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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72화 (172/277)

172화 운이 XX 좋군

산군, 창연.

게이트가 열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어떤 기업보다 귀에 자주 들리는 이름들.

“그제 강원도 강릉에 열린 A급 게이트에 산군 길드 공격대 두 개 대가 진입. 무력화했단 소식입니다.”

“일주일 후 창연 길드 주최 대규모 헌터 길드 엑스포가 열린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참여하는 길드의 숫자만 400여 개에 해외에서도…….”

두 길드는 각자의 확고한 색과 영역을 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

그런 두 길드가 유일하게 겹치는 활동 영역이 있다.

바로 게이트 무력화.

헌터 길드의 존재 이유이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곳에서 두 집단은 종종 만났고.

“뭐야, 이번에 산군에서도 왔나?”

“창연 샌님들께선 어쩐 일이신가.”

“짐승들이 사고라도 칠까 봐 온 거지.”

“…게이트에서 사냥할 게 늘었구먼.”

길드원들끼리 으르렁거리길 자주.

“산군한테는 지지 마라! 야만인에게 져서야 되겠나!”

“창연 샌님들에게 밀려선 안 된다!”

길드원 간 경쟁도 꽤 치열했다.

네가 하면 나도 한다는 마인드.

물론 이런 경쟁심이 서로 발전하는 계기이자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막상 전선에서 활동하는 각 길드 헌터들끼리는 지금처럼 점점 알게 모르게 감정이 쌓였고 서로 으르렁거리길 일쑤.

처음.

“굳이 따로 먹지 말고 같이 드시죠? 어느 한쪽을 택하는 것보다 서로 교류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강현의 제안에.

“아, 그게… 쓰읍, 그건 좀.”

“같이요? 같이는… 으음.”

서대천과 김소희 모두 난색을 표했으나.

“그럼 저는 그냥 막사에서 먹겠습니다. 어디 한 곳을 선택하기에는 불편하네요.”

가장 중요한 강현이 빠져 버린다는 말에.

“그럼 같이 먹지 뭐. 다들 괜찮지?”

“그래요. 익숙하진 않지만… 익숙해지겠죠.”

서대천과 김소희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서대천은.

‘뭔가,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거야. 그걸 알아내야 해.’

강현이 이루어 내는 일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으리라 생각했고.

창연 김소희는.

‘내가 못 본 게 있는 건가? 들었던 것보다 더 괜찮은 사람 같은데. 좀 더 확인해 봐야겠어.’

강현에 대한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기에 허락한 일.

그리고 참으로 놀랍게도.

강현을 중심으로.

산군, 창연, 3중대원들이 모인 식사 자리가 이루어졌다.

“…큼, 크흐흠.”

“…아 거 좀 깨작거리지 말지?”

“밥을 손이 아닌 숟가락으로 먹네?”

“엎는다?”

산군과 창연 길드원끼리는 딱히 할 말이 없기에 서로 투닥거리는 중.

“헤에…….”

“우와.”

물론 3중대원들에겐 그들의 이런 모습마저 꿈에서나 그리던 모습이기에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때.

“보아하니 자네는 신체 강화형인가?”

“네, 맞습니다!”

지난번 강현과 산군을 구했던 특별 팀 중 한 명.

몸을 철로 강화하는 능력자가 마침 장건철 병장의 몸을 보고는 넌지시 물었고.

“어때 능력은 어느 종류야? 광석? 아니면 돌 쪽?”

“바위 쪽입니다!”

장건철 병장이 답지 않게 긴장하며 답했다.

사실 장건철 병장 관물대 안쪽엔.

“헌터님의 사진을 붙여 놓고 매일매일 체력 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 눈앞에 있는 산군 소속 헌터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단순 육체 강화 능력으로만 산군 길드에서 활약하는 인물.

장건철에겐 비슷한 능력임에도 최정상급 헌터로서의 활약이 꿈만 같았고.

“매일매일! 근육을 단련하며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표로 삼았다.

장건철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

“아…….”

다들 입을 벌리길 잠시.

“파하하하! 좋네 아주 좋아!”

산군 길드 헌터가 너털웃음을 터뜨림과 동시에.

“아하하하! 당차고 멋지네!”

“그러게 3중대 병사 자네 이름이 뭐라고?”

“산군 쪽 말고 창연에는 좋아하는 사람 없고?”

다른 헌터들이 일제히 크게 웃었다.

그러나 그들이 터뜨린 웃음은 비웃음이 아니었다.

오히려 즐거움과 호기심이 가득한 웃음.

그도 그럴 것이.

“아, 안 그래도 강현 헌터랑 같은 분대였지? 이름이 장건철 병장?”

“네, 장건철입니다!”

“아, 좋아 좋아. 그래서 장건철 병장 근육 단련하는 건 잘 되어 가고?”

“그것이 요즘… 좀.”

“그래? 어느 부분이 막히는지 이야기를 해 봐.”

강현에게 깊은 호감이 있으니 그와 함께하는 중대원들에게도 호감이 가기 마련.

특히 자신을 좋아한다는데, 거기다 비슷한 능력이라는데 싫어할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자신이 평소 흠모하던 헌터에게 가르침을 받을 기회를 얻은 장건철이 대흉근을 꿈틀거리며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설명했고.

“유연성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어. 유연성을 길러 봐.”

“아, 스트레칭은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아니지, 그게 아니지. 근육 유연성 말고. 능력 유연성.”

“능력… 유연성……?”

“그래, 근육도 몸이 단단하기만 해선 키우기 어렵듯 능력도 마찬가지지.”

산군 길드 헌터가 단번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능력으로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거에서 벗어나서 능력을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봐 그러면 작은 길이 보일 거야.”

“…감사합니다.”

상대의 선의에 장건철 병장이 목멘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 처음 물어볼 때만 해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는.

[당신의 운이 더해진 결과로 분대원 장건철 병장이 중요한 깨달음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장건철 병장의 운을 흡수합니다!]

[운빨 포인트 100점 획득!]

자신이 고민하던 부분은 물론 앞으로 발전해 나갈 능력 방향에 대해서도 감을 잡았다.

“그래, 앞으로도 그 마음가짐 잃지 말고.”

“감사합니다!”

사실 지금 그가 알려 준 힌트는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장건철 병장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도움이 되는 말.

아무리 능력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라 해도 길이 막혔을 때 작은 구멍을 뚫어 줄 사람이 있냐 없냐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장건철을 보자 자리에 있던 헌터들이 자신들의 예전 모습을 떠올렸다.

“능력이라는 게 참 웃기지?”

“그렇지.”

높은 곳에 있으면 참 쉬운데 막상 가로막히면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다들 장건철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절로 미소가 피어났고.

“어디 또 고민하는 사람 없나? 물어봐도 좋으니까 자유롭게 이야기 좀 하자고!”

“그래 이렇게 답답하게 밥만 먹으면 좀 그렇잖아?”

자유분방한 걸 좋아하는 산군 길드원들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자.

“아, 그럼 방패술 관련해서…….”

“저도 사격 관련해서 여쭤볼게…….”

“그 집단전 같은 경우…….”

분대원들이 각자의 어려움, 고민하던 부분들을 꺼내 놓았다.

그리고 산군 헌터들의 답이 이어지길 잠시.

“특별 팀 인원들이라 대답해 줄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서대천이 강현을 향해 은근히 말을 걸었다.

마침 산군 길드 헌터들과 3중대 인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으니 자신도 강현에게 말 걸기 좋은 타이밍.

“그렇습니다. 서대천 헌터께서도 조언해 주실 게 있나요?”

강현도 그의 말을 자연스레 받았다.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 으음. 뭐랄까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강현의 물음에 서대천이 고개를 젓고는 강현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어떻게 아까 그렇게 사기를 불어넣은 건가? 아니 솔직히 장비를 이기기 위해서 어떤 수를 쓴 거요?”

서대천이 내심 품어 왔던 궁금증을 다소 도발적인 어투로 털어놨다.

묘하게 닮고 싶으면서도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

그러나 강현은.

“어떤 부분이라 생각하십니까?”

짐짓 미소 지으며 오히려 서대천의 의견을 구했다.

그의 말투나 생각 따윈 중요치 않다.

[서대천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그는 지금 강현에게 서서히 매료되는 중.

“어, 그러니까 아까 고함 지른 거?”

“그뿐?”

“으음, 분대 간 합이 잘 맞았기 때문에?”

“거기다요?”

“으윽. 거기서 더 있나?”

강현의 연속 질문에 서대천이 곤란한 표정을 지을 때.

“첫 번째 승리 덕입니다.”

강현이 순순히 답한 이후 입에 밥을 넣고 우물거렸다.

자연스레 생긴 공백 동안.

“…첫.”

“승리……?”

서대천과 김소희가 강현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그러나 뜻이 쉬이 짐작이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할 때.

“확실히. 기세는 무섭지.”

서윤진 대위가 유일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강현의 말을 이해했다.

서대천이 아직 이해하지 못한 듯하자.

“처음에 강현이가 참호를 먼저 파지 못했다면 연설도 소용이 없었을 거고, 연설이 소용없으면 기세도 오르지 않았을 거고.”

“이기지도 못했을 거라는 거군요.”

서윤진의 설명에 서대천이 비로소 강현의 말뜻을 이해했다.

이해하고 나자 밀려드는 놀라움.

그리고 그 위에.

“그게 선봉이 하는 역할 아니겠습니까.”

“선봉이 하는 역할…….”

강현의 필살기, 언변이 꽂혔다.

그야말로 서대천이 원하고 추구하는 답.

자신은 그러지 못했기에 항상 이런 모습을 꿈꿨는데.

강현은 이를 이루어 냈고 실제로 보여 주었다.

[언변, 감화, 신뢰, 카리스마를 발동합니다. 하위 스킬 말싸움을 발동, 상대의 의문을 정확히 찔렀습니다. 서대천의 호감도가 크게 올랐습니다. 당신에게 감탄합니다!]

[서대천의 운을 흡수했습니다. 운빨 점수 150점 획득!]

자연스레 서대천이 강현에게 점점 빨려 들어갔고.

“그, 그럼 그 선봉이라는 게 먼저 행동하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아, 그리고 이기면?”

방금까진 반말을 섞어 쓰던 말투가 대번에 존댓말로 변했다.

그리고 그런 둘을 보는 김소희의 마음은.

‘이게 아닌데.’

점점 초조해졌다.

강현을 재 보고 떠보려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데 지금 이 자리는 완전히 강현이 장악한 상태.

거기다 이대로라면 서대천에게만 좋은 일 해 주고 끝나게 생겼다.

그녀의 다급한 얼굴을 봐서였을까.

“아니지, 방패라는 건 그렇게만 운용하는 게 아니지.”

이번엔 창연 길드 소속 헌터가 입을 열었다.

탱커, 그중에서도 방패를 사용하는 헌터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유명 인사.

그의 발언에 자연스레 3중대의 시선이 쏠렸고.

“방패란 막는 것 외에도 흘리고 치는 것이지. 단순히 막는다는 개념에서 벗어나야지.”

“공격에 연계가 있듯 방어에도 연계가 있어. 막는 흐름으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꺾는 것 그게 탱커의 역할이기도 하지.”

그의 방어에 관한 강론이 이어졌다.

꽤 깊고 심오한 말.

물론 한참이나 실력 차이가 나기에 모든 말을 이해하진 못했으나.

[분대 스킬 견고함, 방진의 경험치가 크게 올랐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분대원들이 방어의 새로운 개념을 이해했습니다! 방진 하위스킬 방어 흐름을 획득했습니다!]

[1분대원 탱커들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능력이 빠른 속도로 개발됩니다!]

산군 길드에 쏠린 흐름을 가져오기 위한 창연 길드원의 강론은 자연스레 3중대원 전력 강화를 이루어 냈고.

[이들의 운을 흡수합니다! 운빨 점수 200점 획득!]

강현의 운빨 점수로 돌아왔다.

이번엔 창연 길드원들이 기세를 잡았고.

때를 틈타.

“그럼 최강현 상병님은 리더는 가장 앞에 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김소희가 강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서대천이 거칠지만 호기심이 가득한 질문이었다면.

김소희는 공손하지만 강현의 그릇을 재 보려는 질문.

물론.

“리더와 매니저는 다르죠.”

강현은 이런 말장난에 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강현이 김소희가 한 말의 맹점을 짚어 냈고.

“아, 그건…….”

김소희가 잠시 당황했다.

그사이 강현이 김소희의 기세를 빼앗고는 말을 이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리더는 때를 아는 사람이겠죠?”

“…….”

“나설 때와 뒤에서 조율할 때, 흐름을 끊을 때와 이을 때. 더 나아가.”

강현이 갑자기 말을 멈추고는 창연 길드에서 준비한 고기를 입에 넣었고.

“나아가……?”

“창연에서 준비한 고기는 정말 맛있네요.”

“그건 감사한데 마지막 말은요?”

말꼬리를 돌려 버렸다.

강현의 엉뚱한 대답에 몸이 단 김소희가 답을 재촉할 때.

“때가 이르렀다고 판단했다면 어떤 어려움을 앞에 두고서도 이겨 내는 사람이겠죠.”

“아……!”

[김소희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김소희의 운을 흡수합니다!]

[운빨 점수 50점을 획득했습니다!]

김소희가 강현의 답변을 듣고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그때부터.

각 길드 헌터들이 강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지. 그런데 그건 또 이런 부분이 있지 않겠어?”

“자, 방금 이해한 내용 다시 말해 봐. 들어 보고 고칠 점 이야기해 줄게.”

창연 길드 헌터가 설명하면 산군 길드원이 반박하거나 또 3중대원이 이 이야기를 이해했는지, 했다면 올바로 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소속과 실력은 다르지만.

결국 모두 같은 헌터.

능력의 향상이라는 목표만은 다 같았고.

처음엔 강현의 이목을 끌려고 한 말들이 나중엔 진짜 깨달음을 나누는 대화로 바뀌었다.

경쟁에서 시작한 점심 식사 자리가 진정한 교류 겸 토론 자리가 된 셈.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식사가 끝난 뒤.

[훌륭한 점심 식사 자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산군, 창연, 3중대원 모두가 만족했습니다!]

[3중대원 대부분이 능력 향상의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이들의 운을 흡수합니다! 당신 주변에서 행운이 휘몰아칩니다!]

[운빨 점수 600점 획득! 총 운빨 점수 3,000점에 도달했습니다!]

‘운이 존나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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