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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256화 (256/277)

256화 스승들의 심득

……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정말 지금껏 배운 기술, 스킬, 심득 그 외에도 진실로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짜냈다.

군대에서 새롭게 열린 시야.

지난 싸움에서 느꼈던 고양감과 깨달음들.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보았으나.

“허억, 허억. 허억! 이 괴물 같은 새끼!”

남궁건은 강현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정말 그의 검끝은 강현의 피부 어느 곳도 스치지 못했다.

그 정도로 강현은 그를 철저하게 완벽하게 파훼했다.

“일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눈동자.

“으으윽!”

남궁건이 강현의 냉정한 눈을 보고는 다시금 검을 잡았으나.

역시나.

“커어억!”

패배했다.

몇 번이나 덤볐지? 열 번은 넘었던 거 같은데.

확실한 건 남궁건의 스무 살 인생 동안 겪었던 패배보다 지금 강현에게 당한 패배가 더 많다는 점.

힘에는 힘, 속도에는 속도, 스킬에는 스킬, 숙련도에는 숙련도, 심득에는 심득, 기교에는 기교.

강현은 남궁건이 꺼내 보인 모든 수를 잔혹하리만치 정면에서 맞받아쳤고.

모두 승리했다.

어느 한 곳 강현보다 뛰어난 것이 없다.

“이제… 그만.”

남궁건이 고개를 떨궜다.

“이만하면 됐어.”

충분히 확인했다.

이제 더는 가진 카드가 없다.

남궁건의 마음이, 자신감이, 지난 시간 동안 쌓아 왔던 노력들이 완전히 박살 났다.

“뭐야? 벌써 포기하는 거냐?”

“…빌어먹을, 나 보고 어쩌라는 거야.”

“딱히 뭘 하라는 건 아니고 정말 이 정도로 포기하는 건가 싶어서.”

“스무 번이나 덤벼서 못 이겼잖아! 당장 뭘 어쩌라는 건데!”

강현의 말에 남궁건이 와락 얼굴을 구기며 소리 질렀다.

“뭐가 포기냐! 난 할 만큼 했다고!”

“그러냐? 그럼 어쩔 수 없고.”

남궁건의 외침에 강현이 그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본인이 할 만큼 했다는데 어쩌겠는가.

다만.

“너희 스승님은 아직 한참 남으셨나 본데?”

“뭐?”

“검왕님은 스무 번 한참 넘으셨거든. 이번이 서른두 번째던가?”

자신과 싸우는 중에도 검성과 검왕의 싸움 횟수를 세고 있었단 말인가?

자존심 상한 것도 잠깐 스승을 바라본 남궁건의 눈가가 떨렸다.

“어째서 저렇게까지?”

“글쎄 확실한 건 검왕님은 아직 포기하실 생각이 없으신가 보다. 누구랑 다르게.”

강현의 답에 남궁건이 입을 다물고는.

“크하하하하! 죽어라! 죽어!”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이석천을 향해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검왕을 바라보았다.

무복 전체가 시뻘겋게 물들다 못해 양팔이 떨어져 나간 상태.

그러나 그는 입에 검을 물고선 달려들었다.

처음, 패배와 동시에 죽음을 맞이했고.

다시 깨어난 그가 이곳이 죽지 않는 세계임을 깨닫고선.

“이번에야말로!”

죽음을 도외시하며 이석천에게 달려들었다.

검들이 빗발쳤고, 그사이 검왕이 피를 흩뿌리며 달려들었다.

이를 맞이한 검성 이석천의 눈도.

“이번이 서른세 번째네.”

뜨겁게 빛났다.

푸화학!

검성의 검이 빛을 발함과 동시에 검왕의 몸이 붉은 혈액으로 산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작 서른세 번이라고? 아직 멀었어!”

다시 등장한 검왕이 희게 미소 지었다.

그렇게 싸우고 죽고 싸우고 죽고를 반복.

“그만, 그만하세요. 스승님 그 정도면 되었지 않습니까.”

스승의 처절한 몸부림에 남궁건이 눈시울을 붉히며 애원했다.

“검왕이라는 이름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더는 비참해지지 마십시오!”

백한 번째 죽음을 맞이한 순간 남궁건이 소리쳤고.

“입 닥쳐라, 애송아.”

산군이 남궁건을 타박했다.

“제자라는 놈이 스승의 위대한 뜻도 모르고. 쯧.”

그의 말에 남궁건이 따지려 할 때.

“잠자코 기다려. 이제부터가 진짜니까.”

강현이 남궁건의 어깨를 내리누르며 인내를 강요했다.

그리고.

“대호 자네가 그랬지? 나 또한 심마에 들었다고.”

막 재탄생을 마친 검왕이 하늘을 바라보며 넌지시 물었다.

“그랬지.”

“아직도 심마로 보이나?”

“미안하군. 이거 오늘 실수를 많이 했어.”

“알아주었다면 되었네.”

검성이 지금껏 보였던 광기 어린 미소를 지우고 담담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일렁이는 눈동자 깊은 곳.

“매일 고민했고 기도했다. 기억 속에서라도 이기기를.”

“그래서 이겼나?”

“졌지.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아니, 수만 번을 졌지.”

“그랬군. 슬픈 이야기야.”

“밤새 꿈속에서 자네와 검을 나누었고 졌네. 그때마다 일어나서 그랬지. 이석천 이 개같은 놈! 치사한 거렁뱅이 새끼! 끝까지 한 번을 안 져 주고 떠났구나!”

이 무뢰배, 번개 맞아 뒈질 육시럴 할 새끼!

아아아아아주 쌍놈의 새끼이자 천둥벌거숭이보다 더 바르작거리는 모오오옷난 놈!

“그, 그만! 멈춰! 지금 일부러 욕했지!”

“아닌데? 그냥 예전 이야기 하는 건데?”

“그런 것 치고는 감정이 너무 생생하잖아!”

“어쨌든.”

검성의 불만을 일축한 검왕이 다시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그 수만 번의 싸움 끝.”

검왕의 짙은 눈 밑, 불안정한 마나와 기세.

심마가 아니었다.

내면 깊고 깊은 곳까지 침잠해 이룬 끝없는 심상 수련.

그 여파가 너무나 강해 신체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마치 심마에 든 것처럼 보였을 정도.

산군 서대호가 이제야 알아차릴 정도이니 얼마나 깊고 위험했을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지난 칠 년. 내 모든 것을 걸고 부딪혔다네.”

그렇게 미지의 영역, 이젠 만날 수 없다 생각했던 영역에 도전한 지 자그마치 칠 년.

보통이라면 진즉에 그만뒀으리라.

학을 떼며 도망치거나 스스로 무너졌으리라.

그러나 검왕은 홀로 꼿꼿이 견뎌 냈다.

남들이 무어라 해도.

“이제야 얻은 것들을 점검해 볼 수 있다니. 행복하군.”

그래서 웃었다.

영원히 가설로만 떠돌았던 이론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런 검왕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그래, 검수는 검을 부딪쳐야 비로소 납득하는 법이지.”

검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검에 미친 자들.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했다.

“비참? 저렇게 멋진 스승을 두고 그딴 말이 나오더냐?”

산군도 같은 무의 길을 걸어가는 자이기에 검왕이 한 짓이 얼마나 말도 안 되고 위험한 일인지 알았다.

산군이 남궁건을 보며 혀를 찼고.

“너무 나무라지는 말게나. 이제라도 보여 줄 수 있어 다행이지.”

검왕이 초탈한 얼굴로 검을 들었다.

검성도 그를 마주해 검을 드니.

“잘 보거라 건아. 이게 새로운 제왕제검이다.”

“강현아, 똑똑히 봐라. 진짜 경지에 이른 검수를.”

서로 제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았다.

씨익 웃은 두 검수가 마주 달려들었고.

검왕이 검성을 향해 첫 검을 떨쳤다.

바르르 떨리는 검.

하나 힘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검성이 어디로 움직이든 쫓아가기 위해서.

수많은 가능성을 담은 검 끝이 자신을 노렸으나.

“…….”

검성은 묵묵히 검 끝을 바라만 볼 뿐.

무한한 가능성이 두렵다면 가능성을 지운다.

검성이 택한 심득.

가능성이 사라지자 검왕의 검은 그저 떨리는 검이 되었고.

스쳐 지나가는 검날을 손끝으로 밀어내며 이번엔 검성이 검을 떨쳤다.

푸화하학!

검성의 검이 짙은 파도가 되어 몰아쳤고.

검왕의 검이 만개하여 버텼다.

만개한 기운이 흩날리며 거친 파도를 덮었다.

“하압!”

“흡!”

직후 검왕이 오히려 상대의 기운을 타고 다가섰고.

검성은 검을 비껴든 채 기다렸다.

둘이 스치는 순간.

검왕이 만들어 낸 검날들이 일제히 떠올랐다.

그 어지러운 시야 속.

그가 너울거리며 검성의 목을 노렸다.

이에 반해 이석천은.

그의 검을 흘리며 물러나고 또 물러섰다.

방금과 뒤바뀐 처지.

“스승님!”

남궁건이 스승의 승리를 응원했으나.

“끄응.”

검왕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닿지 않는 검, 상대의 세상이 점점 넓어진다.

그때.

“재밌는 검이로군.”

검성이 구경은 끝났다는 듯 몸을 휘돌리자.

파도가 그를 중심으로 모였다.

소용돌이가 되어 모든 기운을 빨아들이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간 산산조각 나리라.

“크윽!”

결국 검왕이 몸을 빼냈고.

그 틈을 노리고 있던 검성 이석천이 하늘과 함께 검왕을 베어 버리려 할 때.

“이런.”

허공을 보곤 미간을 찌푸렸다.

한 자루, 두 자루… 아니, 세는 건 무의미하다.

“검성을 넘을 수 없다면. 그 이름을 취할 수 없다면. 그 아래에 있는 모든 검수의 검을 취하리라. 그것으로도 모자라다면 꺾인 나의 검으로 산을 쌓아 별의 끝을 취하리라.”

검왕이 검을 든 채 천천히 읊조렸다.

“하늘에 떠오른 별을 잡기 위해 준비했다네. 마음에 드는가?”

검성을 꺾어 검을 완성하는 대신 지금껏 꺾은 검수들의 검과.

검성에게 꺾인 자신의 검을 가져왔다.

그리하여 별의 영역에 도달하려 했다.

검성이 하늘을 빼곡히 메운 검들을 보며 아까 검왕과 같이 희게 웃었다.

“아름답군. 보답해야겠지.”

그리곤 하늘에 짙푸른 달덩이를 띄워 올렸다.

자신을 여러 번 깔아뭉갰던 달의 등장에 검왕이 침을 꿀떡 넘겼다.

하나 확신했다.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다.

이 수많은 검이라면 달을 막아 낼 수 있다!

그런데 그때.

검성이 하늘을 향해 검을 흩뿌렸고.

쩌어엉!

달을 갈랐다.

멈추지 않고 검을 휘두르고 또 휘둘러.

수백 조각으로 흩고 나서.

“아, 물론 그대로 돌려준다고는 안 했네. 나 또한 얻은 게 있거든.”

검성이 검왕을 보며 입 끝을 쭉 찢어 보였다.

산산이 부서진 달 아래, 시리게 웃는 악마와 같은 검수.

이게 바로 검왕이 보았던 검성의 진짜 모습.

“흐흐, 흐흐흐흐흐!”

검왕이 그런 검성을 마주한 채 미친 듯 웃었다.

즐겁다!

왕의 검 무리와 별의 유성이 차츰 힘을 더해 갔고.

“크아아악!”

“하하하!”

둘의 심득이 격렬히 부딪혔다.

그 대결을 보며 강현이 전율했다.

‘새로운 깨달음!’

검성 이석천의 기억, 그가 전해 준 검에는 저러한 깨달음이 없었다.

분명 그가 말했다. 새로 얻은 게 있다고.

방금 달을 자른 건 바로 강현이 펼쳐 보였던 뫼절.

월하를 뫼절로 쪼개고 쪼개 만들어 낸 유성으로 저 많은 검을 상대하려 한 거다!

검성 이석천의 기억은 자신이 본체가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또 다른 경지에 들어섰다.

제자로서 어떻게 해야겠는가.

‘보고 느끼고 얻는다!’

스승의 가르침을 흡수해야 한다.

한 점도 남김없이.

강현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으며 둘의 싸움을 지켜보았고.

이내 모든 검격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잠시 후.

“하하, 하하하하!”

“크크크크큭!”

동시에 생성되는 검성과 검왕.

즉.

“비겼군, 처음으로.”

산군이 결과를 입에 담았다.

검왕이 처음으로 검성과 호각을 이루었다.

비록 그것이 불완전한 검성의 기억이라 해도.

“드디어 검성의 이름을 손에 넣었다.”

검왕에겐 그것으로 충분했다.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에 첫발을 딛었다.

족하다.

왜냐면.

“내가 첫발을 뗐으니 이젠 네가 걸으면 되겠구나.”

제자가 있으니까.

누구보다 믿고 누구보다 뛰어난 제자가 있으니까.

검왕이 주름진 얼굴로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남궁건을 보았고.

남궁건이 처음 보는 스승의 웃음에 몸을 떨었다.

스승은 자신을 이리 믿고 있는데 자신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고작 몇 번 졌다고 의지를 꺾었다.

나이 든 스승이 처절할 정도로 도전하는 동안 제자라는 놈은 추해지지 말자며 떼썼다.

“이런 멍청한!”

얼마나 부족하고 부끄러운 제자인지.

남궁건이 평온한 스승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스승은 고개를 돌리지도 미소를 거두지도 않았다.

그저 제자의 응답을 기다릴 뿐.

이윽고.

“이어받겠습니다. 이 남궁건! 스승님이신 검왕의 유지를 반드시 이어받겠습니다!”

남궁건의 고개가 다시 들렸을 때, 그의 표정엔 패배감도 열등감도 불안도 실망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투지와 열정.

그가 검을 들고선 강현의 앞에 섰다.

물론 강현도 이미 검을 들고 전투태세에 돌입한 상태.

“준비는?”

“끝났다.”

“이번에는 한 마흔 번 덤빌 거냐?”

강현의 물음에.

남궁건이 입꼬리를 당겨 미소 지었다.

너풀거리는 머리와 무복, 그리고 검끝.

“지금보다 강해질 때까지 계속.”

“좋아.”

그의 대답에 강현이 만족했다.

안 그래도 검성과 검왕의 수준 높은 검술 대결에 몸이 간질거리던 차.

거기다가.

[검성 이석천의 기억이 도달한 새로운 깨달음을 흡수합니다! 새로운 스킬 달 쪼개기, 유성우를 획득했습니다!]

[검왕의 새로운 검법 제왕제검을 흡수합니다! 검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집니다!]

[흡수한 검술을 직접 펼쳐 체화할 시 획득 속도가 상승합니다!]

[비슷한 검형을 상대할 시 제왕제검 흡수 속도가 상승합니다!]

남궁건과 검을 나눌수록 검술을 펼칠수록 강해진다는데.

“덤벼!”

“간다!”

누가 마다하겠는가!

* * *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남궁건과 싸우며 깨달음을 체득했고, 와중에 틈틈이 마지막 작전을 수립했다.

바쁜 일주일이었다.

이제 부대로 복귀해야 할 때.

탁탁탁탁탁.

보글보글.

강현과 할머니가 합작으로 거나한 점심 한 상을 차렸고.

“오빠, 이거 여기 놓으면 돼?”

“응, 거기다 놔 줄래?”

서연이는 식기를 놓는 중.

가족이 함께하는 점심상.

“잘 먹겠습니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매미 울음과 종종 들리는 요정들의 웃음.

평화로운 풍경 속.

세 가족이 점심 식사를 끝마쳤다.

강현이 복귀 준비를 끝낸 후.

잠시 집안을 둘러보았다.

‘분명 한참 작았는데.’

그래, 얼마 전까지 살던 집은 낡디 낡은 주택.

대문을 열면 끼이익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렸던.

한겨울엔 삭풍이 새어 들어오고 한여름엔 부글부글 끓는 듯 더웠던 집안.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

서연이는 혹시 오빠가 자기 모르게 출발할까 봐 졸린 눈을 비비며 억지로 버티는 중.

강현이 평화로운 집안 풍경을 눈에 새겨 넣고선.

‘반드시 돌아올게요.’

속으로 결심을 삼켰다.

이후.

“할머니, 저 부대 가 볼게요.”

강현의 말에.

“아이고, 좀 더 쉬다 가지 않고.”

뒷정리하던 할머니가 급히 손주 얼굴을 보러 나왔다.

“지금 출발해야 얼추 시간이 맞아서요.”

“오빠, 지굼 가? 나도 같이 가!”

“아냐, 서연이는 오늘 집에 있어.”

“히잉.”

강현이 입을 비죽 내미는 동생을 토닥이며 위로할 때.

“잘 갔다 오려무나.”

할머니가 애틋한 눈으로 강현을 바라보더니 양손을 꼭 잡아 주었다.

말없이 손을 잡고 있길 한참.

“할머니?”

서연이가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할 즈음.

“우리 강현이. 항상 고생 많았고, 고맙다. 이 할미가 우리 강현이 덕분에 호강하네.”

“아녜요, 할머니. 우리 키워 주신 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까요.”

“고맙다. 그리 말해 주어서 고마워. 그런데 이 할미가 한 가지 소원이 남았구나.”

“뭔데요?”

“반드시, 반드시. 무사히, 안전히 돌아와 주렴.”

할머니의 부탁에 강현의 목이 턱 막혔다.

주름진 얼굴에 떠오른 슬픈 미소를 보며 강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중에서도 강현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인물 정보: 새벽에 일어나 손주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멈췄던 기도를 다시 시작했다는 점.

강현이 할머니와 서연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올게요. 반드시.”

올 때는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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