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화 폭격 개시!
처음 강현이 다연장로켓포 천무로 위력을 선보인 순간.
미 함대 사령관은 전율했다.
그 위력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한 대의 다연장로켓포로 저 정도라면 만약 함선을 사용한다면 어느 정도일까?’
위력을 썩히기가 아까워서.
천무도 분명 좋은 무기다.
그러나 현재 바다 위에 위용을 자랑하는 미 항모전단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전투를 위해 가장 최신 최강의 함선들로만 전단을 꾸렸다.
‘분명 상상도 못 할 위력을 낼 거야.’
그는 그리 앞뒤가 꽉 막힌 인사가 아니었고.
강현의 부대찌개를 맛본 후로는 가장 강력하게.
“최강현 병장의 능력으로 함선과 항모, 전투기들을 강화해야 하네. 그게 승리의 열쇠야.”
항모전단 강화를 주장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사령관님, 타 국가 병사에게 전단 전체를 맡기는 것은 그리 추천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또 안전성의 문제도 있습니다. 마나 원자력 함의 폭발력을 생각했을 때 쉬이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네, 다른 함선들도 실은 탄약이 많습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첫 번째는 안전성 문제.
항공모함과 함선들에 마나를 불어넣다가 망가지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시 생기는 피해는 천무와 비교가 안 된다.
뿐만 아니라 항공모함의 동력은 마나 원자력.
기존 원자력 기술에 마나 회로를 추가한 기술로 효율과 안전성은 기존 기술보다 위였으나.
만일 잘못되어 폭발하면 폭발력이 훨씬 거대했다.
한 번의 실수로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모든 게 끝날 수도 있다.
얻는 것도 확실하나 잃는 게 너무 많았기에 다들 겁을 먹었다.
“그리고 최강현 병장의 마나와 능력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가도 문제입니다.”
“함선 하나만 해도 천무의 몇십 배 크기입니다. 훈련 진행만도 짧은 시간인데 마나가 얼마나 차오를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너무 모험입니다.”
“더군다나 최강현 병장이 싸움도 전에 퍼져 버리면 더 큰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강현 병장은 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간다 들었는데 그가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지도 의문입니다.”
개새끼들.
거센 반발에 순간 함대사령관이 이성을 잃고 욕을 뱉을 뻔했다.
‘아니지, 내 지위를 생각했을 때. 욕 정도는 괜찮잖아?’
그가 간신히 유혹을 뿌리치고는 부관들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
“언제부터 미군이 가능성에만 목매는 집단이 되었지?”
그의 호통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고통을 견디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정신은 어디로 간 건가? 가능성이라는 불안함에 발조차 내딛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어 버린 건가 미군은?”
함대사령관의 번뜩이는 눈빛.
그가 생각하기에 미군은 약해졌다.
과학도 좋고 전술도 좋다.
더욱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는 마나라는 신기를 보면서도 확률이란 것에 너무 목매고 있지 않으냐 말야. 다들 봤잖아. 한국군을. 그들은 비록 기술은 부족할지 몰라. 그러나 그 정신을 보았지 않은가.”
기술이라는 이름에 확률이라는 가능성에 목매는 집단이 되어 버렸다.
너무 강해져서일까? 아니면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좋은 일은 아니다.
“때론 위험해도, 때론 힘들어도, 때론 남들이 비웃는 길이라도 승리를 위해서라면! 모두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해내는 게 우리 네이비실, 미군의 임무임을 있었나? 대답해 모두!”
“아닙니다! 사령관님!”
“편한 날은?”
“어제까지다!”
사관 훈련받을 때 가장 많이 외쳤던 네이비실의 슬로건.
편한 날은 어제까지.
“그래 편한 날은 어제까질세. 최강현 병장을 불러와. 그와 직접 이야기를 해 봐야겠어.”
그리고 사령관실로 들어온 강현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오브 코스, 와이 낫?”
된다 말했다.
오히려 왜 안 되겠습니까, 반문까지 할 정도.
“시간이 많지 않네. 모든 함선에 마나를 충전할 수 있겠는가? 자네가 가고 나서도 위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문제고.”
방금까지 자신감 넘치던 함대사령관마저 그에게 되물을 정도.
너무 당당해서 순간 뭔가 잘못 통역된 줄 알았다.
물론 시간도 없고 마나도 많이 필요하며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안 되면 되게 하라.”
비록 특임대의 슬로건은 아니지만 어쨌든 군인 정신이란 그런 거다.
까라면 까야지.
안 된다는 말보단 해 보겠다는 말이 우선인 곳이 군대.
“그리 배웠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가능합니다.”
물론 자신도 있었다.
강현의 대답에 함대사령관이 부관들을 다시금 돌아보았고.
그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력에서 저버렸습니다.”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강현의 정신력이 그들보다 한 수 위임을.
그렇게 낮에는 훈련을 밤에는.
[함선에 마나를 충전합니다. 마나 충전 현재 56… 61… 63%]
미군 함선에 올라타 함체와 탄약 각종 무기에 마나를 충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물론 마냥 쉽지는 않았다.
마나도 예상을 한참 웃돌 정도로 많이 필요했고 부위마다 양을 조절하는 세심함도 필요했다.
특히 엔진이나 함포 등 예민하고 위험한 부분에 마나를 채울 때면 주변을 모두 통제해야 할 정도로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마력지체로 인해 마나가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정밀함, 절약 정신 등의 보조를 받습니다!]
[연구 책임자의 눈을 발동합니다! 마나 분석, 흐름 파악 등을 이용하여 함선에 흘러간 마나를 재배치합니다!]
강현의 끝없는 마나와 연구자의 눈은 그걸 가능케 했다.
생각보다 완벽하게 그리고 빠르게.
강현이 통로를 열기 이틀 전.
“모든 작업 끝났습니다.”
“벌써? 함대 모두를 충전했단 말인가?”
모든 작업을 끝마쳤다.
속도만으로도 놀라울 일인데.
“안전성 또한 문제없습니다. 적의 직접적인 공격이 아닌 이상 폭발할 일은 없을 겁니다.”
안정성까지 잡았단다.
놀랄 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위력 또한 제가 있을 때만큼은 못하지만 준하는 위력을 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스킬이 없는데도 그게 가능한가?”
강현의 말에 함대사령관을 비롯해 부관들도 놀랐다.
그냥 마나를 넣어 강화한 정도가 아니었단 말인가?
“네, 약 70~80% 정도까지 가능합니다.”
강현의 장담에 그들 모두가 말을 잊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물론 강현에겐 가능했다.
[군 작전사령부 능력을 이용하여 사전 작전 지시를 내립니다. 전 함선에 화기 마스터리 및 관련 스킬을 적용합니다]
[사용자가 없어도 스킬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위력이 20~30%정도 반감됩니다]
바로 군 작전사령부 능력 덕분.
이로써 모든 준비가 끝난 셈.
“사령관님께 따로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뭐든지 말해 보게 내 항모를 달라는 것 말고는 다 들어주지.”
“…….”
강현이 함대사령관과 따로 남아 추가적인 작전과 요청을 합의한 후부터.
* * *
“때가 왔다! 장막 걷어!”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사령관의 명령에 홀로그램이 걷혔고.
바다 위에 몸을 숨기고 있던 함선들의 웅장한 거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짙푸른 마나를 함빡 머금어 파란색으로 칠을 했나 싶을 정도.
물론.
“자, 그럼 미스터 초이의 축복을 받은 함포의 위력을 맛봐라. 이 망할 새끼들아.”
색이 짙푸를수록 위험하다는 걸 놈들은 모르겠지.
사령관의 명령에.
우우웅.
각 함선에 탑재된 포가 일제히 전장을 향해 머리를 돌렸고.
“일제 사격 개시!”
시퍼런 마나와 귀가 먹먹할 정도의 굉음을 일제히 뿜어냄과 동시에.
전장터가 폭발과 마나로 뒤덮였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계속 쏴! 모두 쓸어 버려!”
“압도적인 화력으로!”
함포들이 연신 불을 뿜었고.
크아아악!
적들이 폭발에 휘말려 산화했다.
압도적인 위력을 넘어 아름다울 정도.
함대사령관은 물론 처음엔 반대했던 부관들마저도.
상상했던 것 이상의 화력에 넋을 잃었다.
물론 전선에서는
“이런 제길! 이러다 다 뒈지겠어!”
“미친 이건 너무했잖아!”
“방벽! 방벽 유지!”
“다들 꽉 잡아!”
감탄할 정신 따위 없었다.
쏟아지는 폭격 바로 앞, 몰아치는 마나와 화염 폭풍.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방벽을 뚫으려는 몬스터들을 마주한 상황.
“자, 잠깐! 적당히 쏴 젖히라고 해!”
“놈들을 억제하려면 어쩔 수 없어!”
방벽이 힘든 건 알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방금 몬스터의 몸을 빌려 다시 살아난 사도들.
그전에도 S급 헌터들을 압도했던 놈들이다.
지금은 더욱 강해졌을 터.
“한꺼번에 놈들을 쓸어 내지 못하면 우리가 죽어! 견뎌!”
화력을 분산했다가 놈들을 죽이지 못하면 그대로 패배다.
차라리 견디는 쪽이 안전하다는 지휘부의 판단.
그들이 간신히 방벽을 유지할 때.
-만물단! 만물단 무기 연결 활성화!
강준진의 다급한 명령이 들려왔고.
만물제작자 김두식에게 무기를 받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우웅.
자신들의 무기에 마나를 한껏 집어넣으며 집중하길 잠시.
곧 그들의 무기에서 뻗어 나간 마나가 서로 연결되더니.
[김두식의 무기들이 서로 공명합니다! 군 작전사령부 특수 스킬 무기 공명을 발동, 파장을 주변으로 확장합니다!]
김두식이 만든 무기들이 서로 일정한 음으로 공명하며 마나를 퍼뜨리자.
[군단 능력이 공명음의 도움을 받아 강화됩니다!]
방벽 또한 같이 진동하며 거센 마나를 뿌려 었고.
몰아치던 폭풍과 몬스터들을 밀어냈다.
방벽과 놈들 사이에 생긴 작은 틈.
“무기 공명 완료! 방어선과 전선 분리 완료!”
이어진 보고에.
“함대에 전해! 완전히 날려 버리라고!”
강준진이 항공모함에 추가 화력을 요청.
“출격하라. 모두 쓸어 버려.”
함대사령관의 명령에.
슈우우우우.
항공모함 활주로 위, 짙푸르게 빛나는 전투기의 엔진에서 하얀 불이 쏟아지길 잠시.
활주로를 벗어나 공기를 찢으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항공모함에 탑승한 전투기들이 연이어 공중에 모습을 드러냈고.
“투하하겠다.”
마찬가지로 강현의 마나를 가득 머금은 미사일들을 일제히 바닥에 쏟아부었다.
마치 푸른 빛이 세상에 번지듯.
인지를 벗어날 정도의 폭발에 귀와 눈이 잠시간 멀었고.
폭격이 끝난 자리엔.
“…끝이야?”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지우개로 지운 듯 사라진 적들.
통로 또한 입을 벌린 채 더는 아무것도 토해 내지 않았다.
그들이 잠시간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전 선원 항공모함에서 다른 함선으로 이동한다. 실시.”
함대사령관이 무언가를 짐작한 듯 선원들을 비롯한 모든 물자의 이동을 명령.
그가 요동치는 통로를 보며.
“마지막 카드를 준비하마. 미스터 초이.”
들리지 않을 보고를 마쳤다.
* * *
앤서니 데이비스.
킹피닉스의 조련사이자 검성의 친우.
게이트 공략에 참여했던 실종자이며.
“아빠… 왜 그러고 있어요…….”
제니퍼 데이비스의 아버지.
지금은 지구의 사도가 되어 버린 영웅.
제니퍼가 눈물 가득한 목소리로 아버지를 불렀으나.
“…….”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저 살기와 귀기가 어린 눈으로 오랜만에 본 딸을 노려볼 뿐.
가슴이 아팠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는 항상 따뜻한 눈으로 자신을 보았는데.
왜 저런 눈으로.
“아…….”
그녀가 다시금 입을 벌릴 때.
파앙.
코앞까지 불꽃이 날아왔고.
어느새 나타난 강현이 불을 손으로 잡아챘다.
저릿한 손바닥.
죽이려 했다.
자신의 딸을.
“왜…….”
그러나 제니퍼는 분노보다는 슬픔을 느꼈다.
괴로움과 슬픔.
그녀의 정신이 허물어지기 직전.
크르르르!
해태가 자신의 주인을 공격한 킹피닉스를 보며 이빨을 드러냈고.
위협적으로 울며 달려들었다.
멈춘 것만 같던 시간이 다시 흘렀다.
킹피닉스와 앤서니는 제니퍼를 집요하게 노렸고.
“그만, 그만해요! 제발!”
제니퍼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강현은 다른 사도들을 홀로 상대하는 중.
“끼이잉-”
하지만 해태는 킹피닉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킹피닉스가 해태를 불로 휘감아 태우려 할 때.
“구찌! 해태랑 같이 킹피닉스를 상대해!”
강현이 결단을 내렸다.
이제 저들은 과거의 영웅이 아니다.
“사도가 된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어둠에 먹힌 자들일 뿐.
대신.
“고통 없이, 최대한 빨리 끝내겠습니다.”
영웅에 대한 예우로서 추하지 않게 단번에 죽인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사도들을 향해 강현이.
[뫼절을 발동합니다 공간을 비롯하여 앞을 가로막은 모든 걸 가릅니다]
깊고 깊게 검을 휘둘렀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기 위해 싸우는 동안.
“크아아앙!”
“뀨우우우!”
키이이-!
신수들은 그야말로 동물처럼 싸웠다.
해태와 구찌가 연합, 킹피닉스를 맞이해 달려들었고.
놈의 검붉은 불꽃을 상대로 분투했다.
문제는 신수 특유의 재생력.
해태도 피닉스도 재생력이 뛰어났기에 서로의 날개를 뜯고 몸을 헤집어도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심지어 피닉스이다 보니.
캬아아악-!
킹피닉스가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부활하며 그때마다 위력을 더해갔다.
“끼이잉, 왈!”
하지만 해태는 부활할 수 없다.
결국 재생력의 한계가 찾아왔고 해태가 힘을 잃기 직전.
“해태!”
제니퍼가 일어섰다.
아버지와 싸워야 한다는 운명이 괴로웠으나.
“아쿠아 모드!”
조련사로서 신수를 외면할 수 없다.
그녀가 능력을 발동해 해태를 보조, 힘을 회복한 신수가 다시금 물을 뿌려대었고.
“덮어!”
그녀의 명령대로 거대한 파도가 된 해태가 킹피닉스를 비롯해 사도들까지 모두 휩쓴 순간.
“구찌 같이 덮어!”
“뀨우우우!”
강현이 구찌에게 보조할 것을 명했고.
[구찌의 사멸의 불꽃과 해태의 저스티스 웨이브가 뒤섞입니다! 새로운 연합 스킬 태극을 획득했습니다!]
불과 물이 서로 뒤섞이고 어우러지며 전장을 지배하기 시작.
킹피닉의 능력을 밀어내고 사도들의 몸을 휘감았다.
그 가운데.
“마침 딱 어울리는 공간이 있지.”
[검탑에서 붉은 검고기가 뛰노는 푸른 바다를 소환합니다!]
강현이 최적의 전장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