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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74화 (174/277)

174화 뛰는 조연 위에 나는 주연

아무래도 군대도 사람 지내는 곳이다 보니.

다들 편한 자리를 원하기 마련.

특히 태극 훈련 전에 군단 작전과에는 끊임없이 전화가 울린다.

“아니, 자리 좀 좋게 배정 좀 해 줘. 지난번 최전선에서 개고생했잖아.”

“아, 그게 선배님.”

“그러니까 선배라고만 하지 말고 좀 그렇게 해 달라니까! 믿는다! 끊는다.”

뚜, 뚜, 뚜.

대뜸 자기 편한 곳으로 배치해 달라고만 하고 전화를 끊어 버리는 경우가 대다수.

그러나 이때는 선배도 후배도 라인도 필요 없다.

자리를 정하는 건 바로.

“이번에 가장 커다란 길드가 어디야?”

“평소 참여했던 길드들 그대로 옵니다.”

“그래? 그럼 자리도 그대로 배치해야겠네.”

바로 함께 훈련하는 길드

어떤 길드와 훈련하냐에 따라 태극 훈련에서 꿀을 빠느냐 못 빠느냐가 정해진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작년에 왔던 길드들이 그대로 오기 마련.

그러다 보니 작년 작전 위치 그대로 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군단 작전과에서 설마 창연과 산군이 진짜로 오겠냐는 생각에 3중대를 기존 자리에 배치해 버린 것.

그래서 당장 가장 좋은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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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성수

직책: 한빛 길드 후계자

나이: 27

호감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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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금 갑자기 위치를 바꿔 달라는 게 말이 돼! 어디야? 어디랑 바꾸는 건데!”

덕분에 한빛 길드는 어이없는 상황에 처했다.

원래라면 자신들이 있어야 할 저 편하디 편한 고지대.

아니 심지어 방금까지만 해도 저기 위치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도.

“아, 저기 자리를 좀 옮겨야 할 듯합니다.”

“그러니까 왜요!”

가장 편한 자리를 내놓으라는 통보를 받은 것도 열불 나는데.

“저기 최전선, 가장 개고생하는 곳으로 우리가 왜 가야 하냐고!”

가는 곳이 다른 곳도 아닌 가장 최전선이라니.

가장 고생하는 곳이라니!

“우리를 개무시하는 거야 뭐야!”

평소와는 전혀 다른 대접에 이성수 한빛 길드 훈련 팀장이 목에 핏대를 세웠다.

그럴 만도 했다.

“여기서 우리 말고 더 거대한 길드가 어디 있어!”

원래 3군단 협력 길드 중 한빛 길드가 가장 거대했고 영향력도 강했다.

그러니 다른 자잘한 길드들이 저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동안 자신들은 항상 뒤에서 편히 쉬었건만.

물론 이마저도 3군단 쪽에서 사정사정해서 유지하고 있는 중.

“그나마 아버지가 가라 해서 온 걸 이딴 취급을 해?”

시간이 지날수록 길드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는 새로운 헌터들은 군과의 합동 훈련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시간 낭비, 인력 낭비라 생각했으니까.

길드 후계자인 이성민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런 취급까지 받다니.

“대체 어디야! 어디 길드가 왔길래 이런 짓을 벌여!”

화가 안 날 수가 없다.

그의 거친 고함에 우물쭈물하던 길드원이 작게 입을 열었다.

“그, 산군이랑, 창연 길드에서 이번 훈련에 참여했답니다.”

“고작! 뭐, 뭐어?”

“잠깐, 어디?”

“지금 뭐라고?”

이성민을 비롯해 다들 화를 내려다 말고 들린 길드 이름에 눈을 껌뻑였다.

지금 잘못 들은 건가?

“산군, 창연? 그 산군, 창연?”

“네, 그렇다고 합니다.”

“확실해? 지금 잘못 듣고 와서 이상한 소리 하는 거 아냐?”

이성수가 부하를 닦달하던 중.

“저기, 저기에 산군 길드랑 창연 길드 트레일러 보입니다.”

“진짜네.”

“미친, 저거 삼각별에서 만든 최신형 트레일러 아냐?”

“저건 이번에 대연에서 만든 게이트 작전용 트레일러 최고급형이네.”

“미쳤네. 지금 산군이랑 창연이 같이 있다고?”

곧 길드원 하나가 실제로 보이는 창연과 산군의 표식을 보고는 그쪽을 가리켰고.

이를 확인한 이성수가 입을 다물었다.

함부로 입을 열기도 어려운 거대 길드.

“씨발. 어디로 가야 하는 건데? 어디 부대랑 바꾸는 거야?”

더는 불만을 토로할 수도 따질 수도 없는 상대를 본 그가 대체 어느 부대가 저 길드들과 훈련을 하는지 물어나 봤고.

“그 특임대 1대대 3중대라고 합니다.”

“뭐? 어디?”

“1대대 3중대라 들었습니다.”

부하에게 들은 말에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하필 다른 곳도 아니고 1대대 3중대라니.

“그 새끼가 있는 곳…….”

하필 자신이 가장 무시하는 녀석이 있는 부대에 밀렸다는 사실에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 화가.

“아무리 그래도 자리까지 빼앗는 건 아니지 않나?”

뒤늦게 합류한 3중대와 강현을 향했다.

사실 서윤진 대위와 강현을 향한 말이었으나.

산군과 창연을 저격하기도 한 말.

다들 눈치를 볼 때.

“뭐야? 저 새끼는.”

서대천이 대뜸 눈썹을 끌어올렸다.

이성수가 몰랐던 한 가지 사실.

서윤진에게 눌리고 강현에게 호감을 품어서 그렇지 원래 서대천의 성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

“너 뭔데 그딴 식으로 말하냐? 뭐 우리한테 자리 내준 게 아니꼬워? 진짜 뺏긴다는 게 뭔지 알려 줄까?”

서대천이 이빨을 드러내며 시정잡배 상대로 협박하듯 으르렁거렸고.

예상보다 너무나 빠르고 거친 반응에 이성수가 당황할 때.

“큼, 크흠.”

“…….”

원래라면 서윤진 대위와 강현도 그를 말릴 법도 하건만 괜히 딴 곳을 쳐다보며 방관하길 잠시.

“그만하면 됐어. 돌아와.”

서윤진의 부름에.

“넵!”

서대천이 내던 화도 잊고 금세 복귀.

강현을 빤히 보며 잘했냐는 듯 눈을 빛냈고.

“감사합니다.”

“잘했어요.”

강현에 이어 김소희까지 서대천의 행동을 칭찬했다.

순식간에 상대의 반발을 제압한 후.

강현이 아직도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이성수를 보며 눈을 빛냈다.

[정보: 제 잘난 맛에 사는 인간,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멀리하는 성격]

[추가 정보: 군대로 간 자신의 동생 이성민을 매우 무시하며 싫어한다]

‘이성민의 형이었어?’

상대가 이성민의 형이라는 점도 놀라운 사실인데 성격이 저 모양이라니.

처음 이성민을 만났을 때도 그랬다.

선임들에게 반항하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줄 알았었지.

물론 강현이 손봐 준 뒤로는 많이 바뀌었지만.

그런데 형도 같다니.

거기다.

‘성민이를 매우 무시하고 싫어한 다라.’

저 형이란 사람은 동생을 무시하고 싫어하기까지 한단다.

자신을 향한 노골적인 적개심도 그렇지만 후임을 무시하고 싫어한다는 말이 더욱 상대의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었고.

“쯧, 옆에 산군이랑 창연만 없었다면.”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에 강현이 속으로 결심했다.

‘그래, 넌 조연이 딱이다.’

놈의 의도는 뻔했다.

산군, 창연 같은 거대 길드에겐 화를 못 푸니 괜히 엉뚱한 강현에게 풀려 했던 것.

물론 강현이 호락호락하게 져 줄 성격은 아니었고.

[더욱 운이 좋게도 당신을 빛나게 해 줄 멍청한 조연도 등장했습니다!]

상태창의 말대로 녀석을 멍청한 조연 취급하기로 결심할 때.

“새로운 상황이 전파되었고 작전을 위해 여러분을 불렀습니다.”

마침 도착한 1대대장 선설민 중령이 모여든 사람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본래 첫날 훈련은 전선을 지키기만 하면 끝.

그런데 새로운 상황이라니?

지난 훈련을 떠올린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

“새로운 상황 전파. 현 대규모 몬스터 웨이브 현상 뒤에는 어느 세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

선설민 중령이 이번 훈련에 새롭게 생긴 상황을 전파하기 시작.

“그리하여 지휘부에선 일선 지휘관들과 핵심 전력을 소집. 특별 타격대를 편성하여 적들의 지휘소를 치기로 결정. 여러분을 부른 겁니다.”

새로운 상황 전파에 몇몇 지휘관의 얼굴이 떨떠름해졌다.

작년보다 훈련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

군인들도 싫어하는 훈련을 길드들이라고 좋아하겠는가.

그런 표정을 지은 자들은 대부분 좀 영향력이 있는 길드들.

역시나.

“그런데 모든 지휘관을 빼버리면 전선 유지나 작전 수행 능력이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네, 아무래도 그렇죠.”

“여러모로 효율적인 생각은 아니군요.”

몇몇 길드 훈련 팀 지휘관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었고.

선설민도 이를 예상했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작전은 자유 참여로 우선 지휘관분들께 참여 의사를 묻고자 부른 것입니다.”

“으음, 자유 참여?”

“대신 이번 특별 작전에서 성과를 낸 길드 같은 경우 이후 훈련장 시설 사용 및 전투 홀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드릴 생각입니다.”

선설민이 그들을 유혹할 당근을 내밀었다.

“최근 대연 시스템에서 개발한 장비들을 사용하여 특별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며, 물론! 이번에 사용한 장비들 또한 이후 길드 훈련 시에 지원해 드릴 생각입니다.”

새로운 훈련 장비까지 대여가 된다는 말에.

“오, 그건 꽤 괜찮네.”

“이번에 대연에서 개발한 개인 홀로그램 장비 말하는 건가?”

“훈련장에 홀로그램 장비까지 같이 대여되면 할 만하지.”

생각 외로 파격적인 제안에 몇몇 소규모 길드장이 눈을 빛냈다.

길드란 곳은 결국 무력으로 돌아가는 곳.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과 전력 강화가 필수.

훈련에 필요한 장소와 장비를 운용하는 건 꽤 많은 돈이 들어갔고.

작은 길드들은 길드 운영만으로도 벅차기에 홀로그램 장비 같은 건 엄두도 못 냈다.

그러던 차에.

“훈련 장소에 홀로그램 장비라니.”

“거기다 대연 시스템 최신형 장비라면.”

몇몇 길드장이 꿀떡 침을 삼켰고.

“저희 참가하겠습니다!”

“저희도 참여하겠습니다! 핵심 전력 및 지휘관도 참여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소규모 길드장들이 다급히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것에 반해.

“으음, 난 갈 테니 자네만 적당히 있다 와.”

“네.”

“그냥 가도 되겠네. 저희는 불참하겠습니다.”

규모가 있는 길드들은 대부분 미참여.

“최강현 상병님이 가신다면 우리도 가죠.”

“산군도 마찬가지.”

창연 김소희와 산군 서대천은 오직 강현을 바라보곤 참여 여부를 결정.

그리고 거기엔 오직 강현을 보며 참여 의사를 표한 길드가 하나 더 있었다.

“한빛 길드도 지휘관 및 핵심 전력 참여하겠습니다.”

바로 이성민의 형 이성수.

물론 그는 서대천처럼 강현에게 무언갈 배울 생각도, 김소희처럼 그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단지.

‘어디 등 뒤에 강한 길드 좀 업었다고 깝치는 놈 실력 좀 볼까?’

동생이 지낸다는 3중대, 그중에서도 강현을 비웃어 주기 위함.

산군, 창연 길드에 대한 반감과 열등감을 엉뚱한 곳에 풀려는 마음.

“그럼 서윤진 대위는 현장 복귀해. 지휘관 한 명은 있어야 하니까.”

선설민 중령의 명에.

“대위 서윤진. 알겠습니다. 강현아, 그럼 부탁한다. 서대천 헌터님이랑 김소희 헌터님, 부탁드립니다.”

그를 이끌던 지휘관도 사라지니.

이성수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거기다.

“산군은 이번 훈련 참관만 하도록 하죠.”

“창연도 이번 훈련은 참관만 할게요. 괜찮으시죠?”

서대천과 김소희도 이번 특별 훈련은 참관만 하겠다고 선언.

기껏 소규모 길드들이 얻은 기회를 채가지 않겠다는 생각이기도 했고.

“그래야 실력 좀 보지 않겠어? 같은 생각이지?”

“굳이 입 밖으로 좀 꺼내지 마세요.”

솔직히 강현의 능력을 보고 싶은 의도가 가장 컸기 때문.

물론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본 이성수는.

‘이거 운이 좋은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상황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중.

지휘관은 없고 산군과 창연은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

결국 여기서 가장 강한 건?

‘나밖에 없겠군.’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고 저 최강현이란 놈을 굴복시키리라.

놈이 강현에게 심통을 풀 생각에 신이 났다.

과거 이성민이 남들을 무시하고 거칠게 행동했던 이유.

저런 옹졸한 형 아래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비슷한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럼 작전 시작하겠습니다.”

선설민 중령의 지시와 함께 시작된 특별 훈련의 내용은 간단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선의 외곽을 돌아 가장 뒤에 있다는 적의 수뇌부를 치는 작전.

그리고 작전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내가 앞서겠다! 따르라!”

이성수가 가장 앞에서 지휘관인 선설민의 명령도 무시한 채 마구 날뛰었고.

“뭐야, 왜 갑자기 저래?”

“이성수 지휘관, 이성수 지휘관!”

다들 그의 눈치 없는 행동에 눈살을 찌푸릴 때.

그의 목소리가 주변 몬스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덕분에.

크와아아아!

우롸르!

본래라면 전선을 향해 달려갔을 몬스터 무리가 특별 타격대를 향해 달려왔다.

그야말로 은닉의 기본적인 자세도 안 된 멍청한 실수.

그러나 이성수는 그런 자신의 잘못도 모른 채.

“하하! 어차피 내가 모두 죽여 버리면 그만 아냐!”

오늘따라 자신이 활약하기 좋게 운이 붙는다며 좋아했다.

[깜짝 퀘스트 뛰는 조연 위에 나는 주연을 시작합니다!]

[성공 조건 – 상대가 죽인 몬스터 홀로그램보다 더 많은 숫자의 몬스터를 잡을 것]

[성공 시 - 운빨 점수 500점 획득]

[실패 시 – 운빨 점수 500점 감소 및 혜택 취소]

[카운트를 시작합니다!]

[이성민 사냥한 몬스터 숫자 – 0마리]

[사용자 사냥한 몬스터 숫자 – 0마리]

운의 진짜 주인인 강현의 앞에 퀘스트 알림창이 떠올랐다.

물론.

[화기 마스터리 및 사격 관련 스킬을 일제히 발동합니다! 공격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연구자의 눈, 즉각 조치 스킬 사용 타깃을 설정합니다!]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조준합니다!]

조준이 끝나자마자 강현의 총이 불을 뿜었고.

달려드는 몬스터 홀로그램을 순식간에 분쇄했다.

총구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화력과 한 발 한 발 모두 치명적인 곳을 뚫는 무서운 정확도!

걱정되는 점은 총에서 울리는 소리.

그런데.

“뭐, 뭐야. 왜 아무 소리도 안 나?”

“아니, 무음이야?”

[이성민의 은밀한 화살을 대여합니다. 대상의 충성도가 높습니다! 사용하는 무기에 맞게 스킬이 변형됩니다!]

[스킬 고성능 소음기를 장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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