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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수집으로 무한성장-53화 (53/277)

53화 화려한 복귀 신고

신병 휴가 후 복귀하는 순간.

위병소가 가까우면 가까워져 올수록 위장이 뒤틀리는 듯한 그 느낌.

몇 달 만에 느껴본 달콤한 자유를 반납하고 다시 부대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

이등병 대부분은 휴가 복귀 전, 짧디짧은 자신의 신병 휴가를 원망하며 줄담배를 태운다.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사회의 맛.

물론 강현 또한 휴가가 끝난 것이 아쉬웠지만.

“후우, 어제와는 또 다르다.”

강현에겐 고물 수집이라는 능력이 있었고 휴가 전과 지금의 자신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무서울 정도였다.

11박 12일.

신병 휴가치고는 길지만 발전하기에는 짧은 시간.

그러나 강현은 이를 이루어 냈다.

앞으로의 임무에선 더 강한 적이 나오더라도 이겨 낼 수 있으리라.

이를 알기에 부대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군대에서 얻은 힘으로 밖에서 활약하고, 밖에서 얻은 힘으로 군대에서 활약한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강해질까?’

오히려 강현의 마음은 두근거릴 정도.

“충성! 이병 최강현! 복귀했습니다!”

“어, 강현이 일찍 왔네?”

강현의 복귀 신고에 당직병이 그를 맞이했다.

아직 일과 시간이라 그런지 조용한 부대.

다들 훈련을 나갔거나 작업 중인 듯했다.

“어, 짐만 확인하고 생활관 들어가. 중대장님 잠깐 부대 밖에 나가셨어. 다른 간부님들도 전부 어디 간 상태고.”

본래라면 중대장님께 복귀 신고부터 하는 것이 정상이겠으나 서윤진 대위는 현재 자리에 없었다.

그렇다면 행보관이나 다른 간부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 막사 내에 남아 있는 건 당직병과 중대 계원뿐.

이런 상황에선 보통 당직병이 복귀자 물품을 검사하고 생활관에 들여 보낸다.

“알겠습니다.”

강현이 등 뒤에 맨 가방을 열어 안을 보여 주었다.

내용물을 대충 확인한 당직병이 손을 휘휘 내저으며 강현을 내보내려 할 때.

“야, 그거 흑복 아니냐? 너가 뭔데 사제 흑복을 사 오냐.”

정말 오랜만에 듣는 재수 없는 목소리가 귀청을 긁었다.

강형태 상병.

지난번 타란툴라 사건 이후 조용히 지내나 싶더니 휴가 복귀하자마자 강현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아, 물론 강현은 더 이상 녀석에게 겁먹지 않았다.

“사제 아닙니다. 정규 흑복입니다.”

“뭔 개소리야. 딱 봐도 사제인데. 누군 흑복 없냐?”

“…딱히 입으실 일 없으니 착각하신 거 아닙니까?”

푸흡.

강현의 담담한 반문에 당직병이 웃음을 터뜨리다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강형태가 몬스터를 두려워하는 건 이미 중대에서 유명한 사실.

작전을 못 나가니 흑복을 입어 볼 일도 없었다.

강현이 그 부분을 정확히 짚었고 강형태가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이 새끼가 지금 선임 놀리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같이 사선을 넘나든 전우지 말입니다. 그때 강형태 상병님께서 M-60H 가져오시지 않았습니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현의 따뜻한 미소에 강형태의 표정이 점점 똥 씹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강현이 자신을 들이받아야 중대에 소문이 나는데 오히려 자신이 강현의 말빨에 물을 먹고 있었다.

그때 강현이 강형태 쪽으로 손을 뻗었고.

전에 맞았던 강렬한 뺨따귀를 기억하는 강형태가 몸을 움츠렸다.

“어깨에 뭐 붙었습니다.”

강현이 강형태 상병의 어깨에 붙은 작은 실오라기를 보여 주며 웃었다.

강현의 너스레에 결국 강형태가 폭발했다.

사실 폭발했다기보다는 지레 겁을 먹고 화를 냈다는 표현이 맞겠다.

겁많은 치와와가 가장 많이 짓는 법이니까.

“너 이 새끼 나와! 선임을 X으로 보고 지랄을 해? 넌 뒈졌다. 이 새끼가!”

화가 잔뜩 난 강형태가 상대의 전투력은 생각지도 않은 채 자신의 계급만을 믿고 멱살을 잡아끌었으나.

강현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 강형태 상병님 뭐합니까! 왜 막 휴가 복귀한 애한테 이럽니까!”

오히려 당직병이 강형태를 말리는 상황.

그때.

중대 상황실 문이 벌컥 열렸다.

강현과 강형태, 당직병의 움직임이 일시에 멈췄다.

상황실에 들어선 건 붉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서윤진 대위.

그녀가 셋을 바라보다 강형태와 눈이 마주쳤고.

“…….”

눈동자를 굴려 땅바닥을 가리켰다.

“엎드려!”

강형태가 얼른 바닥에 엎드렸다.

“너 전에 받은 타란툴라 포상 휴가 취소다. 나중에 완전 군장해서 내려와. 연병장 돌릴 거니까.”

“중대장님!”

“후임 구타로 영창도 갈래? 원하면 한 마디라도 더해라. 바로 짐 싸서 보내 줄 테니까.”

서윤진 대위의 시퍼런 말투에 강형태가 아무 말도 못 했다.

저건 진심이다.

잠시 화를 삭인 서윤진 대위가 당직병을 보며 지시했다.

“실제 상황. 시내 마트 지하 주차장에 게이트 입구 확인. 사이렌 울려.”

“알겠습니다!”

실제 상황이라는 말에 얼른 안으로 뛰어 들어간 당직병이 사이렌 버튼을 눌렀고.

웨에에엥!

막사 전체에 긴급을 알리는 신호가 울려 퍼졌다.

“후-후. 실제 상황, 실제 상황. 모든 중대원은 신속히 완전 무장을 하여 막사 앞으로 집합하기 바람. 다시 전파하겠음. 모든 중대원…….”

엎드린 채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강형태 상병이 그날의 굴욕과 공포를 떠올렸다.

강현의 전입 첫날.

그때도 강현이 전입해 오자마자 상황이 터졌고 자신은 엎드려 있었으며 서윤진 대위에게 크게 혼이 났었고.

심지어는 작전에 끌려가 창피한 수모까지 겪었다.

강형태가 엎드린 채로 고개만 들어 강현을 힐끔 바라보았다.

‘왜 저놈만 오면 내 군 생활이 꼬이는 거야!’

그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처음 야간 경계 근무를 서던 날.

그날은 인생 처음으로 죽음의 위기를 겪었다.

검은 구멍에서 쏟아지던 타란툴라 새끼들.

그때 이후 강형태는 거미를 보기만 해도 몸이 굳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강현과 강형태의 눈이 마주쳤고.

[카리스마 특성이 발동되었습니다. 상대를 완전히 압도했습니다]

카리스마 특성이 담긴 눈빛을 마주한 강형태가 심리적으로 완전히 꼬리를 말았다.

이를 확인한 강현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별달리 드잡이질하지 않아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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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이전의 기억으로 인해 강현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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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추가 정보에도 강형태가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글이 떠올랐다.

다시 한번 강현이 당당히 강형태를 내려다보자.

“…….”

강형태가 눈을 피했다.

[상대가 당신을 부담스러워합니다.]

강현의 승리.

강현이 거기까지 확인하고는 이번에는 서윤진 대위에게로 눈을 돌렸다.

“충-성! 이병 최강현 휴가 복귀하였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잘 왔어. 그런데 오자마자 바로 싸워야겠네?”

서윤진 대위를 마주한 강현이 씨익 웃으며 답했다.

“언제든지 투입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올, 멋있는데.

당직병이 강현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언변, 신뢰, 감화, 카리스마, 전파를 적용합니다. 주변 대상들이 당신을 크게 신뢰합니다]

지금까지 획득한 특성과 스킬들에 카리스마가 추가되었을 뿐인데 효과는 더욱 강해졌다.

“든든하네. 무장 갖춰서 내려와.”

“알겠습니다!”

강현이 우렁차게 대답하고는 얼른 1분대 생활관으로 뛰어갔다.

“방패 최대한 챙기고! 다들 몸에서 힘 빼! 지난번처럼 강현이 없다고 너무 긴장하지 말고!”

생활관 안에서 장건철 병장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알겠습니다!”

다른 선임들의 우렁찬 대답이 들려왔다.

자신이 없는 동안 무슨 일 있었던 걸까?

“후욱, 후욱, 알겠습니다!”

장만수 일병의 거친 숨소리를 들어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야, 장만수 새꺄. 긴장 풀라고, 강현이 없으면 우리가 죽냐? 우리가 죽어?”

“아닙니다! 할 수 있슴다!”

“그래! 다들 정신 차려!”

김대영 상병이 억지로 장만수 일병을 비롯한 다른 후임들을 몰아세우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으나.

정작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모르는 것 같았다.

이번 11박 12일 동안 강현의 빈자리를 정말 뼈아프게 깨달은 탓.

평소 생활관 관리부터 전투까지.

강현이 빠진 생활관은 예전과 달랐다.

“녀석이 괴물인 거지, 우리가 부족한 게 아니다. 다들 정신 꽉 잡아.”

장건철 병장까지 다른 후임들을 격려하고 나섰다.

강현이 너무 뛰어난 거지 여기 있는 사람들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느껴지는 커다란 빈자리는 사람의 마음을 위축시키는 법.

다들 무장을 갖추며 마음을 다스릴 때.

콰앙!

“충-성! 이병 최강현 휴가 복귀했습니다!”

강현이 생활관 문을 활짝 열며 외쳤다.

“…….”

“……?”

일순간 내려앉는 정적과 어색함.

선임들의 격한 환영을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다들 놀란 표정이었다.

“저, 휴가 복귀했습니다.”

“아직 일과 시간인데?”

“그냥 보고 싶어서 일찍 왔슴다.”

아직 시간은 네 시, 보통 휴가 복귀자들이 다섯 시쯤 복귀하는 걸 생각하면 일렀다.

어쨌든 강현이 드디어 1분대에 복귀했다.

“좋았어!”

방금까지만 해도 우리가 죽냐며 윽박지르던 김대영 상병이 가장 먼저 환호했고.

“강현아, 돌아왔구나!”

“최강현!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타이밍에 돌아온 거냐고!”

잇따라 다른 선임들이 강현을 보며 환호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 장건철 병장이 굳건한 건치를 뽐내며 웃었다.

“아아, 준비됐겠지? 강현.”

물론이지, 건철.

순간 그렇게 대답할 뻔한 강현이 정신을 수습하고는 총기 보관함에서 총을 꺼냈다.

“이병 최강현. 출격 준비 완료.”

1분대원들이 방패를 주먹으로 치며 화답했다.

“1분대 출격!”

“가자!”

[분대 신뢰도가 다시 적용됩니다]

[당신의 등장으로 분대의 사기가 크게 오릅니다]

[카리스마 특성의 영향으로 중요한 순간 분대가 당신의 결정을 따를 것입니다]

‘중요한 순간? 전투 때 써먹을 수 있겠네.’

강현이 연속으로 떠오르는 알림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자신이 없는 동안 분대 신뢰도 효과가 사라진 듯했다.

그렇다면 기존 분대용 스킬인 방진과 견고함 특성도 사라졌을 터.

아마 갑자기 약해진 자신들의 전투력 때문에 내내 걱정했겠지.

그리고 다들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강현의 부재 때문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강현이 돌아온 순간.

“으랏차차! 강현인 내가 보호한다!”

장만수 일병의 기세가 전장을 나서는 장수처럼 당당하고 흉흉하게 변했다.

그 뒤를 따르는 강현이 슬며시 미소 지었다.

밖에 가족이 있다면 여긴 1분대원들이 있다.

자신의 앞을 지켜 줄 든든한 방패가.

“오늘 15시경 군단 헌터 수사과의 보고가 있었다. 장소는 시내 창고형 마트 지하 주차장. 예상으로는 지하형 던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버스 안, 서윤진 대위가 각자의 무장을 들고 앉아 있는 헌터 특임대 3중대를 보며 상황 브리핑을 시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 지금으로부터 20분 후에 게이트가 열릴 예정이다. 등급은 E급에서 D급. 협력 길드들에 따로 협조 요청을 했으나 아직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즉 전적으로 우리가 처리해야 할 수도 있다.”

E에서 D급이라면 그리 어렵지는 않겠네.

강현이 서윤진 대위의 브리핑을 들으며 안심했다.

밖에서 D급 성장형 게이트와 D급 미로형 던전까지 해결해 본 강현이다.

성장형 게이트, 미로형 던전은 일반적으로 같은 등급의 게이트보다 훨씬 까다로운 만큼 이번 작전에 큰 위험은 없을 터.

“하차!”

“하차!”

서윤진 대위를 선두로 3중대원들이 버스에서 우르르 내렸다.

그런데.

“하차!”

“하차!”

버스 몇 대가 추가로 들어오더니 다른 특임대 인원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다.

“어? 쟤네 1중대 아저씨들 아니냐?”

“맞네. 여긴 왜 왔지?”

3중대 인원들이 갑자기 나타난 1중대를 보며 수군거릴 때.

“어, 서 중대장 오랜만이야. 이거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어려워?”

1중대 맨 앞, 능글능글한 표정의 대위 하나가 서윤진 대위를 보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고.

“바빴습니다. 어쩐 일입니까? 1중대가.”

서윤진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놈이 슬며시 서윤진의 어깨에 손을 올렸으나 서윤진 대위가 이를 뿌리쳤다.

“왜 오셨습니까?”

“아, 서 중대장은 못 들었나 보지?”

서윤진 대위의 이어진 물음에 상대가 턱을 한껏 치켜들며 잘난 척하듯 말을 이었다.

“아는 수사관이 여기 미로형일 거라 그러더라고. 그래서 우리가 지원 왔지. 주변 길드 지원도 모두 거절당했다며? 그래서 내가 특별히 힘 좀 썼어. 이제 좀 고마운 마음이 생기나?”

미로형 던전.

“여기서 내가 유일하게 탐지형인 거 같은데? SNS 친구 추가 해 주면 길 좀 알려 주고.”

1중대장이 서윤진 대위를 보며 느물느물하게 웃었고.

지랄.

강현이 속으로 비웃었다.

그리고 서윤진 대위도 1중대장을 보며 한마디 했다.

“필요 없습니다. 제 알아 하죠.”

[서브 퀘스트 화려한 복귀 신고를 시작합니다]

[성공 조건- 무조건 1중대보다 미로형 던전 끝에 먼저 도착하라]

[성공 시 - 1중대장의 탐지 능력 경험치 흡수 및 아이템 강탈]

[실패 시 - 혹한기 훈련 강도 대폭 상승(지옥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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