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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132화 (132/277)

132화 멋진 특임병 많고 많지만

“제가 총 몇이었죠?”

“1,790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몇이라고요?”

“2,500이요.”

“…….”

“…뭐야, 괴물이야?”

평가장 전체가 침묵에 휩싸였다.

본인들은 아침부터 온갖 애와 힘을 다 써 가며 들었던 무게.

그러나 지금 막 나타난 강현은 별 힘도 들이지 않고, 몸도 풀지 않고선 쉽게 들어 올렸다.

그것도 훨씬 무거운 무게를.

“아니, 잠깐만! 이렇게 갑자기 끼어드는 게 어디 있습니까?”

“아침부터 순서 기다린 우리들은 뭐가 됩니까!”

몇몇 타 부대 간부가 대놓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추운 날 아침부터 대연병장에서 발 동동 구르면서 준비했건만.

어디서 갑자기 끼어든 놈이 냉큼 1등 타이틀을 차지한단 말인가.

심지어 몇몇은.

“야! 그 무게 맞아? 원판 다 빼 봐!”

“원판 다 빼서 다시 무게 체크해.”

강현이 든 무게가 거짓 아니냐며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다시 세봐도 2,500 맞습니다.”

“스쿼트 1,000, 데드 1,000, 벤치 500 정확하게 떨어집니다.”

그러나 다시 센다고 강현이 기록한 무게가 줄어들 리는 없었고.

“이런 씨…….”

“너 몇 들었어?”

“1,940들었습니다…….”

“평소에 운동 좀 열심히 하지 새끼가…….”

오히려 강현의 강함을 다시 확인해 주는 역할만 했다.

“그래도 참여가 늦은 만큼 형평성을 맞춰 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사실 제대로 참가한 것도 아니니…….”

“본래 규정과 맞지 않은 것 아닙니까.”

몇몇 간부가 볼멘소리로 강현의 자격 박탈 또는 불이익을 줄 것을 호소했으나.

“…적당히들 하지?”

지금껏 별말 하지 않고 입을 닫고 있던 소령 하나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군단 지침을 제멋대로 바꾸겠다는 거야 뭐야? 당일 참여 가능한 인원들에겐 기회를 주기로 한 거 잊었어? 뭐, 형평성? 아침부터 준비 운동 하면서 기다린 게 자랑이야?”

“아닙니다.”

“이런 큰 행사를 갑자기, 그것도 며칠 전에 공표하고 제멋대로 휘두르려는 것도 짜증 나는데 내가 자네들 투정까지 받아 줘야 해?”

“죄송합니다.”

“죄송한 거 알면 입 닫아.”

군단 작전 장교의 짜증에 타 부대 간부들이 입을 다물었고.

선설민 중령과 서윤진 대위가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때.

“최강현이.”

“일병 최강현!”

작전 장교가 강현을 불렀고, 그를 쏘아보길 잠시.

“자네 휴가였다며? 오늘 복귀였나?”

“그렇습니다!”

“언제 휴가 나갔어?”

“열흘 전에 나갔습니다!”

“…휴가 나간 날 특임병 선발 대회 공문이 내려왔는데 알고 찾아왔다고?”

“휴가 중 전화 보고할 때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좀 일찍 복귀했습니다!”

“…알았다. 1등 축하한다.”

강현의 대답을 들은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강현의 1등을 공식 인정했고.

선설민과 서윤진은 미소를, 타 부대 간부들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강현은.

[정보: 예고도 없이 이런 커다란 행사를 열다니 미친 건가? 집에 못 들어간 지가 며칠째야!]

[추가 정보: 어젯밤에 강현을 탈락시키라고 전화 받았음]

[걱정거리: 라인 잘못 탔다고 진급 막히는 건 아니겠지?]

작전 장교의 인물창에 떠오른 정보와 걱정거리를 보고 있었다.

이를 보자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날 참가 못 하게 하려고 이런 짓을 했다는 거지?’

휴가 나간 사이에 선발 대회를 시작하고 휴가 마지막 날에 예선 마무리까지.

아마 오늘 한진명 덕에 일찍 오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참가도 못 하고 탈락할 뻔했다.

거기다.

‘수사관들.’

자신을 일부러 잡아 놓았던 수사관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군단에 일찍 들어온 자신이 여기 참여하지 못하게 하려던 속셈.

결론은.

‘그러니까 지금 다른 부대랑 수사관들이랑 손잡고 엿 먹이려 한다는 거잖아?’

이 새끼들이.

강현의 심기가 편할 리가 없었고.

“2,500? 이런 씨… 이게 말이 돼?”

“준비 운동도 없이 3대를 뽑는다고?”

주변 병사들을 비롯한 간부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강현을 향해 쏟아졌다.

“무게만 잘 친다고 특임병인가.”

“붙어 봐야지.”

“본선에서 바르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어지는 패배자의 변명과 질투.

본래 자신이 이루지 못한 성취를 남이 이루면 깎아내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강현도 평소라면 별 반응 없이 넘어갔겠지만.

[역류 수치: 13%]

자신이 예선을 통과하자 올라간 수치를 보고선 생각을 바꾸었다.

어차피 올려야 하는 수치라면 이 억울한 심정이라도 좀 풀어야겠다.

그리고 자신을 깔아뭉개려 하는 상대를 앞에 두고 좋게 좋게 넘어갈 생각 따위 없었다.

“그럼 일등 하시던지.”

“……!”

“이…….”

강현의 중얼거림을 들은 주변 병사들과 간부들이 얼굴을 붉혔다.

방금 자신들의 옹졸한 행동이 부끄러워서이기도 했고, 강현의 말에 화가 나기도 한 까닭.

그리고 결정적으로.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강현은 압도적인 승리자였고 본인들은 그 옆에 선 들러리니까.

[카리스마, 위협, 군중 제어를 발동합니다. 당신의 완력에 압도당한 사람들이 위협을 느낍니다]

[이전 사건들을 바탕으로 당신의 군단 내 명성도를 조정합니다. 기존 5였던 명성도가 상승합니다]

[군단 내 명성도: 42]

[병사 한계 명성도 30을 돌파했습니다! 새로운 혜택이 주어집니다]

[새로운 기능으로 아군이 될 사람과 적이 될 사람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위 혜택을 기존 상태창 기능 인물창과 합칩니다. 적대적인 인물은 붉은색, 중립은 흰색, 아군인 인물은 이름이 초록색으로 표시됩니다]

알림이 떠오름과 동시에 주변 인물들의 이름 색이 서서히 바뀌었다.

선설민과 서윤진은 짙은 초록색.

몇몇 간부와 병사는 옅은 붉은색.

작전 장교의 이름은 옅은 초록색으로 보였다.

‘호감도 수준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건가? 색이 진해질수록 아군이거나 적인 거고.’

군단 작전 장교 같은 경우 아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물론 강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색이 반대로 변화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행동 방향은 정할 수 있겠어.’

상대의 속내도 모른 채 대화하는 것보단 편할 거다.

강현이 아직도 자신을 노려보는 자들을 무시하며 선설민과 서윤진에게 다가갔고.

“역시! 우리 대대 최고다워!”

“강현아, 믿고 있었다고!”

둘의 격한 환영에 강현이 멋쩍게 웃었다.

“일병 최강현. 어쩌다 보니 1등으로 통과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방금 병사들을 마주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겸손한 반응.

간부와 병사라 그런 게 아니다.

적과 아군의 차이.

다만.

“그럼 이제 무슨 일인지 알려 주시겠습니까?”

강현의 물음에 선설민과 서윤진이 쓰게 웃었고.

“그건… 중대장에게 맡기지. 난 또 한바탕하러 가야 할 거 같아.”

“알겠습니다, 충성.”

“충성!”

선설민이 싸움이라도 하러 가는 표정으로 군단 사령부로 직행.

서윤진과 강현이 같이 부대로 복귀했다.

* * *

“이런 나쁜 새끼들!”

“하여튼 주적이지 주적!”

“썅노무 새끼들!”

일과가 끝난 시간, 3중대 1분대 생활관 안에선 1분대원들이 한창 욕을 지껄이고 있었다.

“아니, 휴가 복귀한 애를 붙잡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진짜 미친 거 아닙니까?”

“미친 정도가 아닙니다. 휴가 나가자마자 부랴부랴 공문 띄워서 최고 특임병 뽑는다 그러고 심지어는 휴가 복귀 날 예선 열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조항 보셨슴까? 추가 예선 절대 없음. 그러니까 강현이는 절대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말 아님까.”

그들도 휴가에서 복귀한 지 며칠 안 되었지만 대략적인 상황은 들었다.

군단 다른 특임대대에서 1대대, 그중에서도 3중대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움직임.

그뿐만이 아니었다.

“강현이 수사관한테 잡혀갔답니다!”

심지어 당직병에게서 강현이 수사 팀에 잡혀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3중대 전체가.

“강현이 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중대장님이랑 대대장님만으로 되겠습니까?”

“우리도 항의해야 합니다!”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노골적인 배제가 그들로선 불쾌하고 화나는 일.

그때.

“그래서 우리가 준비했지! 바로 작전 4-3!”

“강현이를 구하고! 모두를 구할 그 작전!”

이제 전역을 며칠 남겨 두지 않은 똥 병장 둘이 와글와글 화를 내는 중대원들을 보며 외쳤다.

“작전… 4-3?”

“강현이를 구한다고……?”

자연스레 중대원들의 눈이 둘을 향했고.

“바로 우리가 거수자를 자처! 놈들의 눈을 교란하는 사이에 은신술을 펼칠 줄 아는 구출대가 안에서 강현이를 구해 오는 거지!”

“그 뒤에 인간 자주포로 강현이를 대연병장으로……!”

그들이 주절주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떠들어 댈 때.

“막아! 저 인간들 잡아!”

장건철 병장이 막사 안에서 뛰쳐나오며 외쳤고.

“거기 서라!”

“잡히면 뒈진다!”

1분대원들이 일제히 둘을 잡으러 달렸다.

물론 두 병장의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막기 위해서였다.

만일 그들의 말대로 했다간 강현이가 문제가 아니라 중대 자체가 뒤집힐 거다.

그때.

“우오오오오!”

“그래! 그거지!”

“키햐!”

중대원들이 일제히 환호를 울렸고.

“뭐, 뭐야 정말 이 작전이 좋다고?”

“미친놈들아 정신 차려!”

“…저는 사실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1분대원들이 예상치 못한 반응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리고 중대원들의 반응에.

“것 봐! 너희들만 우릴 못 믿는 거라고.”

“야! 그때도 작전 3-2 해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됐어!”

두 똥 병장이 억울함을 담아 외쳤다.

이 작전대로만 한다면 강현이를 구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강현이가 돌아왔습니다!”

“강현아!”

중대원들이 환호를 지른 이유는 다름 아닌 부대 안으로 들어오는 강현 때문.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얼굴을 보자 모두가 반가워했고.

“강현아!”

“최강현 일병님!”

“뭐, 뭐야 작전 4-3 펼치지도 않았는데?”

“이 녀석, 우리의 작전 4-6을 수행한 거구나!”

1분대원들이 강현을 향해 달렸다.

그러다가 그들이 갑자기 속도를 줄였고.

3중대원들도 환호를 서서히 가라앉혔다.

이미 일과가 끝난 시간.

돌아오긴 했으나 아마 예선 시험은 보지 못했을 터.

곧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3중대원들이 강현을 향해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넸다.

“어, 강현이 왔냐?”

“아니, 마침 전체 훈련 마쳤는데 여기서 강현이를 마주치네.”

“그러게 말야. 야, 우리 훈련 중이었으니까 신경 쓰지 마라.”

물론 거짓말이다.

지금까지 강현의 무사 귀환을 기다렸고 심지어는 구출하려고 했던 이들.

단지 강현에게 눈치 주기 싫어 떠는 너스레였다.

물론 선임들의 배려를 눈치챈 강현의 입가에도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인물창에 새로운 기능이 적용됩니다]

알림과 함께 중대원들의 이름이 서서히 초록색으로 물들어 갔고.

한겨울, 삭막한 풍경 속에서 나뭇잎처럼 짙푸른 초록색 이름들이 넘실거렸다.

그들의 공통점 하나.

[걱정거리: 강현의 무사 귀환]

물론 가장 큰 이유가 군단 특임병 선발 대회라는 알지만.

이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해 주고 있다.

아군.

밖에선 만나지 못했던 진정한 전우.

“충성! 일병 최강현 휴가 복귀했습니다!”

강현이 그들을 마주하며 우렁차게 경례했고.

다들 강현에게 눈치를 주지 않기 위해 서먹하게 눈을 피할 때.

“강현아! 괜찮아! 군단 최고 특임병 못 해도 우리한텐 네가 최고다!”

역시나 눈치 바보 장만수 상병이 강현을 향해 외쳤고.

“아하하! 그럼, 그렇고 말고!”

“강현이가 최고지!”

“암! 그 대회 일등 해 봤자지. 강현이 없으면 다 가짜지.”

“응, 가짜 사나이 맞지.”

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으나.

“비록 생활관에 아이돌은 못 오지만 괜찮다! 아이돌 필요 없어!”

“야! 장만수 저 새끼 입 막아!”

다시 터져 나온 쓸데없는 소리에.

결국 선임 몇몇이 장만수의 목을 졸라가며 입을 막았다.

강현이 그제야 선임들이 왜 이렇게 특임병 선발 대회 참가를 간절히 바라는지 이해했다.

[부대 퀘스트 특임제일병을 시작합니다]

[성공 조건- 군단 최고 특임병 선발 대회 우승]

[성공 시- 위문 공연 날 생활관에 아이돌 방문]

[실패 시- 정화 능력 대폭 하락]

아마 포상으로 생활관에 아이돌이 방문하기로 한 모양.

물론.

‘군인들에게 아이돌 방문? 이건 못 참지.’

강현도 군인이었으니 같은 마음.

거기다 썩은 물 역류 관련 조건도 있으니 반드시 군단 최고 특임병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실망할 이유 따윈 전혀 없었다.

“이천오백…….”

“뭐?”

“이천오백?”

뜬금없이 강현이 숫자를 읊었고.

다들 엉뚱한 숫자에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

“삼 대, 이천오백? 설마 이천대를 넘어 이천 중반을 달성했단 말이냐!”

장건철 병장만이 강현의 말을 이해했고.

곧 다른 중대원들도 강현의 말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그럼? 예선을? 예선 통과했다고?”

“일병 최강현! 삼 대 이천오백으로 최강 특임병 선발 대회 예선 일등 통과! 이에 신고합니다!”

“우와아아악!”

이미 끝장난 줄 알았던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단 반가운 소식에 중대원들이 환호를 질렀고.

“우승해서! 아이돌을 3중대 막사에 데려오겠습니다!”

그의 당찬 포부에.

“그거지!”

“최강현! 최강현! 최강현!”

3중대원들이 강현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서윤진 대위가 입을 열었다.

“본선은 바로!”

바로?

“일대일 전투력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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