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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65화 (165/277)

165화 그거 하자 그거!

1대대 회의실.

각 중대 중대장들뿐 아니라 핵심 간부들이 모여 있는 자리.

“월간 대대 전술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밤새 당직을 서고 피곤한 얼굴을 한 당직 사령이 PPT 자료를 넘기며 보고를 시작.

“곧 있을 태극 훈련 준비 현황입니다. 대대 지원과에서 각 중대 지원 물품 목록을 작성해서 전달할 테니 각 중대장님과 지원과장님들은 목록을 확인한 뒤. 추가 요청 품목 작성해서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작전과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작전과 태극 훈련 준비 현황 보고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 군단 작전과와 협의를 진행, 훈련 중 협력할 민간 길드 선정 및 협조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대대 각과 과장들이 현재 자신들이 진행하고 있는 주요 업무를 보고했고.

이를 심각한 얼굴로 듣던 선설민 중령이 손을 들어 보고를 끊었다.

“그래서 현재 선정된 길드들은?”

“그게…….”

대대장 선설민 중령의 질문에 작전과장이 곤란하다는 듯 말을 흐렸다.

“본래 계속 협력해 왔던 몇몇 길드 쪽에서 이번 합동 훈련을 거절했습니다.”

“합동 훈련을 거절했다고?”

“네.”

작전과장의 흐린 목소리에 선설민 중령의 눈썹이 대번에 솟아올랐다.

그의 성격상 이런 자신감 없는 태도를 그냥 보아 넘길 리가 없었고.

“똑바로 대답하도록! 작전과장!”

선설민 중령의 엄격한 목소리가 회의실 분위기를 차갑게 얼렸다.

“…….”

다들 선설민의 번쩍이는 시선을 피해 비어 있는 수첩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게…….”

“그게?”

“기존 협력하던 길드 중 몇 개 길드가 합동 훈련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니까 왜? 우리가 돈을 떼먹은 것도 아니고 훈련 보상금도 충분히 쥐여 주지 않았나. 몇 년이나 군말 없이 잘 협력해 오던 길드들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꿔?”

선설민 중령의 의문에 동의하듯 다른 간부들도 고개를 끄덕였고.

작전과장이 이젠 자기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번에 1대대와 훈련하고 싶다는 길드들이 있었습니다.”

“합동 훈련을 같이하고 싶다고?”

“그렇습니다! 그 소문을 들은 기존 협력 길드들이 발을 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니 대체 어디길래 발을 빼? 만일 부정한 방법이 있었다면 내 당장이라도!”

선설민 중령이 예전에도 간혹 있었던 길드 간 핍박과 알력 다툼을 예상하며 인상을 찌푸리려 할 때.

“산군 길드, 창연 길드에서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그것도 3중대를 콕 찍어서 말입니다.”

“…어디?”

“산군, 창연 길드입니다.”

“아, 산군이랑 창연…….”

“그렇습니다.”

“산군이랑 창연?”

“예, 산군이랑 창연입니다.”

작전과장의 답변에 선설민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간부들도 멍하니 입을 벌렸다.

산군이랑 창연이 왜?

자그마치 국내 5대 길드 중 두 곳이 합동 훈련을 먼저 제안하다니.

보통 매년 5대 길드 중 한 곳씩 돌아가면서 훈련에 참여했는데.

심지어 직접 훈련을 뛰지도 않았다.

“사령부 지휘소 훈련에만 얼굴 잠깐 비추고 사라지던 길드들이 왜?”

“그것도 1대대, 그중에서도 3중대를 찍어서?”

곳곳에서 의문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물론 선설민도 작전과장도 이유를 모르기에 미간을 찌푸릴 뿐.

“자네 생각은? 두 길드와의 훈련, 진행할 수 있겠는가?”

선설민 중령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작전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니 훨씬 손쉽습니다. 물자나 지원금 관련해서도 일체 필요 없다고 했고 심지어 훈련 관련 물품도 준비해서 오겠다고 했습니다.”

“준비해서 온다?”

“거기다 직접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정예 병력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작전에 참여!”

“정예 병력을 보내?”

자리에 있던 간부들도 술렁거릴 정도의 제안.

그럴 만도 했다.

그들이 속해 있는 곳이 군대라고는 해도 어쨌든 헌터.

국내 최고 수준의 헌터들이 있는 길드와 함께 싸우고 그들과 친해질 기회가 얼마나 있겠는가.

다들 부풀어 오르는 마음을 주체 못 할 때.

“쯧.”

선설민이 단번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린 군인이다. 훈련하는 거지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가 아니야. 자네들 지금 정신 못 차리지?”

이어지는 서릿발 같은 추궁에 간부들이 자세를 바로잡았다.

아무리 같은 헌터라지만 작전에 임하는 군인들이 다른 헌터들 구경할 생각에 들뜨다니.

“작전에 나가는 군인에게 산군이든 창연이든 무엇이 중하단 말이야!”

선설민이 그들을 향해 잔소리를 쏟아 내던 중.

“저 봐! 너희들 중 3중대장만이 군인다운 자세를 유지했다.”

선설민이 유일하게 흔들림 없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서윤진을 칭찬했고.

갑작스러운 시선 집중에 서윤진 대위가 자세를 바로 했다.

이어서.

“그리고 최강현 상병 또한 그에 못지않게 군인다운 자세를 유지했어! 하물며 병사도 작전의 의의를 이해하고 산군이나 창연 길드라는 이름에 들뜨지 않는데 간부라는 인간들이!”

서윤진 대위 옆에 있는 강현을 보며 선설민이 더욱 간부들을 몰아세웠다.

남들이 산군과 창연의 이름을 듣고 들떴을 때.

둘만은 담담한 신색을 유지했기에.

물론.

‘서윤진은 산군 길드 손녀잖습니까!’

서윤진이야 산군 직계 혈통이니 들뜰 이유가 없었고.

‘여긴 어디? 난 누구? 대체 왜?’

강현 같은 경우 자신이 왜 대대 작전 회의에 와 있는지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느라 바빴기에 반응할 틈이 없었다.

“다들 서윤진 대위와 최강현 상병을 좀 본받아라!”

그날 회의의 결론은 서윤진과 강현의 군인 정신을 배워라.

오전 회의가 마무리된 후.

“최강현 상병, 우리 이야기 좀 할까?”

선설민이 슬며시 입맛을 다시며 강현을 찾았다.

드디어 어제 새로운 최장만 프로젝트.

최강현 장군 만들기 프로젝트를 강준진 준장에게 허가받았다.

‘반드시 임관시킨다!’

선설민 중령이 곧 자신의 후배로 들어올 강현의 늠름한 모습을 떠올리며 함박웃음을 짓고는.

“최강현 상병? 강현아?”

방금 회의시간과는 전혀 다른 친절한 목소리로 그를 찾았으나.

“…….”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간부들 사이, 강현은 이미 종적을 감춘 뒤.

“서윤진 대위? 3중대장?”

선설민 중령이 이번엔 서윤진 대위를 찾아봤으나.

그녀 또한 어느새 자리를 비운 지 오래.

“윤진아! 강현아!”

회의실 바깥 선설민 중령의 서글픈 외침만이 울렸다.

* * *

선설민이 한창 둘을 찾고 있는 시간.

둘은 거친 숨소리를 내며.

“헉, 헉, 헉!”

“아흑!”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군단 야외 훈련장 깊은 구석.

검성 이석천이 홀로 수련했던 장소에 도착한 둘이.

“강현아…….”

“상병 최강현.”

“나, 더는 못 참겠어.”

“중대장님…….”

서윤진이 몽롱한 표정으로 강현을 보며 애원했고.

강현이 뜨거운 눈으로 그녀를 마주했다.

“어서, 그거 하자 그거.”

“정말 괜찮겠습니까?”

서윤진의 재촉에 강현이 재차 물었고, 서윤진이 기다릴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알겠습니다. 좀 힘들어도 참으십시오.”

“응, 부탁할게.”

강현이 서윤진의 손을 굳게 잡은 순간.

[검탑주 최강현, 전우 서윤진의 정신을 검탑으로 이동시킵니다!]

익숙한 알림과 함께 둘의 정신이 검탑으로 이동.

이제 슬슬 눈에 익기 시작한 장소에서 눈을 떴다.

그리고.

“감히, 감히 신성한 훈련장에서 뭐 하는 짓이냐! 이 요오망한 것들이!”

자신의 피와 땀이 어린, 검을 휘두르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연무장에서 벌이는 둘의 행각을 본 검성 이석천이 절규를 토했고.

“내가 직접 벌하리라!”

얼굴 없는 검수로 변하여 강현과 서윤진을 겨누었다.

“용서 못 한다! 죽인다!”

그의 여전한 절규에 강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대체 뭘 상상한 겁니까? 그냥 검탑에 접속한 것뿐입니다.”

“이이익!”

반박할 수 없는 강현의 말에 얼굴 없는 검수가 몸을 바들바들 떨었고.

“강현아, 불쌍한 사람이잖니. 그렇게 말하면 못써.”

서윤진의 타이름에.

“죽인다앗!”

검성 이석천이 광폭화에 걸린 것처럼 둘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그를 보며 강현과 서윤진이 바짝 긴장했다.

비록 말투와 행동은 우스꽝스러웠지만 실력만은 진짜.

어제만 해도.

“마흔여덟 번 죽었던가?”

“오늘이 마흔아홉 번째 도전입니다.”

강현과 서윤진은 검성 이석천을 상대로 모두 패배.

실전이라면 마흔여덟 번이나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그는 정체를 감추기 위해 해파칠십이검 등 본신 절기를 펼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마흔여덟 번 싸워 모두 졌다.

이 정도면 좁힐 수 없는 격차에 기가 꺾일 만도 하건만.

“이번엔 다를 거야. 크르릉!”

서윤진은 살면서 처음으로 마음껏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는지 오히려 웃었다.

물론 강현도.

“가볍게 천 번 정도면 이기지 않겠습니까.”

기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두 눈에서 투지가 활활 타올랐다.

“어차피 남은 건 도전밖에 없으니 반드시 이길 겁니다.”

이미 강현의 머릿속에 남은 단어는 도전뿐.

포기라는 단어조차 이미 지워 버린 지 오래.

물론 검성 이석천의 강함은 새로운 경지였다.

누군가는 이 끝없는 경지를 보며 절망할지 모르지만.

강현의 심장은 오히려 거세게 뛰었다.

[이전 성공한 훈련소 튜토리얼 및 전설적인 훈련병 칭호 효과로 훈련 효율 250% 증가!]

[사용자가 이룰 검술의 극의를 발견했습니다! 훈련 효과가 추가로 50% 증가합니다!]

[훈련 효과 300% 달성!]

[새로운 호칭 훈련에 미친 남자를 획득했습니다!]

[일시적 몰입 상태에 들어갈 시 훈련 효과 추가 100% 증가!]

그리고 이런 사용자의 마음을 이해한 능력은 강현에게 부스터를 달아 주었다.

훈련 효과 3배 증폭.

그야말로 경험치 이벤트와 다름없는 상황.

이것만으로도 놀라울 진데.

[탑주 최강현과 전우 서윤진의 복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흔 번째 도전!”

“이번엔 다르다!”

[탑주 최강현과 전우 서윤진의 복구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시!”

“크르렁!”

[최강현, 서윤진 복구 완료]

강현은 전투까지 무한으로 즐기는 중.

횟수가 백 번이 넘어가자 강현도 서윤진도 준비 없이 바로 전력을 뿜어내기 시작.

점점 싸움에 몰입하면 할수록 즐거웠고.

어느 순간 횟수를 헤아리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그때.

[일시적 몰입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훈련에 미친 남자 호칭 효과로 훈련 효과 100% 추가!]

총 400%의 훈련 효율을 달성했다.

남들보다 네 배 빠른 성장 속도!

그러나 강현은 이미 이런 알림창을 보지 못할 정도로 몰입한 상태.

검을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이석천을 압박하기 위해 서로의 합을 맞춰 가는 과정.

연속해서 이루어지는 전투 속.

[광폭화 스킬 발동. 분노가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서윤진이 광폭화 스킬을 반복해서 발동할 때마다.

그리고 죽었다 깨어날수록.

[전우 서윤진의 광폭화 제어 정도: 13… 14%]

아주 차근차근 광폭화 스킬 제어 정도가 올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조금씩 자신의 움직임을 되찾기 시작했고.

“하압!”

“크르렁!”

거기다 조금씩 광폭화를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강현의 투로를 방해하지 않으려 애쓰니.

강현과의 합도 점점 맞아 갔다.

비록 아직 딱딱 맞아떨어지진 않았지만 처음처럼 서로의 기운을 방해하진 않는 정도.

덕분에 강현도 한층 자연스레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둘의 점점 맞아 가는 합을 본 이석천은.

‘아무리 본신 스킬을 쓰지 못해도 쉽게 져 줄 생각은 없다!’

속으로 다짐했다.

후배들이 강해지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생각 따윈 없다.

끝까지, 끝까지 괴롭혀 주리라.

둘이 하는 짓이 아니꼬워서가 아니다!

‘아니! 맞아!’

검성 이석천이 나름의 동기를 불태우며 강현과 서윤진의 합격을 방해하기 위해 집요하게 검을 집어넣을 때.

[전우 서윤진과의 신뢰가 깊습니다! 둘의 공격을 융합합니다!]

[융합 시도 현재까지 147회. 융합 성공률이 대폭 상승합니다!]

[융합 시도]

강현과 서윤진의 공격이 다시 한번 달라붙기 시작했고.

이내 147번째의 실패를 딛고서.

[융합 성공!]

148번째에 둘의 합격이 완전해졌다.

[전우 서윤진과의 공격 융합을 성공했습니다! 서윤진의 스킬 광호폭왕권과 당신의 검술을 융합합니다!]

[서윤진 합격 스킬 광풍파랑을 획득했습니다!]

융합에 성공한 이후.

어딘가 어긋나 있던 강현과 서윤진의 공격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기 시작했고.

[합격 스킬 광풍파랑을 발동합니다!]

스킬을 발동하자.

서윤진의 광폭한 공격이 쏟아지며 그 사이사이로 강현의 날카로운 검이 쏟아져 내리니.

마치 몰아치는 광풍 속 널뛰는 파도와 같은 모습!

거대하며 거센 폭풍이 검성 이석천을 향해 몰려들었다.

둘의 거센 합격 앞.

자연재해와도 같은 공격을 마주한 이석천이 마지막 절규를 속으로 뱉어 냈다.

‘솔로들이여 영원하라!’

그렇게 얼굴 없는 검수가 강현의 검과 서윤진의 발톱에 찢겨 사라진 순간.

[기존 스킬 능숙한 움직임이 진화에 성공했습니다!]

[이전 경험과 현재 경험을 토대로 스킬을 재조정합니다!]

[기존 스킬 왕꿈틀이와 제로백에 영향을 받습니다!]

[새로운 신법 와룡승천을 획득했습니다!]

[해파칠십이검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검격 횟수가 늘어납니다!]

[현재 휘두를 수 있는 검격 횟수: 서른여섯 번]

[해파칠십이검 전식 36검을 완성했습니다!]

[전우 퀘스트 ‘호랑이와 함께 춤을’ 성공했습니다! 검탑이 전우 서윤진의 능력 광폭화를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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