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명가의 마왕님 192화>
존 도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은 어느 날 저녁이었다.
“기쁜 소식이에요, 스미스 씨! 기억하세요? 예전에 저녁 자리에서 말했던 연구소요. 거기서 ‘마나 암’ 치료제를 개발해 냈다고 해요!”
“……정말입니까?”
“그렇다니까요! 올리버도 이제 나을 수 있어요.”
불치병으로 알려진 마나 암. 이 마나 암의 치료제가 개발됐다고 한다.
다름 아닌 이 나라 영국에서.
“다만 아직 상용화되기에는 무리라고 하네요.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 임상 실험이 필요하다나 봐요. 성과를 낸 건 확실해요. 실제로 호전된 환자가 있거든요. 스미스 씨도 아실 거예요. 106호 여자아이.”
106호 여자아이라면 주근깨가 귀여운 소녀다.
올리버와 같은 마나 암 환자.
실제로 106호에 가자, 소녀는 저 답답한 차단벽을 벗어나 가족들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여전히 일상생활은 마나를 차단한 벽 안에서 해야 했지만, 하루에 30분 정도는 나와 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호복 없이는 제대로 안아 보지도 못한 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의 기적이었다.
그래서일까. 함께 이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본 마나 암 환자의 부모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임상 실험을 신청하러 달려갔다.
단, 존 도만 빼고 말이다.
‘이상하다.’
너무 극적인 효과다.
마치 보여 주기 위한 것 같은…… 이를테면 작위적인 느낌이었다.
누구 말마따나 신의 기적일 수도 있지만…….
한때 TA(The top of Arena)의 쓰리(Three)로 사선을 넘나들었던 존 도는 신을 믿지 않는다.
신이 있다고 보기엔 이 세계에 악인이 너무 많았다.
물론 본인을 포함해서 말이다.
만약 신이 있다면 자신 같은 악인을 낳을 리 없을 테니까.
또 하나, 저들이 말하는 연구소가 예전에 그 불길했던 곳이 맞다면 단언컨대 기적을 일으킬 곳은 아니었다. 차라리 재앙이나 학살을 몰고 오면 몰라도.
‘그래도 혹시 모른다.’
존 도는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나름대로 보안을 갖췄다지만 그래 봤자 겨우 병원이다. ‘혈액화’를 이용해 간단히 검사실로 잠입한 존 도가 106호 아이의 혈액 한 방울을 혀끝에 떨어뜨렸다.
피를 다루는 존 도만의 검사법.
그리고 혀에 피가 닿는 순간.
깨닫게 되는데.
‘이건…….’
생명력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피.
비슷한 걸 떠올리자면, 임종을 앞둔 노인의 피와 같았다.
존 도는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이 사태를 막는다는 선택지는 존재치 않는다.
오랜 경험상 인간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지금 잔뜩 기대하고 있는 환자나 부모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과연 존 도의 말을 믿을까?
오히려 상황이 더 복잡해지리라.
그러면 올리버를 빼내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존 도는 결심이 선 날부터 바로 준비에 나섰다.
임시로 얻어 놨던 집을 정리하고, 이 나라에 자신이 있었던 흔적을 지워 갔다. 혹시나 모를 전투 상황에 대비해 장비와 소모품을 챙겨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 이런 것들은 중요치 않다. 매번 하는 거니까.
아닌 말로 존 도는 전쟁터 한가운데에 벌거벗겨 떨어트려도 살아남을 인간이었다.
다만, 올리버는 다르다.
그 아이는 작고 연약하다.
진정 중요한 건 올리버의 거취.
마나 암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마나에 노출되면 안 된다. 단순히 이송하는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인력과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왔을까.
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세워진 ‘셰이드 엘 왕실 병원’에서 흔쾌히 OK 사인을 준 것이다.
전화 한 통 만에 ‘알겠습니다. 이쪽에서 전부 처리하죠.’라고 말하는데, 너무 흔쾌히 수락해 존 도가 의심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정보상에게 정보를 사기도 했다. 혹시 그쪽도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잖나.
- 현재 셰이드 엘 왕실 병원에서 ‘마나 암’ 환자를 대거 받고 있음. 이는 현 왕인 무함마드가 지시한 것이며, 이를 부탁한 것은 이스마일 왕자로 알려져 있다.
- 현재 한국의 ‘마왕’ 박기혁이 마나 암을 연구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있고, 이스마일 왕자는 ‘마왕’의 두 번째 제자인 것으로 봤을 때, 마왕이 개인적으로 부탁한 것이라고 추정.
마왕 박기혁.
현시점,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초인이다.
들리는 소문에는 세계 파워 랭킹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압도적인 무력을 갖췄다고 한다.
소문도 여러 가지다.
그가 아카데미에 다니던 시절에 한국에서 벌어진 굵직굵직한 사건을 모조리 처리했다는 소문이나, 그래서 그가 활동한 이후로 한국의 빌런 범죄가 대폭 감소했다는 말도 있다.
인공 정령석을 만들어 낸 것이 사실은 박기혁이란 소문도 있다.
파이브 시스터즈 내에서도 힘의 균형이 있었는데, 이 인공 정령석 덕분에 옵티멈이 현 파이브 시스터즈 필두로 거론되고 있으니, 만약 인공 정령석을 만들어 냈다는 소문이 맞다면 박기혁이 옵티멈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밖에도 한때 세계 3대 빌런 집단으로 꼽히던 셀루티스의 우상을 단신으로 처치했다는 거나, 삼합회 본회가 있는 도시 하나를 완전 ‘소멸’시켰다는 소문도.
최근에는 무슨 캡틴 타이거인가, 만화 캐릭터로 코스프레하는 걸 즐긴다는 취향이 있다는 정보도 돌기도 하는데…… 이건 넘어갔다.
‘그때 남아 있었으면 봤으려나.’
공교로운 것이, 그때도 사우디아라비아였다.
당시 삼합회의 의뢰를 처리하고 난 뒤였다. 그때 상대편 공주 측근으로 박기혁이라는 이름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물론 그때쯤엔 이미 아들 곁으로 온 뒤였다.
나중에 들었다.
박기혁이 삼합회를 깡그리 삭제시켰다는 사실을.
앞서 말한 삼합회 본회를 지운 것도 이 사건 때문이라고 들린다.
이때를 기점으로 박기혁은 본격적으로 ‘마왕’이라 불리게 됐다.
마법의 왕 말이다.
‘괜히 엮였으면 죽을 뻔했어.’
삶에 미련은 없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자신은 살아남아야 한다.
여하튼, 정보가 확실한 이상 주저할 필요는 없다. 바로 발 빠르게 움직여 아들의 이동을 준비하는데.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게…….
올리버가 없어졌다!
“……!!”
구급차며 비행기며 온갖 문제를 처리하느라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벌어진 일.
“저희 올리버, 어디 있습니까?”
“응? 스미스 씨, 올리버는 연구소에 갔잖아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는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네? 그럴 리가 없는데…….”
연구소에서 올리버 샘플을 보고는 단번에 OK 사인을 낸 것. 그래서 다짜고짜 후송해 갔다고 한다.
간호사들은 이곳에 있는 전부가 기회를 얻고 싶어 하는 터, 당연히 동의했겠지, 하고 의심도 하지 않은 것이다.
존 도는 그 즉시 병원을 나섰다.
그리고 빠르게 달려갔다.
예전에 한 번 본 그 기분 나쁜 연구소로.
천만다행으로 산 초입에서 구급차를 마주하게 된다.
그 이후는?
존 도의 방식대로.
흔적을 없앤다.
“뭐, 뭣!”
“누구?!”
“……쉿.”
푸욱-!!
운전석과 조수석에 있는 둘을 처리한 뒤 곧바로 혈액화, 차의 뒤편으로 스며들자 유리관에서 자고 있는 올리버가 보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올리버의 존재가 각별했나 보다. 안전장치가 기대 이상으로 철저했다.
이런 걸 동양의 말로는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이대로 바로 하는 게 낫겠군.’
아공간에서 혈액 팩터를 입에 물었다.
목으로 피의 끈적함이 느껴지는 순간, 확인한 존 도가 검을 세워.
스스로.
가슴을.
찔렀다.
푸욱-!
콸콸 쏟아지는 피.
대량의 피가 쏟아져 올리버가 잠들어 있는 유리관을 뒤덮었다.
안식의 관
安息의 棺
보통의 아공간은 생명체를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존 도가 펼친 ‘안식의 관’은 자신의 몸 안에 저장하는 것.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
때문에 주요 인물을 납치, 혹은 보호할 때 쓰는 기술.
존 도는 그렇게 몸 안에 올리버를 숨겼다.
이제 공항에만 도착하면 끝.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차를 나서는데.
그때였다.
피슈욱-!
“……!!”
하늘에서 떨어지는 창살.
고개를 들자, 눈부신 달빛 아래로 펼쳐진 거대한 음영. 뿔이 달린 백마가 활짝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왕실 근위대.
삼사자 군단.
그들이 창을 겨누고 있었다.
“놈을 잡아라.”
한밤의 추격전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 * *
숲에서 핏물이 흘러나와 활주로 위에 들어섰다.
밤의 활주로를 비추는 조명들.
핏물은 바쁘게 움직이는 조명들이 비추지 못하는 음영에 녹아들어 스멀스멀 기어갔다.
그렇게 격납고까지 도착한 핏물은 격납고 안에서 인간의 형체로 변했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존 도.
그는 격납고 모퉁이에 몸을 기대었다.
“…….”
숨을 돌리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만신창이.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걸레짝이 되어 있었고, 찢겨진 옷 사이로 상처들이 흉측하게 드러나 있다. 꽤 핸섬했었던 얼굴마저도 화상에 반쯤 녹아 있다.
설령 초인이라도 당장 응급실로 향해야 할 부상. 그러나 존 도에게 이 정도는 ‘찰과상’에 불과하다.
오히려 진짜 심각한 건 이거다.
“끄응…….”
고통에 입술 사이로 신음이 삐져나온다.
고통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자, 뚫린 배가 보인다.
관통상.
겨우 50센티가 안 되는 단창에 꿰뚫린 상처다.
상처의 주위로는 타다 만 숯덩이처럼 검은 가루들이 부스러지고 있다.
얼굴의 화상이나 온몸의 낭자한 자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티가 나지는 않지만, 현재 존 도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상이었다.
“가디언이 왔을 줄이야.”
가디언(Guardian).
수호자 태사자의 제자들에게만 수여되는 칭호.
한 명 한 명이 일인군단으로 불리는 절대자들.
여담이지만 한국의 ‘수호자’와 영국의 ‘가디언’은 여러 가지 이슈로 말이 많다. 둘 다 절대적인 무력을 지녔으며 초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모습을 드러낸 가디언은, 모습을 변한 채 인파 속에 숨어 있던 존 도를 특정했고, ‘태양창’을 던져 이 상처를 입혔다.
‘치유는 불가능…….’
현재 이 상처를 치유할 방법은 전무. 전투력 상실은 감수해야 한다.
‘공항은 이미 점거됐을 거다.’
가디언이 나섰다는 말은 수호령 태사자의 명령이 있었다는 것.
영국에서 태사자는 왕보다도 더 초월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삼사자 군단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가 이쪽을 수색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제 남은 길은…….
“이거밖에 없나.”
눈앞에 있는 비행기.
이것을 타고 일단 이 땅을 벗어나야 한다.
태사자가 영국에서야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거지, 다른 나라에서는 아니다. 가디언과 삼사자 군단이 외국으로 추적해 올 확률은 현저히 낮다.
그렇게 안전을 확보하고 사우디로 향하면 된다.
다만.
‘올리버가 버틸 수 있을까…….’
아무리 ‘안식의 관’이 살아 있는 생명을 담을 수 있다고 해도 무한정 담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올리버의 상태를 최대로 잡아도 기껏해야 이틀.
즉, 시간만 따지면 오늘 안에 사우디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계산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리해서 사우디행 비행기를 찾아야 하나.
아니면 안전한 길을 택해야 하나.
존 도가 고민에 빠지는데…… 결론적으로 이건 배부른 고민이었다.
공항을 포위하는 삼사자 군단에 의해.
“수색해라!!”
“……!!”
그가 놓치고 있는 사실 하나.
현재 태사자는 자신의 분신을 빠르게 성장시킬 재료로 마나 암, 정확히는 ‘권속의 계약’이 필요했다.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자신의 손에 들어온 것을 뺏길 리 만무.
그가 놓치고 있는 사실 둘.
여기에 더해 그의 아들 올리버는 수호령이 보기에도 이해할 수 없는 기묘한, 그러니까 ‘불가사의’한 마나를 품은 아이였고, 태사자는 올리버를 반드시 손에 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우연이 겹쳐 태사자는 직접 ‘가디언’을 내보냈고, 현재 가디언을 앞세운 삼사자 군단이 모든 비행기를 수색하는 중.
이로써 런던 히스로 공항은 완벽히 봉쇄된 것이다.
“여기는 없습니다.”
“여기도 없습니다.”
“한 번 더 수색하라. 먼지 한 톨도 놓치면 안 된다!”
“상대는 상당한 수준의 초인이다. 세 명 이상 행동하라!”
여기저기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턱 끝까지 조여 오는 수색망.
‘도주로는…….’
……없다.
숨을 돌리려 격납고에 들어온 것이 오히려 자충수가 돼 버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비행기의 바퀴를 타고 내부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뒤, 끼이익- 마찰음이 들리며 격납고의 문이 열렸다.
“수색하라!”
우르르 발소리가 들리며, 세 개 이상의 탐지 마법이 격납고를 휩쓸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존 도가 쓰게 웃었다.
인생 최악의 위기를, 하필 이 순간에 겪게 될 줄이야.
‘이런 걸 보면 신은 있을지도…….’
젊었을 적에 행한 악행의 대가가 아닐까.
억지로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나름의 정의를 세워 활동했다.
물론 존 도도 안다.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 담지 못하는 것처럼, 자신의 죄가 없던 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결국 악인은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 자신도 벌을 받게 되겠지.
이에 아무런 불만도 없다. 겸허히 받아들일 자신도 있다.
‘하나…….’
존도가 가슴을 필사적으로 쥔다.
얘는 다르다.
올리버는 아무것도 모른다.
죄인의 씨앗으로 태어났다면 그 씨앗도 죄인인가.
그렇게 따지면 올리버는 이미 충분히 고통받고 있잖나. 이 정도는 봐줘도 되는 거 아닌가.
난생처음으로 ‘원망’이란 감정을 품어 본 존 도.
한때 ‘피의 공포’라 불리던 자신이 이런 유치한 감정을 품을 줄이야. 스스로도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었다.
‘삶의 끝에 다다르면 별생각이 다 든다더니.’
소설에서나 나오는 표현인 줄 알았더니 진짜였다.
‘그래도.’
헛소리라고 해도 좋다.
비웃어도 좋다.
만약 신이 있다면, 무슨 대가라도 바칠 테니.
‘제발 도와주십시오.’
나는 어찌돼도 좋으니, 이 아이를 살려 달라.
몇백, 몇천 년 동안, 어떠한 고통을 받아도 상관없으니 제발 이 아이만은…….
처음으로 칼 대신 손을 모아 기도해 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이 기도는 하늘에 닿았다.
* * *
“이게 무슨 일입니까?”
“……?”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선명한 마나.
삼사자 군단이 수색을 멈추고 뒤를 보고, 거기에는 의문의 남녀가 활주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비행기를 수색하려면 이쪽의 승낙 정도는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남자는 동양인이다. 큰 키에 우월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 동양인 특유의 외모에 많아 봐야 20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반면 여자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인이다.
우아한…….
“토미 놈들이 간댕이가 부었구나.
……아니, 다소 거친 입담을 가진 은발의 미녀.
“감히 ‘프로이센’의 깃발이 걸린 비행기에 더러운 손을 들이밀다니.”
걸걸한 입담만큼이나 복장도 특이하다. 휘장이 가득 달린 군복에 각이 선 군모라니. 마치 군인 같았고, 실제로 여자의 걸음걸이 하나하나에서는 절도가 느껴졌다.
삼사자 군단은 서로 시선을 나누더니, 둘을 제지하러 다가갔다.
“현재 수색 중입니다.”
“공항에서 대기하십시오.”
하지만.
“꿇으세요.”
쿵-!
남자의 근처에 다다르기도 전에 무릎을 꿇었다.
항거 불능의 힘.
마치 하나의 ‘법칙’처럼, 굴복하고 만다.
쓰러진 남자들의 사이로 번쩍이는 금빛 광채.
광채를 따라가자 시선이 남자에게 닿는다. 남자의 머리에 어느새 나타난 황금빛 왕관.
‘국보’를 만든 가마치조차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현시점 가장 완벽한 아티팩트.
마룡기
크라운(Crown)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남자, 박수혁이 한 발짝 앞서 나오고.
“아니면 납득을 시키거나.”
하늘 위에 있는 가디언을 바라보더니.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끌리네요.”
검을 뽑았다.