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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48화 (148/277)

148화 해피 엔딩

어제 구찌의 성장한 모습을 보자마자 든 생각.

‘구찌를 계속 전투 인력에서 제외해야 하나?’

성장 전에는 완전히 아기 새나 마찬가지였다면.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구찌의 모습은.

“삐이이익!”

아직 앳되긴 하지만 분명 맹금의 모습이었다.

온몸이 아름답게 타오르는 붉은 수리.

물론 평소엔 참 신비하게도.

“뀨우!”

예전 어린 모습으로 돌아갔으나.

구찌의 주인인 강현은 알고 있었다.

[구찌의 능력이 강화되었습니다! 전반적인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구찌가 더는 아기가 아니라는 걸.

망설임 따윈 없었다.

“구찌!”

“뀨우!”

강현의 명령에 구찌가 놈에게로 쇄도했고.

콰직!

그대로 놈의 머리통을 뚫고 들어갔다.

[날카로운 비행과 거인의 강골이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펫 구찌가 날카로운 비행 하위 스킬 관통을 획득했습니다!]

구찌가 새로운 스킬 날카로운 비행으로 적의 갑피를 뚫고 안으로 침입.

“최강현 상병님! 구찌가!”

“구찌야!”

“이거 어떻게 하냐!”

분대원들이 구찌의 안전을 걱정했다.

그들의 기억 속에선 구찌는 아직 연약한 아기 새일 뿐.

그러나 강현의 표정은 흔들림 없었다.

구찌는 이제 보호받아야 할 아기 새가 아니다!

“태워!”

강현의 명령이 떨어지자.

[펫 구찌 스킬 무한의 불꽃을 발동합니다! 악을 정화하는 불꽃이 무한히 피어납니다!]

구찌가 몸집을 키우며 불을 뿜어냈고.

키에에에엑!

아직도 독을 이리저리 뿜어내던 이무기의 눈과 아가리에서 벌건 빛이 번지더니.

푸화하학!

새빨간 불꽃이 터져 나왔다.

놈의 머리통을 구찌의 불이 완전히 감쌌고.

그다음엔.

“꾸우우우!”

구찌가 울어 젖히며 이무기의 머리통에서부터 몸 끝까지 내달렸다.

마치 화약을 타고 불이 옮겨 붙듯 새까만 이무기의 몸이 시뻘겋게 타올랐고.

“꾸우우우!”

몸집을 키운 구찌가 놈의 꼬리를 뚫고 나와 다시 날아올랐다.

그 모습이 전설적인 신수들의 싸움을 보는 듯했다.

“뭐, 뭐야! 구찌 커졌네?”

“야, 강현아 왜 갑자기 커졌냐?”

구찌의 성장한 모습을 처음 본 분대원들이 놀랐으나.

“적에 집중!”

강현의 호통에 몸을 뒤트는 이무기에게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대답할 말이 없어서도 그랬지만.

“한 마리가 아냐! 모두 정신 바짝 차려!”

불에 휩싸인 이무기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서이기도 했다.

구찌가 심어놓은 불덩이가 놈의 몸 깊은 곳에서부터 폭발하자.

“쉐에에에엑!”

수백 마리의 뱀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나왔다.

이후에도 몸을 뒤틀 때마다 흩어졌다 합쳐지기를 반복.

어떻게서든 형체를 유지하려는 이무기가 피부 곳곳에서 독기를 뿜어냈고.

보호막 안이 독무로 가득 차기 시작.

결국 강현이 결단을 내렸다.

“모두 작전 5-1 준비!”

“으윽! 강현아!”

“최강현 상병님?”

분대원들이 질색하며 강현을 보았으나.

“작전 5-1! 인간 믹서기 준비!”

강현의 단호한 명령에 모두가 이빨을 물며 방패를 치켜들었다.

인간 믹서기.

인간형 자주포에 이은 1분대의 새로운 기술!

* * *

회색 숲에서 나온 이후.

“야, 봐라! 이거 봐! 짜잔!”

“작전 3-5를 발명했단 말씀.”

인간형 자주포가 성공한 덕에 두 똥 병장의 작전 발명은 불이 붙었다.

“3-5 말입니까?”

“이번에는 어떤 작전입니까?”

처음에는 지난 인간형 자주포의 위력을 본 분대원들이기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작전 3-2의 변형이지! 바로 탄환을 강현이에서 장건철로 바꾸는 거다!”

“그래! 저 근육 둬서 뭐하겠냐! 질량이 높으니까 공격력도 강하겠지!”

“능력을 개방한 장건철이면 거의 돌덩어리 아니냐.”

“진짜 돌덩어리를 적을 향해 날리는 거지!”

“그것이야말로!”

“인간형 자주포의 완성형!”

“장건철 공성포!”

“…….”

가면 갈수록.

“작전 3-6 개발 완료!”

“바로 방패로 적을 때린다! 보호막을 개방한 만수랑 대영이를 전방에 발사하는 거다!”

“그러면 그 보호막 범위만큼 적을 무력화할 수 있지 않겠냐?”

“크으 진짜 천재적이다.”

황당무계한 소리에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

“야, 저 두 인간 입 좀 막아라.”

어쩌다 한번 인간형 자주포가 성공했던 것뿐이지 이런 황당한 소리에 어울려 줄 생각 따윈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작전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오늘 훈련은 대량 몬스터를 상대로 한 홀로그램 훈련이다. 모두 각자 떠올린 작전 좀 이야기해 보자.”

“좋은 생각 났다! 우리가 방패로 보호막 이어서 몬스터들 몰고.”

“강현이랑 성민이가 원거리로 조지면 어때?”

“…말 같지도 않은 작전은 기각입니다.”

얼마나 지긋지긋했는지 두 병장이 오랜만에 멀쩡한 작전을 내놓아도 장건철 병장이 제대로 듣지도 않고선 고개를 흔들었다.

다들 장건철을 따라 고개를 끄덕이다.

“…음?”

“어… 방금 건 괜찮지 않았습니까?”

“장건철 병장님?”

문득 둘이 뱉은 작전이 괜찮다는 걸 깨닫고는 장건철을 바라보았다.

“…그랬나?”

물론 장건철도 무조건 반사로 의견을 기각했던 터라 뒤늦게 사실을 깨달았고.

“부조리다! 이건 부조리야!”

“건철아,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평소에 좀 제대로 된 작전을…….”

“진짜 너무 섭섭하다!”

“아, 거 미안합니다!”

“그래? 미안해?”

“미안하면…….”

장건철 병장의 사과에 두 똥 병장이 씩 웃었고.

“새로 개발한 작전 하나 배우쉴?”

두 똥 병장의 아우성에 결국 새로운 작전을 배웠으니.

바로 작전 5-1, 인간 믹서기!

“모두 작전 5-1! 인간 믹서기 준비!”

강현의 외침에.

1분대원들이 방패를 곧추세웠다.

“결국 이 작전을 쓸 줄이야.”

“왜 항상 그 인간들 작전이 먹히는 거냐고 진짜.”

1분대원들이 투덜거리긴 했으나 몸은 훈련한 대로 성실히 움직였다.

그들이 보호막 안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이무기를 보며 침을 꿀떡 삼켰고.

“돌진!”

강현의 지시에 일제히 방어막과 방패를 앞세워 놈에게 달려들었다.

쾅, 콰쾅, 콰콰쾅!

“으아아악!”

“속도 높여!”

“정신 집중!”

“한층 더 빨리!”

강현을 시작으로 각 분대원들이 자신의 방패를 이용.

번갈아 가며 놈을 때리고 밀어냈다.

작전 5-1, 통칭 인간 믹서기의 원리는 간단했다.

퉁, 투웅.

“야, 보호막이 이렇게 단단한데 꼭 방어용으로만 써야 할까?”

“아니지 그럴 필요가 없지.”

각종 스킬과 특성을 바른 1분대의 방어막은 그야말로 강철.

그렇다면.

“이걸로 때리면 졸라 아프지 않을까?”

“그것도 포위해서 다양한 각도로 때리면 진짜 조올라 아프지 않을까?”

“그것도 번갈아 가면서 때리면 거의 분쇄기 수준 아닐까?”

그 단단한 방어막으로 상대를 포위한 채 마구 후려갈긴다면?

거기다 한 명씩 번갈아 때려 가며 체력까지 안배한다면?

“인간 믹서기! 그래 이번 작전의 이름은 인간 믹서기다!”

말 그대로 믹서기와 같이 적을 갈아 버릴 터.

그리고 실제로 작전을 펼치는 1분대는 믹서기의 엄청난 효과에 놀라고 말았다.

“우와아아아악!”

장만수 상병이 마구 이무기를 방어막으로 후려치는 동안.

“허억, 허억, 후우.”

“다음 준비!”

나머지는 체력을 회복하고 다음 싸움을 준비.

마나는 강현의 마력지체가 있으니 어차피 무한.

그야말로 적은 우리 안에 갇혀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

거기다.

“삐이이익!”

놈이 무언가를 해 보려고 하면 어느새 구찌가 날아와 놈의 몸을 헤집고 태워 버리니 고스란히 모든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케에엑!

놈이 독을 뿜어내 구찌의 접근을 차단하려 했으나.

[이전 독룡의 독을 상대한 피닉스의 기운을 흡수한 상태입니다. 독 저항 특성 만독불침으로 인하여 이무기의 독을 극복합니다!]

구찌는 이미 이전 강준진이 준 킹피닉스의 신체를 흡수하여 독성 저항을 획득한 상태.

즉, 놈이 아무리 저항해 봐야.

새 앞의 뱀일 뿐.

[무한의 불꽃이 독기를 태웁니다! 이무기의 독무 스킬을 무력화합니다!]

오히려 구찌의 불이 놈의 독 구름을 살라 먹으며 더욱 거세게 타올랐고.

아무리 몸부림쳐 봐도 변하지 않는 상황에 놈이 당황했다.

쉐에에에엑!

이제 거의 허물어져 수천 뱀 군락이 되어 버린 이무기가 소름 끼치는 비명을 지를 때.

“1분대!”

강현의 우렁찬 목소리가 놈의 소리를 덮었다.

이젠 마지막 공격이다.

“일제 돌진 준비!”

지시를 들은 1분대가 방패를 치켜들며 최종 공격을 준비했고.

“뀨우!”

어느새 아기 새 모습으로 돌아온 구찌가 강현의 머리 위에 안착했다.

그러자.

[펫 구찌의 스킬 무한의 불꽃이 당신을 타고 전이됩니다!]

구찌로부터 시작한 불길이 강현을 타고 보호막으로 번졌고.

정화의 불이 타오르며 보호막 전체에 옮겨붙었다.

불의 벽을 세운 모양새.

그리고 그 불의 벽을 든 1분대 병사들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불꽃 믹서기!”

빠드득.

검성의 외침에 강현이 이빨을 갈아 붙였다.

한창 멋진 모습에 사기가 차오르고 있었건만!

“놈들은 천재야! 지니어스라고! 작전의 지니어스! 불꽃 믹서기라니! 이건 미쳤어! 군사 작전의 혁신이야!”

저 똥 검성의 주절거림 때문에 기껏 차올랐던 웅장함이 바람 빠지듯 푸쉬쉭 꺼져 버렸다.

그리고 그 안을 대신한 건.

“조져!”

분노!

강현의 목소리에 1분대가 일제히 방패를 치켜들며 달려들었고.

놈을 향해 불벽을 휘둘렀다.

꽝, 꽈꽝, 꾸꿍!

타오르고 터지는 풍경 중.

“흐아압!”

강현의 모습은 단연 눈에 띄었다.

밀고 치고 당기고 다시 친다.

빈틈없이 이어지는 방패술.

물론.

[기초 방패술을 발동합니다!]

강현이 가진 스킬은 기초 방패술에 불과했으나.

[절약 정신, 정밀함, 거인의 강골, 세개의 폐, 능숙한 몸놀림, 강인한 팔뚝, 강인한 하체, 중급 무투술이 기초 방패술을 보조합니다! 위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보기만 해도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다양한 스킬들이 위력을 상승시켰고.

높은 근력, 민첩 스탯으로 인해 이미 기초 수준을 벗어난 방패술이 이무기를 끊임없이 후려쳤다.

거센 공격에 이무기의 형체가 점점 허물어졌고.

강현과 1분대의 공격에 뱀들이 하나하나 재가 되어 바스러졌다.

불과 독과 재가 뒤섞인 전장.

마지막 발악인지 놈이 몸을 둥글게 말며 뭉클거리길 잠깐.

1분대가 그 위를 때리려 할 때.

쉐에에엑!

남은 뱀들 전부가 불벽을 향해 뛰어들었다.

마치 모든 걸 포기한 듯한 모양새.

“이겼다!”

“끝이다!”

모두가 승리를 확신할 때.

“놈!”

“뀨우!”

검성과 구찌가 동시에 소리쳤다.

이유는 흩어지는 수많은 검은 뱀 속.

유독 하얀 뱀 한 마리가 작은 포털 속으로 도망치려 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

[연구자의 눈을 발동합니다. 대상의 위치를 추적합니다!]

강현 또한 이를 발견했고.

순간 방패를 들어 전진하려 했으나.

“강현아!”

“최강현 상병님!”

보호막을 때리는 검은 뱀들 때문에 자리를 이탈할 수 없는 상황.

이를 알았음일까.

쉬르르르.

놈이 강현을 놀리듯 입을 쩍 벌리며 비웃었고.

빠앙!

그대로 머리통이 사라졌다.

“이 뱀 새끼가.”

강현이 한 손에는 보호막을 한 손에는 홀스터에서 꺼낸 권총을 든 채 인상을 찌푸렸다.

새끼가 어딜 사람을 물로 보고!

“가뜩이나 옆에서 불꽃 믹서기 어쩌고저쩌고하는 아저씨 하나 때문에 짜증 나는데 비웃고 있어 열받게.”

강현이 실로 오랜만에 진심으로 화를 냈고.

“어, 어어. 미안하다. 좀 과했지?”

검성 이석천이 얼른 입을 다물며 사과했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은 법.

그리고 검은 뱀들이 모인 군락 속, 유일하게 흰색인 뱀의 머리가 터짐과 동시에.

남은 뱀들이 몸을 뒤틀며 서서히 불타 사라졌다.

타닥, 타닥.

무대는 반쯤 무너졌고 보호막 안은 시꺼먼 연기와 불이 가득하니.

비록 모두를 구하긴 했지만 위문 공연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싸움이 끝나고 나서야 이를 깨달은 1분대원들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어야 할 위문 공연이 엉망이 되어 버렸구나.

그렇게 생각할 때.

“와아아아아악!”

문득 거대한 함성이 그들의 정신을 퍼뜩 깨웠다.

싸움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병사들이 남아 있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뭐, 뭐야?”

“뭡니까? 다들? 왜 아직까지 여기에?”

아니 이 위급한 상황에 다들 안 도망가고 뭘 했단 말인가?

1분대가 당황할 때.

“최강현! 최강현! 최강현! 최강현!”

수천의 병사가 일제히 강현의 이름을 외쳤다.

그리고.

“1분대! 1분대! 1분대! 1분대!”

강현뿐 아니라 적을 맞이해 끝까지 싸우고 승리를 쟁취한 1분대의 이름을 연호했다.

“어, 어어.”

“최강현 상병님.”

“…어떻게 합니까.”

모두가 그 연호에 숨을 가쁘게 내쉬며 강현을 바라보았다.

전투의 흥분과 승리했다는 기쁨과 수천 전우의 외침이 어우러지자.

극한의 흥분이 그들의 몸을 내달렸고.

모두가 주체 되지 않는 성취감에 몸을 떨었다.

소름이 돋는 광경.

강현도 이는 마찬가지.

강현이 자신들의 승리에 환호하는 수천의 전우를 가만히 바라보길 잠시.

번쩍.

한쪽 팔을 들어 올렸고.

“우와아아아악!”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으로 화답했다.

‘그래,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 냈다!

[퀘스트 햇빛의 후예를 성공했습니다!]

[마지막 스트리밍을 망치려던 방해꾼을 처치했습니다!]

[이혜원의 부상 정도 – 없음]

[다친 병사 – 없음]

[당신의 이야기 개입도 100%]

[주인공인 당신의 개입으로 결말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해피 엔딩을 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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