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84화 (184/277)

184화 준비 완료

“우으으으.”

“저게… 저게 뭐야.”

불의 장막 넘어.

키에에엑!

새까만 몸체를 뽐내며 고함을 지르는 거대한 지네가 보였다.

놈의 날카로운 울음이 훈련장을 울리는 순간.

[괴성 스킬 발동, 사기가 하락합니다! 통신 장비들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삐이이이이이.

고막을 넘어 뇌를 흔드는 듯한 소리가 울리길 잠시.

“으윽!”

“통신병! 무전! 무전 확인해 봐!”

“작동하지 않습니다!”

병사들이 두통에 시달리며 머리를 붙잡았고 훈련장 내부에서만은 작동하던 무전기가 먹통이 되어 버렸다.

통신이 무력화되니 명령 체계가 무너져 버린 셈.

거기다 병사들의 상태도 온전치 않으니.

“모두 버텨!”

“으으으윽!”

“으악!”

간부들이 병사들의 정신을 잡아 보려 했으나.

키이이익!

놈이 새까만 통로에서 기다란 몸통을 울컥울컥 뽑아내며 소리 지를 때마다 병사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얼굴에 가득한 붉은 눈이 사방팔방을 살폈고.

자신이 드디어 세상이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는.

촤르르르르.

몸통 옆에 가득 붙어 있는 발을 부르르 떨길 잠시.

통로에서 완전히 몸을 빼내려 할 때.

“웃기지 마라!”

김도현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르며 한 번 더 용선풍을 일으켰고.

구찌의 불을 빨아들이더니 다시금 불기둥을 놈에게 내리꽂았다.

아까보다 더욱 거칠고 강한 바람!

분명 창연 길드장의 힘을 다한 공격일진대.

보통이라면 몬스터 수천은 찢어 죽일 공격일진대.

“키에에엑!”

“하아압!”

놈이 이번엔 주둥이를 열더니 검푸른 독을 뿜어냈고.

불기둥과 독 기둥이 부딪히며 치열하게 자리를 다투었다.

그 여파만으로도 훈련장의 땅이 독과 열로 부글부글 끓어오를 정도.

뭉게뭉게 피어나는 독기에.

“이런!”

김도현이 급히 숨을 참고선 더욱 출력을 높였다.

문제는 덩달아 놈도 출력을 높인다는 점.

끝나지 않는 교착 상태.

거센 폭풍 사이 자신을 노려보는 붉은 눈을 보며 김도현이 침을 삼켰다.

‘천안룡!’

예전 들은 적 있는 괴물의 이름.

당시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코웃음 쳤건만.

저런 괴물이 실존했단 말인가!

물론.

“천안룡!”

강준진 준장 또한 괴물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옆에 있던 선설민과 다른 간부들도 그 이름을 듣고는 과거 들었던 한 전설을 떠올렸다.

“천안룡이라면 오래 산 타란툴라가 진화한 괴물 아닙니까?”

“놈은 지금까지 등장하지도 않은, 전설에서나 들리던 괴물이지 않습니까!”

“만일 저게 진짜 천안룡이라면!”

우리가 이길 수 없지 않습니까!

다들 뒷말을 듣지 않고선 예상했다.

다만 함부로 입을 열기 두려워서 말을 못 할 뿐.

강준진 준장이 침울한 목소리로 모두와 같은 예상을 꺼냈다.

“미래를 맡길 기회 따위도 없을지 모르지.”

만일 저 독을 뿜어내는 놈이 진짜 천안룡이라면 여기 있는 전력만으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심지어 태풍 김도현이 있다 하더라도!

“들은 바에 따르면 놈의 등급은 최소…….”

강준진이 과거 검성 이석천에게 들었던 놈의 등급을 떠올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SSS급!”

그리고 태풍 김도현도 예전 자신의 친우가 했던 말을 떠올리곤 이를 악물었다.

놈이 그랬었지.

“천안룡이 나타나면 우리 셋이 상대해야 할 거라고?”

산군, 검성, 태풍이 동시에 달려들어야 한다고.

어느 날 멀리 떠났다가 돌아온 검성 이석천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황당한 이야기를 했고.

당시 산군과 태풍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웃어넘겼다.

그땐 웃어넘겼는데.

지금 보니까.

“거짓말이 아니었군!”

검성의 말이 사실.

김도현이 천안룡이 뿜어낸 독기를 막아 내는 와중.

기이이잉.

놈의 눈이 붉은 마나를 머금기 시작.

아까 처음에 태풍 김도현의 공격을 막아 내었던 천 개의 빛살을 다시 뿜을 모양.

거기다 각 눈알이 이리저리 사방팔방을 향해 움직이는 꼴을 보니.

“병사들을 노리고 있다! 막아!”

놈은 독기로 태풍을 묶어 놓고 병사들을 향해 마나 빔 공격을 이어갈 생각인 듯했다.

이를 확인한 강준진이 다급히 외쳤고.

간부들이 재빨리 병사들에게 참호 안으로 몸을 숨기라 외칠 때.

“그래! 셋이서 상대해야 했겠지!”

태풍 김도현이 입술을 삐뚜름히 올리며 웃었고.

“그때였다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는 다시 한계를 돌파.

코오오오오!

지금껏 다루던 거대한 바람기둥을 한 손으로 다루며 나머지 손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그에게도 꽤 부담이 가는지 단정했던 머리가 잔뜩 헝클어졌고.

턱에선 땀이 뚝뚝 떨어지는 중.

그러나.

“하아아아!”

전력을 쏟아 내는 그의 얼굴엔 불쾌감 한 점 없었다.

그저.

“보여 주마! 더욱 강해진 내 능력을!”

놈을 향해 전력을 터뜨릴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울 뿐!

지난 세월 동안 허투루 놀지 않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수련했고 이미 남들이 최고라고 치켜세웠으나 만족하지 않았다.

성장을 위해, 강해지기 위한 나날들.

여기서 밀릴 순 없다!

이윽고.

[스킬 쌍룡을 발동합니다!]

태풍 김도현이 만들어 낸 두 개의 용선풍이 서로 몸을 뒤틀면서 거대한 지네를 향해 날아갔고.

독기둥을 밀어내기 시작.

“키이이익!”

놈이 결국 병사들을 향해 발사하려던 공격을 김도현을 향해 쏘아 냈다.

그야말로 땅이 뒤집히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싸움!

더욱 거세진 열기와 독기, 마나가 뒤섞인 훈련장은 그야말로 파글파글 끓어올랐고.

“모두 방어벽! 방어벽을 세우라고 해! 여파에 휘말린다!”

강준진이 이대로는 병사들이 휘말릴 수도 있다고 판단.

재빨리 방어를 명령했고.

“다들 방패 들어 올려! 몸을 지켜라!”

“모두 은엄폐! 휘말리지 않도록 몸 숨겨!”

통신망이 끊어졌기에 간부들이 각지로 흩어져 명령을 전달.

병사들이 다급히 방패를 들어 올리거나 은엄폐할 자리를 찾아 움직였다.

그리고 강준진 준장이 천안룡을 홀로 상대하는 김도현의 등과 이를 보며 숨을 몰아쉬는 병사들을 번갈아 보며 괴로운 목소리를 냈다.

“이제 대체 어떻게.”

자신은 병사들을 보호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를 도와 싸워야 하는가.

헌터로서의 사명감과 장군으로서의 의무가 부딪힐 때.

“여긴 이제 우리가 맡겠습니다.”

“병사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산군, 창연 훈련 팀이 강준진의 고민을 덜어 주려 앞으로 나섰다.

“군의 방어는 뛰어났고 충분히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길드가 나설 때죠?”

“잘 아는구먼!”

김소희의 질문에 서대천이 호기롭게 답변하며 호랑이로 변신.

각 헌터들이 자신의 전력을 드러냈다.

“천안룡이라니 이 기회를 놓칠쏘냐!”

“내 평생 저런 괴물을 잡아 보는 게 소원이었거든!”

모두가 결사의 각오를 다시며 불의 장막 앞에 도달.

“이봐! 열어 줘!”

구찌에게 길을 열어 달라고 부탁했으나.

“꾸우우!”

구찌가 거부.

“기다려라!”

김도현이 애쓰는 와중에도 그들을 말렸다.

그가 굳이 홀로 놈을 막고 있는 이유!

“분명! 분명 막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

그가 비로소 2분이 되었음을 확인하며 물었다.

그의 질문이 향한 곳은 바로.

“최강현이!”

강현.

그때야 비로소 강현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젠 제가 하죠.”

자신의 차례가 왔음을 알렸다.

[황세아의 함정 설치까지 남은 시간 0분]

[적대자에게 중요한 때에 엄청난 불행을 발동합니다!]

드디어 강현이 준비한 황세아라는 함정 카드가 발동.

이전 보상으로 획득한 행운이 동시에 발동했다.

[전우 황세아가 적의 의도를 비틀었습니다!]

알림과 동시에 미친 듯이 마나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지휘부 막사에서 천막이 뒤틀리기 시작하더니.

꾸드드득!

얼음 결정들이 마구 뻗어 나왔다.

천막을 찢으며 나오는 얼음 덩어리들.

그리고 그사이.

“성공!”

황세아 중사가 얼어붙는 공간을 피해 다급히 도망쳐 나왔다.

어둠의 주교가 설치하던 마나 회로에 침투.

기존 통로에 흘러들던 마나를 냉기로 바꾸는 데 성공!

홀로그램 장치를 비롯한 주변 전체가 얼음으로 뒤덮일 때.

“이 개같은 년이!”

어느새 그녀를 따라잡은 연구원, 이제는 어둠의 주교가 된 놈이 황세아의 멱살을 잡았다.

“감히 내 일을 방해해!”

놈이 붉은 눈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황세아의 숨통을 옥좼고.

검은 피부를 꿈틀거리며 그녀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댔다.

몸에서 풍기는 검고 지독한 마나.

치이익.

손에 닿은 것만으로도 목덜미가 새까맣게 물들어 갈 정도.

그녀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놈의 마나를 막으려 했으나.

“이 쓰레기 같은 년!”

놈이 단번에 황세아를 제압하고는 혀를 날름거렸다.

“어떻게 해줄까? 영혼을 빼내어 완전히 꼭두각시로 만들어 줄까? 아니면 실험 재료로 써서 죽지도 못한 채로 몸을 토막 내 줄까? 어떻게 해야 이 화를 풀 수 있지?”

놈이 황세아에게 어떻게 화를 풀까 고민할 때.

황세아 중사가 천천히 한 손을 들어 올렸고.

“조, 좆 까….”

가운뎃손가락을 곧게 뻗으며 놈을 모욕했다.

그사이 다른 한 손은.

휘익.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공중으로 던졌고.

지금껏 때를 노리고 있던 박상원 원사가 그 모습을 확인.

본능적으로 자신의 총알이 놈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간파.

황세아가 무언갈 던진 순간 이때다 싶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가 방아쇠를 당겨 황세아가 던진 물체를 저격한 순간.

꽈아앙!

거대한 폭발이 자리를 휩쓸었다.

그녀가 던진 건 몰래 챙겨 놨던 고농축 마나 폭탄.

점점 범위를 넓혀 가는 폭발과 휩쓸려 무너지는 얼음.

그리고 그 속.

“안 돼애애애!”

황세아를 내던지곤 홀로그램 장치가 무너지는 걸 막으려는 어둠의 주교.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폭발을 보며.

‘그래, 이거면 됐어. 의미 있었어.’

황세아 중사가 천천히 눈을 감는 순간.

“아직 취침 시간 아닙니다.”

“……!”

바로 옆에서 강현의 목소리가 속살거리듯 들려왔다.

그녀가 모든 걸 포기하며 감았던 눈을 번쩍 뜨자.

그림자 속에서 올라온 강현이 그녀를 안아 들었고.

[그림자 이동을 발동합니다!]

그녀와 함께 다시 그림자 속으로 녹아듦과 동시에.

콰콰카카카캉!

홀로그램 장치에 담겨 있던 마나 찌꺼기까지 동시에 폭발하며 지휘소 전체가 뭉개졌다.

이미 통로, 얼음을 만들어 내느라 마나를 거의 사용했건만 지휘소 전체를 날려 버릴 정도의 위력.

그 거대한 폭발에 모두의 시선이 지휘소로 향하길 잠시.

“남아 있던 사람은?”

“없습니다!”

“다행이군.”

망가진 홀로그램 장치, 먹통이 된 통신 장비,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괴물 덕에 모든 간부와 병사가 지휘소를 떠나 있었고.

덕분에 사상자는 없는 상황.

그리고 폭발이 일어난 직후.

전황이 다시 한번 변하기 시작했다.

통로를 유지하던 가장 큰 원동력인 홀로그램 장치가 파괴되었으니.

당연히.

[어둠의 통로가 닫힙니다!]

통로도 닫힐 수밖에.

알림을 확인한 김도현이 결국 크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 이거 괴물이었잖아!”

처음엔 강현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반신반의했는데.

이런 재밌는 수를 준비했을 줄이야!

김도현이 치열하게 힘겨루기를 하는 중임에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서서히 좁아지는 검은 통로.

천안룡도 이를 느끼고는.

“키에에에엑!”

몸을 뒤틀고 소리를 지르며 어떻게 해서든 통로를 빠져나오려 했으나.

“흐아아압!”

김도현이 남은 힘을 모두 짜내어 놈이 나오지 못하게 입구를 틀어막았고.

거기에.

“꾸우우우!”

이번엔 구찌도 자신이 뿜어낸 불 전체를 보태어 힘을 합치니.

놈이 결국 나오지 못한 채 제자리에 멈춰 섰고.

종국엔.

좁아지는 통로에 몸이 끼다 못해.

뿌드드득!

껍질이 갈라지고 터진다 싶더니.

“꾸에에엑!”

몸통이 뚝 잘리며 지네의 거대한 상반신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쏟아지는 진액과 독.

몸부림치는 거대한 벌레.

어둠의 통로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던 몬스터들도 더는 나오지 못하는 상황.

“크윽!”

비로소 힘을 다한 김도현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고.

“아빠!”

“길드장님!”

산군과 창연 헌터들이 지금껏 모든 힘을 쏟아부어 적을 막아 낸 위대한 헌터의 주변을 지켰다.

통로는 닫혔고 공략할 길 없어 보였던 천안룡의 몸통은 잘렸다.

적에게 몰아친 거대한 불행.

다만.

“쿠르르르!”

몸통이 잘렸음에도 놈은 아직 죽지 않았고.

쿠어어, 키루룩! 꾸워어어!

방금까지 쏟아져 나온 몬스터들이 아직 훈련장에 빽빽하게 남은 상황!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때.

“전군 정렬!”

본연의 임무로 돌아간 강준진 준장이 다시 싸움을 준비하라고 명령.

다들 무기를 들어 올리며 전투를 준비했다.

“강현아… 이거 이길 수 있는 거 맞지?”

마침 강현이 황세아 중사를 데리고 고지대로 복귀.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때.

“이길 수 있습니다. 아니 이겨 낼 겁니다.”

이제야 훈련장 상황을 본 황세아의 질문에 강현이 단호히 답하고는 땅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곤 전에 얻었던 혜택을 발동.

[이전 획득한 강제 고물 판정권 1회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고물 판정권을 사용합니다!]

[새로운 고물 태극 훈련 훈련장을 수집합니다! 이전 사용자들의 경험을 흡수합니다!]

[공간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싸움을 흡수합니다! 전설적인 헌터와 악룡의 싸움이 있었던 공간입니다!]

[공간을 획득했습니다! 검탑에 공간을 이식합니다!]

[공간 이식률: 1… 10… 15…%]

여기서 끝이냐고?

“그럴 리가!”

강현이 옆에 고이 모셔 둔 상자의 뚜껑을 열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최종 병기.

이를 발견한 황세아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K201H 유탄?”

그래, 바로 K-2H에 장착 가능한 유탄 발사기와 상자 가득한 유탄이 강현의 비장의 한 수!

철컥.

강현이 유탄을 장전하며 씨익 미소 지었다.

“불벼락이 뭔지 보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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