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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226화 (226/277)

226화 있다 없으니까

연속해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

자그마치 세 개 군단 특임대가 유례없는 합동 훈련을 하는 것도 처음.

갑자기 부대 간부들이 교관, 조교모를 쓰고 등장.

자대 병사들을 올빼미라 부르며 몰아치는 것도 처음.

“환영한다, 제군들. 오늘부로 집채 유격 훈련 대장을 맡게 된 준장 강준진이라고 한다.”

세상에 훈련 대장이 준장, 원스타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다.

아마.

“야, 우리 유격 때 대장이 준장이었어.”

“뭐? 허풍이 심하네. 술 많이 마셨냐?”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단번에 허풍 취급을 받겠지.

그러나 지금 상황은 엄연한 현실.

강준진이 평소답지 않게 형형한 눈빛을 뿜어냈다.

오랜만의 훈련에 꽤 신이 난 모양.

“교육생들의 호칭은 모두 올빼미로 통일한다. 알겠나?”

“네!”

“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강준진의 물음에 1, 2, 3군단 모두가 다르게 답했다.

각 부대의 대답 방식이 다른 탓.

물론.

“올빼미 전체 엎드려.”

“엎드려!”

“엎드려!”

“뭐 해! 엎드려!”

강준진 준장이 이를 넘기지 않았고.

입소식을 시작하기도 전에 얼차려로 화려한 신고식을 시작했다.

“팔굽혀펴기 실시한다. 하나 하면 대답, 둘 하면 통일. 하나.”

“대답!”

“목소리가 작다. 둘.”

“통일!”

“작다! 나보다도 목소리가 작아! 하나!”

“대답!”

팔을 굽힌 상태로 멈춘 연병장.

강준진의 입은 열릴 줄 몰랐고 병사들은 팔을 굽힌 상태로 대기 중.

그러나 몇 분이 지나도 자세가 무너지는 특임대원은 없었다.

헌터니까.

힘겨울 상황도 그들에겐 익숙했고 별것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성민도 오목교도 자신감 넘치지 않았던가.

“앞으로 올빼미 교육생들 대답은 악으로 통일합니다. 알겠습니까?”

“악!”

“다시.”

“악!”

“다시.”

“아아악!”

강준진의 목소리가 낮아질수록 올빼미들의 악 소리가 커졌다.

그들이 목이 터지라 외친 후에야 입소식을 시작.

“집채 유격 훈련 입소를 명 받았습니다!”

신고가 끝날 때쯤에야 단어가 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집채 유격 훈련?’

‘그게 뭔데?’

‘군단끼리 모여서 그런가?’

아직 유격 경험이 없는 병사들은 대부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고.

‘와, 뭣 댔다.’

‘이름도 끔찍한 것만 두 갤 붙여 놨네.’

‘설마, 설마 그건 아닐 거야.’

경험 있는 고참들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중.

별것 아닌 기합 때문이 아니었다.

무언가 무언가 오고 있다.

큰 게 오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럼 유격 훈련 겸 특임대 집채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강준진의 마지막 말에 다들 눈을 휘둥그레 떴다.

유격 훈련 겸 특임대 집채 교육이라니?

앞에 붙은 집채가 특임대 집채 교육을 말하는 거였나?

모두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

“그럼 우선 장치를 발동시키도록 하겠다. 모두 충격에 대비하도록.”

그딴 감상 따위 느낄 시간도 주지 않겠다는 듯 강준진 준장의 스산한 목소리가 들렸다.

충격에 대비하라니?

마치 무언가 발사라도 하려는 모양.

우우우웅.

마나가 공명하길 잠깐.

반투명한 보호막이 훈련장 전체를 둘러쌌고.

간부들이 특임대 병사들을 향해 처음 보는 장치를 겨누더니 발사했다.

콰앙, 파지지지직.

자기장이 올빼미들을 휘감자.

[상태창 기능 일부가 제한됩니다!]

방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충격적인 알림이 눈앞에 떠올랐다.

군단끼리 모인 것도 간부들이 변한 것도 심지어 유격과 집채 훈련을 합하여 한다는 소식에도 흔들리지 않던.

‘뭐?’

강현마저 흔들릴 정도였다.

[상태창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킬 사용이 제한됩니다! 특성 사용이 제한됩니다!]

다급히 마나를 뿜어내려 해 봐도 특성을 사용하려 해 봐도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손발이 완전히 묶인 상황.

놀란 건 강현뿐만이 아니었다.

“어어? 이거 안 움직입니다!”

“마나가, 마나가 움직이질 않습니다.”

“스킬이 아예 발동을 안 합니다!”

다른 병사들은 거의 패닉 상태.

움직이지 않는 스킬과 특성에 다급히 간부들을 불러보았으나.

“누가 입을 열어! 엎드려!”

“지금 대화 나눈 올빼미들 뒤로 열외!”

이미 자대 간부가 아닌 조교가 된 그들이 대번에 올빼미들의 목소리를 묻어 버렸다.

‘충격에 대비하라는 게 이런 뜻이었나.’

강현이 심호흡을 하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킬 때.

“올빼미들 주목!”

“악!”

“네!”

“알겠습니다!”

강준진의 부름에 대부분은 악이라 대답했으나 몇몇 정신이 날아간 병사들이 저도 모르게 네라 답했고.

교관모 아래 보이는 강준진의 입가가 뒤틀려 올라갔다.

“누가 대답 그따위로 하랬지? 모두 엎드려.”

“악!”

“엎드려! 하나!”

일제히 우르르 엎드린 병사들이 팔을 굽혔고.

방금처럼 그대로 대기.

그런데.

“누가 허리 구부리나아!”

“엉덩이 들어!”

“허리 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흐트러지는 병사들이 생겨났다.

방금까지만 해도 이깟 것쯤이야 몇십 분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허억, 허억.”

스킬이, 특성이 사라지자 죽을 맛.

강현도 평소와 다르게 찌뿌둥한 기분에 미간을 찌푸렸다.

김대영과 장만수는 이미 포기한 표정.

그들이 유격 훈련을 만만히 보지 말라고 했던 이유.

상태창의 기능이 제한되는 걸 알았기 때문.

“상태창 기능 좀 없어졌다고 이렇게 약해져서야!”

강준진 준장이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스킬과 특성이 사라지자마자 마치 헌터가 아닌 것처럼 픽픽 쓰러지지 않는가!

“일어서!”

“악!”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뒤에 장구류 보이나?”

“악!”

“선착순 착용!”

“악!”

어느새 간부들이 연병장 한쪽에 유격 훈련용 장구류를 산처럼 쌓아 놓았고.

강준진의 명에 일제히 달려가 조금이라도 가벼운 장구류를 찾으려 애썼다.

모두가 그나마 새것처럼 보이는 장비들을 찾을 때.

“최강현 상병님!”

오목교가 자신이 찾아낸 가장 좋은 장구류를 강현에게 내밀었으나.

“아냐, 목교 네가 써.”

강현이 고개를 저어 거절했다.

그리곤 심지어 자신이 찾은 괜찮은 장구류마저.

“덕창아, 이거 써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아직 장비를 찾지 못한 유덕창 이병에게 넘기니.

“가, 감사합니다! 최강현 상병님!”

유덕창이 허겁지겁 이를 받아들고는 넙죽 감사 인사를 올렸고.

“장비 챙겼으면 고르지 말고 빨리빨리 물러나! 다들 기다리잖아!”

간부의 호통에 다급히 제자리를 향해 뛰었다.

“어, 어어.”

“이런.”

한바탕 손길이 휩쓴 후 남은 건 너덜너덜한 장구류들뿐.

그나마 괜찮은 상태의 장비들을 찾아보려 해도.

“누가 장비를 고르나! 얼른 들고 뛰어!”

조교들이 눈앞에서 불을 켜고 호통을 치니.

다들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가는 중.

‘어디 보자.’

강현이 조교의 호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가득 놓여 있는 먹음직스러운 장구류들을 훑었다.

물론 눈으로만 훑은 건 아니다.

손으로 몸으로 장구류 하나하나를 만져가며 확인했다.

과연 능력이 발동하는지.

평소라면 낡은 장구류를 만지는 순간.

[새로운 고물을 획득했습니다! 고물에 담긴 사용자의 경험과 능력을 흡수합니다!]

반가운 알림이 떠올랐겠으나.

상태창은 묵묵부답.

정말 스킬이 발동하지 않는 것일까.

능력과 스킬, 특성의 보조 없이 훈련해 나갈 수 있을까.

불안감이 들 만도 하건만.

강현의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까지 감돌았다.

곧 강현이 장구류 중에서도 가장 허름하고 낡고 묵직한 장구류를 챙겨 들었고.

“이게 더 괜찮지 않나? 이백육십칠 번 올빼미.”

장구류의 상태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그를 지켜보던 조교마저 다른 장구류를 추천할 정도.

그러나.

“무거운 거 차겠습니다! 악!”

강현이 가장 크고 무거운 장구류를 냉큼 집고 달리니.

“허참, 저런 장구류를 골라가다니?”

“3으로 시작하는 거 보니까 3군단 쪽인가 본데?”

조교들 몇이 웅성거렸다.

방탄모에 붙어 있는 3-1-267 주기표.

3군단 1대대 267번 교육생.

그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눈동자 몇 개가 따라붙었다.

“전원 장비 착용!”

“악!”

대열에 복귀한 올빼미들이 재빨리 장비를 착용했고.

끙,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이게 이렇게 무거웠던가?

분명 평소 착용하던 군용 방어구들과 다르지 않건만 유독 무거운 느낌.

다들 몸을 짓누르는 생소한 착용감에 어색해할 때.

“자, 그럼 PT체조 교육 시작하겠다.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보고 모두 따라 하도록!”

드디어 유격의 시작이자 끝인 PT 교육 시간.

그런데.

“8번 온몸 비틀기!”

자세가 좀 이상했다.

발끝에 20kg이 넘는 플레이트를 달고는 허리를 비틀질 않나.

“11번 쪼그려 뛰기!”

도합 30kg에 달하는 강철 장구류에 머리 위 무기까지 들고는 거의 2m에 가깝게 점프를 뛰질 않나.

일반 병사들이 하는 PT 체조보다 더욱 악랄하고 힘든 동작들.

거기에 무거운 장구류들.

그러나 그들을 가장 짓누르는 건 바로 상태창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안감.

“올빼미들 PT 준비!”

그렇게 유격 첫날 PT 교육이 시작되었다.

“뭐 하는 거야! 온몸을 비틀어야지 왜 얼굴 근육만 비틀고 있어! 뒤로 열외!”

“뛰기 높이가 낮잖아! 열외!”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열외자가 속출.

초반만 해도 정석이던 자세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흐트러지기 시작, 다들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들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하나.

‘뭐, 뭐야 스킬이 없으니까 이렇게 힘든 거였어?’

‘특성 없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다고?’

있던 게 없으니까 유독 더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흙바닥에서 구르고 뛰다 보니.

“으윽!”

절로 신음이 터져 나올 정도.

그런데.

“크흐흐흐, 흐흐흫.”

유일하게 훈련 중에도 터져 나오는 즐거움을 참지 못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강현이었다.

그를 본 몇몇이.

‘쟤 또 왜 저래? 그냥 포기한 건가?’

‘강현이도 힘들 정도네.’

‘천하의 최강현 상병님마저!’

불안함에 몸을 떨었다.

상태창이 없으니 강현도 힘들 게 뻔했다.

아마 강한 만큼 그가 가장 충격이 크리라.

다들 그렇게 생각했으나 사실 강현은.

‘즐겁다!’

즐거워 미칠 것만 같았다.

그냥 무거운 걸 들고 뛰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러면 진짜 미친 거고.

강현이 즐거운 이유는 따로 있었다.

[힘, 민첩, 체력 스탯 경험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바로 최근까지 정체되어 있던 스탯 레벨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

특성과 스킬의 보조.

이는 기능을 강화해 주는 장점이기도 했지만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런데 훈련장에 들어온 이후 모든 스킬과, 특성이 제거되었으니 스탯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연스레 경험치가 빨리 오를 수밖에.

‘그래도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데?’

강현이 문득 레벨 오르는 속도를 보고는 의아함을 느꼈다.

오르는 건 좋은데 특성과 스킬이 없다고 이렇게까지 빨리 오르나?

그렇게 치면 지금 속출하는 열외자들과 힘겨워하는 다른 특임대원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PT 자세 틀렸잖아! 당장 튀어나와!”

유독 자세를 엄격하게 잡는 교관 하나가 서서히 강현 쪽으로 다가왔고.

한참이고 그를 바라보다가.

“으음.”

만족스러운 얼굴로 다른 병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뭐 해! 왜 손을 바닥에 짚어! 열외!”

“악!”

김대영 병장을 끌고 나갔다.

분명 김대영은 이미 한 번 유격을 받았다.

더군다나 이 상태창 제한 패널티도 알았기에 겁을 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강현은 두고 김대영의 자세를 지적한다?

문득 의아함을 느꼈고.

‘어어?’

어느새 자신이 처음 하는 PT 체조 전 자세를 이미 완벽히 숙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뿐만이 아니었다.

앞으로 무슨 훈련이 있고 무슨 장애물이 있는지 서서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중.

예전에도 이런 경험을 한 적 있다.

아니, 항상 경험했었던 효과.

고물수집.

다만 상태창 알림이 뜨느냐 안 뜨느냐만 다를 뿐.

비록 경험을 흡수하는 속도는 느리지만 분명 이건 고물수집이다.

[신체 관련 스탯 경험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지금 계속해서 오르는 스탯 레벨도 경험치 흡수의 영향일 터.

그렇다면 앞으로 있을 훈련과 장애물에서 경험치를 빨아먹을 수 있다는 건가?

‘크흐흐, 흐흐흐흐!’

어떻게 번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강현의 광기 어린 웃음을 보며.

‘여, 역시 최강현 행님. 가장 무서운 분이시라니까.’

유덕창은 다시금 공포심을 느끼는 중.

고통마저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경지라니!

그렇게 PT 체조 시간 막바지 즈음.

“빨리 뛰어! 높이! 더 높이!”

조교의 날카로운 고함에 모두가 온 힘을 다해 뛰어오르던 중.

부웅.

강현이 갑작스레 3m가량 뛰어올랐다.

자신도 놀라 움직임을 멈출 정도.

“어어? 뭐야, 올빼미 정신 차려! 뒤로 열외!”

그를 본 조교가 놀란 기색을 얼른 지우고는 강현을 뒤로 열외시켰다.

“찍고 와 선착순!”

열외자 얼차려를 받는 중이었으나.

강현은 다시금 웃었다.

그래 이거다!

‘분명 마나였어!’

방금 허벅지에 힘을 주고 빡 뛰는 순간 허벅지에 마나가 휘돌았다!

생각해 보니.

‘제한된다고 했지 금지라고는 안 했잖아?’

강현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곤.

“흐흐흫, 흐하하하!”

찍고 와 얼차려를 받으면서도 신나게 웃어 젖혔고.

“으으, 으아아악!”

유덕창 이병이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강현의 웃음소리에 고함을 지르며 도망치듯 뛰었다.

“1, 2, 3등 열외! 엎드려!”

“어, 엎드려!”

그 공포심의 결과로 자그마치 2등을 차지한 유덕창!

물론 1등은 강현이었다.

강현이 엎드려서도 싱글벙글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웃는 행님을 건드리면 아주 똥 되는 거야.’

유덕창이 이젠 공포를 넘어 슬슬 경외심까지 품기 시작했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현이 꿈틀꿈틀 마나를 움직여 보려 하자.

작은 마나가 몸에서 피어나는 게 느껴졌고.

[새로운 스탯 마력이 생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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