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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68화 (68/277)

68화 최강현 보유 중대

강현의 작전은 간단했다.

상대의 정보를 이용하여 2중대장에게 접근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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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훈련장 관리 부대 중대장과 동기, 22시에 훈련장 지도를 받기로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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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눈에 따르면 분명 22시에 훈련장 지도를 받게 되어 있다고 했다.

지도를 어떻게 받을까?

설마 군사 기밀을 초콜릿톡으로 받을 리는 없을 터.

그리고 만일 그런다면 그거야말로 미친놈들이 따로 없다.

‘결국은 막사로 올 거란 말이지.’

사실 요인 암살 훈련이라 하면 진지를 공격하든 매복을 하든 해서 요인이 노출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단번에 사살하는 것이 목표.

그런데.

‘접근만 가능하면 굳이 기다릴 필요도 없잖아?’

아무리 강현이 에땁을 들고 매복하고 있다고 해도 지금은 겨울.

그야말로 사타구니가 꽁꽁 얼어버릴 것 같은 추위 속에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기다림은 사양이다.

물론.

“3중대 전원 전투 준비!”

서윤진 대위는 좀 다른 생각을 하는 듯했다.

“일단 막사 뒤집고! 그다음에 도망치는 중대장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버리자고!”

가끔, 아니 솔직히 자주 느끼는 거지만 서윤진 대위는 붉은 머릿결만큼이나 화끈한 성격이었다.

아까 2중대장이 간부들은 제외, 중대장은 전투 불능 요인으로 상황을 설정했으니.

아마 본인이 참여 못 하는 대신 총력으로 2중대 막사를 뒤집어 놓을 생각인 듯했다.

“중대장님?”

“응? 강현아 매복은 어디서 할 거니? 그 지도 갖고 되겠어? 아니면 그냥 M-60H으로 진지를 다 구멍 낼 생각이야? 그것도 좋겠네. 황세아 중사! 홀로그램 장비 좀 쓰자. 2중대 녀석을 아주 화들짝 놀랄 거야.”

상상만으로도 즐거운지 서윤진 대위가 양 손바닥을 비비며 즐거워할 때.

“아닙니다. 매복도, M-60H도 필요 없습니다. 이 지도 한 장이면 됩니다. 아마… 기대하시는 그런 장면은 없을 겁니다.”

강현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이 싸움은 너무나 쉽고 허무하게 끝날 터.

“굳이 중대원 전체가 싸움에 나설 필요도 없을지 모릅니다. 대신에 홀로그램 장비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미 3중대원 모두가 오전, 오후 일과 내내 이어진 전투 훈련 때문에 지친 상태.

거기에 야간 전투 훈련까지 하자니 죽을 맛이었는데.

“오! 그게 정말이냐? 강현아, 너만 믿는다!”

“야간 전투 없으면 개꿀이지.”

정말 강현의 말대로 야간 전투 훈련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환영할 일이었다.

반면.

“우음. 그래도 싸우긴 싸워야 하는데. 진지 다 부숴 놔야 속이 시원한데.”

서윤진 대위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그때, 황세아 중사가 중대장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고.

서윤진 대위의 얼굴이 다시 밝아졌다.

아무래도 황세아 중사가 무언가 기가 막힌 제안을 한 모양.

“좋아! 그럼 강현이는 팀 꾸려서 먼저 출발해. 우리는 상황 봐서 양동 작전으로 도와줄 테니까.”

무언가 석연치 않았지만, 강현이 개인 홀로그램 장비를 군복 속에 착용한 채 7분대와 함께 막사 밖으로 나섰고.

주변에서 혹한기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일반 부대 병사들에게 물어물어 2중대가 있는 훈련장까지 도착.

“다녀오겠습니다.”

위장을 짙게 칠한 강현이 홀로 총과 지도를 비켜 멘 채 2중대 막사로 향했다.

“괜찮겠습니까? 저러다 강현이 잡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중대장님께 무전치고 우리가 구하러 들어가야지.”

7분대가 불안한 눈빛으로 2중대 초병과 대화를 나누는 강현을 지켜볼 때.

[언변, 신뢰, 전파, 카리스마 연계로 인해 설득력이 대폭 올라갑니다]

강현이 능력의 힘을 빌려 쉽게 안으로 잠입.

얼마 후.

빠앙!

커다란 총소리가 고요한 훈련장을 울렸다.

그리고 강현이 윤지훈 중위를 저격한 2중대장 텐트 안.

“뭐, 뭐야! 이 새끼 뭐 하는 거야! 왜 사람을 쏴!”

2중대장 윤지훈 중위가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강현의 총을 피할 생각도 못 한 채 얼어붙었다.

분명 방금 총알이 튀어 나왔는데?

그가 자신의 이마를 문지르며 별 쓸모없는 머리통의 안전을 확인했다.

“사, 살아 있는 거 맞지? 이런 썅, 깜짝이야! 너 뭐야?”

윤지훈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야 이게 무슨 상황인지 물어왔다.

물론 강현의 총알은 진짜가 아니었다.

홀로그램 장비로 만든 가짜.

그러나.

“후-후. 여긴 매미, 여긴 매미. 요인 암살 성공. 다시 알림. 요인 암살 성공.”

어쨌든 총알을 정면에서 먹은 것은 사실이었고 그가 정한 룰대로라면 강현에게 암살당한 게 맞았다.

즉, 뭐 하나 해 보지도 못하고 졌다는 뜻.

“중대장님! 무슨 일입니까?”

중대장실에서 울린 총소리에 다른 간부들과 병사들이 급히 막사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강현이 든 총을 보고는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너 뭐야? 일반병이 왜 여기서 총을 쏴!”

막 들이닥친 간부들이 강현을 보며 황당해할 때.

“충-성! 3군단 헌터 특임대 1대대 3중대 소속 일병 최강현! 요인 암살 작전을 수행하러 왔습니다.”

강현이 아직도 얼이 빠져 있는 2중대장에게 경례하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고.

“이런 제기랄! 3중대에 총 쓴다는 그놈이구나!”

“초병, 초병. 이 새끼들 어딨어! 당장 일로 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간부들이 강현이 중대장실에 들어올 때까지 멍청하게 보고 있었던 병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밖에서 들려오기 시작하는 욕설과 고함.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

군인들이 항상 명심해야 하는 유명한 격언.

강현의 짙은 위장과 등에 멘 총 때문에 설마 헌터 특임대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암구어를 대지 못했음에도 그 누구도 중대장실까지 동행하지도 총을 빼앗지도 않았다.

변명할 거리조차 없는 경계 실패.

그리고 그 결과는 패배라는 허무한 결과를 낳았다.

“이, X이발.”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꼴을 당했는지 파악한 윤 중위의 이마에 새파란 핏줄이 도드라졌다.

“너 이 새끼 어떻게 알았어.”

그리고는 강현에게 대뜸 욕을 뱉어 냈다.

사관 학교 동기와 몰래 이야기한 것을 어떻게 이 일병 나부랭이 새끼가 알고 있단 말인가!

어처구니없게 당했다는 패배감, 비열한 짓을 하려다 걸렸다는 창피함, 또 졌다는 분노가 한데 뒤섞여 강현에게 향했다.

‘이 새끼. 미친놈인가.’

강현이 윤지훈을 보며 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지가 창피한 행동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무능력해서 패했으면 인정이라도 시원하게 할 것이지.

이 모자란 인간은 그 탓을 오히려 강현에게 돌리려 했다.

“일병 최강현. 작전을 위해 침투한 것뿐 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분명 훈련장 부대에서 왔다고 했잖아!”

“소속을 속인 것뿐입니다. 훈련소 중대라고 하는 게 먹힐 것 같았습니다.”

“이 새끼가 그걸 변명이라고!”

꽈앙!

윤지훈 중위가 강현의 말을 듣고는 책상을 거세게 내리쳤다.

그리곤 자신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일 만한 한 사람을 떠올렸다.

“서윤진! 서윤진이 시켰냐? 이게 사람 엿을 먹여?”

그가 발작하듯이 중대장의 이름을 꺼냈고.

강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 새낀 글렀다.

2중대가 불쌍할 정도였다.

강현의 얼굴에 서린 실망감과 무시를 느꼈던 걸까.

“이 새끼가!”

윤지훈 중위가 강현에게 분풀이를 하려 다가갈 때.

“후-후! 매미, 매미! 여기는 고라니! 지금 구하러 가겠다! 지금 구하러 가겠다! 최대한 버텨라!”

강현이 들고 있는 무전기에서 서윤진 대위의 잔뜩 신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하러 오겠다고? 최대한 버티라고?

이게 무슨 소리야?

‘아니 지금 곤란한 상황은 맞는데… 왜 목소리가 즐겁게 들리는 거지?’

강현이 요인 암살에 성공했으니 3중대의 승리였다.

이미 훈련은 끝난 셈.

그러나.

“3중대!”

막사 밖에서 지금 들려선 안 될 서윤진 대위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야!”

2중대장이 방금 화내던 것마저 잊고선 황급히 상황실 밖으로 뛰쳐나갔고.

강현도 뒤를 따랐다.

“모두 나와! 2중대 전체 집합!”

“모두 무기 챙겨! 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몰려온 거야!”

텐트 밖으로 나가니 2중대 진지 전체가 혼란에 빠진 듯 시끄러웠고.

각 분대가 무기를 들고는 분대형 텐트 밖으로 마구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중대장님! 3중대, 3중대가 왔습니다! 3중대장이 3중대를 이끌고 나타났습니다!”

“나도 보고 있어! 왜 나타난 건지 설명을 해!”

“저도 모르지 말입니다!”

간부의 보고를 들은 2중대장이 어이없어할 때.

낮은 언덕 위, 서윤진 대위가 팔짱을 낀 채 혼란에 빠진 2중대 진지를 보며 씩 웃었다.

‘공격에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냥 가서 일단 공격하시죠?’

황세아 중사가 귓속말로 알려 준 해법.

어떤 이유를 붙여서든 공격하면 장땡!

서윤진 대위가 마침 2중대장 바로 옆에 있는 강현을 발견했고.

“저기! 최강현 일병이 위험에 처했다!”

마침 그가 붙잡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그럴싸한 이유를 가져다 붙였다.

만일 강현이 저기 없었다면 어딘가 갇혀 있을 것이라 했을 것이고 이미 진지를 빠져나갔었다면?

패잔병을 쓸어버리라 했을 거다.

서윤진도 사람이니 2중대장에게 좋은 감정을 품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미워하는 인간에겐 그 이유를 만들어 주어라!

“모두 방어벽! 3중대가 몰려오기 전에 모두 방벽 세우고 돌격에 대비해!”

강현을 구하러 달려들 3중대를 막기 위해 2중대원들이 모여 방패를 들어 올릴 때.

“일제 폭격!”

서윤진 대위의 명령에 따라 딜러들이 각자의 화력을 내뿜기 시작했다.

“잠깐! 폭격은 구출 작전이 아니잖아!”

누군가의 불만이 스쳐 지나간 것도 같았지만.

“진영을 무너뜨려라!”

서윤진 대위의 우렁찬 목소리에 모두 묻혀버렸다.

2중대원들이 자신들에게 쏟아질 공격을 대비하여 이를 악물며 방패를 들어 올릴 때.

퍼엉, 퍼퍼펑!

딜러들의 공격이 그들을 넘어 뒤에 세워진 막사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24인용 텐트와 분대형 텐트가 이리저리 흔들리더니 기울어졌고.

“안 돼! 막아!”

상대의 의도를 알아챈 2중대원들이 움직이기도 전.

풀썩, 풀썩 쓰러지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

그 모습을 보며 신나게 웃는 서윤진 대위의 모습은 마치 악역 같았다.

그리고 강현이 그 모습을 보며 이마를 짚었다.

저 뒤에서 황세아 중사가 몰래 얼음 기둥을 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 간부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건만.

“으악! 몸에 얼음이, 얼음이!”

무너지는 텐트를 막으려던 병사 하나가 자신의 팔뚝을 꿰뚫은 얼음송곳을 보며 소리 지르길 잠시.

“멀쩡하네?”

상처 하나 없는 자신의 팔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유는 바로 홀로그램 장비.

강현이 2중대장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던 것처럼 3중대도 홀로그램 장비를 낀 채 공격했던 것.

다만 저기 음흉하게 웃고 있는 황세아 중사가 무슨 장난을 친 건지 딱, 텐트를 뒤흔들 정도의 마력만을 담고 있는 듯했다.

아니, 다치지 않는 것을 보니 텐트만 목표로 한 건가?

어쨌든 보이는 건 화려하고 무서웠지만 정작 인원 피해는 전무.

“텐트! 야! 잘 곳 무너진다!”

그러나 가장 귀찮고 힘든 진지 공사를 밤새 다시 하게 생겼다!

그렇게 2중대 전체가 전의를 상실했을 무렵.

어느새 어둠을 틈타 나타난 3중대 근접 탱커들과 딜러들이 2중대를 포위했고.

그 중앙, 서윤진 대위가 붉은 머릿결을 휘날리며 당당히 걸어왔다.

그리고 2중대장 앞에 선 그녀가 턱을 치켜들며 입을 열었다.

“3중대 승리. 2중대 패배.”

“…뭐?”

서윤진 대위가 1대대장 선설민 중령의 말투를 따라 하며 승리를 선언.

“혹한기 회식 기대하겠음.”

“자, 잠깐 서윤진 대위!”

“패배자의 변명 필요 없음. 우리 병사 데려갈 것. 돈 준비해 놓을 것. 이상.”

“이게!”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한 윤지훈 중위가 마지막으로 발악하려 할 때.

“선배, 제 성격 그만 자극하세요. 진짜 뒤집어 엎어 버리기 전에. 그리고 기수는 윤지훈 중위가 위일지 몰라도 계급은 제가 위입니다. 서로 최소한 예의는 갖추시죠. 자꾸 그딴 식으로 나오면 저 안 참습니다. 한번 보여 드려요?”

서윤진의 입에서 살기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서서히 붉어지는 눈동자와 길어지는 손톱을 보니 진심.

몰아치는 거친 기세와 마나에 주변 간부들이 한 걸음 물러날 정도였다.

“…알았다. 2중대가 졌습니다…….”

결국 2중대장이 패배를 시인했고.

서윤진이 순식간에 기운을 가라앉히며 강현을 향해 싱긋 웃었다.

“가자! 귀염둥이!”

“…일병 최강현! 알겠습니다!”

뒤돌아선 서윤진 대위가 3중대를 향해 선언했다.

“오늘 야간 훈련 끝!”

“우와아아악!”

본래라면 새벽까지 이어질 훈련인데 지금 끝내다니!

상상도 하기 어려운 혜택에 중대원들의 얼굴에 함지박만 한 미소가 달렸고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 시끄러운 고함에 야간 훈련을 진행하던 포병 부대에서도 이쪽을 살필 정도.

강현이 서윤진과 함께 2중대 진지를 벗어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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