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명가의 마왕님-219화 (219/247)

<검술 명가의 마왕님 219화>

- ……성녀가 찾아왔다. 성녀는 내게 고룡…… 이제는 악룡으로 타락한 타일루스를 함께 심판하자며 부탁했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죽을 거라 말했다.

“아마 살아남기 힘들 거예요. 대신 마지막 가는 길 외롭게 하지는 않을게요.”

- 뭐라더라? 함께 갈 거라나? 무릎까지 꿇고 울었다. 대번에 눈치챘다. 아마 천신 놈이 계시랍시고 헛소리를 지껄인 거지. 난 일단 울고 있는 성녀를 일으켜 줬다. 그리고 화냈다. 지랄 말라고.

“징징 짤 거면 꺼져. 그리고 X같은 소리 할래? 누구 맘대로 날 죽여.”

- 생각할수록 어이없네. 천신 나부랭이가 어디서 함부로 내 죽음을 논해…….

-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만약 내가 마왕이 된 게 저들이 말하는 운명이었다면, 지금까지 내가 했던 노력은 뭔데?

- 죽기 살기로 노력했다. 어린 시절, 쓰레기통을 뒤지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 엉터리 마법서 한 권을 사려고 3일 동안 물로 배를 채웠고, 패거리에게 밟혔다.

- 마탑에 들어서고는 좀 나았나? 어림도 없지. 출신이 비루한 내게 누구도 다가오지 않았다. 오죽하면 시체와의 대화가 더 편했겠나. 그 시절 난 3시간 이상 자 본 기억이 없다. 나는 나 스스로 증명해야 했다. 그렇게 난 이 자리에 올라섰다.

- 그런데 이 모든 게 운명이라고? 그러면 내가 했던 노력을 배신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난 천신을 믿지 않는다. 관객이면 관객답게 구경이나 해라.

“아씨, 짜증 나게 그만 울어. 나 누군지 몰라?”

“나 마왕이야. 마왕 아그네스 리차드.”

- 나는 나다. 빈민가에서 쓰레기통을 뒤졌던 시절의 나도, 연구실에 처박혀 시체들과 뒹굴 때의 나도, 마왕으로서 이 세계의 절대자로 군림한 지금의 나도.

- 난 단 한 번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그러니 내 미래는 내가 정한다. 설령 그것이 죽을 자리라도, 언제나처럼 내 발로 걸어가겠다.

“앞장서. 가자.”

- 그게 나란 인간이다.

- 존나 멋져. 나란 놈.

‘마왕의 일기’를 마치며……

- 故 아그네스 리차드, ‘마왕의 일기’ 중.

***

얼마나 지났나……?

검을 휘두르며 생각해 보는데, 쉬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싸움이 단조로워졌다.

태양마저 가릴 만큼 현란했던 나의 마법은 종적을 감췄다. 허공을 가득 메웠던 황룡 놈의 주술도 어느샌가 사그라졌다.

빌딩만 한 대검을 휘두르며 지면을 갈아엎던 스켈레톤 거인도, 틈만 나면 브레스를 토해 내 총천연색 풍경화를 흑백 사진으로 바꿨던 용들도.

모두 사라졌다.

남은 건 오직 둘.

나와 황룡. 둘뿐이다.

두 검이 교차한다.

채채채챙-!!

시간의 흐름이 잊힐 정도로 무아지경 속. 우리는 서로에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

“…….”

나는 나대로, 놈은 놈대로 깨달은 거다.

이 싸움, 잔재주는 필요 없다.

마법과 주술이 아닌 더 근원적인 것. 검술과 무공이 아닌 더 원초적인 것.

격과 격.

존재 대 존재의 싸움이다.

콰앙!!

내려치는 대검에 황룡 놈이 뒤로 밀려난다.

냅다 달려 가슴을 차려는데, 바로 자세를 다시 세운 놈이 발차기에 발차기로 응수한다.

피한다? 그딴 선택지는 없다.

나는 놈의 옆구리에, 녀석은 나의 머리에.

서로의 발이 교차하며 타격했다!

꽈앙-!!

충격과 함께 서로가 휘청거리며 튕겨 나간다.

폐허가 된 대지에 거대한 크리에이터를 만들며 밀려 나가는 나와 놈.

정신이 아찔하다.

턱 끝으로 느껴지는 뜨끈한 무언가…… 피다. 비린 혈향이 코를 간질었다.

얼마만의 피인지…… 피식,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번쩍 몸을 일으켜 땅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전신의 근육을 짜낸다.

섬유질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팽창한 근육을 이용해 대검을 젖히고, 목표는…… 물을 필요도 없다. 이 근처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놈 하나밖에 더 있나.

내리친다.

놈도 당연한 듯 받아친다.

교차하는 검.

까아아앙-!!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놈…… 아니, 황룡은 다른 수호령과 완전히 다르다. 황룡의 검에는 노력이 담겨 있다. 강해지려는 처절함, 무언가를 뛰어넘을 간절함.

독기(毒氣).

황룡은 나와 비슷한 걸 담고 있었다.

만약 놈과 이렇게 만나지 않았다면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거다.

그러나 현실은 검을 나누는 사이.

적이다.

쾅! 챙~ 까아앙-!!

“…….”

“…….”

검이 교차한다.

내려치는 나와 받아치는 놈.

숨이 닿을 거리. 눈이 마주친다. 놈의 눈동자가 또렷하게 보인다.

생각이 읽힌다.

‘대체 왜 너 같은 놈이 인간으로 남은 거냐.’

왜 하늘에 도전하지 않느냐, 신이 되지 않느냐, 라고 묻고 있다.

그래서 답해 준다.

“난 인간이 좋거든.”

“나약한 녀석!”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거다.

분명 황룡이 담고 있는 독기는 나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게 가리키는 곳은 완전히 다르니까.

내가 내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놈의 노력은 분노와 증오를 가리킨다.

저기 머리 위에 떠 있는 하늘을 향해.

“넌 하늘이 싫냐?”

“죽도록 싫다.”

놈은 신을 증오한다.

하늘에 분노한다.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나도 신이란 녀석, 솔직히 별로다. 운명이다 뭐다 제멋대로 하는 게 좀 많나.

그래, 제멋대로 할 거면 제대로 관리나 하든지.

착한 사람은 상을 받고, 나쁜 놈은 벌을 받는다. 이게 정상 아닌가? 한데 현실에선 이게 정상이 아니다. 착한 사람은 호구 취급받고, 나쁜 놈은 잘 먹고 잘산다.

신은 악을 막을 의지는 있지만, 능력이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는 전능하지 않은 것이다.

악을 막을 능력은 있는데, 의지가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는 악한 것이다.

악을 막을 능력도 있고, 의사도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이 세상의 악은 어디에 기인한 것인가?

악을 막을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그를 신이라 불러야 하는가?

우연히 본 어느 철학자의 말이었고, 난 이에 백 퍼센트 동감한다.

내가 신을 천신 놈, 나부랭이, 할아범 정도로 부르는 이유다.

결론은 이렇게 제멋대로인 신에게 분노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인간을 공격하는 황룡 놈의 행태가 이해받을 수 있냐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크윽!”

“컥!”

신한테 불만 있으면 신을 조져야지, 왜 애먼 인간을 건드는지.

이게 그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그런 거냐?

뭐? 인간이 신의 피조물이라서?

그런 이유라면 놈은 자기 스스로 목숨을 거둬야 한다. 지는 신의 피조물 아닌가?

이건 아무리 해석해 봐도 이렇게밖에 결론을 낼 수 없다.

“비겁한 놈.”

“……!”

“어디서 애먼 데 화풀이야.”

“너어……!”

“상위 존재라는 놈이 지가 약해서 졌으면, 이 악물고 단련해서 이길 생각을 해야지, 왜 지보다 약한 놈을 건들어. 자기 위로하냐? 격 떨어지게.”

“……닥쳐라!!”

끝없이 교차하던 대검과 검이.

버려진다.

나는 마귀를, 놈은 천로를.

버리고서 서로에게 맹렬히 달려든다.

나는 주먹을 말아 쥐고, 놈은 단검 두 자루를 꺼내든다.

딱 한 걸음.

정확히 서로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거리에서 공격의 궤적이 무한대로 펼쳐졌다.

무한히 확장되는 궤적은 어느 순간, 세계를 지웠다.

세계의 근원으로 돌입.

우주 한복판에 나와 놈만이 있는 기분이다.

심상 세계구나. 이제는 별도로 부르지 않아도 나오는 것을 보니 진짜 심각하게 싸우긴 하나 보다.

심상 세계가 펼쳐지며 기억의 편린들이 스쳐 간다.

옛날 빈민가의 쓰레기통을 뒤졌던 모습이 보인다. 저때 시장에서 파는 마법서를 사려고 3일 굶었을 때였다.

‘저때 먹은 흑빵이 죽여줬지.’

맛이 죽여주는 게 아니라 딱딱해서 각 잡고 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알았다. 그렇게 고생해서 산 마법서가 엉터리란 걸.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이치다. 시장에서 누가 마법서를 팔아? 안 그래?

‘저 때는 동냥한 돈 꿍쳐 놓다가 밟힐 때인가. 무진장 아팠는데.’

근데 기억 속 어린 나는 웃고 있다. 꿍쳐 놨던 돈으로 책 살 생각으로 좋아서 저런 거다.

웃지 마, 미친놈아. 그것도 엉터리야.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간다.

‘영감탱이 처음 봤을 때네. 젊다 젊어. 저때는 머리숱이…….’

‘저건 칠흑 마탑에 처음 들어섰을 때…… 저건 처음 시험 칠 때…….’

‘저거 저거, 미친놈. 시체랑 왜 대화하고 있어. 안 돼! 그만해!’

고아원에서 아이들과 놀던 기억도 있다. 애들이 스켈레톤을 타고 있다. 내 몸은 하나고 애들은 많으니, 목마를 태워 주려면 저래야 했다.

옆에는 무장한 영지를 짓밟고 영주를 산 채로 잡은 기억도 있다. 저 귀족이 아마 고아원의 아이들을 납치한 놈일 거다.

시간이 흘러, 마왕으로 불리고…….

영감탱이가 내 품에서 눈을 감았다.

시간은 공평하다. 소중한 것들이 쌓여 갈수록 소중한 것들을 뺏어 간다.

기억은 빠르게 흘러, 성녀가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까지 온다.

“아마 살아남기 힘들 거예요. 대신 마지막 가는 길 외롭게 하지는 않을게요.”

악룡 잡으러 갈 때인가.

고백하자면, 무슨 대의나 정의를 가지고 악룡을 잡으러 간 것은 아니다. 그냥 성녀, 쟤가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이 보기 싫었다.

‘그러고 보니 일기…… 놔두고 왔잖아.’

……젠장, 누가 본 거 아니지?

괜찮을 거다.

흑역사가 담겨 있지만…… 내가 마법으로 봉인해 뒀으니까 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그나마 성녀 정도나 가능하려나.

‘설마 성녀가?’

다시 시간이 흘러 악룡이 보인다.

추억 속 전우들이 보인다.

떠버리 용병왕과 검성. 저기 드워프 어르신과 엘프 어르신도 있네.

그리고.

하반신이 사라진 내가 보인다.

와, 지금 봐도 답 없구나.

얼마나 생생한지 보기만 해도 고통이 재생된다.

‘이때쯤 나와야 하는데.’

생각하는 순간 기다리던 얼굴이 나온다.

“살아 계셨군요.”

반갑다, 성녀야.

저 녹은 얼굴만 고치면 훨씬 더 반가울 텐데. 아쉽게도 기억에 개입할 수는 없네.

그래도 오랜만에 봐서 좋았다.

성녀가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웃고 있었다.

“성녀야.”

“네, 말씀하세요.”

“나…… 폼 나게 살았냐.”

“그럼요. 당신은 누구보다 폼 나게 살았어요. 제가 보증할게요. 아니, 이 세상의 누구도 당신이 제일 폼 난다고 할걸요.”

“……고맙다.”

난 그렇게 성녀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실로 폼 나는 최후였다.

흘러가야 할 것들이 흘러가고, 이제는 이 세계의 기억이 나온다.

이제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하하하! 오랜만이구나, 아들아. 검을 들어라. 한바탕 놀아 보…… 악!”

“놀기 뭘 놀아, 이 화상아! 우리 아들, 엄마가 우리 막둥이 보고 싶었잖아. 근데 사고 친 건 없지?”

형과 누나.

“역시 기혁이랑 놀 때가 제일 재미있어.”

“오빠는 빠져. 다음 차례는 나지? 검 들어.”

봄이와 헤나.

“히히히. 아빠, 이거 내가 만든 카네이션. 자, 받아.”

“내 거는 파란색이야. 이렇게 쓰는 거. 어때, 예쁘지?”

마지막으로.

진유리도 있네.

“어머님한테 비밀로 해 줄 테니까 한눈팔지 말고 조신하게 돌아와.”

질질 울면서 나를 배웅하던 진유리다.

웃음이 나왔다.

갑자기 황룡 놈에게 미안해진다.

“미안.”

푸욱-!

“……!!”

황룡이 움직임을 거짓말처럼 멈춘다.

동그랗게 뜬 눈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심장이 있던 자리에 내 팔이 박혀 있는 것을 확인하는 그가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본다.

“어, 어떻게…….”

“지킬 게 너무 많아서 질 수가 없다.”

대신 신에게 보내 주마.

지금 당장.

파악-!

인외대전 49일.

싸움은 끝났다.

돌아가자.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 곁으로.

***

검호 가문의 저택.

보글보글.

가스레인지 위에서 뚝배기가 끓고 있다. 두부가 들어간 된장찌개가 무려 4개다.

일단 이 집에 사는 사람들치고 대식가가 아닌 이가 없다.

1인 1뚝배기.

사실 이것도 사이드 메뉴다.

본식은 두말할 것도 없이 고기다. 이 집안의 주식으로 불리는 소고기.

그것도 한우.

된장찌개는 고기 먹을 때 없으면 섭섭하니까 끓이는 것. 그 증거로 찌개가 끓는 동안 난 마당에서 불판을 정리하고 있다.

“룰루, 룰루.”

콧노래를 부르며 숯에 불을 붙인다.

김치, 장아찌 등등 찬을 내놓고, 아이스박스를 내놨다. 하나에 20인분씩 세 개면 적당하려나.

마지막으로 수저까지 준비하면.

준비 끝.

“애들 올 시간 다됐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자연스럽게 불판에 고기를 올려놓고는 문 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아빠?”

“아버지!”

“아빠다아!”

우다다 달려드는 봄이와 헤나를 안아 들었다.

“어이쿠, 내 새끼들. 아빠 보고 싶었지.”

본능처럼 확인한다.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데 저편에서 촉촉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래서 돌아보는데.

“온 거야.”

“돌아왔다…… 응?”

저게 뭐야? 헛것을 봤나?

눈을 닦고선 다시 쳐다보는데, 이상하다. 헛것이 아니다.

진유리의 배…… 왜 거기에 ‘내’가 있어?

“야, 너…… 배에…… 뭐야?”

“히히히. 눈치챘네. 그렇게 됐지.”

내가 손가락 세 개를 들어 올린다. 그러자 진유리가 나와 마찬가지로 손가락 세 개를 수줍게 들어 올리며 ‘힘 좀 썼어.’라고 말했다.

“아빠, 아빠! 언니 엄마 됐어!”

“아버지, 우리 엄마 생겼어.”

방방 뛰는 울 귀염둥이들.

“하…… 하하…… 하하하! 이 자식이!”

크게 웃으며 하늘을 본다.

‘만약 이게 네가 준 선물이라면.’

고맙다. 마음에 쏙 든다. 다음에도 부탁하자고.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가족이 늘어났는데, 그것도 셋이나.

지킬 것이 셋이 늘어났지만, 행복이 세 배로 늘어났다. 이보다 즐거운 일이 또 있겠나.

이만하면 내 인생도 폼 나지 않나.

“자, 밥 먹자.”

……

- 옮긴이의 말.

‘마왕의 일기’는 이젠 아리아의 별이 된 마왕 아그네스 리차드의 일기를 옮겨 쓴 책이다.

오래전 악룡 타일루스에 의해 이 세계는 운명의 갈림길에 놓였다. 마왕은 원정대의 선봉에서 악룡 타일루스를 해치웠고, 세계는 평화를 되찾았다……

……이야기를 끝마치며, 개인적으로 마왕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당신의 파격적인 행동은 나를 항상 웃게 해 줬다. 황제를 향해 대놓고 욕하면서도 우는 아이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했던 당신은 참으로 따뜻했다.

어쩌면 난 당신에게서 나를 비추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고마웠다.

언제나 운명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기 길을 걷는 당신……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 최후까지 멋졌던 그대에게.

성녀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