 솜씨래요.”

“그래요? 그럼 강부장님은 조중동에 5단광고비 알아보시고 코리아나 호텔에 언제 예약하면 되겠느냐고 김민혁하고 상의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구건호는 점심을 먹으러 역삼동 변희열 사장이 운영하는 일식집으로 갔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시간이라 손님은 많지 않았다.

“장사 잘되시죠?”

“어? 구사장님. 차 안가지고 오셨어요?”

“사무실에서 운동 삼아 슬슬 걸어왔어요.”

주방 일을 보고 있는 까까머리도 웃으며 구건호를 맞이했다.

“변사장님은 성공하셨네요. 이 집이 손님 많다고 지난번 양지건설 유광호 사장이 그랬잖아요.”

“손님은 좀 있습니다. 조카가 워낙 음식 솜씨가 좋아서 입소문은 났는데 부채 때문에 걱정입니다.”

“부채가 왜요?”

“여기는 강남 바닥이라 임대 보증금과 권리금이 만만치 않아요.”

“임대보증금과 권리금이 얼마인데요?”

“합쳐서 3억이나 들어갔습니다. 아파트 융자 받아서 마련했는데 이자가 많이 나가니 재미가 없네요.”

“은행 놈들 좋은 일만 시키고 있군요.”

“그런 가 봅니다. 앗, 손님이다. 어서 오십시오!”

변사장이 큰 목소리를 내며 다른 테이블로 메뉴판을 들고 뛰어갔다.

“흠, 부채라... 그게 발목 잡는 거지.”

구건호는 혼자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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