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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큰손 이야기-28화 (28/501)

# 28

B2B 전자결제 (2)

(28)

구건호는 와이에스테크에 들어 온지 2개월째 접어들고 있었다.

한여름의 더위도 서서히 물러가고 굳은 비 내리는 날이었다. 이날도 구건호는 야근을 하였다.

“계정과목 코드번호는 나도 많이 암기해 전산 입력 속도가 빨라졌다.”

이날은 총무과장도 야근을 하였다.

“총무과장님도 오늘은 바쁘신 모양이네요.”

“말마. 내일이 월급날인데 직원들 4대보험 계산을 해야지. 생산직도 뭔 놈의 야근과 심야 수당이 많은지 일일이 체크 해야 돼.”

“고생이 많으십니다.”

구건호는 대충 자기 일을 끝내고 총무과장 앞으로 갔다.

“과장님 뭐 도와 드릴일 있으면 이야기 하세요.”

“그래? 그럼 생산직 임금계산은 내가 할 테니 사무직 꺼만 도와 줘.”

“알겠습니다. 얼른 계산하지요. 이걸 해야 내일 나도 월급 탈수 있으니까요.”

둘이 같이 일을 하니 작업 능률이 올랐다. 두 시간 걸릴 것 한 시간에 끝냈다.

“고마워, 둘이 하니 빨리 끝났네. 내일은 종업원들 급여 나가는 날이라 돈이 많이 나가겠네. 경리에서도 이 많은 직원들 급여 넣어주려면 시간께나 걸리겠다.”

“자금 집행 관계는 김 부장님이 하십니다.”

“구건호씨는 숙소가 천안 두정동이라고 했지?”

“네, 아직 둔포읍에 방을 못 구했습니다.”

“둔포도 방이야 얼마든지 있지. 술 마시고 놀긴 두정동이 났지.”

“과장님도 집이 그쪽 아니십니까?”

“맞소. 나도 두정동 살아요. 지하철 옆에 있는 푸르지오 아파트에 살아요.”

“아휴, 좋은데 사시네요.”

“오늘 비도 오고 그러는데 집 근처에 가서 맥주나 한잔 할까?”

“제가 대접해 드리지요.”

“그럼 차 집에다 갖다 놓고 두정역 사거리로 와. 사거리에 있는 국민은행 앞에서 만나지.”

“알겠습니다. 바로 가지요.”

총무과 황과장과 구건호는 천안 두정동의 맥주 집에서 만났다.

“진작 선배님을 모셔야 하는데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모시긴 뭘 모셔. 자, 자. 한잔 마시고 이야기 합시다.”

밖에는 굳은 비가 계속 내렸다. 천안시 두정동은 번화가답게 밤늦게 까지 네온싸인이 빛났다.

“경리 김 부장은 언제부터 출산휴가 들어가요?”

“글쎄요. 다음 달 정도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그 인간 빨리 집에 갔으면 좋겠어. 자기가 할 일을 왜 나한테 몽땅 떠넘기는지 모르겠어.”

“경리 업무량이 많아서 그렇겠지요. 이해하세요.”

“이번에 사람 뽑는 것도 그래요. 이번 경리 지원자는 실력 있는 사람이 많았어요. 구건호씨 한 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이야긴 대충 저도 들었습니다.”

“사장님은 사료회사 경리로 있던 여자를 채용 하려고 했어요. 전산회계 1급에다가 금융관련 자격증도 있고, 특히 일본 유학생 출신이라 어학 실력도 좋았어요. 더군다나 인물도 단연 돋보였잖습니까?”

“그 분은 먼저 있던 회사에서...”

“먼저 있던 회사에서 오라고 한 것 좋아하네. 경리부장이 자기 자리가 흔들릴 것 같으니까 거짓말 한 거예요. 그 여우같은 년이.”

“설마...”

“자기가 만만하게 데리고 있으려고 두 번째 추천한 사람이 올해 상고 갓 나온 학생을 뽑으려고 했지요. 그건 사장님이 반대했습니다. 너무 어려서 김 부장이 출산 휴가 중 혼자 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벅찰 것 같다고 했지요.”

“그랬군요.”

“그래서 경리에 약간 물을 먹고 나이도 자기보다 한참 어린 구건호씨를 추천한 거지요. 또 출산휴가 끝나고 복귀하더라도 구건호씨는 다른 부서 갈수 있겠다고 생각했겠지요. 구건호씨는 생산 쪽 경험도 있고 보통1종 운전면허도 있으니 물류팀이나 영업팀에서도 일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거지요.”

“흠... 그랬군요.”

“사장님은 한량 기질이 있어 자금관계도 모두 경리 김 부장에게 일임하고 있습니다. 주거래 은행 통장과 OTP단말기 모두 김 부장에게 맡겼지요. 자금 문제만큼은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은 사장이 직접 관리하는 데가 많습니다. 그러니 그년이 백여우가 되어 다른 사람 알기를 아주 우습게 여기지요.”

“그건, 사장님이 김 부장님을 믿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외상매입금 돈 줄 때 보세요. 자기한테 잘 하는 업체는 빨리 지불해주고 마음에 안 들면 3개월, 4개월씩 끕니다.”

“그럴 리가요. 자금 집행은 회사 자금 사정에 따라 집행하겠지요.”

“총무에서 상대하는 복사기 리스회사나 문구류, 구내식당 식자재 구매비용은 죽어라 하고 늦게 줘요. 개 같은 년이.”

“하하, 좀 취하신 것 같습니다. 과장님.”

“구건호씨, 김 부장 출산 휴가 중 자금관계 잘 인수 받아요. 경리는 회계전표 입력하고 세무신고나 결산도 중요하지만 자금을 꽉 잡고 있어야 합니다.”

“하여튼 과장님, 아니 형님 말씀 잘 기억해 놓겠습니다.”

“구건호씨는 처음에 왔을 때 내가 갈군다고 싫었지?”

“별 말씀을. 형님이 언제 그랬습니까?”

“거짓말 마. 내 다 알아.”

“벌써 1500CC나 마셨네요. 형수님께서 기다리시겠어요.”

“기다리긴, 아직 안 왔어. 오늘 야근이래. 대학병원 간호사는 그게 지랄이야.”

“아이고, 대학병원 간호사면 최고 좋은 직업 아닙니까. 저는 부럽기만 합니다.”

구건호가 입사한지 3개월째 접어들었다.

경리 김 부장의 배는 산월이 가까워서 그런지 배가 동산 만하게 부풀어 올랐다. 사장이 지나가다가 김 부장에게 말했다.

“김 부장. 회사 일도 좋지만 너무 무리하지 마. 구건호씨한테 대충 인계하고 집에서 쉬어요.”

“부가세 신고만 하고 휴가 들어가겠습니다.”

“신고도 좋지만 그러다가 건강 헤치면 어쩌려고. 출산이 오늘 낼 하는 것 같은데.”

김 부장은 구건호에게 업무를 인계하기 시작했다.

“회계전표 전산입력은 지금처럼 하시면 되고요. 혹시 일 하시다가 막히는 것이 있으면 문자 줘요. 아니면 우리 거래하는 회계사 사무실 정 부장에게 물어봐도 좋아요.”

“알겠습니다.”

“이건 전도금이에요. 회사에서 급하게 소액 현금이 필요할 때 사용하시면 되요. 전도금은 100만 원 정도면 될 거예요. 소액현금 집행도 반드시 영수증 챙겨야 됩니다.”

“예, 예. 당연하지요.”

“소액도 직원들이 출금전표 들고 오면 반드시 팀장 싸인 받아 오라고 하세요. 10만원 넘는 금액은 사장님 싸인 받아오라고 하세요. 경리는 싸인 받아온 것 자금 집행만 하지 결재 권한은 없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외상매출금 삐투삐(B2B) 들어오는 것 하고 원자재 외상매입금 집행관계는.... 사장님과 상의하고 알려드리지요.”

“삐투삐는 들어오는 즉시 할인합니까?”

“아니요. 미리 하실 필요는 없어요. 수수료 나가니까요. 자금 집행 전에 하시면 되는데... 이 문제는 사장님과 상의해서 말씀 드리지요.”

“알겠습니다.”

김부장은 자금관계를 어떻게 할까 하고 고심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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