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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51화 (151/277)

151화 짜릿해! 늘 새로워!

군단 특임대 사령부 깊은 밀실.

어둑한 조명 아래.

몇몇 사람이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

“아, 아아.”

그중 단상 앞에 선 선설민 중령이 목을 풀고 있을 때.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등장했고.

안에 있는 모두가 벌떡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음, 모두 와 있구먼.”

어깨에 반짝이는 별 하나.

바로 군단 특임대장 강준진 준장의 등장.

그가 가장 상석에 착석한 뒤.

“시작해.”

고개를 끄덕이며 회의의 시작을 알렸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선설민 중령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는 PPT 자료를 띄워 올렸다.

“중령 선설민. 최강현 장군 만들기 프로젝트. 일명 최장만 작전 발표 시작하겠습니다.”

“…….”

“…….”

선설민의 진지한 목소리가 울리는 와중 몇몇 간부의 턱 근육이 불거졌다.

최장만 프로젝트.

최장만 프로젝트.

자꾸 선설민의 진지한 표정에서 튀어나오는 최장만이라는 말도 안 되는 단어에 웃음이 튀어나오기 직전.

그러나.

“음, 그렇단 말이지. 오호.”

상석에 앉은 강준진 준장의 표정과 반응이 너무나 진지했기에 웃을 수가 없었다.

선설민 중령의 발표가 끝난 뒤.

“음, 이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습니다.”

“복지나 이후 진로도 확실하고. 거기다 본인 능력도 있으니 1대대장의 발표대로만 된다면…….”

이상한 작전명만 뺀다면 선설민의 작전은 훌륭했다.

지금까지의 공적을 인정, 특별 전형으로 강현을 소위로 임관.

이후 특임대 작전에 따른 전공을 세울 때마다 한 계단씩 특진.

“군단에서만 최단기간 내로 소령까지는 만들겠단 소리군.”

“특임 본부에 가서도 자기만 잘한다면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겠습니다.”

이후에는 강현의 능력에 따라 갈리겠지만.

“녀석이라면 해낼 겁니다.”

선설민은 확신했다.

강현은 특임대를 이끌어 갈 차세대 제목이라고.

다들 고무적인 미래를 그려 갈 때.

“안 돼.”

강준진 준장이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로는 모자라.”

그가 방금까지 나왔던 긍정론을 단 한마디로 일축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진짜 파격에 파격을 더한 수준입니다.”

“사실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거나 언론에서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다른 간부들의 말을 들은 강준진이 답답하다는 듯 혀를 쯧 차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친구 산군 서대호의 권법을 쓰더군.”

“……!”

“5대 길드에서 주는 혜택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이겠지. 자네들도 잘 알잖아.”

“…….”

“거기다 산군에서 접근한다면 그곳에서도 접근할 가능성이 크지.”

“창연 길드 말씀이십니까.”

“그래, 자그마치 국내 5대 길드 중 두 곳이 노리는 인재일세, 파격 정도로는 부족해.”

강준진 준장의 현실을 알려 주는 말에 선설민 중령도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리 자신들 나름대로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고 해도 어찌 거대 길드와 같겠는가.

그때.

“파격 그 이상을 준비해 봐.”

“파격 그 이상……!”

“나뿐만 아니라 군단장님 허락도 떨어진 거니까 겁먹지 말고 확실히 해 보자고. 아예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진행해.”

“알겠습니다! 충성!”

강준진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 거기에 군단장님 허락까지 떨어졌다는 말에 선설민이 힘을 내었다.

선설민이 더욱 강력한 혜택으로 돌아오리라 결심할 때.

띠리리리.

강준진의 스마트폰이 울렸고.

“어, 마침 회의 끝났는데 왜.”

전화를 받은 그의 얼굴이 점점 딱딱하게 굳었다.

“…뭐? 알았다. 곧 갈게.”

강준진 준장이 급하게 자리를 마무리하고 나가려는 순간.

띠리리리.

따르르릉.

자리에 있던 간부들의 전화기가 일제히 울어 대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간부들의 얼굴이 조금 전 강준진과 같이 변했다.

그들 귀에 들린 소식은 바로.

“뭐? 오성탁 준위가?”

“살해를 당했다고?”

오성탁 준위의 살해 소식.

그 충격적인 소식은 군단 핵심 간부들을 비롯해 곳곳으로 퍼져 나갔고.

“오성탁이 살해당해요?”

서윤진 대위의 귀에도 들어왔다.

그녀가 심각한 표정으로 몇 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곤 잠시 자신의 책상 위를 바라보다가.

중대장실을 나가는 순간.

“강현아…….”

“충성.”

문밖에 우두커니 서 있던 강현과 마주쳤다.

마침 그를 찾으려 했기에 서윤진이 중대장실을 턱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들어가서 잠깐 이야기 좀 할까?”

책상을 중심으로 마주 앉은 둘이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들었니?”

서윤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제야 강현도 퍼뜩 정신을 차렸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가다 들었습니다…….”

숨길 것도 없다는 생각에 서윤진 대위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렇게 됐다고 하네. 교도소 안에서 다른 재소자에게 살해… 당했데. 어떤 일이 있어도 죽지 않을 것 같은 인간이었는데.”

오성탁이라면 끝까지 버티고 버텨 복수라도 하러 올 줄 알았건만.

“이렇게 끝나 버릴 줄은 몰랐어.”

중대장의 씁쓸한 목소리가 중대장실을 감쌌다.

그가 불쌍하다거나 또는 죽은 전우에 대한 슬픔은 아니었다.

그냥 덧없이 흩어져 버리는 인간에 대한 회의감.

강현도 이를 이해했기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가 가장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누구지? 누가?’

누가 오성탁을 죽였는가.

아니 오성탁을 어떻게 죽였는가.

강현은 구찌의 기억을 통해 오성탁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았고.

그가 이미 오성탁 본인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구찌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강력한 적.

그런데 그가 죽었다고?

“놈도 결국은 사람이었군.”

이석천도 충격을 받았는지 멍하니 중얼거렸으나.

그들이 느끼는 충격과는 다른 충격이 강현을 휘감았고.

그가 심각한 얼굴로 구찌가 보여 주었던 기억을 되짚었다.

오성탁을 억지로 자살시키고 다시 되살릴 정도의 능력.

그런데 죽었다고?

‘뭔가 이상해.’

강현이 상황이 수상쩍음을 본능적으로 느꼈고.

“오성탁을 살해한 범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금 유일하게 남아 있는 증거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방금 듣기로는 육군 교도소에서 능력자용 교도소로 이감될 거라 하던데.”

서윤진의 말을 들은 강현이 확신했다.

‘이감 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 거다.’

오성탁을 죽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무언가 일을 벌이려고 한다는 것.

그리고 이전 어둠의 하수인들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백화점 사건을 반복하려는 건가?’

거기까지 생각한 강현의 몸에 소름이 우수수 돋아 올랐다.

만일.

‘능력자 교도소를 폭파한다면? 아니 그들을 제물로 바쳐 게이트를 연다면?’

어느 쪽이든 지금껏 없었던 재앙이 들이닥칠 거다.

그리고 강현의 이런 짐작과 같은 생각을 한 사람.

“강현아, 이거 위험하다.”

검성 이석천.

강현처럼 모든 정보를 알지는 못했지만 오랜 경험과 본능으로 보기에 뭔가 일이 위험하게 흘러간다는 걸 느낀 모양.

“놈이 능력자 교도소에 가게 해서는 안 돼.”

이석천의 말과 강현의 뜻이 일치했고.

“중대장님.”

강현이 이전에 받았던 특혜 한 가지를 떠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응? 아, 혹시 불편하면 그만 이야기할까? 하긴, 아무래도 좀 그렇지?”

서윤진 대위가 강현의 부름에 황급히 주제를 돌리려 했다.

이상하게 강현이 앞에 있으면 평소 하지 않던 이야기를 꺼내서 문제였다.

서윤진이 괜히 말꼬리를 돌리려 오늘 있을 훈련에 대해 이야기하려 할 때.

“그 수감자 이송. 특임대에서 맡아서 움직입니까?”

강현이 눈을 빛내며 물었고.

“아무래도 그렇겠지. 우리 군단에서 하려나?”

서윤진도 생각지 못한 질문에 궁금해했다.

“가능하시다면 수감자 이송. 제가 맡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강현이 서윤진에게 부탁했다.

[이전 획득한 인물 명령권을 사용합니다! 지금껏 쌓은 신뢰도, 호감도를 바탕으로 명령을 따를지 말지 결정합니다!]

사실 말은 부탁이었지만 강현은 이 명령권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이송 작전에 참여할 생각.

호송 중간이든 능력자 교도소에서 무언갈 할 생각이든 최대한 옆에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놈들의 계획을 막을 수 있다.

강현이 확신을 갖고 서윤진을 바라볼 때.

[지금까지 쌓은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습니다. 전우 서윤진이 당신의 명령을 이행합니다]

명령을 이행한다는 알림창이 뜸과 동시에 서윤진 대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한번 알아볼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쁜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

그녀의 물음에 강현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좋아. 중대장이 또 중대원 소원 하나 정도는 들어줘야지.”

“감사합니다, 중대장님. 그럼 훈련하러 가보겠습니다.”

그녀의 호쾌한 긍정에 강현이 중대장실을 나가려 할 때.

“강현아.”

서윤진이 그를 불렀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을 잃어선 안 돼. 알겠지?”

그녀의 말에 강현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언 감사합니다, 중대장님.”

강현이 중대장실을 나간 후.

“어, 3중대장 서윤진 대위인데 지금 대대장님 계시니? 아니 지금 갈 거니까 간다고 이야기 좀 해 줄래? 오성탁 준위 살해범 호송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다고. 어, 그래 알았다.”

서윤진이 대대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오성탁 준위 살해 소식에 며칠간 군단 특임대가 소란스러웠다.

대체 누가 그를 죽였는지 어떤 놈인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대부분.

오성탁 준위의 죽음에 대한 애도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다.

그리고 드디어.

“강현아, 삼 일 이내에 1분대 준비시켜. 이감 호송 허가 떨어졌어.”

서윤진 대위로부터 호송 명령이 내려왔다.

“대신 내가 작전 지휘 맡아서 같이 갈 테니까 그렇게 알고 분대원들 준비시켜. 건철이가 경험 있으니까 모르는 건 건철이한테 물어보고.”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중대장님.”

그때부터 강현과 1분대는 이감 호송 훈련에 돌입.

삼 일 후, 서윤진 대위의 인솔하에 육군 교도소로 향했다.

“자, 다시 설명할 테니까 잘 들어. 이번 호송 같은 경우 일반 수감자랑은 다른 경우니까 특히 조심을 많이 해야 해.”

장건철 병장의 마지막 설명이 이어지는 와중.

“…….”

강현은 좀 다른 부분에 집중하고 있었다.

서윤진 대위가 건네준 이송 수감자 목록 최하단.

김준혁 이병

-자대 일반병 살해(14명), 수감자 오성탁 준위 살해

오성탁을 죽인 자의 이름이 보였다.

직책은 이병, 혐의는 자대 병사 살해.

‘자대 일반병 살해 14명…….’

쓰여 있는 건 단 한 줄이었으나 거기에 담긴 많은 의미가 느껴졌다.

“으음, 자대에 배치받고 나서 각성을 한 경우인 건가…….”

강현의 옆에서 같이 목록을 살펴보던 검성이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이등병 때 괴롭힘을 받다가 갑자기 능력을 각성하는 경우. 문제는 그 능력을 받은 이후지. 보니까… 좋지 않은 결말이었나 보군.”

문제는.

“그런데 이 친구가 왜 오성탁을 죽였을까?”

일반 부대에 있었을 살해범과 오성탁이 접점이 있을 리 만무.

그때 강현이 한 가지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만일 능력을 각성한 게 아니라면. 능력을 받은 거라면?’

이전 백화점에서 보았던 어둠의 신도들.

비록 괴물이 되어 버렸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능력자가 되리라 말했다.

만일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이었다면.

‘능력을 받는 대신 오성탁을 죽이란 명령이라도 받았던 걸까.’

강현이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에 고민할 때.

“자, 도착했다! 하차!”

어느새 그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육군 교도소에 도착.

평소 입는 군복이 아닌 까만 흑복을 입은 서윤진 대위가 적갈색 머리를 휘날리며 내렸고.

“하차!”

1분대원들이 그녀를 따라 내렸다.

“근데, 강현아. 그 흑복 사제냐? 엄청 좋아 보인다.”

문득 강현이 입은 흑복을 빤히 보던 김대영이 물었고.

“아, 사제는 아니고 좀 오래된 걸 받았습니다.”

강현이 가볍게 답했다.

원래 흑복이 다 까맣지만 강현의 흑복은 유독 새까만 색.

좀 과장을 보태면 마치 빛을 빨아들이는 그림자를 입고 있는 듯 보일 정도.

강현의 대수롭지 않은 대답에 김대영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워낙 신기한 일을 벌이는 녀석이니 뭔가 있기야 있겠지만.

“분대장만 믿는다.”

이젠 예전과는 다르게 강현을 완전히 믿고 따르니까.

물론 강현이 입은 건 평범한 흑복이 아니었다.

산군 서대호가 선물한 흑복.

그림자 괴물, 데론들의 왕으로 만들었다는 이 귀한 흑복을 오늘에서야 꺼낸 이유.

[사용자의 능력이 부족하여 경험치를 흡수할 수가 없습니다!]

이전 착용했을 때는 아직 강현의 능력이 부족해 경험치를 흡수할 수가 없었기 때문.

그러나 그때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났고.

강현은 그때와 비교하면, 아니 비교도 하지 못할 만큼 강해졌다.

오늘 아침에 흑복을 착용하자 떠오른 알람.

[산군이 선물한 최초의 특임대 흑복을 착용했습니다!]

[새로운 고물 최초의 특임대 흑복을 수집했습니다! 고물에 담긴 이전 사용자들의 기억과 경험치를 흡수합니다!]

[담긴 경험치가 많아 차례로 흡수를 시작합니다!]

[흡수율: 1… 3… 5%]

얼마나 많은 경험치인지는 몰라도 단번에 흡수가 힘들 정도.

그러나 강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체력 레벨이 올랐습니다. 근력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숙한 움직임 스킬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숙한 움직임 레벨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진화를 시도합니다!]

‘성장은 언제나 짜릿해! 늘 새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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